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동안 벼르고 벼르던 중고책 처분을 오늘 드디어! 감행했다. 알라딘 중고로 팔기 원클릭으로 하면 사실 책 이름이랑 등등등을 기입할 필요도 없이, 몇 권 몇 박스라는 것만 표시해주면 되어서 그닥 노력이 들진 않았다. 그래도 내보낼 책들 책장에서 끄집어 내고 빈 자리 다른 책들로 채워주고 하느라 땀은 좀 흘렸지만서도.

 

박스 5개를 준비하고 다 집어넣고 보니 79권. 100권 채워서 내보내고 싶었는데 책들마다 크기가 다르니 아무리 꿍겨넣어도 그 정도이다. 약 80권의 책을 책장에서 빼내고 거기에 이곳저곳 흩어져 쌓여있던 책들을 영차 들어다가 꽂아본다. 흠... 근데 어째 빈 자리가 그닥 많아보이지 않네. 끙. 더 내보내야 하느냐... 암튼 아주 쪼금 허전해보이는 책장과 곧 들어올 예치금에 살짝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다시 책 주문. 철푸덕.

 

많이 많이 신중하게 생각해서... 주문했다고 고백한다. 여름은 독서의 계절. 유독 책을 많이 사게 되는 것 같다... 그러고보면, 가을도 독서의 계절이라고 마구 사고 겨울도.. 이러면서 마구 사던 내 모습이 떠오르네. 뭉게뭉게 올라오는 생각의 구름을 탁. 없애버리는 뻔뻔함을 보이며 책 주문에 열중했다.

 

나이가 들어서겠지만, 요즘 들어서는 고전을 자꾸 사게 된다. 이미 읽었지만 다시금 사게 되는 책들. 내가 좋아하는 옛작가들의 책들.



 

엄마와 내가 함께 좋아하는 작가들 중 하나가 도스토예프스키. 지난 번에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한 질 사서 열심히 서로 읽고 얘기했더랬다. 나는 <악령>을 가장 좋아하는데, 엄마는 <백치>를 좋아하셔서 일단 엄마가 좋아라하는 책부터 다시 구입.

 

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책들을 엄마의 책으로 읽었었다. 세로로 떨어지던 작은 책들. 그러나 번역은 좋았고 들고 다니기 편해서 아주 애용하며 읽었었다. 이제는 너무 낡아서 읽기가 불편해졌기에 다시 사기는 하지만, 아직 그 책들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다. 엄마의 손때가 묻은 책을 내가 읽었고 그 작품들을 함께 사랑하기에 소중하다. 다음엔 <악령>도 사야지. 도스토예프스키는... 읽으면 읽을수록 그 가치가 더해지는 작가라서 꽂아두고 읽고 그러는 것이 행복으로 다가온다.


 

 

 

 

 

 

 

 

 

 


 

 

조카가 볼 책들도 사고, 요즘 생각이 많아진 갑을관계에 대한 책도 사고 역시나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에드 맥베인의 책도 사고 헤르만 헤세의 정원 가꾸기 책도 사고 협상 관련 책도 사고...  더 사고 싶었지만 일단 꾸욱 참고...

 

비가 많이 오니 눅진눅진해서 잠도 잘 안 오고 몸도 찌뿌둥한 나날이다. 그래도 중고책 정리도 하고 새 책도 사고... 그런 대로 괜챦은 날이라고 생각하며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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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7-28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겁게 읽고
즐겁게 내놓으며
다시
즐겁게 읽으면 돼요 ^^

새로운 반갑고 아름다운 책 만나시기를 빌어요

비연 2013-07-28 21:56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항상 좋은 말씀 감사해요~^^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두근거림 때문에
책장이 휘어지는데도 계속 책을 주문하게 되나봐요~ ㅋㅋㅋ

하이드 2013-07-29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미친듯이 정리하고 있어요. 알라딘 중고샵 오프에서 팔 책들, 균일가로 택배로 보낼 책들, 이도 저도 아닌 책들은 집 앞에 내 놓으면, 누가 가져다 읽어주려나, 재활용 종이가 되려나 ..

비연 2013-07-29 12:43   좋아요 0 | URL
앗. 하이드님도 정리 중이시군요!
정말 책을 정리하는 일도 일 중의 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