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샴페인 1병, 레드와인 2병, 화이트와인 2병, 딸기와인 1병, 럼 1병, 보드카 1병.   

요리: 시금치와 새우를 넣은 알리오올리오, 떡볶이, 잡채, 닭도리탕, 간장소스 새우볶음밥, 오뎅탕, 쌈장소스(?) 새우베이컨볶음밥, 치킨커리크림스파게티, 라면, 베트남쌀국수

영화: 생활의 발견, 오스틴파워, 이블데드1, 만덜레이,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책: 얼굴- 요코하마 히데오  

게임: 젠가, 훌라, 원카드, 도둑잡기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연 2010-12-2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부럽!

Forgettable. 2010-12-29 10:32   좋아요 0 | URL
비연님!! 오래간만이에요. ^^ 아 정말 잘 놀았어요. ㅋㅋ

다락방 2010-12-28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활의 발견은 그 김상경 나오는거? 아, 나는 그걸 비디오방에서 봤던 너저분한 추억이 있어요.. ( '')

Forgettable. 2010-12-29 10:33   좋아요 0 | URL
친구와 김상경의 육덕진 몸매를 보면서..... 좋은건지 싫은건지 잘 몰라했어요. ㅋㅋㅋㅋ 육덕육덕 김상경. 아아.. +_+

무스탕 2010-12-2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에 쐬주가 빠졌고 게임에 고스톱이 빠졌어요~~
=3=3=3=3

Forgettable. 2010-12-29 10:33   좋아요 0 | URL
멤버 3명중에 2명이 고스톱을 잘 못쳐서;;;
그리고 소주는 마지막날 마셨습니다. 하하하하

피비 2010-12-28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휴가는 오일인데 술은 여덟병
바람직해요
그냥 열병채우시지~~

Forgettable. 2010-12-29 10:34   좋아요 0 | URL
열병 채웠어요. 마지막날 호가든 6병과 소주 2병으로 마무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늘 하루종일 잤네요. 아우

2010-12-28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을 보고 책을 읽는다는 것에서 상상되는 뭔가 따뜻한 느낌의 여유도 부럽고,
술과 음식도 부럽고, 무엇보다 게임과 그것을 같이 할 누군가가 있다는 게 가장 부럽네요 ㅠ
소는 계절듣고 여친만나고, 탱탱볼은 집에 가 버렸고,
그래서 가끔 다트를 하려 해도 혼자서 자기 자신과 싸워야 하는 처지가 참 우울하네요;;

Forgettable. 2010-12-29 10:36   좋아요 0 | URL
그냥 집에 틀어박혀서 밥먹고 술먹고 영화보고 수다떨고 하다보니까 시간 참 빨리가네요. 이 갑작스러운 휴가를 어찌 보내지, 뭐하며 보내지 막 고민했었는데 시간 보내기가 참 쉬웠어요.

절친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건 참.. 씁쓸하고 우울한 일이군요. 탱탱볼님께서 군대에 가시면 그 허전함은 배가 되려나;; 젠가는 제가 친구에게 준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는데 완전 재밌더군요. ㅋㅋㅋ

Joule 2010-12-28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짜증 나는 페이퍼에는 절대 댓글을 달지 않는다는 게 제 주의예요. 암, 그렇고 말고요.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뭐 별로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인걸. 쳇...

그런데 어깨 축 늘어뜨리고 걸어가는 저 여자, 어디서 많이 본......

Forgettable. 2010-12-29 10:41   좋아요 0 | URL
하하 쥴님.. ^^
추가로 어제는 인도 커리를 해먹었다능; 저 여기 살면서 요리 실력만 엄청나게 늘고 있어요. ㅋㅋ 제가 나중에 해드릴게요. 너무 저렴하고 쉬운 자취생 요리이긴 하지만요ㅠㅠㅠ

4박 5일 내내 똑같은 사람들과 붙어서 함께 노는 시간은 어떻게 보면 부러울 일이기도 하겠지만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피곤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마지막날에 했어요.

Joule 2011-01-06 15:26   좋아요 0 | URL
2011년부터는 친구 많은 거 주변에 사람 많은 거 눈곱만치도 안 부러워하기로 했어요. 사실 벌써부터 그렇게 되어 가고 있긴 해요. 그래서 말인데 제가 부러워 한 건 술병의 갯수였어요.(.. )( '')

Forgettable. 2011-01-08 14:29   좋아요 0 | URL
저도 주변에 사람 없어용..
저 다음날엔 맥주 6병에 소주 2병 추가됐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 탕진 몸 탕진 뭐 그런 홀리데이..

순오기 2010-12-30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님, 잘 지내고 있군요~~ 먹고 마시고 놀고... 삼박자가 딱 맞아요.^^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새해 맞이하시길...

Forgettable. 2011-01-03 13:11   좋아요 0 | URL
너무 놀아서 지금 살이.. 장난 아니게 불어났어요. ㅠㅠ ㅋㅋㅋㅋㅋ
순오기님도 즐거운 일만 가득한 한 해가 되시길 바래요. ^^
 

 

 

 

 

 

 

 

 

*
영화를 보다 보면 뭐하냐는 말에 박해일이 '방닦아' 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A님의 댓글에서 본 적이 있는 장면이라 아, 이거였구나 했던거 말고도 방닦는 남자는 어쩐지 당황스럽게 다가왔다. 구질구질해보이기도 하고 쿨해보이기도 하고, 깨끗한 남자인가 싶기도 하면서 능력없어보이기도 하는, 이상하게도 묘한 이미지다. 방 닦는 남자와 함께 살고 싶긴 하지만 연애는 하고 싶지 않은 남자라고 하면 내가 너무 속물인가. 

내가 기억하는 박해일의 정사씬은 예쁜게 없다. 조급하고, 몸서리쳐질만큼 현실적이거나, 말도 안될만큼 찌질하거나. (예외로 [모던 보이]에서의 김혜수와의 키스씬은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섹스에 대해 별다른 환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정사씬 전까지는 친동생인줄 알았던 하숙집 딸과의 섹스는 그야말로.. 뭐라 말할 수가 없다. 친동생인줄로만 알아서 더 놀라기도 했지만, 털실이 가득찬 방바닥에서 이불도 안깔고 옷도 다 입고 엉덩이만 까고 다급하게 끝내기 위해 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 섹스는 불쾌한 충격이었다.

하얗고 고운 얼굴로 어찌 저런 역할만 맡아서 할까 싶지만 독특한 매력이 있는 배우다. [질투는 나의 힘]에서의 앳된 박해일이 정말로 사랑했던 건 누구였을까.   

**
영화를 같이 보던 친구에게 '저런 남자랑 왜자?' 라고 했더니 '왜요, 저런 남자 여자들이 좋아하지 않나요?'라고 친구가 대답해서 고개를 저었는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나 역시도 문성근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더라. 편집장이라는 사람이 애교섞인 목소리로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로 하자.'라고 엥엥거리는데, 혀를 차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계속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는 사람이다. 일이 잘 안풀리면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다가도 다정할 땐 참 오글거리면서도 예뻐해줄 수밖에 없는 남자.  

문성근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단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가 나온 영화를 본 적도 없었고, 어렸을 때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며 그냥 딱딱한 이미지만 갖고 있었는데, 노래방에서 배종옥에게 조금만 더 있다 가라며 칭얼대는 모습은 그야말로 대발견이었다. '참 싫다..' 싶으면서도 '이런 남자에게도 이런 면이???????' 라며 놀라기도 했으니까. 영화를 볼 때마다 찾게 되는 나와 가장 비슷한 캐릭터, 지향하는 캐릭터라면 나는 문성근을 꼽겠다. 

박해일의 여자들은 물론, 질투어린 마음에 미워하는 마음만 갖고 다가온 박해일도 유혹할 정도의 치명적인 매력이라면 어떤 사람인걸까. 대체.

***
능력도 있고, 매력도 있는데, 이 여자. 삶에 의욕이 없다. 항상 졸리거나 술에 취해있거나 해서 눈이 반쯤은 풀려있다. 자기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잘 알면서도 귀찮아서 자기랑 자고 싶어하는 남자랑 자버리고, 자길 좋아하는 남자 잡지도 못하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될대로 되란 식이다. 강아지 제왕절개 수술할 때, 손으로 잡아야 느낌이 제대로 온다며 장갑도 끼지 않는 성격이 살아가는 태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저 편한대로. 

다 귀찮다는 표정으로 모텔에서 옷을 훌러덩 벗어 던져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이렇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Joule 2010-12-2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문성근은 사람이 쫌...

2010-12-23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Joule 2010-12-28 19:30   좋아요 0 | URL
나 뽀빠이 먹다가 뿜을 뻔. 으음... 어쩜 좋아.

다락방 2010-12-2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안봤는데 [옥희의 영화]에서의 문성근 캐릭터와 이 영화의 문성근 캐릭터가 좀 비슷한것 같은데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의 박해일이 강혜정하고 같이 나왔던 그 영화속의 박해일과 또 비슷한 것 같아요. 그 영화에서는 둘다 교사인데, 박해일이 강혜정을 엄청 쫓아다니거든요. 한번만 자자고. 그런데 강혜정이 계속 싫다고 해요. 그러다가 한번은 연수를 갔나, 암튼 어떤 방에 둘이 들어가게 됐는데, 그때 박해일이 강혜정을 눕히고 강제로 막 할라고 하면서 강혜정이 싫다고 하니까 '넣기만 할게, 넣기만 할게' 이러거든요. (으윽- 쓰면서 좀 끔찍하다)
그 캐릭터가 퍼뜩 생각나요. 으윽.

Forgettable. 2010-12-24 14:43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옥희의 영화]는 조만간에 보게 될 것 같아요. 여기저기서 얘길 많이 들어서...

그 영화 ㅋㅋㅋㅋㅋㅋ 애인이랑 봤었는데, 전 괜찮았는데 애인이 막 저한테 짜증냈던거 같아요. 괜히 이런거 봤다고;;;; 그래서 저까지 괜히 기분 나빠져갖고 다들 영화 좋았다고 하는데 혼자 뚱해있었네요. ㅋㅋ 암튼 박해일은 특이해요. [살인의 추억]에서도 그렇고.. 맡은 역할만 보고 보면 진짜 좋아할 수가 없는 ㅋ 그만큼 연기를 잘하는거겠죠?

무스탕 2010-12-23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성근 그러면 전 '꽃잎' 영화가 생각나요. 거기서 가수 이정현이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나오는데 데려다 집에서 같이 사는 그런게 있어요. 씻기고 입히고 먹이고.. 그 툭툭 던지는 말투랑 별 의미 없다는듯 쳐다보는 눈길이랑 참 종잡기 어려운 배우에요. 그는
저 영화 보고 싶었는데 못 본 영화에요. 담에 기회 닿으면 봐야지..

Forgettable. 2010-12-24 14:46   좋아요 0 | URL
그 영화 제가 어렸을 때 야하다고(?) 뭔가 그랬던 영화 같은데. 참 어릴 땐 그런게 뭐가 그리 중요했는지. ㅎㅎㅎㅎ 제가 기억하는 한에서 문성근을 제대로 본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이에요.

그냥 제가 느끼고 해석한 캐릭터얘기만 줄줄 써놓은 페이퍼인데도 의외로 영화 안보신 분들의 댓글이 달려있어서 반갑네요. 이 영화 참 독특한 거 같아요. 저도 얘긴 많이 들었었는데 우연히 보게 됐어요. 실망안하실듯^^

2010-12-24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4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0-12-2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딱 한 씬만 기억이 나는데,
배종옥이 집에 박해일 데리고 갔나 그랬을 때, 물 없냐고 하니까 없다면서 그냥 귤 먹으라고 했던 거. 대동감했거든요. ㅋㅋ

Forgettable. 2010-12-28 09:56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그장면 보면서 푸~하고 웃었었어요. ㅋㅋㅋ
시간이 지나면 어떤 장면이 기억에 남을까 궁금해지네요.

pb 2010-12-26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이 영화 엄청 좋아함ㅋㅋㅋ
보면서 박해일이 문성근 너무 선망하는게 불쌍했지만...질투=애정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가 행복의 황정민이 되어가는 중간과정 같았어요. 물론 허진호3부작과는 상관없는 영화이지만.


Forgettable. 2010-12-28 09:58   좋아요 0 | URL
저도 진짜 좋았어요. 박해일과 그의 옛여자와 배종옥과 문성근의 4각구도가 인상적이더군요. 예전에 봤던 [워터 드롭스 온 버닝락]이라는 영화에서의 관계와 좀 비슷하기도 하고.. 재밌었어요.

저도 며칠전에 봄날은 간다 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유지태..
 


우리 까페 옆에는 정신치료센터가 있어요.
그래서 좀 정신 나간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요,
다들 착하고 해는 안끼치고, 어떤 분은 좀 웃기기까지 해서
지금까지는 별다른 일이 없었어요.
근데 어젠 어떤 분이 자꾸 테이블을 걷어차서 넘어뜨리는거에요.
커피 종이컵들이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어요.
그래서 하지 말라고 하면서 테이블을 일으켜 세우는데 또 그러는거에요.
그래서 보스한테 연락해서 이러이러하다 했더니 보스가 그 담당 의사에게 연락을 해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황급하게 우르르 내려오더군요.
그리곤 까페에서 정신 상담을 시작했어요. 나는 바에서 커피머신 정리를 하고 있었고요.
여자의사는 '다이앤, 왜 그렇게 화가 난거죠?' 라고 다정한 어투로 묻기 시작했어요.
눈썹이 아주 짙어서 프리다 칼로를 연상케하는 스패니쉬계의 여자환자는 징징거리면서 대답을 하기 시작했어요.
프리다 칼로보다는 두배 세배로 뚱뚱했어요. 참고로.
그런데 문득, 의사의 삶이라는거, 정신병환자의 삶이라는거, 이런게 모두 다 중요한 것 같은데
당황한 까페 알바생의 삶은 정말 엑스트라밖에 되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영화 같은데 보면 나오는 때로는 아름답기까지 한 정신병환자의 삶과,
그 환자와의 따뜻한 교감을 통해 치유되는 삭막한 의사의 삶. 이런 얘기 많잖아요. 왜.


그래서 갑자기 슬퍼졌어요.
그냥 나는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고 배경으로 사라지는 그런 엑스트라가 된 것만 같아서.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Joule 2010-12-19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그런 엑스트라는 당신처럼 슬퍼하지 않아요. 하얀 궁전이었던가요. 거기선 여자 웨이트리스가 주인공이었죠. 꽤 연기파 여배우인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 몹쓸 건망증.

Forgettable. 2010-12-19 07:40   좋아요 0 | URL
영화 뭔지 찾아봤어요. 수잔 서랜든이네요. :)
거의 20년전 영화인데.. 구할 수 있을까요? 보고싶어졌는데.

순오기 2010-12-19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들의 뽀님은 알라딘에선 배경이 아니니까 절대 슬퍼하지 말아요~ ^^

2년 전에 아이들 중학교 미술선생님께서, 자신은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분을 새로이 보게 되었고...배경이 되어주는 삶이라는 건, 그분의 삶의 철학과 깊은 성찰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됐거든요.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주는 거~ 멋지지 않나요?
물론 뽀님이 말하는 배경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아 먹었어요.^^

Forgettable. 2010-12-20 13:53   좋아요 0 | URL
하하 네. ^^

저도 조연의 삶에 좀 집착하는 편이거든요. 나는 천재나 주인공이 될 수 없으니까 적어도 그들의 배경이 되어주는, 그들을 주인공다운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멋진 조연이 되고 싶다고 언제나 생각해요. 하지만 요즘은 조연은 커녕ㅋㅋ 엑스트라의 삶 ㅎㅎㅎ 그래서 좀 다운됐었는데 이제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

다락방 2010-12-19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

러브 액츄얼리 같은 옴니버스 영화를 찍는다면 까페 알바생에게도, 닥터에게도, 환자에게도 같은 분량의 시간이 주어지고 저마다의 환경에서 주인공이 될거에요.
까페 알바생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찍는다면, 닥터와 환자는 손님 1,2 로밖에 등장하지 못하겠죠. 심지어 손님 1,2가 닥터와 환자인지 관객들은 알지도 못할거에요. 관객들은 까페 알바생의 삶만을 보게 되겠죠. 그때의 배경은 닥터와 환자일거에요. 그 외에 다른 많은 사람들.

또 내가 그 까페에 손님으로 가게 된다면, 내가 보게 될건 뽀에요. 내가 찾는것도 뽀일거고, 내 눈에 먼저 들어올 것도 뽀일거에요. 왜냐하면 나는 뽀를 알고, 뽀를 보러 거기에 가는거니까. 나에게는 그때 닥터도 환자도 안중에 없을거에요.

배경이 되거나 혹은 주인공이 되거나 하는것은 누가 어디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어쨋든 일단 나에게는 그들이 배경이에요. 물론, 나는 뽀가 이런것쯤은 잘 알고 있을거라고 믿어요. 그러나 단지 이 순간 그런 느낌이 들었다는 것도.

Forgettable. 2010-12-20 13:57   좋아요 0 | URL
흐흐 저 로맨스영화 안좋아해서 그 유명하다는 [러브 액츄얼리]도 아직 보지 못했는데, 주위에 그 영화 팬들이 많아서 올 크리스마스에 그거 같이 보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얼마 전에 본 [하와이, 오슬로]라는 영화에서도 카메라가 스쳐지나가는 모두에게도 각자의 특별한 삶이 있다는 걸 보여주더라구요. 그 어느 누구도 엑스트라가 아니라는 듯이요.

까페에 언제 올거에요? 응? 제가 정말 맛있는 아메리카노 만들어드릴게요. 엑스트라 핫!으로 ㅋㅋㅋ 전 근데 요새 여기서 일하니까 미친 시럽에 길들여져서.. 매일매일 여러가지 시럽으로 실험적 커피를 마시는데요. 그러다보니 시럽중독 ㅋㅋ 단 커피 절대 못마셨는데 요즘 아메리카노를 못마시겠어요. 힝

아 오랜만에 다락방님의 따뜻하게 마음을 울리는 긴 댓글 감동적이네요. :) 징징거린 보람이 있네요. ㅋㅋ

무스탕 2010-12-19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들의 시각으로만 읽지말고 우리의 시각으로도 읽어주세요.
뽀님은 절대 우리의 시각에선 중심에 계시지 변방이 아니시니까요.

문득 요즘 개그콘서트의 한 꼭지가 생각나네요. 제목은 잘 모르겠는데 엑스트라들이 주인공인 코너에요 ^^

Forgettable. 2010-12-20 13:59   좋아요 0 | URL
와 개그콘서트 진짜 오랜만에 듣네요. 요즘도 역시 재미있나요? ㅎㅎㅎ

그냥 좀 더 영화적으로 주목받는 직업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까페알바생 말고 의사나 교수나 감독이나 사진가나 뭐 이런거요. ^^ 아무래도 가족과 친구들을 모두 한국에 두고 와서 나 혼자 뒤쳐진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어요.

2010-12-19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엑스트라가 아무리 가여워도 작가가 한 줄 쓰면 주인공이 될 수 있고, 주인공이 아무리 잘 나가도 작가가 한 줄 쓰면 비극으로 끝날 수도 있는데, 카페의 상황을 보고 생각하고 분석하고 서술한 주체가 뽀 님이니까 결국 뽀 님이 작가인 셈이고, 그러고 나면 주인공이고 엑스트라고 간에 알아서 기어야 하지 않겠느냐능;

제가 말하고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_- 아무튼 다들 따뜻한 댓글을 써 주시는 걸 보니 훈훈하네요. 적어도 이곳에선 뽀 님이 여왕이신데, 비록 이곳이 온라인상의 세상이긴 해도, 딱히 이곳이고 저곳이고 간에 자연의 법칙이나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큰 차이도 없을테니 어디가 더 소중하고 말고 결정할 건 결국 자기 자신의 권리인 것 같아요.

부연하자면, 전 주인공은 피곤해서 싫고, 엑스트라는 가여워서 싫으니, 그냥 관찰자가 되고 싶어요; 관찰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 일종의 치트라면, 그냥 엑스트라 할래요;; 주인공이라는 큰 관심의 대상이 되면, 그 관심을 유지하고 지속하는 것에 대해 무척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니 괴로울 것 같아요. 달이 차면 기울어야 하는데, 과연 언제까지 무대 위에 서 있을 수 있을까요. 차라리 소소한 엑스트라가 되어서, 아는 몇몇 사람과 따뜻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에 만족하며 살고 싶어요.

저 혼자 신나서 사실 제 자신도 잘 모를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암튼 요즘엔 글 쓰는 데 재미를 붙여서 만년필과 함께 살고 있어요. 글을 쓴다는 게 소설이나 시를 쓰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아무거나 끄적이는데, 잉크 잔뜩 채우고 로디아 패드나 복면사과 까르네 같은 질 좋은 종이에 글자를 새기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요샌 영어 필기체를 배워 보려고 하는데, 소문자 r 과 s 는 대체 어떻게 쓰는건지, 꼬불꼬불 아무리 따라 써도 제 r 과 s 는 뭔가 나사 빠진 불량품이라 마음이 답답하네요-_-

Forgettable. 2010-12-20 14:1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아 모두 제 앞에서는 알아서 기어야 하는군요!!! 역시 ㅋㅋㅋㅋㅋㅋㅋㅋ 위트넘치는 위로. 너무 좋아요!!! ㅠㅠㅠ ㅋㅋㅋ

그러게요. 다들 제가 듣고 싶은 말만 꼭꼭 집에서 해주시네요. ^^ 그냥 저도 제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거 잘 알고 있는데, 그 날은 왠지 홀로 쓸쓸하게 묻혀진 기분이 들었어요. 챙겨주는 사람이 여기는 별로 없으니까.. 원래는 챙김받는거 좋아하고, 누가 옆에 있어줘야 하는게 당연하고 그러다가 혼자 있으니까 그런 고독이 쌓이고 쌓이다보니 이런 지경까지;;;;; 하지만 애초에 여기에 온게 '혼자임'에 익숙해지기 위해서였으니까 다 제가 자초한 일이죠. 강해지리라. 강해지리라. ㅎㅎㅎ

전 위의 댓글에도 쓰긴 했는데, 주인공의 조력자 역할이요. 고흐의 '동생' 이라던가, [왕의 남자]의 감우성 역할이라던가, 달리의 여자 갈라라던가.. 뭐 주인공을 진정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하지만 덩달아 나도 빛나고 싶기까지 하니깐 욕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닌것 같아요. 그렇다고 막 주인공이 되고싶은건 아닌데.. 술자리 같은데 가도 제게 말걸어 주는 사람이 없으면 혼자 우울해진다니깐요. 먼저 말걸지도 않으면서;; 그래서 일대일 만남을 선호한다능 ㅋ

요즘 만년필과 종이 리뷰 잘 읽고 있어요. 뭐 하나에 빠지면 집중하는 코님의 능력에 새삼 감탄중이라니까요. 저도 예전에 필기체 공부할 때 r이랑 s만 엄청나게 그림그리듯이 연습했던 기억이 ㅋㅋㅋㅋㅋㅋ 언제한번 글씨 사진도 보여주세요. 필기체 abcd......이런거라도. 좋은 종이에 좋은 만년필로 쓰면 아무거나 써도 좀 간지일 듯...ㅋㅋㅋㅋ

전 이 댓글 무슨 말인지 잘 알겠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역시 어차피 중요한건 나네요. 뭐니뭐니해도요.

비로그인 2010-12-21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게터블님

한국 오심 저랑 소주마시기로 했잖아요!! (읭???) ㅋ

Forgettable. 2010-12-22 18:50   좋아요 0 | URL
ㅋㅋ 당연 기억하고 있죠!!!
요즘 바람결님 술 땡기시나. 이 뜬금 없는 댓글은 뭐??!!!!!!!!! ㅋㅋㅋㅋㅋㅋㅋ
저 갈때까지 단련해 두고 계쎄요. 양주로 트레이닝 중이거든요 :D
 
잘 알지도 못하면서 - Like You Know It Al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예전에 [극장전]을 볼 때였다. 난 혼자 심각하게 보고 있는데 뒤에서 자꾸 웃는거다. 완전 심각한 분위기인데 계속 낄낄거린다. 그래서 짜증나서 그만 좀 웃으라고 그러진 못하고 영화가 끝난 후 한참 노려보기만 했었다. 그로부터 몇년 후,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보며 오히려 그 때 내가 영화 코드를 이해하지 못했었던 것 같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홍상수의 코드를 이해했냐, 하면 적어도 시도는 하는 중이라고 대답하겠다.   

친구에게 이 영화를 설명해주려고 했는데, 이 영화는 완전 리얼리티다. 어떤 거만한(imperious) 영화감독이 있다, 그는 그걸 표현하지는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그 모습이 좀 찌질하다. 그 감독이 과거의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다. 했더니 친구가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 라고 하는데 더 이상 설명이 안되는 거다. 말문이 막혀서 한동안 침묵이 흐르다가, 이건 이렇게 설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시추에이션의 반복인 것 같다고 했더니, 친구가 [시리어스 맨]을 언급했다. 상황의 연속이고, 처음과 끝이 없는 그런거냐고. 어 맞네. 요즘 이 영화 얘기 많이 듣네.  

어쨌든, 이 영화 얘기하다가 궁금해졌는데, real과 unreal의 차이가 뭘까.  

현실이 아닌 이야기는 말 그대로, 이야기. 어떤 남녀가 있고, 사랑에 빠질 뻔 하고, 그러다가 갈등이 있고, 마지막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다. 현실은 그럼 뭘까. 홍상수의 영화가 현실에 조금 가까운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보며 낄낄거리다가 바로 다음 날 [사랑을 놓치다]를 보니까 그렇게 촌스러워 보일 수가 없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세련되었다는 건 아닌데. [사랑을 놓치다]는 그냥 '너무' 영화다 싶었다. 영화는 영화여야 하는게 맞는데, 그게 뭐 문제란 말인가.   

그래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영화적이지 않냐고 하냐면(영화적인게 뭔지 이젠 점점 헷갈리기 시작한다만) 그건 또 아니다. 이를테면 에로배우 모녀의 포옹이라던가, 강간당한게 다 당신 때문이라며 히스테리컬하게 소리지르는 엄지원의 모습, 어딘가 좀 이상해보이는 후배 부부, 할아버지가 자러 들어간 방에서 들려오는 대학생의 신음소리, 불륜의 현장을 당당하게 잡으러 들어온 후배. 등등등 뭐 단편적으로는 있을법하다 하더라도 이 모든 이야기가 한데서 흘러나오는 건 픽션이니까 가능한 거 아닌가. 그러니까 이 영화를 보면서도 리얼하다고 말하면 안되는거다. 

현실이냐. 가상이냐. 중요한가? 

매체는 모방일 수밖에 없다. 실제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일련의 편집과정을 걸쳐 픽션이 되고야 만다. 하다못해 스너프 필름도 픽션의 일종이다. 미디어는 물론 그 어떤 책도, 그 어떤 사진도 마찬가지다. 리얼이 될래야 될 수가 없다. 리얼은 삶 자체이고, 개개인의 그것이 가지각색인데 매체를 접하는 대중 모두에게 리얼이 되는게 가능한가. 단지 리얼이고자 노력할 뿐. 반대로 최대한 리얼에서 벗어나고자 해도 모방의 틀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세상에 좋은 것들은 누군가가 이미 만들어두었으니까. 리얼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있는 이야기인 양 멋들어지게 만들어놓은 게 더 좋지만, 이런 걸 찾는게 살아가는 낙이라고 생각했지만,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보면서 리얼에 최대한 가깝게 보이는 것도 나름의 재미라는 걸 알았다.  

모두가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닮고자 하며 발버둥친다면, 어쩌면 이데아는 바로 현실이 아닐까. 잡을 수 없는 그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와이, 오슬로 - Hawaii, Oslo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내가 달릴 수밖에 없다면 나의 비달도 나를 위해 함께 달려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