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요한 업무가 주부독서회 문집 만들기이다. 11월 말까지 원고를 넘겨야  12월 중반에 책이 나오는데, 회원들이 다들 바쁜지 꼼짝을 하지 않는다. 현재 50% 진척. 맘 같아서는 내가 쓴 글에 이름만 달아서 내보내고 싶지만 그러면 공문서 조작이 되겠지....

해마다 이맘때면 책이 나오는건 기정사실인데 왜 다들 늦장을 부리냐고요. 주부독서회를 마무리하고, 회원들의 흔적을 남겨놓는건데 왜 이리도 힘들어 하는지.... 오히려 나이 60 넘으신 어르신이 일착으로 원고 가지고 오셨다. 물론 수기작업 이라 워드로 하나하나 치는 고생을 했지만.....

원고 독촉 문자를 보내면서 공갈 협박을 하지만 전혀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 집에 있는 엄마들인데 그 인구조사 아르바이트한다고 난리인것도 한몫한다. 조신모드에서 터프모드로 변신하는 나.

내일 주부독서회 하는 날인데 얼마나 성과가 있으려는지... 도서관예산으로 책 만들어준다는데 왜 글 안내냐고요...왜.왜.왜.... 스트레스 받아서 수명이 짧아질것 같다. 어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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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5-11-15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거 재미있겠어요~ 생각해보니 저도 본원에서 글내라고 했는데. 제출안한 글이 있네요. 으흐흐흐 잊고 있었는데 이 글보고 생각났습니다. ^-^ 스트레스 받지 마시길~!!

인터라겐 2005-11-15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라면 당장....흐흐 진짜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어디나 인구조사하는것 때문에 아줌마들 구경하기 힘든가봐요..

인터라겐 2005-11-15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만드는 수고를 하시는 세실님을 위해 추천 안할수 없지요

비로그인 2005-11-15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동네 아줌마들도 인구 조사 하느라고 요즘 통 얼굴 못 봤어요.
몇 분 밖에 모르는데 네 분이나 인구조사를 하거든요.
스트레스 날리는데 초콜릿이 좋은데, 전 가끔(자주) 초콜릿 먹으면서 우울함을 달래답니다.

hnine 2005-11-15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 안되면 내일 모인 자리에서 다 써서 내고 가시라고 하면 (내야 집에 갈수 있다고 하면) 어떨까요...ㅋㅋ
너무 심한가...

세실 2005-11-15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 내라고 하면 빨랑빨랑 내세요... 전 뭐 미리미리 냅니다. 호호호~~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 하는데..받아요. ㅠㅠ
인터라겐님. 그러게 스트레스 받아야 하는뎅...요즘 아줌마들 보기 어려워요. 알바땜시...내일은 많이 나오려나 원.... 추천 감사합니다.
따개비님. 그러게요. 울 주부독서회원중에도 세명이나 합니다. 아 맞다. 초콜렛. 저는 살찔까봐 그런건지..초콜렛을 무의식으로 멀리합니다. 지금은 좀 먹어야 겠네요. 괜히 저혈압되기 전에...호호호
hnine님 그럴까요? 암튼 낼 강하게 멘트 날리려고 합니다. 이참에 주부독서회를 없애든가, 글을 쓰던가....근데 낼 저 무서워서 안나오면 어쩌죠??? 무서워 하는 엄마도 꽤 있는데...

하늘바람 2005-11-15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게시나봐요? 좋은 모임인 것같아 기대됩니다

세실 2005-11-16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사서랍니다~~~ 엄마들이 한달에 책 2권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문학기행도 떠나고 하니 좋은 모임이죠~~
 

84번째. 점점 작게 점점 크게 / 팻 허친즈 저 ; 서남희 역. - 국민서관

  어릴적 저 너머 산을 보면 까마득하게 멀리 보인다.  원근법의 원리이지만  아이라면 이해가 되지 않을듯~  여우와 토끼와 다람쥐와 생쥐와 부엉이가  점점 작아지는 숲에 갔다가 되돌아 오는 과정을 재미있게 표현해 놓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복되는 리듬도 재미있고, '불불' '볼볼' '뽈뽈' 같은 다양한 의태어를 읽는 즐거움도 크다.

 

 

85번째. 엄마, 놀다 올게요! / 팻 허친즈 저 ; 서남희 역. - 국민서관

    언뜻 <엄마 잃은 아기참새>가 떠오른다. 그 책은 분위기가 좀 우울했는데, 이책은 친구들이 여럿이 다닌거라 그런지 참 밝다. 돼지랑 양이랑 송아지와 망아지가 만나서 신나게 놀다가 엄마 품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
   어릴때는 이렇게 친구들과 어울려서 뛰어놀아야 하는데, 갑자기 놀 시간이 없는 우리애가 오버랩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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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14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두번 쓰셨습니다, 사모님~

세실 2005-11-14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지웠습니다. 우째 이런 실수를~~~

세실 2005-11-14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별님..역시라니...뭔가 맘에 안들어 한다는 말씀? 흠...전 왜 이리도 약한걸까요??? 무조건 좋아보이니 원..
처음엔 그림이 맘에 안들었는데 번역본이니 출판사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터라겐 2005-11-14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도 내일은 조카에게 읽어주고 반응을 보겠습니다.. 이제 겨우 이오 (이모) 뿌 (이모부) 아퍼, 빨리와 정도의 단어를 구사하는데 어떤 반응을 보일런지..

세실 2005-11-14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규환이는 즐거워 하더라구요~ 두 권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일단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이 나오고, 반복되는 리듬을 즐거워 합니다.
 
마음의 황금정원
장석주 지음 / 그림같은세상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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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시인. 그를 처음 알게된 건 몇년전 '낭독의 발견'에서 였다.  다양한 독서편력에서 나오듯이 그는 시인이라기보다는 문학평론가가 더 어울리는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가 넘치는 멋진 사람이었다. 자작시 '소금'을 낭독할때의 진지함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 그는 '실패'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공부도 할만큼 하고, 가정환경도 좋은 여유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가 검정고시 준비를 했다는 것, 시립도서관에서 몇년간 백수생활을 하면서 작품활동을 했다는 것, 출세 가도를 달리다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극과 극을 치닫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나니 웬지 더 인간적인 느낌이 들었다. 산문집일지라도 어쩜 그렇게 치부일수도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해 벌거벗은 몸처럼 내 보일수 있는 것일까?  

집을 지으면서  '수졸재'라는 '가장 낮은 자리에서 그 낮음을 지키며 산다'는 겸양의 뜻을 품었다는 그의 집이름 답게 그의 삶도 어느덧 수졸재와 닮아 있다. 더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것은 이제 일어설 일만 남았다는 뜻. 따라서 그의 삶에는 여유와 편안함,  고요함, 한발자욱 비껴선 삶의 관조가 느껴진다.

언뜻 언뜻 보여지는 사진도 그의 산문과 어우러져 한편 한편이 훌륭한 작품이 된다. 수졸재에서 책 읽고 음악 듣고,  원고 쓰고, 산책하고... 삶의 단편들이다.

'선물이란 인생의 음습한 기질을 공략해 보리는 그 무엇, 마음을 부풀게 만드는 기쁨의 효모같은것. 인생의 즐거운 이면, 날아다니는 성냥'이라고 표현한 글이 가슴에 와닿는다.

'노란집'과 '해바라기'로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과,  '자화상' '절규'로 알려진 뭉크에 대해서, '헤르만헤세'와 '임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가끔씩 언급한 작가가 좋아하는 에바는 '데미안'에 나오는 데미안 어머니 '에바부인'을 이야기함도 알았다.

책을 읽으면서 평온과 잔잔한 행복이 밀려옴을 감지하였다. 그의 해박한 지식에 같이 동화되고, 빠져드는 나를 발견했다.  깊어가는 가을 이 책 한권은 나에게 따뜻함을 선사해주는 선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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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황금정원 / 장석주 저. - 그림같은 세상.

 주부독서회 11월 선정도서이다. 이름은 방송을 통해서 많이 들었는데 그의 작품을 접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책은 작가의 일상과 생각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산문집이다.

서울 외곽에 집을 지어놓고 '수졸재'라고 이름을 붙였단다. 스스로를 낮추고 낮음을 지키며 살아가겠다는 뜻이란다.  가끔씩 보여주는 풍경사진들이 여유를 갖게 한다.

 

 두 번이란 없다 / 쉼보르스카

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한번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서
실습 없이 죽는다.

인생의 학교에서는
꼴찌라 하더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같은 공부는 할 수 없다.

어떤 하루도 되풀이 되지 않고
서로 닮은 두 밤도 없다.
같은 두 번의 입맞춤도 없고
하나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어제, 누군가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불렀을때,
내겐 열린 창으로
던져찐 장미처럼 느껴졌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난 얼굴을 벽 쪽으로 돌렸네
장미? 장미는 어떻게 보이지?
꽃인가? 혹 돌은 아닐까?

악의에 찬 시간, 너는 왜
쓸데없는 불안에 휩싸이니?
그래서 넌-흘러가야만 해.
흘러간것은 - 아름다우니까.

미소하며, 포옹하며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방울의
영롱한 물처럼 서로 다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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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준 이우일의 도쿄 여행기
현태준. 이우일 지음 / 시공사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일본에 대한 안 좋은 추억, 첫째 대학교 1학년때 처음 접한 교양일본어 하마터면 백지시험지 낼뻔했다. 둘째. 대학교때 좋아했던 선배의 여자친구가 일문과였다. 결국 결혼까지 했다. 이런 이유로 난 그동안 일본을 배제했다. 지난번 일본을 갈뻔 하다가 못 간 지라 그때 일본에 대한 책을 몇권 봤었다. 그러고는 일본에 대해 조금은 호전적이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아 일본 가고 싶다. 나도 벼룩만 빼고 다 판다는 벼룩시장 꼭 가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꾼다'는 옛 선현의 말씀이 틀리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난번 <옥수수빵파랑>을 읽으면서 이우일씨에 대해서는 무조건 OK를 하게되었다.

모든 공예 재료와 아이디어 상품을 구경할수 있다는 시부야에 가고 싶고,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인 롯폰기힐스의  '모리 미술관'과 '모리 정원'에도 가고 싶다. 벼룩만 빼고 다 판다는 요요기공원의 벼룩시장에 가서 앤티크 상품도 사고 싶다. 이우일씨가 일러준 초밥 맛있게 먹는법에 따라 우아하고, 숙련되게 신선한 것으로 먹어 보고 싶다.  나도 쇼핑하면서 스미마셍을 외치고 싶다. 프리마에 가서 백엔짜리 물건 이것저것 사고 싶다.

읽는내내 참 즐거웠다. 옆에 있던 딸이 그림을 언뜻 언뜻 보고는 다 읽으면 빌려 달라고 하니 어린이도 재미있게 읽을수 있겠다. 물론 글보다는 그림에 치중하겠지만.... 역시 유쾌, 상쾌한 책이었다. 마지막 '강코쿠징와 강코구노미세때 이끼마쇼'라는 말을 들었다는 말에 잠시 슬퍼지기도 하긴 했었다.

아쉬운점은 일본의 문화 전반적인것을 기대했기에 대부분의 그림에서 보여지듯 어린이 장난감 또는 어른 장난감 쇼핑에 치우친 작가의 쇼핑 스타일에 별점을 3개만 주었다.  이 책을 읽고서  일본 물가는 우리 물가보다 6배에서 7배 비싸다는 말은 맞지만, 일본에는 라면 한그릇이 만원이다. 만원 미만으로는 먹을게 없다는 소문이 거짓임이 판정되었으니 일본 쇼핑이 더욱 활성화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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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사랑 2005-11-11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큰 맘 먹고 올 겨울에 일본에 가볼까....하는 참이랍니다.
그래서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는데, 세실님 리뷰 보니 꼭 가야 겠다는 생각이 불끈!^^

세실 2005-11-11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후배가 옆에서 계속 꼬시고 있습니다.
"언냐 애들 떼놓구 우리끼리 다녀오자...엉~~" 이러면서요.
가고 싶기도 하고 애들 떼놓고 간다는것이 걸리기도 하구....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hnine 2005-11-12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일본을 배제한 이유가 너무 재미있으세요.
보림이, 규환이 데리고 한번 다녀오세요 멀지도 않은데...
그리고, 후기 올려주세용 ^ ^

세실 2005-11-12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무시할수 없는게 가정경제이지요~~~
가족이 일본 다녀오려면 적어도 300만원은 들겠죠? 헐......
만약 조만간 가게 된다면 저만 다녀올 확률이 크겠습니다...

호요 2005-11-15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일본에 갈까 싶어서.. 올 봄에 열심히 읽었던 책인데. 캬캬캬~~~

세실 2005-11-15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 역시 유비무환~ 잘 댕겨와.흐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