이제 행복감에 찬 그는 인도인이 받는 부당한 대우에 대해 시시콜콜 늘어놓지 않았다. 그는 아름다운 달빛 아래 언덕길을 내려가면서, 그리고 다시금 아름다운 사원을 보면서 그 누구 못지않게 이 땅의 주인이 된 기분을 느꼈다. 무기력한 힌두교인들이 앞서 이 땅을 소유했고 냉담한 영국인들이 그 뒤를 이었다한들 무슨 상관이랴?

 

인도에 가는 길에 집어 든 책은 요즘 한창 붙붙어 읽고 있는 [밀레니엄]이 아니라 포스터의 [인도로 가는 길]이었다. 물론 [밀레니엄]을 읽었다면 기나긴 비행시간이 후딱 지나가서 좋기야 했겠지만(한편으로는 너무 지겨워서 왜 안갖고 왔나 후회도 되지만) 넓은 호텔 방에서 혼자 자야 하는데 밤잠 설쳤을 것이 틀림 없다.

 

인도로 가며 [인도로 가는 길]을 읽고 있는 것은 어쩐지 오글거리기도 한다. 그래서 책 제목을 약간 감추기도 했는데, 뭐 이런 낭만적인 나라로 가는 마음은 편하지가 않다. 위에 아지즈가 이슬람 사원에서의 스쳐지나가는 만남만으로도 우울한 기분을 회복했다면, 나는 좋아하는 나라로 가지만 ㅄ같은 팀장과 함께 가는 출장이라 그저 우울하기만 할 뿐이다. 공항가는 길이 이렇게 설레지 않았던 적이 없다.

 

도착하면 3시간 자고 바로 일에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행기만 타면 자려고 커피도 못마시고, 홍콩 공항의 인스턴트 음식점에서 노트북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쇼핑도, 공항투어도, 다 지겨울 뿐.

 

이렇게 현실에 좌절하며 내가 꿈꿨던 삶은 다시금 멀어지는 듯 하다. 인도에서 기대치않은 스파크가 튀기를 기대하고, 또 기대하지 않는다. 요즘 사는게 너무 거지같다. 아냐, 이렇게 쓰고 또 생각해보면 회사 이외의 생활은 그리 거지같지도 않다. 회사도 나쁘지 않아. 단지 팀장이 거지같을뿐.... 대체 좋은 상사란 존재하는가?

 

이제 또 비행기 타러 가야 한다. 나의 인도로 가는 길이 평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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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11-12-13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럽당

Forgettable. 2011-12-13 20:59   좋아요 0 | URL
와보면.. 전혀.....=_=
도착해서 인도냄새 맡으니 약간 설레긴 했어요 ㅋㅋ

다락방 2011-12-13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의 인도로 가는길이 평탄하길.

Forgettable. 2011-12-13 20:59   좋아요 0 | URL
난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할라고 수영복도 갖고왔는데 ㅋㅋㅋㅋㅋㅋ
시간이.. 시간이 없어요. 혼자 맥주 한잔 할 시간 조차도.. ㅠㅠ

Mephistopheles 2011-12-13 22:12   좋아요 0 | URL
호텔 수영장이라니요. 반쯤 탄 시체가 둥둥 떠내려오는 갠지스 강에서 몸도 담궈보고 그러셔야....

Forgettable. 2011-12-23 10:03   좋아요 0 | URL
아휴.. 예전에 강에서 항아리에 그런 황톳물 뜨는 여자애를 본적이 있는데 ㅠㅠ 참 마음이 그렇더라구요.

잉크냄새 2011-12-13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부럽네요.
인도는 아직도 못가본 곳이 너무 많은데...다시 가고 싶네요.

Forgettable. 2011-12-13 21:00   좋아요 0 | URL
그쵸? 여긴 완전 다른느낌이에요.
저도 다시 가고 싶어요, 지금은 와있는게 아니에요 ㅠㅠㅠ

2011-12-13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11-12-13 21:00   좋아요 0 | URL
뻘글이 이것이로구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정말.. 너무.... 눈물이 날 정도로 바빠 ㅠㅠㅠㅠㅠ

pb 2011-12-13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왓!! 인도로 출장이라니
대체 어떤 숙소에 머무르실지가 가장 궁금+_+
(게스트하우스 말고 인도의 다른 숙박시설이 상상이 안 가서 ㅠㅠㅠㅠㅠ그나저나 추운데 감기조심하세요 ㅋㅋㅋㅋ이맘때 갔다 얼어죽을뻔한 기억이 아직도 ㅠㅠㅠㅠㅠㅠ)

Forgettable. 2011-12-13 21:03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저 인도에서 한달 생활비로 썼던 돈 정도를 어제 하룻밤에 숙박비로 더 썼다는??
그냥..... 뭐랄까... 다른 나라였다면 그냥 저냥 괜찮네~ 했을텐데
미친 경적소리와 먼지가 새벽 3시에도 떠다니는 인도이기 때문에 우와~ 우와~~~~ 했어요 ㅋㅋㅋ
얼른 쓰고 호텔 수영장 구경가봐야지.... 수영하고 싶었는데 ㅠㅠ

저도 4년전인가 이맘 때 왔었죠. ㅋㅋㅋ 피비님이랑 한번 얘기 했었던듯!!!!!

pb 2011-12-20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으아 ㅋㅋㅋㅋㅋ부럽네요
그럼 숙소는 일단 좀 괜찮은 곳 머무르신 것 같네요^^ 돌아오시면 이번엔 제발 한 번 봅시다(코님은 왜 또 잠수모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챠...) 델리라면 마스크는 필수!ㅋㅋㅋ(코딱지만 생각한다면..식겁ㅋㅋ)

여튼 건강히 돌아오세요~

Forgettable. 2011-12-22 17:1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벌써 왔습네다. 영혼을 인도에 두고와서 그러지...
신년회 한번 하지요?
코님은 또 시골간게 아닐까요? 대학원 입학전.. ㅎㅎㅎ

전 아무것도 없는 도시 뱅갈로 갔는데, 인도에서 파란 하늘 첨 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짜이사마시고 완전 환호!!!!!>.<
호텔부페보다 훨 맛나더라구요!!!!!
 

일을 시작한 지 곧 한달이 되어간다. 애초에도 활활 타오르지 않았던 신입사원의 열정은 이미 사그라든지 오래, 나는 이미 출퇴근 지하철과 잔업에 쪄든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버렸다. 작년에 써둔 글을 본다. 미래가 불투명했기에 쓸 수 있었던 글이 반짝반짝 빛난다. 그런 글을 쓸 수 있었던 날 꽤나 괜찮게 생각했었기에 요즘은 당췌 글을 쓰기가 힘들다. 

쑤퉁의 책을 한 권 읽었다.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하고 싶은 말이 넘쳐나지만, 막상 쓸 수가 없다. 나의 감상은 그의 글에 비하면 발톱의 때만도 못한 듯 해서 거르고 거르고 하다보면 남는 게 한 단어 조차도 없다. 언젠가 날을 잡고 써보리라 다짐하곤, 정말로 날을 잡에 컴퓨터 앞에 앉지만 쓸 말이 없다. 이상한 일이다. 

노력한 것에 비해 그 성과가 덜한 것을 첫째로 꼽자면 다이어트가 아닐까 싶다. 한동안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의 노력을 쏟던 난 포기하고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주를 최소로 먹자는 신념 아래 술을 마시다 보니 평소보다 쉽고 빠르게 취한다. 게다가 어느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었던 꽐라의 모습을 이젠 어느 누구에나 보여주고 있다. 그래봤자 남들도 다 취했을 때고 나 역시도 별다르게 기억하고 있지 않으니 쪽팔리진 않는다. 설사 쪽팔린다 하더라도 나만 당당하면 되니까. 

ㅋㅋ 며칠 전엔 가카를 알현할 기회가 있었는데, 전날 술먹고 알람을 못들어서 대단한 지각을 하고 말았다. 평소엔 술 마셔도 잘만 일어나서 비록 취중 업무수행이라도 말끔히 하곤 했는데.. 가카님.. 나의 마음이 이 정도야.. 당신한테. 이쪽 일이 평소에 아무리 잘해도 중요한 행사에서 실수 한 번으로 평판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인데, 하물며 그 분이 오시는 행사에 지각을 하다니 진짜 미치겠다. 술, 너란 놈.  

사람은 참 영리해서 심지어 어린 여직원들의 텃세에도 적응한다. 못 할 것만 같았던 직장 생활에도, 술이 안깨거나 잠이 안깬 평일의 아침 6시에도, 책이나 영화가 전무한 날들에도, 다 적응하더라. 다시 불투명한 미래를 꿈꾸며,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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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2011-10-31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첨엔 꽐라의 모습을 부끄러워 다음날 미칠 지경이다가
이젠 안 꽐라의 모습을 보이는게 더 이상해지는 경지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만 당당하면 된다는 이야기 대공감!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1-11-01 15:2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부럽나요??
다들 애정남 봤다고 얘기할 때보다도 못한 반응이던데 ㅋㅋㅋㅋㅋㅋㅋ

안꽐라 이상한 거 맞습니다. 오히려 안꽐라의 모습이 전 더 부끄러워요 ㅋㅋㅋ
술마셨을때 더 당당 ㅋㅋ 술당당ㅋㅋ

LAYLA 2011-10-31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님 취업했었군요! 맞아요 잉여롭지 않은 삶은 인간답지 못해요..

Forgettable. 2011-11-01 15:28   좋아요 0 | URL
잉여인간이야말로 가장 인간스러운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랄라님 축하해요 +_+

2011-11-01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3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2 0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3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디 2011-11-02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이 링크를 안걸어 드릴수가 없군요. http://www.youtube.com/watch?v=858uS_Z8yeI

Forgettable. 2011-11-03 09: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이분 허리 스프링 성능이 대단한데염ㅋㅋ 오늘 아침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요. 벌써 2번째 지각...ㅠ

2011-11-06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불안하고 알 수 없을때, 당장은 무척 힘이 들지만 시간이 흐른 후 돌이키고 나면 그때가 아름답게 느껴지는게 참 신기하면서도 약오르더라구요-_- 긴 세월 후 잊혀지지까진 않더라도 어차피 그럴듯하게 채색되어 기억될텐데, 지금 당장은 왜 이렇게 아프고 쓰린 건지 ㅠ

그나저나 여직원들의 텃세, 여자들의 세계는 무서웠어요; 친구가 어쩌다 학원에서 따돌림 비슷하게 당한다는데 받은 문자 하나를 보여주더라구요. 험한 어투도 아니었는데 읽는 제가 다 안색이 파래질 지경이었음; 제가 그런 문자 받으면 못 견딜 것 같아요. 아무튼 텃세나 따돌림은 왠지 그 사람이 뛰어나서 시기하거나 못 마땅해서 시작되는 것 같더라구요. 힘 내시고 그나저나 피비님이랑 다들 언제 보죠?; 시간이 갈수록 시험은 다가오고 시간이 더 안 나네요;;;

Forgettable. 2011-11-14 09:34   좋아요 0 | URL
오~ 가끔 전 이런 코님의 문장에 놀라곤 해요.
좋아서 계속 읽어보게 되네요 ㅋㅋ

여직원들의 텃세는.. 이제 괜찮아졌어요. 저의 발랄하고 유쾌한(?) 성격으로 ㅋㅋㅋㅋㅋ 다 제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라기 보단 잠과 술이 덜깨서 지껄인 헛소리로 빈틈을 마구 보였더니 절 좀 편하게 대하더군요. 백치미를 선보였다고나 할까 ㅎㅎㅎ 원래 여성들의 텃세는 정말 질투에서 비롯되는 건가봐요~
안색이 파래질 정도였다니. 풉 ㅋㅋㅋㅋ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갑니다. ^^ 기말고사가 끝나면 볼수있을까요 우리?...

버벌 2011-11-15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글을 읽은 것은 예전인데 다시 와서 웃고가요. 저는 지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아침까지 푸욱~ 잠을 자 본적이 없거든요. 언제나 긴장하고 잠을 자서인지 (다음날 새벽출근시에요) 아침에 눈이 떨려서 커피만 몇잔을 마시는지 몰라요. ㅡㅡ;;; 다이어트는... 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왜 웃을까요?ㅋㅋㅋ

Forgettable. 2011-12-01 14:3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정말요? 저는 정말이지.. 아침잠도 많고 저녁잠도 많고 낮잠도 많아서.......;;;;;;
긴장하고 자도 가끔 나가야 하는 시간에 일어나서 용수철처럼 튀어오르곤 하지요.. 하하
동생이 허리나가겠다고 -_-;;;;
다이어트는 전 이미 포기했습니다. ㅋㅋ

2011-11-15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1 1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oasis 2011-11-30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ㅉㅉㅉ 이제 한달여 남짓 남앗는데 벌써 술바보? 연말에는 길에 누워서 다니겠네 ㅋㅋ

Forgettable. 2011-12-01 09:16   좋아요 0 | URL
누구야?
 

  

아, 시원하고 좋다. 

면접을 몇번 봐봤지만, 기억에 남는 건 가장 가고싶었던 회사의 면접을 어이없는 실수로 망쳐버리고는 1주일동안 도돌이표를 돌려댔던 경험이다. 그 정도 급의 실수를 하는 것도 참 쉽지 않은 일인데, 4년이 지난 오늘 또 비슷한 경험을 하는 참사를 맞이했다.  

그렇게 벙찌게 면접을 끝내곤, 점심도 못 먹은 터라 힘이 쪽 빠져서는 터덜터덜 지하철로 향했다. 이젠 될 대로 되란 심정으로 멍하게 지하철에 앉아 있는데, 한 무리의 젊은 남자아이들이 탔다. 연예인 준비를 하는 애들인지, 모델들인지, 몸매가 쫙 빠져서는 옷도 예쁘게 입고 무리 지어 있으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한산한 오후의 지하철 한 켠에서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살짝살짝 춤을 추는 아이도 있었는데, 마침 내 아이팟에서도 일렉트로닉 클럽음악이 나오고 있어서 박자가 맞아 꼭 내가 듣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만 같았다. 서로 다른 엠피쓰리로 서로 다른 이어폰을 꼽고 눈길도 한 번 마주치지 않았지만, 그 아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나와 함께 같은 음악을 듣고 있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다.

귀엽다, 좋다, 행복했다, 이런 심정이 아니었다. 꿈과 이상에 부풀어 있던 시절은 어디로 갔는지 지금은 쪼글쪼글하게 현실에 찌들어 지하철 한 켠에 바닥으로 흘러내릴 것처럼 앉아있던 난 그들의 젊음과 매력이 부러웠다. 귓가를 울리는 클럽음악이 어쩐지 부끄럽기도 했다. 살면서 단 한번도 어린 시절을 그리워했던 적이 없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그 ‘어림’에 질투를 느끼며 나도 이제 늙어가나, 하고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라고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내 피부 톤이 한 톤 어두워진걸 보지도 않고 느낄 정도로 어둠의 자식 표정을 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일은 또 내일의 어두움이 기다리고 있겠지.
이런 나날들!!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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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1-09-23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에요.. 어둠 말구요..흐흑
같이 힘내요~^^ 불끈.

Forgettable. 2011-09-23 10:46   좋아요 0 | URL
태양이.. 뜨긴 떴네요. 햇살 맞이하고 비타민 충족좀 하러 등산 다녀와야겠어요!!
꼬마요정님도 화이팅! ^^

다락방 2011-09-23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졸려 죽겠는데 밤 열시반에 치킨을 먹고 잤더니 오늘 아침에 눈이 퉁퉁 부었어요. 오늘은 오늘의 음식들이 찾아왔어요. 밥 먹고 사무실 와서 또 빵 먹고 있어요.

뽀.............

Forgettable. 2011-09-23 10:47   좋아요 0 | URL
지금 내가 가장 먹고싶은것은 라면과 치킨입니다.
그래서 닭가슴살을 먹으려고 해요. 아침엔 계란을 먹었구요.

근데 치킨먹어도 눈이 붓는구나?! 혹시 라식의 부작용???

엄마가 독서금지를 해서.. 컴터 앞에만 앉아있는 나날이에요. 산에 가야지.

Mephistopheles 2011-09-23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젊은 날의 패기와 열정은 사라졌지만....연륜과 잔머리로 그걸 커버하려고 발악하는 40대가 댓글 남기고 갑니다.

Forgettable. 2011-09-23 10:48   좋아요 0 | URL
호호 언제나 메피님은 '여기 나도 있다.'라고 말씀하시며 위안해주시지만....
메피님은 제 동경의 대상인걸요. ㅠㅠ 나보다 잘난사람의 위안은 위안이 아닌지라.... 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9-23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애들이 있어 삶은 그래도 아름답고나..
뽀님도 예쁘고.. 아 이 무슨 맥락에 맞지않는 소린지 --''
 

   
 

세이메이는 술병을 들어 두 개의 잔에 술을 따랐다. 
"오늘은 술을 마시러 온 것이 아니란 말일세."
"허나 술을 거절하러 온 것도 아니지 않은가?"
"자네는 말주변이 좋군."
"이 술은 더 좋을 걸세."
세이메이는 이미 잔을 손에 들고 있다.
히로마사는 등을 곧게 편 채 잔을 손에 들었다.
"그럼."
"음."
서로 말을 주고받고, 두 사람은 잔의 술을 비웠다.

 
   

이런 말을 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술을, 취하기 위해 마신다. 그리고 술자리가 좋아서 모임에 가는게 아니라 술이 좋아서 사람들을 만난다. 그런 내게 세이메이같은 친구의 말은 가슴이 막 설렌다. 이 글귀를 보자마자 나도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친구에게 써먹겠다고 다짐 ^^  

요즘 소주를 먹기가 좀 힘들어져서 이 얘길 아는 분에게 했더니 그분이 그러신다. 사람이 평생 마실 술의 양이 정해져 있는데, 그것이 주종에 따라 다르다, 내가 마실 소주의 양은 한계점이 다다른 듯 하니 맥주나 와인, 양주로 주종을 바꿔보아라.. 라고 하셨는데 그말이 진리다. 그날은 둘이서 와인을 세병 마셨는데 취하기만 할 뿐 속이 괜찮았다. 오오! +_+ 항상 위염을 앓으며 취하기도 전에 속부터 안좋아지는 내게 이 술은 금상첨화. 속쓰림 없이 술에 취할 수 있다. 하하, 양주와 나의 궁합은 캐나다에서 이미 내가 평생 마실 양주의 반이상을 마셨기 때문에 알고 있었고..

소주보다 비싸긴 하지만 집에서 마시면 그럭저럭 감당할 수 있는 와인과 양주라곤 하지만, 사실 돈 더주고 나가서 마신 적이 더 많다. 그래서 언제나 카드값은 눈물나지만. 그러나 맛있는 술 앞에서 반짝거리는 내 눈망울은 어찌하나. 아사히의 엔젤링을 쓰다듬으며 씩 웃으면 변태라고 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함께 웃고 있는 친구도 있다. 뭐 친구 반응이야 어떻든 상관은 없다, 내 앞엔 술이 있으니. 

하지만 당분간 술을 자제해야 한다. 밤낮없이 흥청망청 술에 취해 시간을 마구잡이로 보낸지도 어언 4개월째. 이젠 정말로 취업에 사력을 다해 매진하고 캐나다에서도  찌지않았던 살도 좀 빼야겠다. 카드빚 관리도 좀 하고. 하지만 끊을 순 없으니 1주일에 한 번의 기쁨을 남겨두는 건 나의 쾌락론에 대한 예의. 당분간은 메그레도, 필립 말로도, 세이메이도 안녕이다. 책 속에서 날 유혹하며 술마시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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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9-19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추천 안할거에요. 흥!

Forgettable. 2011-09-20 09:53   좋아요 0 | URL
ㅋㅋ 좀만 기다리면 금방 복귀한다니까?

poptrash 2011-09-1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데서 흰 당나귀 응앙응앙 우는 오늘 밤도 술잔이 바람에 스치우네요

Forgettable. 2011-09-20 09:56   좋아요 0 | URL
잎새에 이는 바람같은 요런 댓글에도 나는 괴롭습니다........

웽스북스 2011-09-20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왔지' 라는 정없는 응답을 준비해두는 저는
금주 4일차! :)

Forgettable. 2011-09-20 09:5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술친구가 하나둘 줄어서 외로우시겠어요 ㅋ
전 오늘로 3일차에요!! 홧팅 ㅋ

다락방 2011-09-20 11:11   좋아요 0 | URL
둘다 안놀아. 흥!!

Forgettable. 2011-09-21 12:27   좋아요 0 | URL
뻥치시네 ㅋㅋ

lazydevil 2011-09-20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절한 처방. <800만 가지 죽는 방법>, 로렌스 블록
필립 말로우보다, 매튜 스커더 쪽으로 선회해보세요.
필사적으로 술을 끊으려는 스커더의 노력, 정말 눈물 겨워요.

Forgettable. 2011-09-21 12:23   좋아요 0 | URL
하하.. 눈물이 왜 자꾸 나는지 ㅠㅠㅠㅠㅠ
알콜섭취를 하지 않으니 우울감 증폭률이 대단하네요. 흑흑

lazydevil 2011-09-22 01:09   좋아요 0 | URL
진짜루 매튜 스커더와 똑같은 증상을...
알콜중독자 탐정 매튜는 너무 술마시고 싶어서...
근데 술을 끊고 싶어서... 엉엉 울어요~~^^

전 오늘 치맥으로 간단히... 냉장고에 남은 막걸리도 마저 비우고 잘까 고민중...ㅋㅋ

Forgettable. 2011-09-22 21:02   좋아요 0 | URL
힝.. 오늘 5일째인데 벌써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아까 정말로 울뻔했다는;;
치맥! 제가 지금 제일 먹고싶은게 치킨인데 말이죠. 바베큐~~ ㅋㅋ 아오 맛있겠다 ㅋㅋㅋ
닭대신 계란먹고 오늘밤도 버텨볼랍니다.ㅠㅠ

복돌이 2011-09-21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 이제 곧 한국가니까 좀 쉬어두는것도 나쁘지 않지 흐흐흐....

Forgettable. 2011-09-21 12:2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나름 첫 댓글인데 이런 술 얘기에 댓글이라니 ㅋㅋㅋ 당신답구료.
미쿡안가? 바로 한국와? 얼른와~~~~ 나 몸관리 해둘게!!

2011-09-21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1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1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2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리고 친구들과 술 마실 계획을 세우며 가방을 싸고 있는데 한 무리의 남자아이들이 들어왔다. 새학기라 반 아이들의 얼굴을 다 외우지는 못했지만 분위기상 다른 반인 것 같았다. 리더는 우리를 지나쳐 시선을 고정하고 창문가까지 직진했다. 순간이었지만 난 그가 나를 그냥 지나쳤다는 것에 안도를 하고, 분위기가 심싱치 않은 것을 느껴 교실 밖으로 뛰어나오는 순간 소리가 들렸다. 바로 내 눈 앞에서 찌르는 걸 보고 있는 것만큼이나 선명한 청각 효과. 북찢는 소리와 피가 흐르는 소리, 비명 소리가 함께 들려왔고 난 친구와 함께 귀를 막고 교실 반대편으로 뛰기 시작했다. 시선을 똑바로 고정한 그의 눈빛이 하스미의 그것과 비슷했을까? 내가 달리던 그 복도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악의 교전]을 읽은 이후로 악몽퍼레이드다. 하루에 하나씩 꾸고 있다. 읽을 땐 막상 그렇게 무섭단 느낌은 아니었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하스미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하스미의 시점에서 모든 사람들은 단지 하스미가 조종하는 꼭두각시 인형이나 도구라는 느낌이 강했기에 자의인지 타의인지 나는 하스미의 입장에서 모든 사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를 이해할 수 있었고 고백하자면 그가 실수없이 일을 잘 해내길 바라고 있기까지 했다. 처단되는 수많은 목숨들이 생명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것이 작가의 의도한 바였고 그의 능력이었다면 나는 감탄해마지 않았겠지만 혹시 내게도 무의식중에 숨어있는 잔혹한 부분이 있을까 두려웠다. 싸이코패스인 하스미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두려웠던 것이 아니다. 하스미의 입장에서 모든 이야기를 바라보고 나였으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라고 계속해서 되뇌어보는 내 자신이 두려웠다. 설령 그가 완전범죄를 기하고 아무 문제 없이 풀려나 내 목을 조여오는 한이 있더라도 그가 공들여 저지른 범죄가 들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나는 대체 어떤 인간일까? 

살육을 일삼는 게임에 중독이 되었던 적도, 나보다 힘 없는 생명체를 괴롭히는 것을 즐긴 적도, 고통에 대하여 무감각했었던 적도 없었다. 그런 내가 왜 하스미를 이해할 수 있었던 걸까? 사디즘과 마조히즘에 매료되었던 적은 있었지만 하스미는 그러한 쾌락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수학 문제를 풀듯이 눈 앞에 닥친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풀어나간다. 설령 그 해결 방법이 살인일지라도.  

   
 

"당신은 전율을 느끼고 싶어서 살인을 한다는 말이야?" 
하야미는 멍하게 하스미를 응시했다.
"아니, 그런 말을 하고 싶은게 아니야. 살다 보면 누구나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하잖아?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야하지. 나는 너희들과 비교해서 그런 순간에 선택의 폭이 훨씬 넓은 거야."
"뭐라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놈은.
"가령 살인이 가장 명쾌한 해결방법임을 알아도 보통 사람은 주저하지. 혹시라도 경찰에 발각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탓에 아무래도 공포가 앞서게 돼. 그러나 나는 달라. X-sports 애호가들처럼 할 수 있다는 확신만 생긴다면 끝까지 해내거든. X-sports와 다름없이 중간에 망설이지 않고 위험해도 과감하게 질주하면 의외로 끝까지 달릴 수 있다는 얘기야. 어때? 이 정도 설명이면 이해가 돼?"

 
   

기시 유스케의 작품은 언제나 그랬다.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다.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을 얼마 전에 완독했는데, 그 때는 정해진 '악마'가 있었다. 나는 그 악마만 증오하고 두려워하면 됐었다. 피가 철철 넘치고 등장인물들의 공포가 내게도 전해왔지만 그저 살인범만 잡으면 된 것이었다. 하지만 [악의 교전]은 다르다. 작가는 매력적인 하스미를 두려워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가 모리타트의 휘파람을 불든, 미소를 지으며 살인을 일삼든, 아이들의 절규가 얼마나 처절했든, 그는 내 공포의 대상이 아니었다. 난 내가 두려웠다. 왜 난 이딴 인간(인간이라 할 수 있다면)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고 있는걸까?  

오늘도 난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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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 2011-09-16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리뷰 좋은데요. 당장 사고 싶게 만드는.
근데 두 권이란 말입니까.ㅠ 사서 동생 줄까...

Forgettable. 2011-09-16 11:16   좋아요 0 | URL
제가 싸이코패스 취급당할까봐 두려워하면서도 이렇게 강렬하게 뭔가를 느낀 적은 처음이라서 이렇게 적을 수밖에 없더군요. ^^
예전에 우리 강호순에 대해 입장차이가 있었잖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저 그 땐 많이 어렸었구나 싶더라구요. ㅎㅎ

하이드 2011-09-16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내게 기시 유스케의 <검은 집> 같은 느낌. 웰메이드고, 난 물론 기시 유스케의 모든 작품을 좋아하지만, 이 작품은 기시 유스케 팬이 아닌 사람들도 좋아할(?) 수 있는 작품. 나에겐 여전히 <천사의 속삭임>과 <신세계에서>가 탑!

Forgettable. 2011-09-17 13:17   좋아요 0 | URL
진짜 재밌었어요. >_<
책을 읽는 동안엔 몰랐는데.. 읽고 나서 한동안 무서워 무섭다를 입에 무의식중에 달고 있더란;;
사실 기시 유스케 작품 중에 [검은 집]만 읽지 못했는데..
전 이 작가 작품은 순위를 못매기겠어요. 그냥 좋은거/별로인거 로 나눌뿐 ㅋㅋㅋ 순위를 매길 수 없어 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1-09-16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어쩌지. 뽀 리뷰를 읽어보니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아직 장바구니 결제전인데 이걸 넣을까요 말까요. 아우.

Forgettable. 2011-09-17 13:18   좋아요 0 | URL
넣었어요??
아직 안샀다면 내 책 빌려줄 의향 있음 ㅋㅋ 하지만 전 기시 유스케 책은 소장을 원칙으로 하므로 드릴 순 없어요 ㅠㅠ 미안. ㅋㅋㅋㅋ

책좀 그만사 ㅋㅋㅋㅋ

비로그인 2011-09-16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심리 저도 알 것 같아요. 작가가 교묘하게 살인범을 동일시하게 만든걸까요? 악몽 꿀까봐, 이 책은 날 밝을 때 읽어야겠어요. 그래도 소용 없을 것 같지만... ( '')

Forgettable. 2011-09-17 13:20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아침에 읽었는걸요;;
소용없더라구요.

어제 친구랑 만나서 이책에 대해서 계속 얘기했는데.. 친구도 그러더라구요. 가끔 내 안에 있는 싸이코패스 본능을 일깨우는 작품을 만날 때가 있다고;; 우린 제정신으로 살기엔 너무 각박한 서울에 살고 있나봐요. 여튼 여운이 대단합니다.

mira 2011-09-16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얼마전 도서관에서 보았는데 앙 이런 내용이었군요 무서운 책이란 느낌이 ㅎㅎ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Forgettable. 2011-09-17 13:22   좋아요 0 | URL
오 벌써 도서관에 들어와있나요?
전 연체로 인해... 당분간은 책을 빌리지 못할 예정이라 ㅠㅠ
서재 가보니 추리/미스터리도 좋아하시는 것 같던데 기시 유스케에 한번 도전해 보세요! 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