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에 갈 때마다 난 대자연 앞에서 자신이 초라해짐을 느낀다. 또한 그 어떤 사진도 산맥의 웅장한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아낼 수가 없어서 매번 사진을 들쳐볼 때마다 좌절한다. 그럼에도 엄마말마따나 꿀발라 놓은 것처럼 틈만 나면 가는 이유는 내 자신이 초라해짐과 동시에 무수한 나의 고민도 먼지가루처럼 흩날리기 때문이다.

그림에서만 보던 눈 쌓인 산을 바라보며 그 산에서 흘러 내려온 빙하물의 거친 물살을 따라 래프팅을 할 때도, 수천년 동안 협곡을 만들며 멈추지 않고 흐르는 폭포수의 힘찬 물소리를 들을 때도, 나는 감히 오르지도 못할 거친 돌산이 무수히 이어져있는 것을 볼 때도, 끝도 없이 푸른 침엽수들이 늘어서 있는 것이나 석양이 내리는 초원이 내 눈이 허락하는 곳까지 펼쳐져 있어 지구가 둥글다고 느껴질 때 난 귀가 멍멍해지며 눈앞이 흐려지곤 한다.

누군가는 자꾸 보니 감흥이 없다고는 하지만 난 자꾸 아쉽기만 하다. 도시를 떠날 때마다 언젠가 다시 와서 한달은 머물며 언제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산자락을 지겨워질 때 까지 거닐겠다고 다짐한다.
 

 

낯선 도시의 길거리에서 친숙한 작가의 작품을 발견하는 일은 참 신선하고 낯선 일이다. 일행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래봤자 이해를 바랐던 것도 아니었지만) 원래는 콜롬비아에 가서 직접 보려고 했던 보테로의 작품을 캘거리의 어느 박물관에서 접했다.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에로틱한 줄로만 알았던 작품들에는 모두 그들만의 표정이 있었고 그것은 고통과 슬픔이었다.  

이유도 없고 자비도 없었던 폭력에 상시 노출되어 있었던 사람들의 아픔이 그림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낯선 도시에서의 새롭고 신나는 경험에 들떠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림을 보기 시작했다가 나는 중간에 백팩을 락커에 보관하기 위해 한 층을 내려갔어야 했다. 그들의 짐이 하나씩 내 어깨에 내리기 시작해서 차츰 다리에 힘이 풀려갔기 때문.  

피사체의 고통과 더불어 현대 예술계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확고하게 구축한 예술가의 노력이 한데 어우러져 건방진 관광객을 숙연케 했다. 콜롬비아 타령하면서 자꾸 미루기만 했다면 난 그 어떤 것을 놓쳤을진데, 일행들의 히스테리를 감내하면서까지 봐서 참 다행이었다. 

 

관계에서 초월하고 싶다. 그 어떤 관계든 집착과 행복과 분노와 슬픔의 연결고리에서 풀려나고 싶다. 하지만 풀려나고 싶지 않다. 예전에는 그 모든 격렬한 감정들이 다 나를 성장케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견뎠는데 그 성장이라는게 단지 덜 집착하고 덜 행복하고 덜 분노하고 덜 슬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이 날 두렵게 한다. 뭔가 억누르는 것이 있어서 답답한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날 받쳐주는 것이 없어서 안정적이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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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3 15: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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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3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3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9 10: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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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9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3 15: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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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9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피비 2010-09-13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진보니까 ebs의 밥아저씨가 생각나요. 거기 자주 등장하는 풍경 같아서 ㅋㅋㅋ

아으
생일이벤트 이제야 제대로 봤;;
시간날때 응모한사람들 글 읽어봐야겠군요 코님것만 블록에서 봤는데 완전 재밌어서 ㅋㅋㅋㅋ

Forgettable. 2010-09-19 09:51   좋아요 0 | URL
밥 아저씨 ㅋㅋㅋㅋ 맞아요. 저도 맨날 그 생각 ㅋㅋㅋㅋ 밥 아저씨 그립네요.

생일이벤트 참여 해주시지. 은근 피비님 공략한 문장도 있었는데 말이죠. 하하하
코님 포스팅 완전 재밌죠. ㅋㅋ 전 완전 감동 ㅋㅋ

양철나무꾼 2010-09-13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억누르는 것이 있어서 답답한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날 받쳐주는 것이 없어서 안정적이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바꾸어 말하면,그러니까 자유롭게 날 수 있다~^^

제가 잼난 얘기 하나 해드릴게요~

엊그젠가 아들이랑 같이 님의 블로그를 기웃거리는데,울 아들 曰
"엄마,잃어버린 탁자님은 그럼 어디에서 이 글을 올리실까?"
"놑북 장만했다니까 아주 편안한 자세로~~~아마도~"

전 잃어버린 탁자에서 뿜어졌는데...좀 썰렁한가요?ㅠ.ㅠ


Forgettable. 2010-09-19 09:54   좋아요 0 | URL
저 무슨 뜻일까 몇시간을 곰곰이 생각했거든요. ㅋㅋㅋㅋ 잃어버린 탁자 ㅋㅋㅋㅋㅋ
아이고.. 아들친구가 진짜 귀엽네요!! ㅋㅋㅋ

전 아이팟 메모장으로 글을 작성하고 메일로 보낸 후 한글을 사용할 수 없는 도서관 컴퓨터를 사용하여 글을 올리곤 했습니다. 아니면 룸메꺼 잠시 빌려쓰기도 했는데 제가 고장낸 바람에 -_-;;;;;;;
아들친구에게 알려주세요! ㅋㅋㅋ

순오기 2010-09-14 0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도 멋진데요.^^
꿀 발라 놓은 것처럼...뽀님 서재에 오잖아요.^^
2박 3일의 화려한 외출을 마치고 돌아왔어요~~~ 아래에도 댓글 남겨야 될 듯해요.

Forgettable. 2010-09-19 09:55   좋아요 0 | URL
저 역시 4박 5일동안 밴쿠버 잘 다녀왔어요!!
제 사진과 록키 실물을 비교하면 진짜 제 사진은 빛을 잃어버립니다. ㅠㅠ

라로 2010-09-1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쪽 동네는 확실히 사진이 잘찍히는 건가요????ㅎㅎㅎㅎ
찍으면 다 명작인건지~~~^^
그러고보니 저도 예전에 아이들 찍어준 사진이 지금 여기서 찍어주는 사진과 비교해서
더 좋은 사진기도 아니구만 사진이 훨 낫더라구요.
이유는 아마도 빛 때문일까요???
암튼 사진도 잘 찍으시고 글도 잘 쓰기고 잘 젊으시고~~~^^

Forgettable. 2010-09-19 09:58   좋아요 0 | URL
빛도 빛이지만 아이들이 그땐 어려서? 피부가 더 좋으니까? 아니면 그곳에서 더 행복해서??
농담이고요. ^^
여기도 정말 좋지만 아무래도 한국은 이곳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이곳의 자연 풍경이 압도적이라면 한국은 좀 더 아기자기한 맛이 있죠. 아이가 없는 제 입장에서는 어디에서 찍든 다 똑같이 예뻐보일 것 같아요!!

잘 젊으시단 말에서 왠지 좀 웃었어요. ㅋㅋ 고맙습니다. 히히

마그 2010-09-14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보테르. 지난번에 한국 전시 왔을때. 무척 오랜만에 갔던 전시였는데. 생각보다는 그닥 이었다죠.
슬펐습니다... 한국에 온건 제가 사랑하는 모나리자도 않오고. ..
그냥 보고 나온 느낌은 나쁘지않았는데 물건파는 대서 본 화집을 보고나니. 살포시 슬퍼졌던 전시.
그래도 참... 온거 자체에는 감사했던 기억이. ㅋㅋ 여튼. 부럽습니다. 그동네~

Forgettable. 2010-09-19 10:03   좋아요 0 | URL
저도 여행갔다가 우연히 본 거라 진짜 땡큐 럭키 했죠. ㅋㅋ
밴쿠버 다녀왔는데 그곳에선 렘브란트 전시한다고 얼핏 봤던 것 같은데 에드먼튼에선.. 아무 것도...;;

제가 본 전시에도 모나리자는 안왔던 것 같은데 재밌는 작품이 많았어요.

2010-09-16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9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9-19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아저씨는 돌아가셨다네요...

Forgettable. 2010-09-21 10:32   좋아요 0 | URL
네, 저처럼 매일같이 그 방송을 보며 감탄하던 세대는 그 소식에 엄청 충격받았었죠. ㅠㅠ
 

아 생일 지난지가 며칠인데 이벤트 결과 발표를 이제 하네요. 속타게(?) 기다려주싱 분들께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  

2년동안 서재를 하면서 무척 좋았어요. 회사생활의 지루함을 서재질을 하며 달랬고 인간관계의 갈증을 서재인들을 통해 풀었고 독서 편식도 많이 고쳤고요. 진짜 고마운 분들이 많아서 보답하고자 이벤트를 열었는데 어째 고마운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ㅠㅠ  

애당초 5분에게 상품을 드리겠다고 했는데 그땐 참석하시는 분이 설마 5명이나 될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넘어서 선정하기가 무척 힘들었어요. 모두에게 드리고 싶지만 제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비정규직 외국인 노동자라 ㅠㅠ 빚도 있다능 ㅠㅠ  

다들 정말 고맙습니다.  

나비님, 다락방님, 아치님, 조선인님, 코님 축하드려요!!!!! 발표하기 전에 무슨 시상식 마냥 두구두구 해야 할 것 같은 기분 이었는데 자제했습니다. ㅎㅎㅎ 

나비님. 영어로 작성해주신 노고에 무척 감사합니다. 영어 문장이 무척 감성적이고 예뻤던 데다가 N군 낳느라고 고생 하신 걸 가산점으로 해서..   

다락방님. 언제나 말하지만 글보단 사람이 좋아서..... ㅋㅋㅋ 농담농담^^ 잘 안다고 생각했던 다락방님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무척 신선했어요. 제 여행길에 영혼을 다해 기도해주겠다는 인용구도 감동적이었고요. 본인은 나한테 하는 얘기 아니라고했지만 전 어쨌든 글케 이해.   

아치님. 아치님의 귀여운 구석에 반했어요. 목소리가 좀 귀엽다고 생각하긴 하긴 했지만 은근 까탈스러운 구석때문에 몰랐던 부분의 재발견이었습니다.   

조선인님의 담백하고 깔끔한 글에 솔직히 무척 감동 받았구요, 요즘 엄마가 많이 보고 싶어서 플러스 요인이 확실이 됐던 듯 ^^  

코님. 포스팅을 위해 하신 노력이 무척 두드러져서 너무 고마웠어요. 게다가 그 동안 알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주셔서 더 재미있었고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신 분 같아요.      

위의 다섯분은 2만원 상당의 갖고싶은 책 (권수는 상관없어요) 과 함께 주소,본명, 연락처 적어주세요!!  

pyj님, 마그님, 순오기님! 세분께는 만원상당의 책 선물을 해 드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여기서 며칠 고기만 뜯죠 뭐. ㅠㅠ 야채가 더 비싼 동네라 ㅋㅋ 농담이구요. 세분께도 제 마음을 드리고 싶어서 :D  

이벤트 참가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댓글 달아주시면서 축하해주신 분들께도 너무 감사해요! 이렇게 어색하게 경어체로 글 올리니깐 근데 손발이 좀 오글거릴랑 말랑 하네요. 다음 이벤트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댓글이랑 먼댓글 확인하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알라디너 여러분 사랑해용 ㅋㅋ

저 사실 알라딘 할라고 노트북 샀어요! ㅎㅎ 이제 저 맨날맨날 잡담 올릴거에요. ㅋㅋㅋ 서재 안하는 동안 이런저런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거든요.  그럼 다들 즐거운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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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지무지 좋아욧*^^*
    from 즐겁게~재밌게~ 2010-09-28 22:02 
    피곤에 쩔었지만 오늘은 꼭 알라딘에 들어와야만 했다.... 거의 일주일만이다.. 뽀님이 보내주신 책이 도착한거다 ㅠ.ㅠ 감격의 눈물 손등으로 훔쳐주시고! 지화차~~ 이런날 축하 막걸리를 마셔줘야하는데^^; 추석때 제부가 들고온 안동지방 독주와 다 못마시면 청소용으로 전락해야만 하는 병맥주뿐.....         촌검무인인데 제정신이 아닌관계로 촌검살인으로 보이고 @@; 아, 이거 포장 뜯으
 
 
다락방 2010-09-12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샀군요, 노트북!! 축하축하!! 앗싸~ (어째 이벤트 당첨보다 뽀가 노트북 산걸 더 기뻐한다능 ㅎㅎ)

Forgettable. 2010-09-13 11:28   좋아요 0 | URL
저 무한도전 보느라 오늘 하루 종일 바빴어요 ㅋㅋㅋㅋㅋㅋㅋ
감동감동 ㅠㅠ

마그 2010-09-12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모두 축하딉니다아~~~
저는 그냥 인사드릴겸 참여하였으니 저는 책 않주셔도 됩니다.( 어제 알라딘에 이벤트에 혹해서 이미 무척 질렀다죠)
마음 감사히 받고 다른분들께 축하 전하고 갑니다~ 저는 정말 참여가 재미있었어요. 나는 뭐하는 인간인가를.. 보게됬거든요. ㅋㅋ 참 늦었지만 생일. 축하 드립니다! *^^*

Forgettable. 2010-09-13 11:29   좋아요 0 | URL
마그님, 제가 좀 불쌍한척 해놓긴 했지만 꼭 드리고 싶어요.
혹시라도 또 갖고 싶은 책이 생기시면(빠른 시일 내에 생길거라 확신 ㅋㅋ) 말씀해주세요.
저도 이벤트 하면서 참 재미있고 좋았어요. 축하 감사합니다. ^^

다락방 2010-09-12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이거요. 그리고 땡투 이 페이퍼에 해줘요. ㅎㅎ

http://blog.aladin.co.kr/mramor/4092823

아, 물론 번역본 번역본! 영문판 사주면 콱 죽어버릴거임. 나 지금 엄마랑 시장가야 해요. 시장 다녀와서 주소3종셋트 올려줄게요.
근데 글보다 사람이 좋다는 말이 욕인지 칭찬인지 모르겠어서 화를 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ㅎㅎ 시장 가서 떡볶이 사올거에요. 므흣.

2010-09-12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10-09-13 11:31   좋아요 0 | URL
나도 떡국떡은 사다놓았으니 떡볶이든 떡국이든 해먹어야겠어요.
하지만 오늘 저녁도 파스타........ 어제 저녁도 파스타........... 파스타가 가장 쉬웠어요!
아 배불러 -0-

아 이 책 ㅎㅎㅎ 영문판으로 보낼테니 영어공부 해요 ㅋㅋㅋㅋㅋㅋㅋ
장난이고 번역본으로 보낼게요.

맘껏 원하는 말 쓰며 댓글 달 수 있으니 편하군요.

Arch 2010-09-12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님, 노트북 산거 축하해요. 나란 여자, 귀여운 여자 이러면서 자뻑하려고 했는데 까탈에서 걸렸어요. ^^
책 읽고 싶은게 없어요. 선물 대신 귀국하면 다시 막걸리판을 벌리자구요.

Forgettable. 2010-09-13 11:32   좋아요 0 | URL
귀여운 여자 ㅋㅋ 자뻑좀 해요. 난 자뻑이 필요한 시기 ㅠㅠ
아우 막걸리판.. 진짜 막걸리판이라는 말 보니깐 눈물이 나올라고 하네.
아니 무슨 서재 사람들이 이렇게 읽고 싶은 책이 없어서야.. 이벤트한 보람이 없게 ㅎㅎㅎ

다락방 2010-09-12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 시장갔는데 여기도 야채값 장난 아니에요. 지금도 비가오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런가봐요. 며칠전 남동생이 삼겹살 먹으러 갔는데 상추 대신 배추가 나왔대요. 상추는 너무 비싸서 내놓을 수 없다고 했대요.

상추값이요, 아까 시장갔을때 들었는데, 한근에 만원이래요, 글쎄!!!! 한근에 평소 천원했던 거거든요! 고기보다 더 비싸요, 진짜! 어휴.. 이젠 삼겹살집 가면 상추만 엄청나게 먹어야겠어요.

Forgettable. 2010-09-13 11:35   좋아요 0 | URL
상추는 금방금방 자라니까 한달 정도만 지나면 다시 좀 내리지 않을까요??
여긴 파프리카가 한 알에 천원이 넘어요!! 양파는 좀 싼 편이었는데 며칠전에 한 알 큰거를 천원이 넘게 사고 눈물을 ㅠㅠ

요즘은 일하는데서 샌드위치랑 샐러드를 팔아서 그거 그냥 먹느라고 집에서 요리를 안해서 냉장고가 텅텅비어있었는데 어제 쇼핑 과소비하고 좀 괜찮아졌어요. 짜장, 떡볶이, 카레, 미역국.. 정도를 해먹을 수 있어요. 그러고보니 이번주에 여행가서 또 언제 먹나 싶긴 하네요. ㅠㅠ

조선인 2010-09-13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에게서 엄마 느낌을 받으셨다니, 영광입니다. ^^

Forgettable. 2010-09-13 11:36   좋아요 0 | URL
영광은요 뭘, 뭔가 찡한게 느껴졌어요!
마로랑 해람이 잘 지내죠? 귀염둥이들 ㅋㅋ

라로 2010-09-13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애 낳으면서 가장 쉽게 낳은 녀석은 N군이에요~.ㅎㅎㅎㅎ
하지만 그 녀석은 준비가 없이 급하게 나오느라 저와 남편에게 영화의 한 장면을 선사해 주긴 했어요~.^^;;
노트북을 사셨으니 이제부터는 알라딘에 자주 들어오시는거죵???^^
책은 오늘 중으로 고르겠습니당~. 고맙습니다~.^^

Forgettable. 2010-09-13 11:38   좋아요 0 | URL
어이쿠 쉽게 낳은 N군도 급하게 나와서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선사해줬다면 다른 친구들은 대체 어떻게 태어난 거에요? ㅎㅎ
전 진짜 힘들게 나왔대요. 근데 딸인데 너무 못생겨서 엄마가 울었다고 -_-;;;;

알라딘에 자주 들어와서 헛소리만 맨날 하려고요 ㅋㅋㅋ

조선인 2010-09-13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권 고를게요.
비빔툰 8, 디지털 세계의 앨리스

Forgettable. 2010-09-13 11:40   좋아요 0 | URL
네 기다려 주세용 ㅋㅋ

2010-09-13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체오페르 2010-09-13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트북 장만 축하합니다~^^
이벤트 잘 마치신 것도 축하드리고 당첨된 분들도 축하드려요~

Forgettable. 2010-09-19 11:3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루체오페르님!

pjy 2010-09-13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트북까지 사셨다니~ 정말 고기대신 손가락 빨겠군요-_- 안타까운 심정에 전 오늘 삼겹살 대신 먹어드릴께요ㅋㅋ;
엄마랑 아빠랑 벌초 댕겨오시면서 선산근처에서 마구 자라던 깻잎 한푸대 작업해오셨어요~ 기쁜맘으로 고기랑 같이 많이 먹을수 있어요!
만원상당의 책이라 +_+ 좋아서 마구마구 빔나와요~
다시한번! 생일축하드려요^^
기왕 삘 받은김에 임준욱작가의 촌검무인 上주시면...

Forgettable. 2010-09-19 11:34   좋아요 0 | URL
깻잎... 여긴 깻잎 안팔아요. 한국마트에 가면 비싸게 살 수 있어요. 그래서 먹지 않아요. 싱싱한 깻잎이 무척 먹고 싶네요. ㅠㅠ

축하 감사하구요.
주문 했는데 추석때문인지 배송이 늦네요. 추석 즐겁게 잘 보내세요! ^^

2010-09-13 1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5 0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9-14 0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님~ 서울에서 요 글을 보긴 했는데 집에 돌아와서 댓글 달려고 아꼈어요.^^
이벤트를 해보면 예고한 당첨자만 뽑기가 좀 그렇죠?ㅋㅋ
그 마음은 내가 잘 알지요~~~~~ 돌아오면 또 언젠가 만나게 되겠죠?
그때 산사춘을 마시며 고기도 먹자고요.
책선물 감사하며 보고 싶은 책 골라볼게요~~~~~~ 고마워요!!

2010-09-14 2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5 0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10-09-19 11:36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어렵더라구요. 큰 일 치뤄낸 기분입니다. ^^
아 산사춘과 고기!!! ㅠㅠ 정말 먹고 싶어요. ㅠㅠ

책 주문 했는데 추석때문인지 배송이 늦더라구요. 즐겁게 추석 잘 보내세요. 맛난 것도 많이 드시고..
저도 명절음식 너무 먹고싶어요!!

다락방 2010-09-14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잘 받았어요! 고마워요!

2010-09-14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5 0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6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자기반성용 고해성사 포스팅에 지나치게 후한 점수를 받았네요; 전 오히려 fo 님께 책을 사드려야 될 순서라서 선물 받기 머쓱해요. 사실 딱히 요즘에 끌리는 책도 없고, 아니 사실 아는 책이 없지만;;; 암튼 놋북 사신거 축하드려요 ㅎㅎ 전 게임 끊으려고 데탑 팔고 놋북 샀는데, 갑자기 지뢰찾기와 카드놀이에 대한 내 안의 열정을 발견하게 되었네요-_-

Forgettable. 2010-09-19 11:38   좋아요 0 | URL
무슨 책을 사주는 순서가 있답니까 ㅎㅎㅎㅎㅎ
혹시 공부할 때 필요한 책이라도 있으면 말해요!!
놋북 있어도 안하던게 버릇이 되서 막상 이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별로 없어요. 예전에 회사다닐때야 일하기 싫으니깐 그냥 켜놓고 맨날 딴짓하고 그랬고 ㅋㅋㅋㅋ

저 요즘 아이팟으로 프리셀에 빠져서..... 하지만 실력은 늘지 않대요 -ㅁ-
 

안녕하세요. 여러 이벤트로 알라딘이 북적거리고 있네요. 그래서 저도 벼르고 벼르던 이벤트를 할까 합니다. 제 생일 자축도 할겸 ㅋㅋㅋ 아직도 작년 자축 페이퍼가 추천 상위권에 있는걸 보면.. 좀 부끄럽기도 허네요. 일년동안 그렇게 쓸모없는 페이퍼들만 썼었나 싶기도 하고 -0-

생일 겸 3만명 돌파 (요즘 방문자 현황으로 볼 땐 10월이나 되어야 돌파하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ㅠㅠ) 축하 이벤트에요. 짝짝짝 ㅋㅋㅋ

여튼 요즘 [Snoop] 을 읽다가 괜찮은 이벤트 소재를 발견했어요. 바로 방 안에 있는 물건으로 알 수 있는 '나' 소개하기 입니다. 나는 (       ) 다. 와 함께 연상되는 물건을 소개해두시면 되요.

3만명 돌파 기념이니 물건 3가지를 소개해 주시면 되고요.

양식은 자유입니다. 사진 유무 상관없고 선정 기준은 제 마음 ㅋㅋㅋ

상품은 2만원 이하 책 한권이구요. 총 5분께 드릴거에요. 5명씩이나 참가 할런지 모르겠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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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orgettable은 (서비스직에 종사한)다. 

 



책상 위에 동전들이 모여 있다. 동전을 종류별로 탑으로 쌓아서 정리를 해둔 걸 보면 이상하다. 뭔가 어울리지가 않는다  너저분한 그녀의 방 한 가운데 말끔히 정돈된 이 동전탑은 성지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게다가 이 빛나는 1달러 짜리 동전들은 어디서 구했나 싶다.

그녀는 단지 코인 콜렉터일까? 방의 그 어떤 곳에도 이 곳을 제외한 곳에서 동전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진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동전을 사용하기 싫어하는 편집증에 사로잡혀 있는걸까? 앞의  이유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패스.

그녀에게는 어떤 경로를 통해 동전이 유입되고 그녀는 이 동전들을 '언젠가 필요할 때' 를 위해 모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보니 동전은 지갑에 넣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동전을 탑으로 쌓기 시작했다. '언젠가' 꼭 필요할 때를 위해. 이는 맛있는 건 아껴 먹다가 종내엔 썩히고 마는 그녀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동전의 유입 경로로 돌아가보자. 그녀가 캐나다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블로그에 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일정하게 동전 수입이 있다고 가정해보면 그것은 팁일 것이고 이로써 우리는 그녀가 건설쪽이나 옷가게 등등이 아닌 팁을 받는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2. Forgettable은 (덜렁댄)다.  

 

카메라다. 뭔가 렌즈도 두툼하고 좋아 보인다. 책상위의 거울 옆에 필름을 좌르륵 모아 놓은 걸 보니 필름 카메라인 듯 싶다. 그녀는 사진찍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녀의 방에는 어느 곳에도 사진 한 장 붙어있지 않다. 찍는걸 좋아는 하지만 아마 자신의 사진에 대해 자신감이 별로 없거나 현상할 돈이 없을만큼 가난 한 것 같다.

블로그 곳곳에서 드러나는 나르시스트의 경향은 의외로 방의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아무도 오지 않는 방에 굳이 자신의 사진을 걸어놓고 혼자서 매일 같이 감탄하는 자아도취형이 아닌가보다. 놀랍게도.

이 카메라를 찍고 있는 카메라까지 총 두개의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는만큼 카메라에 대한 애정이 있어 보이는데 왜 이런 구석탱이에 카메라를 처박아 두었을지가 심히 궁금해진다. 다행히 먼지는 없어보이는데 보관 장소에서 유추되는 사용 빈도수보다 더 잦은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이곳일까?

이 장소는 바닥과 가깝다. 어쩌면 그녀는 몇번 카메라를 떨어뜨려서 렌즈를 깨먹은 경험이 몇번 있는건 아닐까?? 그 트라우마 덕분에 자주 사용하는 카메라를 꺼내기 불편한 장소에 굳이 보관하는 건 아닐까. 이로써 그녀의 조심성 없고 덜렁대는 성격을 유추해 볼 수 있다.

3. Forgettable은 (불쌍한 알라디너)다.  

 



그녀의 방에는 노트북이 없다. 외국 가면서 요즘 세상에 노트북 없이 가는게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지는 짓인지는 얼마전까지 IT 업계에 종사했던 그녀가 제일 잘 알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없다. 단지 침대 머리 맡에 갸륵해 보이는 잘빠진 아이팟이 있을 뿐이다.

어쩌면 그녀는 노트북을 할 시간에 공원이라도 나가서 잔디에 누워서 책이라도 읽을 요량으로 노트북을 가져오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껍데기도 없이 (2번에서 유추한 결과로 볼 때 껍데기 역시 어딘가에 흘린 것 같다. ) 기름때와 기스로 가득한 꼬마 아이팟으로 그녀는 생각보다 자주 알라딘에 출몰한다.

요즘 아이폰이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폰 키패드로 타자를 치는게 얼마나 짜증나는 일일지 짐작은 하고 있으리라 본다. 상상을 해보라. 그녀는 아마 이 아이팟을 통해 글도 쓰고 댓글도 달고 있을 것이다. 정말 불쌍한 알라디너임을 유추해볼 수 있다.

어서 겨울이 되어 주말만 되면 어디 쏘다니며 돈을 써대지 않고(이는 아까 언급한 필름에서 유추된 사실이다. ) 착실히 돈을 모아 고대하던 맥북을 사서 더 이상 불쌍하지 않은 알라디너로 거듭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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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봤어요. 처음으로 해보는 자기 객관적으로 보기인데 혼자만 재밌네요. ㅎㅎ 이렇게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게 부담스러우시면 편집된 정보만 공개하셔도 되고 물건과 관련된 사연을 공개 해주셔도 되고 양식과 내용은 백퍼센트 자유입니다.

기한은 제 생일인 9월 6일 밤 11시 59 분까지 입니다. 캐나다 시간이 더 느리니까 캐나다 시간으로 할게요. 그럼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D

알라디너 아닌  타 블로그 유저들도 (타블로 검색어로 여기 들어왔다가 낭패 보시는 분들께 죄송 ㅋㅋ) 참여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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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뽀게터블님 생일축하드려요~
    from 즐겁게~재밌게~ 2010-08-29 19:08 
    먼댓글은 내가 1빠^^ 저도 곧 생일이 오니 이벤트를 생각해봐야할 듯~~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서 폼나는 단어 세가지를 뒤졌으나....나랑 연관이 잘 안된다ㅠ.ㅠ 1. pjy 는 [건어물녀]다 사무실은 쿨~~~하게 정리하는척 하지만 그녀의 방안을 보자면 전형적인 건어물녀ㅋ 업무자료와 재스민 차 이외엔 없는 회사책상--; 그와 대비되는 너저분한 서재꼬라지는 이미 봤을터이다--;  안봤으면 구경오라!ㅋㅋㅋ 서재자랑 여기 결정적
  2. 네 물건을 보여줘, 그럼 너에 대해 말해줄게.
    from 기우뚱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 2010-08-30 14:34 
     오늘은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서양 속담에 '네가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 알려주면 너에 대해서 알려준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곳 서재에서는 '네가 어떤 물건을 갖고 있는지 알려주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준다'라고 할 수 있는 '세 가지 물건으로 나를 소개하기'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현장에 나가있는 아치,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 - 네, 방금 소개한 내용은 뽀가 3만 돌파 겸 생일 기념으로 준비한 판타스
  3. 내 물건이 나를 보여준다니까, 보여주긴 하겠는데..
    from 마지막 키스 2010-09-01 14:05 
    뽀게터블님의 이벤트참여 글입니다.  9월6일이 생일이라구요? 축하해요. 뽀게터블님은 가을여자고, 처녀자리구요. 처녀자리라서 그렇게 예쁜가봐요. 나는 사자자린데...그래서......사자같은................ 뭐, 됐고.   내 물건이 나를 보여준다니, 어디 한번 보여줄게요. 방안에 있는 물건을 보여줄랬더니, 방안에 내가 있는 시간이 별로 없어요. 집이란 잠자는 곳 직장이란 전쟁터, 라는 노래 가사도 있죠.
  4. 잊지못할 forgettable님, 전 참 재미없는 사람이에요
    from 조선인, 마로, 해람의 서재 2010-09-02 11:11 
    1. 전 커피중독입니다.   모 임원님이 제 책상을 보고 '다방 차렸냐?'라고 핀잔주고 가셨습니다. 그 후 티포트랑 인퓨저랑 드리퍼랑 대형물통은 탕비실에 옮겨뒀지만, 여전히 제 책상 위에는 커피와 홍차와 녹차와 감로차가 상비물품으로 있습니다. 감로차 대신 보이차가 놓여지기도 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커피는 만델링이지만 가끔 기분 전환으로 다른 걸 시킬 때도 있습니다. 지금은 봉투 안에 보헤미안 믹스가 들어 있습니다
  5. 더럽고.. 게으르며 빵좋아하는 저를 보여드립니다.
    from come up for the third time 2010-09-04 11:24 
    처음에 포스팅은.. 어제밤에 부부싸움 한 이야기로 쓰려고 했습니다. 쓰다보니..어제 부부싸움중에 나온 이야기가... 저를 가로막으며.. 괴롭히는 군요... 그래서 급히 책상주변을 사진으로 찍어서.. 포게터블님의 이벤트에 참여 해볼까...합니다. ^^ 1. 저는 게으른 결혼한 여자 사람 입니다.   우리부부는 결혼한지 좀 되어가는 신혼부부 별로 싸울일이 많지는 않지만 한번 싸우면 꼭 나오는 레파토리.   우리남편의 만행
  6. 0905 - 나는 누구일까
    from rester vivant 2010-09-06 01:11 
    forgettable 님의 생일 기념 블로그 이벤트, '내 방의 물건들로 나 소개하기' 에 참여하기 위해 방 안을 둘러보았다. 고시원에 살 때는 방이 너무 좁아서 뭘 조금만 꺼내 놓아도, 심각하게 혼잡해진 것 같은 시각적 효과가 나타났기에, 무언가를 사용하면 곧바로 제자리에 놓고, 틈날 때마다 청소를 하곤 했다. 하지만 비교적 널찍한 하숙집의 2 인실로 옮기고 나자, 그런 거 없고 잉여와 혼돈의 카오스가 주는 쾌락 속으로 빠져들었다. 룸메이트 잡소는..
  7. Sounds, Speed and Secrets
    from 跡者生存 2010-09-06 22:35 
    1. Wind chime - Sounds A wind chime requires a force from outside to create its unique sound, without this invisible force it is simply window dressing.  The unseen force that moves me to share my voice is my circle of friends.  They move m
  8. 나를 보여주는 세 가지...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09-06 23:57 
    Forgettable님의 생일 겸 3만명 돌파 축하 이벤트에 참여하는 페이퍼에요.  2009년 8월 22일 군산에서 만났고, 11월 5일엔 광주에서 만났으니 꽤 인연이 깊은 사이다.^^      나를 보여줄 세 가지 물건을 선택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내가 생각한 나와 우리 아이들과 이웃들이 선택한 세 가지를 골랐는데 참신함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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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9-12 16:07   좋아요 0 | URL
늦게라도 참여해주셔도 되는데! ㅋㅋㅋ 밴쿠버랑은 한시간 차이나는 동네에 살아요.
사진도 찍어 두셨는데 아쉽네요. 엄청 -0- 뭔가 더 궁금 ㅋㅋㅋ

demian 2010-09-08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 생일축하드려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멀리서나마 썽님의 생일을, 건강을, 행복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화이팅!>_

Forgettable. 2010-09-12 16:09   좋아요 0 | URL
데미안님! 전 비록 삽질하는 생일과 그에 연속되는 삽질의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나름대로 재밌어요. ㅠㅠ
재미의 관념을 넓히려고 무척 노력중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고맙습니다.
자축에 다들 이렇게 동참해 주셔서 무지 부끄럽고 고맙고 그래요 ^^

LJH 2010-09-08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태풍뚫고 제주도 다녀오니 이미 마감됬구만ㅋㅋㅋㅋㅋㅋ
어제 엄마도 생일이었던거 알지?
아 나도 되는일도 없고 그지같은 생활 연속이다
네온좀들어와 얘기좀하게

Forgettable. 2010-09-12 16:10   좋아요 0 | URL
나 완전 적자인생.... ㄷㄷㄷ
피곤하다. 휴-0- 나중에 얘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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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일이 너무 잘 풀리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아 룰루랄라 신나게 쇼핑을 하고,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영화 [인셉션]도 괜히 혼자 가서 봐주고 영화관 밖의 빛이 눈부셔 나는누구인가여긴어디인가 하며 집으로 달려들어와 인셉션을 추천해 주었던 친구를 전화로 마구 깨워 얘기하다가 멍때리다가 웃다가 기분좋게 하루를 마감했다.  

하지만 이 곳 생활이 늘... 그래 왔듯, 정신을 차리고 보니 형편에 맞지 않는 쇼핑과 빚으로 인해 캐나다 통장 잔고, 한국 통장 잔고는 모두 바닥을 보이며 파이낸셜리 심각한 상황인데다가 잘 풀리는 줄 알았던 일은 역시나 어려운 일이었고, [인셉션]의 여파는 상당히 커서 시도 때도 없이 날 망상 속으로 끌어내린다. 게다가.. 피곤하다.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눈이 충혈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아무래도 투잡은 무리.. org 내일도 일해야 하는데 또 안자고 있다.

**
예전에 서울에서 평일 낮에 영화를 보는데 영화관을 꽉 채운 관객들을 보며 황당했었다. 돈을 버는 종족과 돈을 쓰는 종족은 다른 것인가? 이곳의 영화표에는 좌석이 지정되지 않아서 들어갈 때 아무데나 앉는거냐고 물어봤다가 일하는 친구가 완전 어이없게 쳐다보면서 당연히 너 앉고 싶은데 앉는거잖아, 라고 해서 면팔렸다;;;  생각해보니 호주에서 영화볼 때도 아무렇게나 앉았었던듯. 게다가 한 200석은 되는 영화관에 관객이 10명도 없으니 지정석이 무의미하기도 하다. 이놈의 나라가 그렇다. 다 넓고 크고 많은데, 사람이 없다. ㄷㄷㄷ 

***
[인셉션] 어떡해.. 벗어날 수가 없다. 이렇게 아드레날린 치수를 자극하는 영화도 오랜만에 본 것 같다.  

****
같이 일하는 코워커들 중에서 뒷다마, 잔소리, 고자질 삼종세트를 모두 갖춘 친구가 있는데 나도 한동안 시달리다가 이제서야 조금 사이가 좋아졌다. 근데 이 친구 인생이 참 대단하다. 다른건 차치하고서라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결혼식 이야기였는데, 결혼식에 400만원밖에 안들었단다. 그 중에서 드레스만 100만원 정도. 우리나라에선 평균 4000만원이라고 알고 있는데, 댄스 파티도 없고, 1시간만에 빨리 끝내야 하고, 밥도 맛없다!!!!! 고 불평했지만 나라고 뭐 그 친구처럼 별다른 결혼을 할 것 같지는 않다. ㅎㅎ 일단 성당에서 했고, 부케와 꽃장식은 아는 집을 통해서 싸게, 사진 촬영도 아는 친구를 통해서 싸게, 음식은 간단하게 준비했고 술만 넉넉히 준비, 허니문은 생략, 음악도 성당에서 준비. 케익은 엄마가 만들고.  

누군가는 일생에 한 번 있는 결혼식이니 호화롭게 하고 싶다고 하지만, 이 친구는 오히려 일생에 한 번 있는 결혼식이니 지인들과 행복한 시간을 오래도록 보내는 게 중요하지 쓸 데 없는데 돈 쓰는게 뭐가 중요하냐고 했다. 이 친구는 뚱뚱하고 무뚝뚝하고 성격도 별로다. 하지만 모두가 싫어하는 이 친구가 난 왠지 좋다. 게다가 그녀의 남편은 9살 연하의 미남. 만난지 3년, 결혼한지 1년 반인데 아직도 목욕물을 받아주고 꽃으로 이 친구를 감동시켜준다고 한다. 성공한 인생 별거 있나? 서른셋의 나이에 요거트 가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한다고 다 루저는 아니다. ㅎㅎ  

*****
재미라는 관점을 조금만 넓히면, 사는게 즐겁다. 괴롭고 스트레스 받고 짜증나고 좌절해도 재미있다.  

******
아! [철서의 우리]! 벌써 中 다 읽었다. 이제 下권 한권 남았다. 읽고 싶어 죽겠는데 떨려서 읽지를 못하겠다. 이제 이거 한 권 다 읽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nothing.........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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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8-13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의 행복...
뽀겟님의 이 글을 읽고 나니 왠지 마음이 푸근,흐뭇해지네요. 감사합니다.^^

Forgettable. 2010-08-13 18:44   좋아요 0 | URL
하하하 잘 읽어주시니 제가 더 기분이 좋아요.

어쩌죠. 저 낼 일찍 일 나가는데 아직도 잠을 못이루고 있어요. ㅠㅠ 일찍이래봤자.. 11시지만... ㅎㅎㅎ 이래저래 소소한 변화들이 많아서 스트레스도 많고 재미도 많고 그런 일상입니다.

LAYLA 2010-08-13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맞아요 재미있게 살아야 하는건데 맨날 그걸 까먹어서 탈이에요 >_<

2010-08-14 0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8-16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욕에 갔을때 극장에서 [판타스틱4]를 봤는데요, 평일이라 그런지 극장안에 관객이 나를 포함 열명도 안됐었어요. 그런데 음 아무리 평일이라도 그렇지 열명도 안되가지고 극장 운영이 될까요? 매번 박스오피스 1위 어쩌고 하면서 영화들을 광고하던데, 대체 그런 영화들을 사람들은 언제 본다는 걸까요? 판타스틱4를 유독 사람들이 안본걸까요? 갑자기 이 페이퍼를 보니까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저랑 제친구가 한 팀, 그리고 청소년 남자아이들 네명이 한팀. 그게 관객의 전부였어요. 아니 그런데 뽀,

투 잡 합니까? 그래가지고야 어디 얼마전처럼 새벽까지 맥주마시고 이런 생활이 가능하겠어요? 아니 그보다, 투잡하면서도 돈이 없으면 어떡해요! 맥북은? 응?

Forgettable. 2010-08-27 13:22   좋아요 0 | URL
얘네는 번역 안해도 되고 수입도 안해도 되고 뭐 그렇잖아여. ㅋㅋㅋ 글고 영화표가 좀 비싼듯. 저녁이나 주말에요. 불법다운로드도 우리나라보다 넘 느려서 차라리 dvd 사는게 나을듯 ㅋㅋㅋ

투잡 못할 것 같아요. 그냥 산책이나 하고 책이나 보고 여유롭게 지낼라고요. 아이팟으로도 포스팅 할 수 있으니깐 맥북은 당분간 포기ㅋㅋ 놀러나 다니고 해야지. ㅋㅋ 일 그렇게 많이 안하는데도 피곤해요.. 맨날 놀 날만 기다리고 ㅋㅋ 

2010-08-22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인셉션 두 번이나 봤어요 ㅎㅎ 서울에서 혼자 보고, 집에 내려가서 가족들과 또 보고... 브리태니커가 꽂혀있는 고상한 명작 카테고리 책장에 꽂아두기는 남들 시선에 좀 주저하게 되지만, 아무튼 남 신경 안 쓰고 재밌게 보았고 또 보고 싶은 명작 카테고리 책장에는 고민없이 올려둘 수 있는 영화인 듯 해요.
사는 게 재밌고 짜릿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전 그렇게 대범해지기 위해서는 객기가 상당히 충전되어야 하더라구요. 집에서 고기 실컷 먹고, 공기 좋은 시골을 거닐고(땡볕은 좀 따가웠지만... 덕분에 피부가 노출 1 스탑은 낮춘 것처럼 타버렸네요-_-), 가족들과 함께하다 보니 그 객기가 많이 충전되서 내일부터 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전 연비가 무척 나빠서 이번 주말만 되어도 헉헉거릴 것 같네요;;

Forgettable. 2010-08-27 13:26   좋아요 0 | URL
인셉션 아직도 막 생각나요. 넘 좋음 ㅋㅋ 배우들이 일단 훈훈하니까 ㅋㅋㅋ 두번이나 봤다니 좋겠어요. ㅠㅠ

그래도 제주도도 다녀오고 부러워요. 전 맨날 일하러만 가서 띄엄띄엄 구경해서 괜히 지겨워지기만 하고 정작 제대로 제주도 구경한 적은 없는듯. ㅎㅎ 차가 없으니깐요. ㅠㅠ 그래도 먹을건 정말 잘 먹었는데.. 회먹고 싶다. 흑흑 ㅜㅜ

일단 과거에 갔다온 거는 갔다온 거니까 그로써 충전된 에너지큰 금새 소모되는 것 같아요. 저한테는 오히려 앞으로 생길 일이 저한테 더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다음 주말에 가는 여행이라던가. ^^ 여기 와서 로키 지겨워질 때까지 가려구요. 너무 좋아요. 흐흐 

요즘은 월욜부터 금욜까지 일하고 주말에 쉬는데 회사원 된 기분이에요. ㅋㅋㅋ

demian 2010-08-25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셉션...저도 보고싶었는데 여기는 스페인어 더빙이 대세인데다 영어가 있다고 해도 심오한 내용 이해 못할까봐 결국 못봤다능...ㅋ...ㅋㅋ...ㅠㅠㅠ
그래도 언제나 명랑! 썽님도 건강하게 지내고 계신것 같아 보기 좋아요^^

Forgettable. 2010-08-27 13:36   좋아요 0 | URL
스페인어 더빙........ 콜롬비아는 올드패션이네요. ㅋㅋ 심지어 더빙된 영화까지에도 환호할 것만 같은 저입니다만. ㅋㅋㅋ 영어가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재밌더라고요. 전 무척 잘 봤어용. ㅎㅎ

언제나 명랑!! 한 척 하고 있죠.
요즘 거의 뭐 ㅡㅡ;;; 데드입니다. 블로그에 가식 떨고 있어요. ㅋㅋㅋ 그래도 이렇게라도 가끔 기분전환되기도 하더라고요. 명랑한 척 글 쓰면 정말 뭔가 다 잘 진행되는 듯한 기분! 얼마안가지만요. ㅋㅋ
 

 

   
  What's ten years? Well, it's roughly how long it takes to put in ten thousand hours of hard practice. Ten thousand hours is the magic number of greatness.  
  P.41 [Outliers]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의 The 10,000 - hour Rule 챕터에 나오는 구절이다. 만시간 외의 필수조건인 부모의 지원, 재능, 태어난 년도 등등등에 대한 것 모두 생략해보고 이 구절만 놓고 일단 보자면, 솔직히 말해 지금껏 뭐하고 살았나 싶다. 그리고 앞으로 뭐하며 살까에 대한 고민도 자연스레 뒤따른다. 지난 십년 간의 활동 중 독서, 철학, 영어, 피아노, 등산, 잡문 적기, 연애, 사진, 패션, 여행 등등 몇가지 나열해봐도 마땅한 게 없다. 모두 어정쩡한 것들 뿐. 

굳이 10,000시간이라는 이 대단한 숫자를 채울 생각은 애초에 없다. 그러기엔 좀 늙었으니까. 하지만 10년이라면? 이를테면 여행과 독서, 사진으로 분산된 시간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면? 뭔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실제로 햇수로만 따지자면 7년째 사진을 찍고 있지만 중간에 쉰 기간을 빼고 정확히 따져보자면 만 5년간 사진을 찍어왔다. 사진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인이 내게 어떻게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냐고 물었을 때, 내가 어이없다는 듯, 허나 당연하다는 듯이 그냥 한 5년 찍어봐. 라고 대답했을때 Boooooom! 

실제로 내 사진이 좋다는 칭찬은 많이 들어왔지만 나는 그것들을 그냥 흘려버렸었다. 왜냐하면 난 사진 잘찍는 것은 포기한지 오래였고, 나보다 좋은 사진기로 나보다 더 좋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 세상 천지에 널려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공부를 좀 해보니 갈수록 태산이었고, 뭐가 좋은지도 모르겠었고, 사진을 보면 볼 수록 나의 사진은 옛날 것의 재방송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난 내 사진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가 없었다.  

나는 좋은 카메라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초반에 사진 공부를 그만둬버려서 카메라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지도 않다. 인내심이 없어서 좋은 타이밍을 포착하지도 못하고, 그러면서도 타이밍에 집착하며, 아마추어의 편견에 사로잡힌 사진을 찍고, 비싸고 좋은 렌즈를 믿지 못한다. 하지만 이렇게 5년. 어쩌면.. 어쩌면.. 아주 어쩌면, 5년을 이렇게 더 찍으면,,, 부족한 부분은 여행과 독서로 채워보면,,, 어쩌면 나도 대충 10년을 채워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몽글몽글 샘솟는 요즘이다. 

갑자기 투지에 불타올라서는 도서관에 가서 사진집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도서관이 좋은 이유는 유명한 작가의 전혀 유명하지 않은 사진집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사진전을 열기도 했던 스티브 맥커리의 [Portraits]도 무척 좋았지만 나중에는 공허와 공포에 사로잡힌 수많은 눈동자들이 슬퍼져서 반납해버렸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사진전을 열었던, 인물 사진의 거장 유섭 카쉬의 사진집인 [Karsh Canadians]은 유명한 캐네디언들의 인물 사진과 짤막한 글이 함께 담겨있는데 몇 장을 소개해보겠다. 

        

   
  While I photographed Glenn Gould at his Toronto home, in 1957, he never stopped playing the piano for a moment. The music, Bach and Alban Berg, was so arresting that I found myself captivated, forgetful of camera shutters and lights.  
   

이 부분은 확실히 앞에서도 언급한 만시간론과도 연결이 되는 듯 하다. ㅎㅎ 각설하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있었던 음악 자체에 푹 빠져있는 글렌 굴드의 피아노 치는 모습은 나 역시도 바흐의 선율이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끔 한다. 보통 인물 사진을 찍을 땐 모델 자체가 자신을, 혹은 사진기를 의식하게 되어서 어색한 사진이 나오기 쉬운데 반대로 사진작가가 카메라 셔터를 깜빡할 정도로 사로잡혀 버린 모델의 이 사진만큼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실제로 이 사진집에 실린 정치가, 군인의 사진들은 카쉬의 사진이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모델의 자의식으로 가득차거나 어색해서 눈둘 바를 모르겠는 작품이 몇 개 있었다. 

  

   
  I had expected to meet a difficult, temperamental artist, but after I had climbed the stairs to his top-floor rooms in the rue Fremicourt, a working class district of Paris, I discovered a natural robust fellow. ..... He welcomed Estrellita and me warmly and hospitably and opende a bottle of wine, prelude to much good conversation.  
   

다락방의 기울어진 천장에 달린 창문에서 내려오는 빛과 예술가의 담배연기의 만남만큼 사진작가의 로망을 충족시키는 것이 있을까. 물론 있겠지, 이것은 절대적으로 나의 로망이다. 게다가 까다로울 줄 알았던 예술가는 와인까지 따며 정중한 신사의 매너로 카쉬와 그의 아내 에스트렐리타를 반겨준다. 카쉬는 유명인들과의 만남에 그의 아내를 자주 데리고 가고, 일화에도 그녀의 이야기가 무척 많이 등장하는데 여기에서 그의 사랑이 느껴져 읽는 사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참고로 사진의 주인공인 장 폴 리오펠은 캐나다의 화가로 캐나다에서 나고 자랐으나 나중에는 파리로 옮겨가서 유럽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No one who observe Karen Magnussen's radiant smile would guess that the champion figure skater from Vancouver was once told that she could never skate again.  
   

정말 나 역시도 믿지 못하겠다. 이 사진은 카렌 매그너센의 전신이 연어빛 칼라의 실크가운에 감싸여져 있는 세로 사진인데 그걸 다 담으면 작은 이미지로는 그녀의 빛나는 미소가 드러나질 않아서 부득이하게 클로즈업 했다. 그녀는 돌고 있다. 그리고 카쉬는 도는 그녀의 웃는 모습을 포착했다. 이 미소가 빛나는 이유는 그녀가 무릎 부상 때문에 스케이트를 더이상 탈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고 카쉬는 그 빛나는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았다. 예쁘고 날씬한 무용수들의 화려한 사진이 몇장 더 있었지만 내겐 사연이 담긴 이 사진이 가장 아름답다.

     

   
 

The four of us spent a stimulating evening in friendly argument at his home. Afterwards, one of the executives told me that McLuhan was a towering genius; the other's inpression was precisely the opposite. This little incident epitomized the divided opinions certain to surround such a bold, original thinker.

 
   

처음부터 끝까지 마샬 맥러한에 대한 칭찬으로 거듭 거듭, 심지어 그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까지도 수긍할 수밖에 없는 마무리. 프린트부터 TV까지 모든 종류의 미디어에 그의 영향이 끼치지 않은 곳이 없다는 이 사람에 대한 설명을 보기 전에도 난 후르륵 넘기던 책장을 멈췄다. 인물 사진을 찍을 때 인물을 코너에 밀어넣는 걸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이 공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한 지성이라니! 사실은 공간에서가 아니라 모델의 깊은 주름살과 깊은 눈, 턱을 괸 왼손, 비스듬히 기대 앉은 포즈에서 나오는 것이었는데 왼편의 공간은 이것을 극대화시켜준 것이다. 잘생겼거나 웃는 모습이 훈훈한 사람들을 다 제치고 이 아저씨가 포스팅의 마무리로 자리잡은 이유는, 이 사진이 설명해주리라 믿는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캐나다에 대한 재발견이었기 때문이다. 즐겨보는 만화인 [사우스 파크]의 최근 에피소드에서는 별거 없는 캐나다를 미친듯 풍자하는 내용이 전체적으로 나오는데 캐나다에 거주하면서도 아는 것 하나 없는 난 그걸 보며 공감했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길 원하지만 제 2의 미국으로 취급받아서 미국을 미친듯 싫어하는 나라, 잘난 것 하나 없고 땅덩어리 넓고 자원 많고 사람은 별로 없는 나라. 추운 나라. 비록 1년이지만 나름 애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캐나다가 웃음거리가 되는 그 에피소드를 보며 마냥 웃을 수는 없었는데 캐나다 사진작가인 유섭 카쉬의 자국민에 대한 애착으로 가득찬 이 사진집을 보니 그냥 캐나다는 아니구나 싶었다.    

그리고 또 다른 개인적인 이유는, 카쉬가 사진만 잘 찍는 사람이었던게 아니라 글을 아주 잘쓰고, 사람을 들여다보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위에 소개한 사진들 외에도 굉장히 좋은 사진들이 많았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투비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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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8-07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에서 생각할 시간들이 좀 있으신가 봅니다.
생각도 많이 하고, 사진에 담긴 시간도 생각하시니 말이죠.

가끔은 뭔가 얻어지는 시기는 시간의 누적에 의한 한순간의 때라는 생각도 전 좀 드네요.

Forgettable. 2010-08-13 05:30   좋아요 0 | URL
아마 그런 것 같아요. 예전에 수능 공부할 때도 수능 점수가 계단식으로 오르니 점수가 오르지 않아도 조금 참고 기다리면 확 뛸 떄가 있을거라고......
하지만 현실은 2학년 겨울방학 때 결과가 수능에 그대로;; ㄷㄷㄷ

요즘 할 일이 생각밖에 없어서 좀 괴롭습니다. ㅎㅎㅎ

2010-08-07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최근에 아웃라이어, 탤런트코드 등을 읽었는데, 자신감이 외려 사라지더라구요. 못난 내 끈기가 과연 그 시간동안 꾸준히 무언가에 열중할 수 있을까 싶고... 그래도 윗분 말씀대로, 뭔가 얻어지는 시기는 시간의 누적에 의한 한순간의 때라는 점은 확실한 것 같아요. 특히 그 누적된 시간들이 미칠듯한 답답함과 치열한 고민 등으로 점철되었을 때 더욱 그러한 것 같은데... 전 그냥 정체되어 있는 것 같아 괴롭네요.
암튼 제가 사진을 처음 찍은게 성수대교 무너지고 나서인데, 그때 처음 찍은 필름은 도중에 보관을 잘못해서 빛이 다 새어들어갔어요; 컴팩트 필름 카메라였는데... 그때 사진에 좀 흥미를 느꼈던 기억이 나는데, 정작 그 직후에 집 주변에 미술학원이 생겨서, 부모님 졸라서 그림을 배웠단... 이럴 줄 알았으면 사진을 어릴 때부터 배울 걸 그랬어요 ㅠ 그럼 만 시간은 어떻게 채웠으려나요 ㅋㅋ 그래봐야 '안 생겨요' 가 진리듯이 '안 늘어요' 도 진리인 듯 ㅠ

Forgettable. 2010-08-13 05:36   좋아요 0 | URL
그래도 가난하게 태어난 누가 어떻게 어떻게 해서 자기 능력대로 멋진 첫 출발을 해서 계속해서 자신의 한계치까지 능력을 발휘해서 결국 성공했다! 이런 것보단 낫잖아요. ㅎㅎㅎ 근데 [아웃라이어]의 패턴도 반복되다보니 중간까지 읽었는데 이제 재미없어졌어요. 음 사실은 영어가 어려워졌달까;;;;; 코님도 이런저런 생각이 많으시니 언젠가 치고올라갈 때가 있을거에요. 휴, 이런 말 하는 제코가 석자입니다만 ㅎㅎㅎ

성수대교 무너졌을 때면 우리가 초딩이었을 때군요. 사실은 국민학생이었죠. 그 때부터 사진을 찍었다니..대단합니다. ㅋㅋㅋ 초딩때부터 사진을 배웠다면 만시간은 충분히 채웠을듯 ㅋㅋㅋ 이제 5D유저가 될 날이 며칠 안남았잖아요. 힘내요. 진짜 사진 예쁘게 잘 나오더라구요. 전 기계 자체에는 별 흥미가 없어서 제 손에 5D를 쥐어준다고 해도 지금과 별다른 기능을 사용하진 않을듯;;;; 그러니 이래저래 공부해서 잘 활용한 사진 기대하겠습니다. ㅎㅎㅎ 언젠간.. 늘겠죠? 언젠가는?? ㅠㅠ

hanalei 2010-08-0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인 사진도 하나쯤 뀡궈 넣어보아요. 잘 있는지 궁금해서 그래요.

Forgettable. 2010-08-13 05:36   좋아요 0 | URL
저 요즘 100퍼센트 왕따라서.. 제 사진을 찍어줄 누군가가 없어요. 흑흑흑
잘 있지 못하다는 증거죠. 흑흑흑 ㅠㅠㅠ

피비 2010-08-08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만다,후달림ㅋㅋㅋ그럴땐 그냥 사람보다 책이나 영화에 파묻혀버리게 되는...그래서 히키코모리되나봅니다ㅠㅠ(아으 저도 초기증상임ㅋㅋ인간에 대한 실망감이 이상한곳으로 분출ㅋㅋ)

만시간법칙, 뭐 저런건 항상 읽을때마다 느끼는게..저런걸 할 수 있는 사람도 어느정도 타고났다는 생각 뿐. =_=;;;모두가 다 고도의 집중력과 성실함을 타고났다면 저같은 평범한 인간이 많은 세상이 존재할리가 없으니 ㅋㅋㅋㅋ일단은 저도 이곳저곳 다 찔러보지만 하나만 꾸준히 하는 성격이 아니라 영화,책,사진같은것들 오로지 취미로만 존재하고 있답니다. 좀 아쉽긴하지만 막상 뭐 그 중 하나가 너무 좋았다면 파고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의 열정이 생기는게 다 고만고만해서요 :D

Forgettable. 2010-08-13 05:41   좋아요 0 | URL
저도 히키코모리의 심정이 이해가 되기 시작하는 지점이라고 하면 히키코모리들이 절 비웃을까요? 전 워낙에 사람만나는거 좋아하긴 하는데 요즘은 잘 모르겠어요;;;

ㅇㅇ 어느정도 타고났다는게 아니라 완전히 타고났다고 [아웃라이어]에서는 얘기하고 있죠. ㅎㅎ 전 그니까 어떻게든 만시간 정도 해보면 나 먹고살 길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에 부풀어 있는데 안될거야....'-') 저 역시 뭐 하나에 열정적인 사람이 아니고 여기저기 찔러보다 이도저도 안되는 인간형이기 때문에 항상 불만이에요. 나도 뭔가에 열정적이었음 좋겠다!!!!! 이런 헛소릴 매일;;;

현실을 직시해서(?) 천재는 안되더라도 고도의 집중력과 성실함과 타고난 운을 가지고 있는 천재의 조력자 정도가 되고 싶다는 희망사항이 있습니다. ㅋㅋㅋ

2010-08-09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3 0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LJH 2010-08-16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내사진ㅋㅋㅋㅋㅋ
나도 언니도 백번 울거먹기ㅋㅋㅋㅋ
인도에서 사진이 젤느낌이 좋다. 하지만 왠지 흑백 심령사진 느낌ㅋㅋ
구도가 어쩌고 모가 어쩌고 어지러워
걍 느낌 좋은 사진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난 오늘 500D지른다!ㅋㅋㅋ
그리고 카드노예전락

Forgettable. 2010-08-29 11:21   좋아요 0 | URL
카드 노예가 아니겠지. ㅋㅋ 엄마테 돈 빌렸다는거 다 들었음. ㅋㅋㅋ

시작을 캐논으로 한 이상 우린 캐논의 노예. 이제 벗어날 수가 없다능 ㅋㅋ
근데 너사진 쫌 이쁘게 나오긴 했으니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