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을 분명히 읽었고 심지어 다 읽었다고 중고 서적으로도 내놓았다. 이 작가의 작품을 그닥 좋아하진 않는데, 이런 내용의 결말은 어떨까 싶어서 골랐던 기억이 있다.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은 일드의 소재로도 자주 쓰이는데, 이번에 이 책이 드라마화되어 등장했다. 책도 봤는데 뭐하러 봐.. 그러다가 그냥 보기 시작했는데... 아. 아. 보면 볼수록... 기억이 안난다.
이 책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 지 기억이 안 나..!
절망이다. 나는 이 책을 왜 읽었을까. 마치 처음 보는 내용인 양 일드에 푹 빠져 재미나게 보고 있는 나를 보면서 아, 넌 도대체 누구란 말이냐. 이제 반 이상 왔으니 대충 생각나야 하잖아. 근데 왜 모르는 거야. 왜. 왜...
안 그래도 요즘 회사에서 스트레스가 많아서 머리도 둔해지고 마음도 우울해지고 술만 늘고 밥만 늘고 있는데... 이런 일까지 겹치니 정말 사는 게 낙이 없다. 갑자기 책도 보기 싫은 거다. 기억도 못할 거.. 라는 삐딱한 생각에 말이다.
책은 중고로 넘겼으니, 어쩔 수 없이 일드로 결말을 확인해야겠다......................
이 중에 <고백>, <꽃사슬>을 읽었고, 일드로는 <N을 위하여>, <속죄>가 나왔던 것 같다.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은 너무 음침하고 인간의 속내 중에서도 어두운 부분을 사진 찍듯이 보여줘서 읽고 나면 왠지 토가 나온다. (미안..) 그렇다고 기억 못하는 것에 대한 변명은 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