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속상하다. 왜 까칠하지?


요즘 드물게 피곤하다. 한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그저 졸리고 멍하고 머리가 항상 무겁다. 밤이 되면 저절로 잠이 드는 경우가 일쑤이고. 원래 평균적으로 취침시간이 새벽 1시 내지는 2시였는데 요즘은 11시 이전부터 졸리다. 졸리다..라고 말하기도 무색하게 잠이 쏟아지고 그 잠에 취해 잠들었다가 새벽녘에 꾸역꾸역 일어나 전깃불만 톡 끄고 잔다.

다이어트 한다고 음식량을 많이 줄였는데, 그것 때문일까. 아니면 날이 추워서 그런 걸까. 아니면 정말 어디 아픈가. 근간에 스트레스 받는 일이 꽤 되었는데, 그게 원인일까. 첨에는 며칠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넘 길어지니까 겁도 나고 화도 나고 그렇다.

오늘은, 아마 어제 먹은 라면 때문이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참다가 참다가 어제는 퇴근하자마자 집에 가서 (그래봐야 8시다) 씻고 바로 라면 끓이기에 착수했다. 라면 한 그릇 분량의 물을 팔팔 끓이고 삼양라면 한봉지를 부드득 뜯어서 네 등분으로 쪼개어 넣고 젓가락으로 휘휘~ 젓다가 계란 하나를 톡 깨어 추가시켰다. 2분 정도 더 휘휘~ 저은 후 불을 끄고. 김치를 꺼내고 밥 한그릇을 곱게 뜨고... 그리고 맥주 한캔을 더하여 저녁을 했다. 그러니까 결론은 다 늦은 저녁에 라면 한 그릇에 밥까지 말아 국물까지 후르륵.. 했는데 거기에 맥주도 했다. 뭐 이런 것이다. 아침에 낯빛이 좀 안 좋다 싶기는 했는데... 라면 때문일까. 참았어야 했는데. 흑.

 

어디 아픈 건 아니겠지. 라며 걱정을 해본다. 요즘 주변에 아픈 사람이 많아서인지 그리고 나이를 좀 먹어서인지 상태가 안 좋아지면 겁부터 덜컥 나면서 몸을 사리게 된다. 그래서, 사람은 아무 생각없이 뭔 일을 하는 시기가 다 정해져 있는 게지.... (잠깐 딴 생각)

 

 

요즘 보고 있는 책은 모옌의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이다. 이 밖에도 모옌의 책을 몇 권 더 사두기는 했다. 물론 노벨문학상이란 걸 타서 그랬다. 노벨문학상이 어떤 작가의 문학성이 최고라는 것을 인정하는 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 상을 주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아시아 대륙에서 한 사람 주는 차례였는데, 모옌이냐 하루키냐 했다가 결국 모옌에게로 갔다. 결국 노벨문학상이라고 하는 것이 퓰리쳐상 등과 다른 것은, 작품이 시대정신이나 서사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하루키의 글솜씨는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지만, 그런 면에서는 좀 약하지 않나 싶고. 모옌은 위화 등의 작가와 비슷하게 중국 사람 특유의 해학과 비꼼과 걸판진 내용들을 소설로 잘 버무리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작가를 한다면, 아마도 이렇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대단히 큰 나라에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살고, 역사의 험난한 질곡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고,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하고 있고, 그 와중에 민중들의 정신구조와 사는 양태는 모순되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등등등 등등등.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어찌나 밤마다 졸리는 지, 며칠째 부여잡고 있다...쯔쯔.


겨울에는 책을 좀 읽어야 할텐데. 머릿 속에 할 일이 가득하고 몸은 안 따라주고 그래서 스트레스는 쌓이고... 이런 날들의 연속이다. 조금 맘을 비우고 싶으나 그게 잘 안되는 성격이라는 건, 이미 이 나이 되니까 인정이 된다. 어떻게든 시간을 잘 배분해서 끝내야 할텐데. 이번 달만 꼭 해야 할 일이 업무적으로 큰 거 2개, 개인적으로 큰 거 2개 작은 거 1개이다.. (큰 거 작은 거는 나의 심리적 중압감을 표현한 말이다...;;;) 아. 힘내야..............지.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12-11-17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신 라면은 일명 "장정라면"이라고 불리는 조합이군요. (참치 한캔이 빠져 아쉽지만요)

비연 2012-11-17 15:21   좋아요 0 | URL
홋. 장정라면...이라 함은..? 참치 한캔은 라면에 부어넣나요?

Mephistopheles 2012-11-18 02:40   좋아요 0 | URL
장정 한명이 한끼의 식사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라면이라고하죠.=3=3=3=3

비연 2012-11-18 19:38   좋아요 0 | URL
헐....-.-;;;;;;; 비연=유사장정이라는....

프레이야 2012-11-17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아무래도 음식 넘 줄여서 그런게 아닐까요. 일도 하시는데 ᆢ 적당히 맛나게 먹고 건강하게요! 모옌의 저 책은 제 책상 위에서 대기중 ㅎㅎ

비연 2012-11-17 16:55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그런 거 .... 같죠? 아무래도 영양실조..ㅜㅜ
아무래도 그냥 먹어야 할 듯 싶어요..ㅎㅎ;;;;
이 책, 재미나요. 꼭 보세요!^^

야클 2012-11-1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성격'이 까칠해졌다고 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나요?

비연 2012-11-17 22:1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야클님 말씀들으니 그렇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