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1권의 스릴러 소설 읽기 프로젝트.

(내 맘대로 정한 원칙이다. 휘릭)

 

이번에는 하라 료의 <천사들의 탐정>. 역시 탐정 사와사키가 나오는 단편집이다. 6개의 단편에 다 미성년자가 나오고... 사와사키는 역시나 매우 시크하게 매우 쿨하게 사건(?)에 임한다. 미성년자라고 해서 아기 취급을 한다거나 하지 않고 그냥 어른 취급을 해준다는 거, 이게 사와사키다운 대응이 아닌가 싶다.

 

여섯편 다 좋다. 대단한 플롯과 복잡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내면과 심리가 잘 담긴 단편들이다. 부모를 걱정하고, 친구를 걱정하고.. 친부를 증오하면서고 그리워하고... 아이들은 아이들이니까. 아. 내가 왜 아이 취급을.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스무살이 넘지 않은 사람들이 가지는 미숙함, 두려움 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마지막에, 사와사키가 어떻게 탐정이 되었는가가 묘사된 짧은 단편도 흥미롭다. 마치 내 옆에 있는 사람인 것 마냥 소설 속의 인물이 과거가 있고 사연이 있고... 그게 잘된 작품의 특징이 아닌가 싶다. 시리즈가 성공하려면 등장하는 사람들 각각에게 HISTORY를 잘 부여해야 한다. 어느 새 소설이 아니라 내 주변 인물의 이야기로 느껴질 만치.

 

가벼운 소설이라 금방금방. 어제 맥주 한잔 마시면서 (아 큰 캔이었다ㅜ) 읽다 보니 다 보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많이 아픈... 야밤 맥주의 나쁜 점은, 먹을 땐 좋은데 일어날 때 고통이 수반된다는 점. 안대를 하고 잤는데 어디엔가 풀어제껴서 찾느라 혼났다는 첨언도 함께.

 

 

 

 

 

 

 

 

 

 

 

 

 

 

 

 

 

하라 료는 아주 드문드문 책을 내는 작가라, 이 번역본들 외에 남은 게 세권도 채 안된다. 허걱. 그나저나 내가 저 중에서 <안녕 긴 잠이여> 이걸 안 봤더라! 세상에. 내가 왜 놓쳤지? 나온 지도 꽤 된 저 책을. 흠냐. 바로 보관함에 퐁당. 이건 아니지. 몇 권 되지도 않는데 그걸 내가 놓치다니 이건 아니지. 라며 날 자책했다. 담주 주말 스릴러는 저게 되겠지. 냐하하.

 

하라 료의 소설은, 좀 더 써주세요.. 라고 얘기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를 오마쥬한 것 같은 사와사키 탐정의 이야기를 볼 때면, 상당한 쾌감이 있다.. 라고 해두자. 그래서 번역이 마아~니 되었으면 싶은데... 지은 책 자체가 몇 권 안된다니. 철푸덕. 좀 쓰세요 하라 료. 데뷔한 게 몇 년인데 책 수가 이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그 말도 안되는 다작 유전자를 나눠드렸으면 하는 바램이 스물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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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6-06-0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사들의 탐정을 곧 접해봐야겠네요. 하라 료 독특한 작풍이 저도 마음에 듭니다.

비연 2016-06-08 12:34   좋아요 0 | URL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