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통도사.
문득 햇살이 따가워 눈을 뜨니 초록의 향연에 눈이 부시다. 밤에 잠시 비를 뿌렸는지 더욱 산뜻하다. 아침으로 된장찌게를 먹고 걸어서 30분이 걸린다는 통도사를 향하여 발길을 재촉했다.
먼저가는 후배들의 뒷모습. 하늘을 가리고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장관을 이룬다. 세월의 관록을 보여준다.


통도사 입구에서 찰칵. 친절한 경상도 아자씨의 사진촬영과 통도사 소개로 '경상도 사나이는
뚝뚝하다'는 공식이 사라지게 되었다.

세월의 흔적속에 단청이 베껴진 대웅전의 모습이 참으로 고풍스럽다. 새롭게 채색한 단청보다는
훨씬 멋진 모습이다.

통도사의 특징은 오밀조밀한 불당들이 많이 있는 점이다. 극락전, 약사전, 조사전 등등이 있다.
그리고 대웅전에 불상을 모시지 않았다고 하던데 법회가 열리고 있어서 직접 보지는 못했다.

연못이 구룡지란다. 아홉마리의 용이 하늘로 승천한 곳인가????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3층 석탑 양식으로 만들어진 탑. 통도사는 자장율사가 선덕여왕 15년에 창건한 절이란다.

오는 길에 보게 된. 석가여래좌상.

절은 언제가도 마음이 편안해 진다. 아직 불공을 들여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지만 좀 더
시간이 흐르면 편안히 부처님께 절도 할 수 있을 듯....
4. 도자기공원.
통도사에서 나와 헤매다가 발견하게 된 산 꼭대기에 있는 도자기공원. 좋은 곳을 발견했다는 예감과 함께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라갔다. 우리를 반겨주는 것은 팬션과 도자기, 천연염색 체험장, 도자기 전시실.
사장님이 마치 기다리고 계셨던듯 인사를 하며 차를 대접해 주신다.
와 도자기로 만든 솟대다.

사장님이 손수 내오신 차. 우리에게 '부부의 도' '긍정적인 삶' 에 대해 즉흥 강의를 해주신다.
차와 함께 좋은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편안해 진다. 역시 탁월한 선택~~~

현재 부산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직접 도자기를 만드신단다. 청주공예비엔날레 심사위원으로도
오신다고 하니 다시 만날듯.

요즘 인기있는 황토이불, 황토 옷, 황토 요, 황토베개도 판다. 신랑을 위해 황토 베개를 구입했다.
덤으로 부부잔과 비누를 주신다.

도자기에 그린 피카소 작품이 마음에 들어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아 지금도 눈에 아른거린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은 행복해 보인다. 부모의 반대로 미대를 가지 못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후에 이룬 꿈인지라 더욱 소중하고 값질 듯.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가고 있기에 얼굴에서 아름다운 표정이 묻어난다. 베개 한개 샀는데 덤으로 주신 물건이 많아 마음까지 넉넉해 진다. 다음에 오면 방을 무료로 빌려 주신다고 하니 말씀 만이라도 고맙다. 여건이 되면 다시 오고 싶다.
이번 여행은 좋아하는 친구, 후배들과 함께 해서 인지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길을 잃어 3시간 가까이 헤매고 다녔지만 누구 하나 짜증을 내거나 지친 기색이 없다. 그저 웃으면서 헤매는 시간마져도 즐거워 했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아이들에게 조금씩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은 무조건 아이들과 함께 해야 하고, 나 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을 가려고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면 나도 좋다는 그런 모습 보다는 1년에 한, 두번쯤은 나를 위한 여행을 해야 겠다.
내가 좋은 곳, 가고 싶었던 곳을 찾아다니며 끊임없는 대화를 하면서 다닌 이번 여행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와 앞으로 1주일동안은 여행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