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사에서 조직개편이라고 났는데... 이거 좀 심각한 상황이 되어서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바깥은 시베리아 칼바람이 부는데 그만 두고 나가서 다시 구직이 안되면 손가락 빨고 살 수 있으려나. 진심 고민된다.
회사는 무엇인지. 경제적 수단. 그렇게만 생각하고 버티라고들 말하지만, 그래도 하루의 8시간 이상을 '존재'하는 곳에서는 인간관계도 맺어야 하고 일에서도 아주 작은 보람이라도 찾아야 하고 뭔가 성취감도 있어야 한다.. 가 나의 생각이다.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닛? 그냥 돈 받고 일하는 데서는 꾹 참고 아무 일이나 하는 거야 라고 한다면... 할 말은 많지만, 참는다. 왜냐하면 난 어른이니까. 그것도 경력이... 손을 들고 하나 둘... 열...으윽. 한참인 어른이니까. 사회생활이 녹록하지 않다는 거 잘 아니까. 이런 얘기 징징거림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도 잘 아니까... 그래서 참는다.
이렇게 징징한 마음으로 다니면서 세상을 사는 게 맞는 건지. 열심히 고민하기는 한데 사실 잘 모르겠다. 다들 그렇게 살쟎아.. 라는 대답이 내 속에서 나올 때도 있고 야 그래도 한번 사는 건데 인간답게 살아봐야지 라는 대답이 속에 불쑥 튀어나올 때도 있다. 어느 말이 정답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어쩄든, 지금 내가 매우 힘들다는 건 사실이다. 이 난관을 버티면서 극복..까지는 아니라도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고 그냥 넘길 것이냐, 분연히 밖으로 나가 칼바람 맞으며 다른 일을 구해볼 것이냐. 를 고민하고 있다. 돈을 벌어야 책도 사는데. 돈을 벌어야 술도 먹고 밥도 먹는데. 돈을 벌어야 관리비도 내는데... 라는 구질한 생각들도 함께 뿅뿅 떠오르고 있다. 인간... 참 구차한 존재이면서 뭔가 반짝이는 이상을 좇는 기기묘묘한 생물이지 않은가 싶다.
어쩌면 좋을까나. 연말에 이 왠 상념이고 고통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