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온종일 집에 있었더니, 쉬고 자고 하는 건 좋은데 아 답답해서 말이다... 오늘은 그냥 대충 입고 집앞 탐앤탐스에 나왔다. 첨에 집앞에 탐앤탐스 크게 생길 때는,.. 아 또 브랜드 커피냐 하며 싫어했었는데 지금은 어찌나 이용을 잘 하고 있는 지. 머쓱하다. 첨엔 내가 왜 그렇게 신경질을 냈었지?

 

일단 동네 커피집이라 수다떠는 사람들이 좀 적다는 게 다행인 점이다. 물론.. 있기는 있다. 내 뒤의 남녀 5명. 사람이 오면 그냥 왔냐 하지... 카페가 들썩거리게 "야~ 오랜만이야!" 하며 비명을 지르는 건 뭔지.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구석이 있는 모임이다....

 

그 외엔 혼자 나와서 노트북 두들기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얼마 전에 뉴스를 보니, 카페에서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으면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하던데. 그래서 다들 카페에 나와서 일을 하는 걸까. 나는 지금.. 일생에 전혀 도움 안되는, 회사에서 치는 시험공부 중. 나하고는 완전히 연관도 없는 건데, '전부' 다 치라고 해서 작년 한 해 버티다가 올해는 정말 버틸 재간이 없어서 시험날짜 이번 주로 박아놓고 조금씩 보고 있다... 아 근데 정말 하기싫다. 읽고 싶은 책도 많고 보고 싶은 영화도 많은데, 이런.. 인생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것에 내 연휴를 헌납하다니. 아. 정말 짜증이다.

 

*

 

최근에 사건이라면 사건인 일이 하나 있었다. 우연히 생긴 모임이 있는데, 거기 있는 사람 한명이 내 신경을 건드려서 내가 폭발해버린 일이었다. 다들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었고 크게 불만이 없었던 상태였다. 그런데 이 사람, 일단 안 먹고 걷고 해서 살을 10키로쯤 뺀 여자였다. 그리고 직장을 원래있던 곳보다 더 좋은 곳 (더 좋다고 본인이 생각하는 곳)으로 옮기게 된게 육개월 쯤. 동경에 근무하게 되었다고 한껏 좋아했었던 것 같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그러니까 이런 거다. 본인이 생각할 땐 자기가 하는 대로 하면 다 잘 된다는 생각? 나 지금 잘나가게 된 것 같아 뭐 그런 생각? 을 하게 된 건지... 상당히 강요를 한다. 특히 다이어트부분. 살 빼서 가벼워지고 날씬해보이는 건 좋지만, 그렇다고 겉보기에 그렇게 부러운 정도의 몸매와 세련됨을 갖추게 된 것도 아니라서 난 별로 신경안쓰고 있는데 자꾸 자기의 방식을 강요한다. 특히 나한테.

 

뭘 먹으려고 하면, 먹지 말라고 하고 먹으려고 하면 숟가락을 뺐고, 남의 턱선이 어쩌고 하면서 그거 어쩔 거냐면서 막말을 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특히 난 나한테 뭐 강요하는 게 제일 견디기 힘들다. 다 사는 방식이 있는 거고, 내가 도움을 요청한 것도 아닌데 왜 저 난리지? 라고 생각했고 몇 번 싫다는 표시를 분명히 했다. 그 정도 했으면 당연히 눈치 먹고 안 해야 하는 게 정상인데 계속 그래서 좀 짜증이 나고 있었다.

 

지난 월요일, 같이 수다떠는 밴드에 내가 기분좋게 치맥을 하고 사진을 올렸다. 여기 맛있네요. 그랬더니 얘가 갑자기 초를 친다. 대가를 치르라는 둥. 자기가 원래 독하다는 둥. 우짤거냐며 턱선 운운하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한마디 올렸다. "이거 안 올려도 되는데 그냥 맛나다고 올린거고. 앞으로는 사진 안 올리겠다." 그랬더니 "삐쳤냐?" 며.. (미친.. 삐친 게 아니라 짜증이 난거다) 그래도 기죽지 않고 "만보 걸으면 잔소리를 줄일게요." 라는 무엄한 소리를 올렸다.

 

그 이후에 밴드 일부 사람들과 따로 대화하던 카톡방을 다 탈퇴했다. 밴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는 지라 탈퇴까지는 못하고 필요한 말만 올리고 있다. 그랬더니 전화가 왔다. 냉정하게 끊고. 그리고 그 다음날 카톡이 왔다. 무례함을 용서하라나. 항상 저질러놓고 후회하는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러니까 친해지면 격의가 없어지는 것까진 좋은데, 내가 남이 아닌 이상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것이 있는거 아니겠는가. 상대가 싫다는데, 본인의 상태에 한껏 고양되어서는 마치 자기의 지시를 따라야만 잘될 거라는 듯이 잘난체를 하는 게 정말 웃기지도 않았다.

 

본인은 대단한 걸 이루었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내가 봐선 그냥 평범 수준이다. 잘났다고 내가 누구냐 그러고 있지만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것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보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나오니 더 어이가 없는 거다. 덕분에 밴드 분위기는 싸아.. 해졌고 다들 대화가 끊긴 상태다. 에잇.

 

이래서 졸부가 더 무섭고 완장이 더 난리라는.... 약간의 오바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 자기가 좀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 라고 생각할 때 더더욱 조심해야 하는 건데, 끝간 데 없이 참견과 잘난체를 해대는 걸 보면서 아이고.... 근간에 가장 기분나쁜 사건이었다. 오늘따라 더 화가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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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6-06-06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를 누르고 나서 음 좋아요 보다는 공감과 인간관계의힘든점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해야겠지요. 화이팅입니다

비연 2016-06-06 21:05   좋아요 0 | URL
울보님... 화이팅 감사요... 저녁이 되니 맘이 좀 누그러지는 것 같기도 해요ㅜ

꿈꾸는섬 2016-06-06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정말 짜증났겠어요.ㅜㅜ 저도 그런 주변인 싫어요. 못견딜것 같아요.

비연 2016-06-06 21:07   좋아요 0 | URL
꿈섬님... 사실 정말 짜증 났어요. 순간적으로 못 견디겠더라구요. 아쉬운 건, 그것 때문에 같이 잘 지내던 모임이 싫어진 거구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