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2658-6?fbclid=IwAR03yD-q4kQ_L9Uqoiv6rhCidayp6FTM8IF6d5m5TdRGmx1QJQUQ1r3izik
리베카 솔닛이 'mansplain'이란 말을 쓴 이후로, 이런 단어들이 종종 눈에 띄었는데 오늘은 기사를 읽다가 'manference'와 'manel'이란 단어를 보고 마음에 확 와닿았다. 안 그래도 최근에 정부에서 주최하는 수많은 패널과 회의가 전부 남자로 채워진 것에 대해 비난이 많았기도 하고, 경험상으로도 그래왔기 때문에 계속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male-dominated conference or panel이 너무 많다. 너무 흔하다.
컨퍼런스와 패널을 구성할 때 남녀 비율을 맞추라고, 말하자면, 공무원이나 기업체 임원 등에서 쿼터제를 적용하듯이라도 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말한다. '분야가 과학이라 여자가 없다.', '아무리 찾아도 여자는 구하기가 어려워.'... 물론 어떤 분야는 그럴 수 있다. 아직도 여성들이 진출하기에 험난한 분야라면 그럴 수 있겠다..지만, 요즘 그런 성벽은 허물어지고 있고 어떤 분야는 심지어 여성들의 두각이 훨씬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컨퍼런스나 패널을 조직하는 사람이 남자라 1) 그냥 머릿속에 남성만 떠오른다 2) 아는 사람이 남성밖에 없다 .. 라는 이유로 아예 남성으로만 구성되거나 여성은 끼워주기 식으로 한 명 정도 넣는다. 사실, 분하다.
수학이나 과학에 여성이 재주가 없다. 이런 얘긴 정말 구석기 시대 이야기다. 수학이나 과학에 재주가 있는 여성이 많을 뿐 아니라 예술이나 언어'도' 잘 하는 여성이 많다. 예전엔 공대 하면 여학생들이 원서 쓰기도 뭣하고 들어가서 다니면 '공대여자'라는 딱지를 붙여 저 멀리 버려 두거나 남성처럼 살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다지만, 요즘은 공대에도 여성 수가 굉장히 많다. 다 옛날 얘기고, 이런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예전처럼 중간에 그만두는 일도 적어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신문이나 방송의 컬럼을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자이고, 패널도 대부분 남자, 학회에 가보면 발표자도 대부분 남자다. 다시, 분해진다.
공무원이나 기업체 임원 등에 쿼터제를 두는 것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이라도, 컨퍼런스나 패널에 이미 훌륭한 여성이 있음에도 보이지 않아서, 혹은 잘 몰라서, 혹은 그냥 머릿속에 패스해서 pick이 안 되는 경우는 말이 안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실 그런 건 누군가의 pick으로 이루어지니까. 그 누군가의 안목이 매우 중요한 거고, 그 안목을 뒷받침하는 게 인식과 분위기라고 한다면, 이런 얘기들을 자주 공공연하게 해야 한다. 각 분야의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자주 노출시켜야 또 후속세대의 여성들이 그것을 보고 뒤따를 수 있는 거다.
지금 읽고 있는 책 다 읽고 나면, 작년에 사두고 아직 읽지 않은 이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