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지인들과 제주도를 다녀왔다. 난 TV를 잘 안 봐서 몰랐는데, '알쓸신잡2'에서 제주도에 대한 얘기가 나왔던 모양이다. 그거 보고 와야 얘기가 된다고 해서 몇 개 영상만 보고 갔고... 어쨌든 제주도는 늘 매력적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마다 다르고 갈 때마다 다르다. 이번엔 지난 번에 못 본 박물관들 몇 개와 한라산을 다녀왔다.

 

 

 

안도 타다오의 작품인 '본태박물관' 어느 곳이다. 안도 타다오의 작품은 보면 딱, 아 그 사람 풍이다 싶다. 질감이 색다른 콘크리트벽과 긴 동선, 미로처럼 맞물린 길들이 묘하게 걸어가는 사람에게 사색하게 하는 힘이 있다.

 

 

 

 

본태 박물관의 제 3전시실에는 쿠사마 야요이의 그 노란 점박이 파프리카 같은 조형물과 '거울의 방'이라는 곳이 있다. '거울의 방'은 LED 램프로 가득한 작은 방으로, 색색깔로 변화하는 램프의 아름다움이 마음에 꽂히는 곳이었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에는, 이렇게 멋진 조형물들이 곳곳에 놓여져 있다. 알 수 없는 글자들로 만들어진 이 사람 형상의 조형물도 그런 것들 중 하나. 무릎을 접고 앉아 있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다.

 

 

 

 

한라산을, 그것도 눈 내리는 날에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같이 간 사람들의 힘이다. 산 타는 것을 정말 못 하고 걷는 것 자체를 힘겨워하는 나로서는 누가 독려하지 않으면 이런 일은 꿈도 못 꾸는 일이라서. 정말 힘들게 올라갔는데, (겨우 1,169m 작은 오름이긴 했지만) 올라가서 보니 뿌듯하고 멋지고.

 

 

 

 

내려와서 바라본 산의 모습. 눈덮인 산의 모습에 와아~ 라는 함성부터 나왔더랬다. 눈꽃들은 많이 떨어졌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멀리서 보이는 전경만으로도 잘 왔다는 생각을 하게 하더라는.

 

 

 

 

 

추사 김정희의 유배지에 있는 유물 전시관이다. 승효상이 만든 곳이라고. 추사 김정희의 고독했던 유배생활과 세한도와 함께 승효상의 간결하고 소박하면서도 멋드러진 건축물이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요즘 말로 하면 금수저였던 김정희가 50대에 9년의 제주도 유배생활을 하면서... 사실 본인은 엄청나게 고통스러웠겠으나 예술적으로는 큰 족적들을 남긴 것 같다.

 

3일 다녀왔는데, 제주도 좋은 곳 많이 보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다 좋았으나 무엇보다 지인들과의 끝없는 대화가 정말 좋았어서 힐링이랄까... 이런 게 되어 온 것 같다. 물론, 오늘 아침에는 출근을 앞두고 또 예민해져 버렸지만.. 그럼에도 여행은 이렇게 가끔이라도 가줘야 하는구나 싶은 3일이었다.

 

2월에 제주도 가족여행도 예정되어 있어서.. 겨울 제주도를 한번 더 보게 될 듯 싶기는 하다. 하긴 그 때쯤이면 제주도는 봄기운이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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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eze 2017-12-18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주 가고 싶네요.
알쓸신잡에서 갔던 곳, 효리네 민박에서 보았던 장소들 가고 싶어요. ^^

비연 2017-12-18 13:51   좋아요 0 | URL
같이 간 사람들이 알쓸신잡 팬들이라, 추사유물전시관과 본태박물관은 꼭 가야 한다고 ㅎㅎ
효리네 민박에서는 어디가 나왔는 지 궁금하네요. 비슷할라나요?

Breeze 2017-12-18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좀 다르더라고요. 가고 싶은 곳, 꼽아보고 있어요.

비연 2017-12-18 14:15   좋아요 0 | URL
오홍~ 다르군요~ Breeze님 다녀오셔서 사진도 올려주세요^^

서니데이 2017-12-22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2017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비연 2017-12-26 07:52   좋아요 0 | URL
아. 이제 확인을... 감사합니다~

2017-12-23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6 0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