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가 지겹다.

정말 너무 많이 써댔고 우리나라에 너무 많이 번역되어 나왔고 또 너무 많이 드라마 영화화되었다.
그래서 이름만 봐도 지겹다. 무슨 작가가 조립라인 있는 공장도 아니고 어떻게 그리 다작을 하는 건지. 내가 책장에 꽂아둔 (정말 안산다 안산다 하면서 몇 권 고른) 책만 해도 한두권이 아니다. 그래서 아무리 히가시노 게이고를 선전해도 절대 책사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하곤 했다. 이거 넘 다작이야. 작가가 이렇게 속의 에너지를 다 들어내놓고서야 제대로 된 책이 나올리 없어 라는 조금 웃긴 고집으로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덜컥 4권을 구매했다. 철푸덕.
무려 4권. 안 사려고 발버둥치다가 결국 2권씩 나누어 샀다. 그냥 한번에 다 살 것을. 괜한 짓했다.



 

 

 

 

 

 


 

 

 

 

 

 

 

 

 

가가 형사시리즈. 흑.

이미 이전에 '악의'와 '붉은손가락'이 지어진 연대를 무시하고 마구 나왔던 것을 읽어버렸던 것이고 그래서 여기 나오는 가가 교이치로라는 형사의 매력에 조금 끌리고 있던 차, 다 번역해서 현대문학에서 낸다니..이거 덥썩 안 물 수가 없었다. 나의 이 정성을 안 것인지, '히가시노 게이고 예약 이벤트' 에서 당첨이 되어서 10,000원의 적립금을 받기도 했다는...흐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 나오는 형사 중에 가장 좋은 형사가 가가 형사다. 이름도 희한하지 가가, 가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특별히 주인공을 특정화하여 글 쓰는 건 지양하는 작가다. 말하자면 무슨 시리즈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한다 이거지. 그럼에도 두 명의 탐정 혹은 형사를 만들어내었으니 그 중 하나가 이 가가 형사이고 또 하나가 그 유명한 갈릴레오 어쩌구다 (이름 까먹었다)...

내가 가가 형사에게 반한 건 '붉은 손가락'에서였다. 가가 형사 시리즈의 이제까지 나온 것 중 가장 최근작인데, 이 마지막 대목에서 눈물 핑~ 하는 바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거지. 뭐랄까. 좀 따뜻한 느낌이랄까. 인간적인 느낌이랄까.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잃지 않음에도 인간에 대한 애정이랄까 하는 것을 가지고 있는 이 형사가 난 좋다. 그래서 그 지겹기 짝이 없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임에도 4권을 몽땅 구매한 것이다 이거다..ㅜㅜ

지금 두 권 읽었다. 순서대로..'졸업', '잠자는 숲'. 괜챦다. 뭐 대단한 필력이나 엄청난 트릭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가가 형사가 대학시절을 거쳐 형사에 입문하여 지내는 모습 자체가 좋다.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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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9-07-09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중에 한권 구입햇어요,,ㅎㅎ
둘중 누군가가,,책이요

비연 2009-07-10 09:39   좋아요 0 | URL
아..저도 지금 그 책 읽고 있습니다^^

물만두 2009-07-09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축하드려요^^

비연 2009-07-10 09:39   좋아요 0 | URL
만두님 감사^^ 10,000원 들어오니 또 다른 책 뭐 살까 궁리되네요..ㅋ

머큐리 2009-07-09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부족한 듯한데...게이고 신간에는 계속 손이 가게 되지요...이해됩니다..

비연 2009-07-10 09:4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정말 읽고 나면 허탈하기도 한데..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