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신간을 쭈욱 훑어본다. 이번 주 토욜쯤에 서점에 들러줄 예정이라 어떤 책들을 볼까 미리 보는 것도 상당히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_______________________^, 입찢어지는 일..ㅎ) 무거워서 사오진 않더라도 이 책 저 책 실제 만져보고 들어보고 열어보고 하면서 어떤 내용인가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지는 요즘이다. 새해니까, 새로운 날들이 시작되었다고들 하니까, 괜시리 마음이 뭔가를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50주년 기념 개정판이 나왔다. 두말하면 잔소리인 20세기 최고의 책 중 하나이다. 레이첼 카슨의 두툼한 평전을 읽으면서 그녀가 이 책을 쓰기까지 얼마나 고생을 했는 지 그리고 얼마나 고민을 했는 지 짜릿하게 느꼈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읽어도 환경에 대한 고발성 글들을 너무나 문학적으로 잘 써내려간 것에 감탄하게 된다. 다시 한 권 사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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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오래된 책이다.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차경아 교수의 번역이다. 너무나 서정적인 수필들이 가득하여 읽고 있으면 여기 이렇게 번잡한 곳에 앉아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을 한껏 준다. 어딘가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명상하는 기분으로 읽어야 할 것 같았던 그 책이다. 이번에 새롭게 양장본으로 나온 것이고. 근데 표지가 좀 안습이네..ㅜ 문예출판사는 표지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도스또예프스키의 삶과 예술을 찾아서.. 라는 부제가 달려진 책이다. 책 속에 작품의 배경이 되는 사진과 친필원고 등이 함께 실려 있어서 흥미가 생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인 이 사람. 작품 하나하나가 마치 종교처럼 다가온 적도 있었다. <백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죄와벌>, <지하생활자의 수기>, <악령>.... 제목만 하나씩 읊어도 그 무게감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아아. 이런 책이 나왔더랬구나. 아마도 이번 주에 서점에 간다면 이 책 한 권 정도는 사들고 나올 것 같은 예감에 사로잡힌다.
오르한 파묵의 자전적인 소설인 <고요한 집>. 보는 순간 사고 싶어졌고 갖고 싶어졌다. 이스탄불 근교 소도시에 아흔살 할머니 집에서 보내는 세남매의 일주일을 그린 소설이다..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뭔가 느낌이 아주 좋다. <내이름은 빨강> 정도 읽었었는데, 이 분의 작품은... 표지도 맘에 든다. 어쩐지 제목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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쟝르소설도 빠뜨릴 수 없다. 아무리 읽어도 쟝르소설은 끊임없이 나오고 다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 사서 읽어내야만 직성이 풀린다. 조르주 심농의 작품들은 12월 걸 또 빼먹었네..ㅜ 1월 것 나오기 전에 얼렁 사두어야겠다. 엘러리 퀸 소설도 계속 나오는 거, 맘에 든다. 이번 건 <네덜란드 구두의 비밀>. 시공사 걸로 보았더랬으나 이 시리즈 소장하고픈 마음이 있다. 미쓰다 신조의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은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과 더불어 한번 사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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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에서 나오는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들은...날 정말 힘들게 한다. 이걸 다 사봐야 하는데..으으. 이걸 어쩌나. 막 초조하게 한다. 주옥같은 작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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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들을 어느 순간 확...다 사버릴 지도 모른다. 책장에 좌르르 세워두고 흐뭇해 할 지도 모른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ㅋ 좋은 책이 나온다는 건 이렇게 신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