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로 <흑인 페미니즘 사상>을 다 읽었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워낙 빽빽하고 두꺼운 책이라 5월 내에 다 읽으려고 열심히 달렸더니 헥헥. 한숨 돌리고 싶은 심정이다. 한번 리뷰를 쓸 작정이긴 한데 그 전에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수많은 흑인 여성 작가들이 좋은 책을 써냈었구나 라는 걸 새삼 깨달아서 말이다. 최근에 이 책에서도 인용했던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를 읽고 이미 토니 모리슨의 책은 몇 권 사둔 터라, <흑.페.사>에 나온 다른 책들을 몇 권 더 구입해야겠다 하며 책을 덮었었다.
오늘 출근하자마자 뒤져 이 책들을 구매했다. 마야 안젤루의 책은, 이미 보관함에 있었다. 언제인가 이 사람의 생애를 듣고 (정말 처절하고 치열했다) 책을 읽어봐야겠다 하고 는 잊고 있었던 듯 싶다. 제목 자체가 왠지 마음에 꽂히기도 하고.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미국을 대표하는 흑인 여성 시인의 감동적 자서전 소설. 이 책은 세 살 때부터 열여섯 살 때까지 유년기에서 사춘기에 이르는 13년 동안 마야 안젤루 삶의 기록이다. 안젤루의 저서 중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걸쳐 가장 널리 읽히는 책이다 (알라딘 책 소개 중) ... 라는 글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플 수 있겠다 싶기는 하다.
<컬러 퍼플>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1986년에 영화로 만들어 익숙한 제목이다. 영화를 보면서 여주인공의 인생이 너무 힘들어서 사실 끝까지 보지 못했다...ㅜ 이제 책으로 만나 보려 한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최초의 흑인 여성 작가이자 사회운동가 앨리스 워커의 대표작. 편지글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1910~1940년대 사이로 추정되는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사회 속에서 흑인 여성들이 경험하는 고통스러운 삶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 절망 속에서도 빛나는 여성들의 결속력과 강인한 생명력을 그려낸다. (알라딘 책 소개 중) ... 앨리스 워커의 이 책은 아마 <흑.페.사>에서 얘기했던, 그리고 강조되었던 여성들간의 결속과 연대에 대해 생각하게 할 것 같다. 비참한 내용이라 좀 겁도 나는데 (요즘은 힘든 소설을 읽으면 너무 힘들다) 그래도 오자마자 읽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책을 읽고, 그 책과 연관된 책을 또 이어서 읽고.. 이런 chain을, 나는 정말 사랑한다. 연속적인 책읽기 속에서 알게 된 것들이 좀더 공고해지는 느낌을 좋아한다. 페미니즘 책을 읽으면서 이런 류의 독서를 하게 된 것이 많이 기쁘기도 하고.
토니 모리슨의 책들 중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빌러비드>는 이미 읽었으니, <흑.페.사>에서 계속 예로 들었던 <술라>를 먼저 읽어야겠다 하고 있다. 아 읽어야 할 책들이 이리 많구나. 야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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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책을 사면서 이것만 사진 않았고. 몇 권 더 구매했음을 살짝.
<중독자의 죽음>은 지난 번에 샀는데.. 아 다시 가슴이 쓰리다.. 그냥 버린 듯 하여 재구매. 존 르 카레의 <스파이의 유산>은 좀 망설이다가 구매. 스파이소설 작가지만 제대로 된 작가라고 완전 인정하고 있는 존 르 카레의 책이긴 한데 최근작들은 실망스러운 게 좀 있어서 아 이것도 그러면 어쩌지 불안하긴 하다.
<술안주가 필요한 모든 순간..> 이 책은.. 혼술을 먹고 가끔 지인들을 부를 때 적당한 술안주를 찾느라 인터넷의 거대한 바다를 헤매는 것에 지쳐 아예 단행본으로 구입하기로 마음 먹고 사는 책이다. 큰 도움이 되어 줄 것을 기대하는 바.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는.. 번역가 권남희의 에세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요즘 이런 제목 달고 나온 책들은 딱 질색이라 전부 외면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권남희가 썼다 그래서 그런 지 사람들 평이 나쁘지 않아서 그런 지 괜히 사고 싶어져서 말이다. 읽다가 시시하면 바로 중고로 보낼 예정이긴 하지만 일단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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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때나 책 사는 걸 방지하려고 혼자 정한 규칙이 한 달에 2회,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회로 정한 거였으나, 이번 5월에는 이게 벌써 4번째 구매다. 자중을.. 읽지도 못하고 마구 쌓여가는 책들을 보며 에구, 몇 달 자중해야지 하다가도 읽고 싶은 책 (정확히는 사고 싶은 책)이 발견되면 이눔의 손꾸락이 막 자동으로 움직여 어느 새 구매 버튼을 누르고 있으니 이거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