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정말 위한다면 칭찬을 아껴라
이토 스스무 지음, 황소연 옮김 / 책씨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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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전에 근무했던 직장의 한 동료는 만날때마다 "어머 정선생 왜 이렇게 예뻐, 갈수록 예뻐지네" 라는 멘트를 한다. 물론 나에게만 적용 하면 날아갈듯한 기분이겠지만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처음엔 그런가보다 했지만 계속해서 들으니 점점 짜증이난다. 다른 사람도 같은 생각이라니 그 동료는 우리에게 소위 '믿음이 가지 않는 동료'가 되어 버렸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칭찬, 칭찬을 위한 칭찬인 이 책에서 말하는 '칭찬교육'의 폐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육아도서에 관심이 있기에 그동안 다양한 책을 접했는데 '무조건적인 칭찬'  예를 들면 '넌 착해, 우리 아들 잘하네' 하기 보다는 콕 짚어서 이야기 해주는 칭찬 예를 들면 ' 엄마 설거지를 잘 도와 주어서 착해, oo는 그림 그릴때 사람을 진짜 사람처럼 잘 그리네' 하는 구체적인 칭찬을 해주라는 글을 읽으면서 공감한 적이 있다.

이 책에서 의도하는 것도  '칭찬교육- 사소한 것도 찾아내어 칭찬해 준다'는 그런 의도적인 칭찬보다는 있는 그대로 평가하는 진실한 칭찬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동안 칭찬의 남발에 대해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인지 흥미를 갖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칭찬은 자칫 비뚤어진 자신감 조장과 작은 실패에도 견디지 못하는 좌절을 겪을 수 있다, 주체성과 자주성이 결여된 나약한 인간으로 전락하고 말것이라는 저자의 경고가 와 닿는다. 남을 배려하는 아이로 성장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만 중요하고, 잘났다는 오만한 아이로 키울수도 있겠다.

그동안 다양한 '칭찬' 관련 책이 나오고 무조건적인 칭찬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 책은 자연스러운 칭찬, 적절한 칭찬에 대해 이야기 한다. 맞는 말이다. 그 적절함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겠지만. 하나의 사물에도 양면성이 존재한다.  100%란 없는것. 아이들의 육아에 조금씩 주관이 생기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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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0-15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위가 잘 조절된, 자연스럽고 적절한 칭찬! 새기고 갑니다.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어제 불교방송을 듣다가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칭찬 한 마디에 코평수를 넓히며 좋아라 흔들대는 사람이 되지 마라는. 칭찬을 들으면 나는 아직 많이 모자라는 사람이라는 말이라고 생각하라고. 칭찬의 위력이 크긴 하지만 궤도에 오른 사람보고는 칭찬을 쉽게 하지 않으니까요. 그보다 채찍질이 오히려 자극을 주지요. 전혀 다른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지요? ^^

하늘바람 2006-10-15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에서도 칭찬의기술에 대해 언급해 놓았더군요.
무조건적인 칭찬이 좋은 게 아닌 건 확실한듯 합니다^^

세실 2006-10-15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좋은 말씀이네요. 나이가 들수록 입에 발린 칭찬이 싫어집니다. 하긴 칭찬은 주로 어른이 어린이에게 좀 더 잘하라는 격려의 뜻 이겠죠. 자주하는 빈 강정 같은 칭찬 보다는 어쩌다 한번 듣는 진심어린 칭찬에 더 감동을 받게 되죠.

하늘바람님. 호호호 딩동댕동. 저두 칭찬을 아껴서 구체적으로 아이도 수긍할 정도의 칭찬을 해줘야 겠다는 생각 했답니다^*^

마태우스 2006-10-16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세실님은 알라딘 최고의 미녀세요
-칭찬중독자 마태-

세실 2006-10-17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푸하하~역시 칭찬이 기분 좋게 하는군요. 농담인거 알면서도 좋아요 ^*^
 

시골도서관으로 오면서 가장 좋은 점은 친정이 가까워 1주일에 한번씩은 엄마, 아부지와 데이트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은 엄마가 추석때 잊고 온 송편이랑 아이들 먹일 배즙이랑 가지고 오신다고 점심먹자고 하신다. 장소는 친정과 도서관의 중간 지점. 예전 신규 발령때 버스 타고 다니던 길을 내 차를 타고 가니 감회가 새롭다.

 

며칠전 살짝 비를 뿌리고 나더니 하늘이 한층 산뜻해졌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지만 한낮의 햇살은 눈이 눈부시다. 여름의 뜨거운 태양빛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햇살이다. 출, 퇴근길에 느끼지 못했던 여유로움이 좋다.

 

도서관에서 불과 5분정도 걸린 식당. 큰 길가에 있는 기사식당으로 농촌 인심답게 푸짐한 부페 상차림이다. 아구찜, 잡채, 김밥, 죽등 다양한 음식들을 먹을 만큼 덜어서 먹는것. 소식하려고 힘쓰다 보니 부페를 즐기지 않는데 맛깔스런 음식들이 식욕을 부추긴다. 엄마의 '이것도 먹어봐, 저것도 먹어봐' 하시는 말씀에 무리해서 먹었더니 아직도 속이 더부룩하다. 

 

친정아부지, 엄마의 즐거움중 하나는 인근에 있는 산을 정원삼아 가꾸시면서 그 길목에 있는 딸이랑 함께 점심을 드시는 것. 딸이 사드리는 음식을 드셔도 될텐데 늘 식비를  먼저 내신다. 안 그러셔도 된다구요. 친구네 집에 들렀다 선물 받은 과일도 한 보따리 실어 주신다......

 

늘 받기만 하고, 정작 드릴것이 있어도 남을 먼저 챙기는 이기적인 딸임에도 뭐를 그리 챙겨주시는지. 엄마, 아부지 사랑해요!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셔야 되요!

 

아 엄마, 아부지 모시고 여행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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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6-10-13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날씨도 좋은데, 부모님 정말 좋으셨겠어요.
저희 부모님도 꼭 식비를 서둘러 먼저 내시더라구요. 식사 시작하자 마자 계산부터 하고 오실 때도 있었지요 혹시나 저희가 선수(?)칠까봐서 ^ ^
전 왜 느닷없이 세실님과 한번 밥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걸까요, 주책이야 ^ ^

클리오 2006-10-1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 버는 딸에게 밥 얻어먹는 기분도 좋으실텐데... 더 늦기 전에 꼭 여행가세요.. 전 내년에 엄마 환갑 때 제주도 가족여행 갈거랍니다.. ㅋㅋ

세실 2006-10-1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심 먹고 차 한잔 들고 밖으로 나왔는데 햇살이 참 좋았답니다.
제가 낸다고 몇번이나 다짐을 해야 참으십니다. 에공....
저두 hnine님이랑 같이 밥 먹고 싶어요. 커피도 한 잔 ^*^

클리오님. 그러게 말입니다. 더 나이 드시기 전에 여행 가야 되는데..내년에 아부지 칠순이라 제주도로 가족여행 가자고 했는데 워낙 대부대라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마노아 2006-10-13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시간이에요. 아직 시집도 안 간 제가 그 시간을 부러워 하네요. 전 엄마랑 살고 있는데두요^^;;; 코스모스가 참 자유로워 보입니다. ^^

세실 2006-10-14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하고 나면 친정부모님 뵙기도 힘들답니다. 그나마 발령난 곳이 친정 옆이라 요즘 자주 뵙고 있어요~~~ 사실은 인터넷에서 퍼왔답니다^*^

구절초 2006-10-16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해 드리시는 것 같네요. 연세드시면 ...그래서 딸래미가 최고래요.
아들만 있는집은 은근히 부러워죽겠다고 한대요.
코스모스 이쁘당. 추석 마지막날 코스모스길 걸으려고 백마강 갔더니(시댁이 부여임,무지무지 긴 코스모스길 있어요 강가따라서...) 많이 져서 서운했었는데...

세실 2006-10-17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절초님. 아직은 엄마, 아부지의 도움을 받고 살지요. 좀 더 연세가 드시고 기력이 떨어지시면 그땐 열심히 돌봐드려야 할듯^*^
코스모스 예쁘죠? 아 백마강~~~ 낙화암 갔었는뎅... 사실은 인터넷에서 퍼왔답니다.

책읽는나무 2006-10-18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세실님...언제 부산으로 그리고 통도사로 오셨더랬습니까?
뒤늦게 페이퍼를 보았습니다. 정말 안타깝군요..ㅡ.ㅡ;;
벡스코에서 그런 행사를 한다는 것을 텔레비젼에서 보긴 했습니다만..그런 좋은 행사였는지 몰랐군요. 하긴 뭐 제형편에 나갈 수도 없었겠지만...ㅠ.ㅠ
저희집이 올 삼월에 이사를 했는데 이곳이 바로 해운대입니다. 그리고 사진의 날짜를 보아하니 님께서 통도사답사로 오르셨을때 친정에 있었는데 저희 친정이 또 통도사 근처가 아니겠습니까! 10월 1일에 민이가 다니는 통도사 유치원에서 운동회를 했었는데 통도사 절 윗쪽 공터에서 했더랬습니다. 그운동회 때문에 한보름동안 친정에서 머물렀습니다. 아~ 미리 알았더라면 얼굴이라도 잠시 뵈었을텐데..아~ 안타깝군요..(이거 왜 이리 제가 호들갑을 떨까요?...내가 있었던 곳에서 불과 얼마 되지 않는 거리에 님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막 가슴이 떨리네요..ㅋ) 먼곳에 계셔 만나기가 참 힘들 것이란 생각을 하니 더욱더...ㅡ.ㅡ;;
할 수 없지요...제가 청주로 가는 수밖에...ㅋ
둥이들 다 크면 님과 김지님 만나러 청주로 꼭 뜨겠습니다. 이사가지 마세요..ㅎㅎ

암튼....님도 친정과 가까운 거리에 직장이 있으니 참 좋으시겠습니다. 그리고 친정부모님도 정말 좋으시겠어요..^^

세실 2006-10-19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책읽는나무님. 해운대에 사시는군요. 해운대 근처에 좋은 횟집을 찾지 못해서 광안리까정 갔는데...님께 전화 한통화만 하면 해결될것을. 안타까워요.
더군다나 친정이 통도사 근처라니 호~~ 혹시 인근 아파트는 아니온지. 나중에 퇴직하고 이곳에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을만큼 환상이더군요.
정말루 꼭 오셔야 되요...꼬옥~~~~ 전 죽을때까정 아마도 청주에 살껄요??? 헤헤~~
 
어린이를 위한 배려 - 어린이 자기계발 동화 01, 엄마와 아이가 함께 감동한 베스트셀러 <배려>의 아동판 어린이 자기계발동화 30
한상복 원작, 전지은 글, 김성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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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끈입니다'라는 첫 장의 글귀가 마음에 와 닿는다.  아이 키우기가 힘들때는 둘도 많다고 푸념을 했지만 두 아이가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고, 위해주는 모습을 보면서는 낳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어른을 위한 배려'는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기본 내용이 주였다면 '어린이를 위한 배려' 는 주인공 예나의 좌절과 극복하는 과정을 한편의 동화로 다루면서 진정한 배려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아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배려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예나는 1학년부터 5학년까지 학급회장을 도맡아 했기에 6학년때 전체회장을 생각하고 당연히 될꺼라고 기대했으나 '잘난척과 거만함, 이기심'에 질린 아이들은 외면을 한다. 좌절한 예나는 밤에 집에서 일을 하기에 낮에 잠을 자는 엄마를 원망한다. 딸이 회장임에도 한번도 학교에 온 적이 없고, 비가 와도 우산을 들고 온 적이 없는 엄마의 무관심을 탓한다. 엄마와의 갈등도 깊어 지고,  친구들과의 사이도 멀어지는 예나. 그러나 선생님의 추천으로 맡게된 '바른생활부장'을 계기로 친구와의 관계도 회복하고, 점점 남을 배려하는 멋진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물론 엄마와의 관계도 회복을 하게 된다. 예나와 엄마와의 갈등을 보면서는 남의 일이 아닌것 같아 눈시울이 불거지기도 했다. 직장맘은 아무래도 아이에게 소홀하기에 늘 죄책감을 느끼며 사는데 아이가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불만을 갖게 되면 더욱 힘들어 지겠지. 그나마 아빠가 중간자 역할을 잘 해주니 다행이다.

배려를 요즘 유행하는 책처럼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했다면 부담스러웠을텐데 동화로 엮어서 이야기 해주니 편하게 읽을수 있고, 작은 감동도 일어난다. 아이도 엄마의 마음과 같으면 좋겠는데 별 느낌이 없나보다. 예나가 아직도 얄미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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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10-1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려!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도 말리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 단어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왜그리 잘도 싸우는 지 하잘 것 보잘 것 없는 사소한 일을 가지고도 토닥토닥 싸우는 것을 보면 우습기도 하고, 때로는 화도 내 보지만 그것이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못본척 하기도 한답니다. 부모가 옆에 있으면 더 그러는 것 같고, 부모가 없을 때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주는 것을 보면서 이래서 핏줄이란 진한 것이로구나를 생각하곤 합니다.

프레이야 2006-10-11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화로 만들었군요. 좋은 책 같아요^^

세실 2006-10-12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우리 아이들은 잘 싸우지는 않는데 가끔 고집을 부리고 양보를 하지 않으려고 해서 속상하지요. 아이들이야 싸우면서 큰다고 하잖아요. 저 어릴땐 언니랑 심각하게(?) 싸운적도 많답니다. 지금은 물론 더 애틋하지요.
맞아요. 서로 친구처럼 사이좋게 지낼때는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지요~~~

배혜경님. 아이들의 심리를 재미있게 잘 나타냈고, 성장해 가는 모습이 아름다운 동화랍니다. 자연스럽게 배려를 익힐수 있게 합니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 제1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조영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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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는 요즘 시작하는 드라마 원작인가? 생각을 했다.  드라마를 본 적은 없지만 몇 페이지 읽고나니 전혀 상관관계 없는 그저 비슷한 제목일 뿐이라는 판단이 섰다. 드라마는 15세 이상이라고 하더만 이 책은 13세가 주인공인 성장소설이다.  주변인물이 '아홉살 인생'과 조금은 유사점이 있기에 기억을 되살리며 읽었다.  

주인공 '나'를 중심으로한 가족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발파사고로 움직임이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해 화물차 운전을 하다가 포장마차로 전업한 당차고 씩씩한 가장 엄마, 형임에도 지능이 유치원 수준 밖에 되지 않는 모호면,  트럼펫 연주가 '전아인슈타인(전인권의 전인과 슈타인을 합해서 탄생한 이름)', 미래, 희망, 을  제시하는  '내가 본 여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겪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는 '소연이' 가 등장한다.

우리집 식구들은 저마다 다른 우상을 갖고 있었다. 아버지의 우상은 리모컨, 엄마의 우상은 중고 트럭이었다. 모호면의 우상은 모호했다. 지금부터 내 우상은 여우다. 동물원 울타리 안에 갇힌 여우가 아니라 십자가를 딛고 사라져버린 은빛 여우다.

우회적으로 표현했지만 참으로 적절하게 가족의 상황을 알려준다. 하루종일 방에서 리모컨만 사수하고 사는 드라마 광인 아버지, 오로지 둘째 아들의 '성적 관리'로 대학 진학후 좋은 직장을 얻는 것만이 최대 목표인 엄마는 당연히 밥벌이가 되는 중고 트럭이 우상이다. 사탕 한 개에 문구점 꼽추 여인에게 정조까지 받치는 장애아 형은 힘이 장사이고, 집념이 강하기에 상상을 초월하는 일을 저지른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전아인슈타인을 만나는 것에 위안을 삼고, 우연히 본 은빛 여우를 통해서 삶에 희망을 갖는다.

도시 한복판에 은빛 여우가 나타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분명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니또는 아닐까?  초등학교 6학년이 감내하기에는 힘든 상황(예를 들면 연립주택 옥탑에 사는 처지, 장애아 형, 아버지, 엄마의 기대치, 몽정) 들이 전아인슈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이해를 하며 성장해 간다.  세상은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말이 문득 생각난다.

설상가상이란 말은 예나 지금이나 통용되는 말 일듯. 연립주택이 부도가 나고 옥탑을 비워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아버지는 오랜 숙원이던 청운 연립 발파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세상을 향한 외침일까? 굉음을 지켜보면서 트럭을 타고 떠나는 가족들의 모습이 참으로 처량하게 다가 온다.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어려운 일을 겪을수록 점점 강해지는 엄마의 자리,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부모의 모습, 어른들이 생각할때 수치스러운 일이 아이의 눈으로는 그저 단순하게 생각될수도 있다는 것. 우리의 마음 속에 은빛 여우 한마리씩 키우고 산다면 덜 힘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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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6-10-09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일을 겪을수록 점점 강해지는 엄마의 자리' 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제 주위를 보아도 맞는 말인 것 같아요.
나이를 불문하고 성장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바가 많지요.

세실 2006-10-09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들면서 좀 너그러워지고, 부드러워 지면 좋으련만 사는게 그리 녹녹치 만은 않네요. 휴가 잘 보내셨죠?
성장소설은 아이들의 심리도 알 수 있고, 인생을 간접경험하는 기분이 들어요.
 

3. 통도사.

문득 햇살이 따가워 눈을 뜨니 초록의 향연에 눈이 부시다. 밤에 잠시 비를 뿌렸는지 더욱 산뜻하다. 아침으로 된장찌게를 먹고 걸어서 30분이 걸린다는 통도사를 향하여 발길을 재촉했다. 

먼저가는 후배들의 뒷모습. 하늘을 가리고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장관을 이룬다. 세월의 관록을 보여준다.

통도사 입구에서 찰칵. 친절한 경상도 아자씨의 사진촬영과 통도사 소개로 '경상도 사나이는 
뚝뚝하다'는 공식이 사라지게 되었다.

세월의 흔적속에 단청이 베껴진 대웅전의 모습이 참으로 고풍스럽다. 새롭게 채색한 단청보다는
훨씬 멋진 모습이다.

통도사의 특징은 오밀조밀한 불당들이 많이 있는 점이다. 극락전, 약사전, 조사전 등등이 있다.
그리고 대웅전에 불상을 모시지 않았다고 하던데 법회가 열리고 있어서 직접 보지는 못했다.

연못이 구룡지란다. 아홉마리의 용이 하늘로 승천한 곳인가????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3층 석탑 양식으로 만들어진 탑. 통도사는 자장율사가 선덕여왕 15년에 창건한 절이란다.

오는 길에 보게 된. 석가여래좌상.

절은 언제가도 마음이 편안해 진다. 아직 불공을 들여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지만 좀 더
시간이 흐르면 편안히 부처님께 절도 할 수 있을 듯....

4. 도자기공원.

통도사에서 나와 헤매다가 발견하게 된 산 꼭대기에 있는 도자기공원. 좋은 곳을 발견했다는 예감과 함께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라갔다. 우리를 반겨주는 것은 팬션과 도자기, 천연염색 체험장, 도자기 전시실.

사장님이 마치 기다리고 계셨던듯 인사를 하며 차를 대접해 주신다. 

와 도자기로 만든 솟대다.

사장님이 손수 내오신 차. 우리에게 '부부의 도' '긍정적인 삶' 에 대해 즉흥 강의를 해주신다.
차와 함께 좋은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편안해 진다. 역시 탁월한 선택~~~

현재 부산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직접 도자기를 만드신단다. 청주공예비엔날레 심사위원으로도
오신다고 하니 다시 만날듯.

요즘 인기있는 황토이불, 황토 옷, 황토 요, 황토베개도 판다. 신랑을 위해 황토 베개를 구입했다.
덤으로 부부잔과 비누를 주신다.

도자기에 그린 피카소 작품이 마음에 들어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아 지금도 눈에 아른거린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은 행복해 보인다. 부모의 반대로 미대를 가지 못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후에 이룬 꿈인지라 더욱 소중하고 값질 듯.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가고 있기에 얼굴에서 아름다운 표정이 묻어난다. 베개 한개 샀는데 덤으로 주신 물건이  많아 마음까지 넉넉해 진다. 다음에 오면 방을 무료로 빌려 주신다고 하니 말씀 만이라도 고맙다. 여건이 되면 다시 오고 싶다.

이번 여행은 좋아하는 친구, 후배들과 함께 해서 인지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길을 잃어 3시간 가까이 헤매고 다녔지만 누구 하나 짜증을 내거나 지친 기색이 없다. 그저 웃으면서 헤매는 시간마져도 즐거워 했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아이들에게 조금씩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은 무조건 아이들과 함께 해야 하고, 나 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을 가려고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면 나도 좋다는 그런 모습 보다는 1년에 한, 두번쯤은 나를 위한 여행을 해야 겠다.

내가 좋은 곳, 가고 싶었던 곳을 찾아다니며 끊임없는 대화를 하면서 다닌 이번 여행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와 앞으로 1주일동안은 여행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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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10-02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통도사 옆에 놀이공원은 잘 있던가요??
저는 그 놀이공원 보고 얼마나 놀랬었던지.. 조금 더 지나서 가면 단풍길..참 좋은데.. 그나저나 인상 참 좋으십니다^^

반딧불,, 2006-10-02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도사, 정말 좋죠. 고풍스러움이 저절로 묻어나는..

hnine 2006-10-02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행문 쓰기에 탁월하십니다. 제가 다녀온 것만 같아요. 이번 여행으로 올 가을 내내 뿌듯하실 것만 같습니다. 저도 어딘가 다녀오고 싶어요 가족도 좋지만 친구와 가보고 싶네요 얘기가 하고 싶어서요...

마노아 2006-10-02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시간 보내셨어요. 간접적으로 느끼는 우리도 기뻐요. 세실님 키도 크신가 봐요. 덕분에 여행기 잘 보았어요^^

하늘바람 2006-10-02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근사해요. 덕분에 저도 구경잘합니다

전호인 2006-10-02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여행을 덤으로 얻으셨군요. 절도 절이라지만 특히나 도자기공원에서 느끼셨던 따뜻함이 더 기억에 남으실 것 같습니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내가 베푼 친절이 사실 남에게 받고 보면 엄청 크다는 것을 님의 뻬빠를 접하면서 다시한번 일깨우게 되는군요. 덤으로 받았던 친절이기에 더욱 감동을 받으신 듯 합니다.
혼자 즐길 수 있는 여행, 나를 위한 여행 과연 언제나 가능할까여?

세실 2006-10-02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어머 통도사 근처에 놀이공원도 있었나요? 앗 보지 못했어요. 아쉬워라~~ 단풍길에 한번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했습니다. 에고 멀긴 머네요~~~ 고즈넉한 절 풍경이 참 좋았답니다. 절로 들어가는 산책길도 좋았구요~~

hnine님. 호호호~ 감사합니다. 가을여행은 역시 아름다운 절 찾아떠나는 여행(?)이 최고인듯 합니다. 선운사도 가보고 싶었지만 참았어요~~~ 신랑과의 대화보다 친구와의 대화가 점점 좋아지니 문제가 좀 있긴 하죠? 나이가 들수록 힘이 되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고마워 집니다.

마노아님. 한 덩치 한답니다. 덩치가 좋으면 키도 더 커보인다는....ㅠㅠ. 가을여행은 특히나 멋집니다~~ 마노아님도 가을이 가기전에 다녀오세요~

하늘바람님. 헤헤 감사합니다~~ 조금 있으면 다니기 힘드실텐데 가을을 만끽하고 오세요~

전호인님. 예 좀 더 치밀한 여행 계획을 세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내내 남았지만 무계획도 그런대로 괜찮았답니다. 나이가 40대 중반은 된듯한 사장님이 참 푸근해 보이셨어요. 차도 내주시고, 부부가 함께 마시라고 예쁜 머그잔 세트도 주시고, 비누까지 주시니 미안하기도 하면서 흐뭇했답니다. 이런것이 여행하는 참맛이겠다는 생각도 내내 들었답니다.
가을에 한번쯤은 나를 위한 여행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쉿~ 아이들과 신랑한테는 비밀이예요~ 다음에도 출장간다고 해야쥐~


비로그인 2006-10-02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셨군요. 오밀조밀한 절들이 많이 모여있지요? 언제 한 번 시간되시면 절벽 위에 있는 절도 추천해드립니다.(갑자기 이름이 생각안나는 이 낭패스러움..)

세실 2006-10-0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ude님도 역시나 다녀오셨군요. 통도사도 멋지지만 인근에 있는 암자들이 더 좋다고 하긴 하더만 시간 관계상 통도사만 보고 왔답니다. 아 절벽에 있는 절 보고 싶어요. 늘 여행 다녀오면 후회를 하니....담 부터는 철저한 준비를 하고 가야겠습니다. 헤헤~

비자림 2006-10-0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보니 다시 통도사 가고 싶네요.^^

marine 2006-10-0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세실님이 오른쪽 끝 아니신가요?

또또유스또 2006-10-03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길을 잃고 헤메는 시간 마저도 즐거우셨다는 님의 말씀에 함께 간 지인들이 얼마나 정겨운 분들인지 알겠습니다...
님 덕에 추석을 앞두고 부산 구경을 했네요..ㅎㅎㅎ
즐거운 추석 보내시어요 님...

세실 2006-10-03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고즈넉한 절 분위기가 참 맘에 들었답니다. 여유있게 걸었던 시간들이 참으로 소장하게 간직될듯^*^

블루마린님. 호호호~ 한 덩치 하죠? 상체만 보여드려야 하는건데.....

또또유스또님. 신랑이랑 함께 했더라면 바로 싸움(?)이 날 수도 있는 시간이었다고 하면서 다들 자유가 소중했는지 그저 웃고 즐기기 바빴답니다. 님도 행복한 추석되시길 빕니다~~~

호요 2006-10-04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새도록 길을 헤매였다는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요.. 길을 헤매이는 편이 아닌데.. 그날은 아무래도 통도사 귀신이 제대로 한껀 한게 맞는듯~~~~ ㅋㅋㅋ
내년엔 창원이랍니다.. 미리미리.. 다닐곳, 지도. 챙기자고요.. ^^

세실 2006-10-05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 통도사 귀신이 우리를 강하게 원했거나 그 도자기공원 사장님이 우리를 강하게 원했거나 호호호~~~ (말하고 보니 좀 오싹하다)
뭐 내년에도 무계획으로 떠나지 모~~ 스릴있잖어. 근데 창원은 딱히 갈만한 곳이 없는것 같다....인근 타 지역을 돌던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