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송년회를 했다. 이건 거의 경이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는... 매일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엔 달리고 자정녘에 들어와서 쓰러져 자고 다시 새벽에 일어나 나가는 일상의 반복으로... 어제 일요일엔 그냥 쓰러졌다. 덕분에 중간엔 혼미한 정신으로 지갑까지 잃어버렸었고 (난리를 쳤으나 결국 도로 왔다..ㅜ) 누구 집에 장갑도 떨어뜨리고 오고. 이게 왠일이냐.

 

아마도 머릿 속에 내가 없는 모양인 게지. 그냥 몸만 질질 끌려다니는 느낌. 물론 어느 모임이나 다 재밌었음은 틀림없었다. 많이 웃었고 못 보던 면도 많이 확인했고 그래서 의미가 없었다.. 라고 하기는 어려우나 어쨌거나 나는 정신과 마음을 상실한 채 사는 건 분명하다. 일은 일대로 엉망이고 생활은 생활대로 엉망이고 특히.. 피부는 피부대로 맛이 가 있다.

 

 

 

 

 

 

 

 

 

 

 

 

 

 

 

그래도, 그 와중에도 밤에 책은 한 글자 읽고 자려고 무지하게 노력 중이다. 뭐하러? 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으나.. 일종의 오기. 정신과 마음을 완전히 내보내지 않으려고 하는 발악. 이럴 땐 술술 잘 넘어가면서도 문장 하나하나가 감칠 맛 나는 미미여사가 제격이다.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 책으로 3권인데 지루하지 않고 읽을 만하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물론 예전에 <모방범>이나 <화차>를 읽을 때의 감흥이나 충격은 없다는 게 좀 아쉬운 점이다. 작가가 제대로 된, 누구에게나 쇼크를 안기는 책을 매번 쓸 수는 없는 것이니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나는 <모방범>같은 소설은 정말 일생에 한번 나오기 힘든 작품이라고 생각하니까. <솔로몬의 위증>은 중학교에서 일어난 어느 학생의 죽음에서 비롯되는 이야기이다. 어느 정도 전개가 되니 결론이 어떻게 될 지 슬슬 보이기 시작은 하지만, 미미여사의 특징은 뻔해보이는 내용도 뭔가 있어보이게 쓴다는 거니까 계속 기대감을 가지고 보고 있다. 이제 3권만 보면 끝이다.

 

이번 주에도 약속이... 3개이다. 담주도 2개. 그리고 난 여행을 떠난다. 그냥 달릴 때까지 달리다가 여행 가서 신경줄 놓고 쉴 생각이다. 물론 그 때 2014년을 어떻게 보낼까도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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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13-12-17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시네요. 그 와중에 책마실이라니^^ . 저도 비슷하긴 하지만 음주뒤 책보기 함 해봐야겠군요. 어떤 종류가 좋을까요?? 무리순가요 ㅜㅜ 아마...

비연 2013-12-18 10:36   좋아요 0 | URL
여울마당님... 음주뒤 독서.. 힘들지만 나름 뿌듯합니다..ㅎㅎㅎ;;;;

카스피 2013-12-17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송년회를 많이 하시지요.근데 하도 송년회가 많아서 회사원들의 경우 11월 중순부터 시작해 12월 중순에 끝낸다고 하네요.나머지는 정말 친한 사람들끼리 한잔 한다고 하는군요^^

비연 2013-12-18 10:36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저희는 12월 중순에 회사 송년회가 다 잡혀 있어서..ㅜㅜ
지인들과는 11월 중순부터 조금씩 만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