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도서관으로 오면서 가장 좋은 점은 친정이 가까워 1주일에 한번씩은 엄마, 아부지와 데이트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은 엄마가 추석때 잊고 온 송편이랑 아이들 먹일 배즙이랑 가지고 오신다고 점심먹자고 하신다. 장소는 친정과 도서관의 중간 지점. 예전 신규 발령때 버스 타고 다니던 길을 내 차를 타고 가니 감회가 새롭다.

 

며칠전 살짝 비를 뿌리고 나더니 하늘이 한층 산뜻해졌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지만 한낮의 햇살은 눈이 눈부시다. 여름의 뜨거운 태양빛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햇살이다. 출, 퇴근길에 느끼지 못했던 여유로움이 좋다.

 

도서관에서 불과 5분정도 걸린 식당. 큰 길가에 있는 기사식당으로 농촌 인심답게 푸짐한 부페 상차림이다. 아구찜, 잡채, 김밥, 죽등 다양한 음식들을 먹을 만큼 덜어서 먹는것. 소식하려고 힘쓰다 보니 부페를 즐기지 않는데 맛깔스런 음식들이 식욕을 부추긴다. 엄마의 '이것도 먹어봐, 저것도 먹어봐' 하시는 말씀에 무리해서 먹었더니 아직도 속이 더부룩하다. 

 

친정아부지, 엄마의 즐거움중 하나는 인근에 있는 산을 정원삼아 가꾸시면서 그 길목에 있는 딸이랑 함께 점심을 드시는 것. 딸이 사드리는 음식을 드셔도 될텐데 늘 식비를  먼저 내신다. 안 그러셔도 된다구요. 친구네 집에 들렀다 선물 받은 과일도 한 보따리 실어 주신다......

 

늘 받기만 하고, 정작 드릴것이 있어도 남을 먼저 챙기는 이기적인 딸임에도 뭐를 그리 챙겨주시는지. 엄마, 아부지 사랑해요!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셔야 되요!

 

아 엄마, 아부지 모시고 여행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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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6-10-13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날씨도 좋은데, 부모님 정말 좋으셨겠어요.
저희 부모님도 꼭 식비를 서둘러 먼저 내시더라구요. 식사 시작하자 마자 계산부터 하고 오실 때도 있었지요 혹시나 저희가 선수(?)칠까봐서 ^ ^
전 왜 느닷없이 세실님과 한번 밥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걸까요, 주책이야 ^ ^

클리오 2006-10-1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 버는 딸에게 밥 얻어먹는 기분도 좋으실텐데... 더 늦기 전에 꼭 여행가세요.. 전 내년에 엄마 환갑 때 제주도 가족여행 갈거랍니다.. ㅋㅋ

세실 2006-10-1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심 먹고 차 한잔 들고 밖으로 나왔는데 햇살이 참 좋았답니다.
제가 낸다고 몇번이나 다짐을 해야 참으십니다. 에공....
저두 hnine님이랑 같이 밥 먹고 싶어요. 커피도 한 잔 ^*^

클리오님. 그러게 말입니다. 더 나이 드시기 전에 여행 가야 되는데..내년에 아부지 칠순이라 제주도로 가족여행 가자고 했는데 워낙 대부대라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마노아 2006-10-13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시간이에요. 아직 시집도 안 간 제가 그 시간을 부러워 하네요. 전 엄마랑 살고 있는데두요^^;;; 코스모스가 참 자유로워 보입니다. ^^

세실 2006-10-14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하고 나면 친정부모님 뵙기도 힘들답니다. 그나마 발령난 곳이 친정 옆이라 요즘 자주 뵙고 있어요~~~ 사실은 인터넷에서 퍼왔답니다^*^

구절초 2006-10-16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해 드리시는 것 같네요. 연세드시면 ...그래서 딸래미가 최고래요.
아들만 있는집은 은근히 부러워죽겠다고 한대요.
코스모스 이쁘당. 추석 마지막날 코스모스길 걸으려고 백마강 갔더니(시댁이 부여임,무지무지 긴 코스모스길 있어요 강가따라서...) 많이 져서 서운했었는데...

세실 2006-10-17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절초님. 아직은 엄마, 아부지의 도움을 받고 살지요. 좀 더 연세가 드시고 기력이 떨어지시면 그땐 열심히 돌봐드려야 할듯^*^
코스모스 예쁘죠? 아 백마강~~~ 낙화암 갔었는뎅... 사실은 인터넷에서 퍼왔답니다.

책읽는나무 2006-10-18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세실님...언제 부산으로 그리고 통도사로 오셨더랬습니까?
뒤늦게 페이퍼를 보았습니다. 정말 안타깝군요..ㅡ.ㅡ;;
벡스코에서 그런 행사를 한다는 것을 텔레비젼에서 보긴 했습니다만..그런 좋은 행사였는지 몰랐군요. 하긴 뭐 제형편에 나갈 수도 없었겠지만...ㅠ.ㅠ
저희집이 올 삼월에 이사를 했는데 이곳이 바로 해운대입니다. 그리고 사진의 날짜를 보아하니 님께서 통도사답사로 오르셨을때 친정에 있었는데 저희 친정이 또 통도사 근처가 아니겠습니까! 10월 1일에 민이가 다니는 통도사 유치원에서 운동회를 했었는데 통도사 절 윗쪽 공터에서 했더랬습니다. 그운동회 때문에 한보름동안 친정에서 머물렀습니다. 아~ 미리 알았더라면 얼굴이라도 잠시 뵈었을텐데..아~ 안타깝군요..(이거 왜 이리 제가 호들갑을 떨까요?...내가 있었던 곳에서 불과 얼마 되지 않는 거리에 님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막 가슴이 떨리네요..ㅋ) 먼곳에 계셔 만나기가 참 힘들 것이란 생각을 하니 더욱더...ㅡ.ㅡ;;
할 수 없지요...제가 청주로 가는 수밖에...ㅋ
둥이들 다 크면 님과 김지님 만나러 청주로 꼭 뜨겠습니다. 이사가지 마세요..ㅎㅎ

암튼....님도 친정과 가까운 거리에 직장이 있으니 참 좋으시겠습니다. 그리고 친정부모님도 정말 좋으시겠어요..^^

세실 2006-10-19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책읽는나무님. 해운대에 사시는군요. 해운대 근처에 좋은 횟집을 찾지 못해서 광안리까정 갔는데...님께 전화 한통화만 하면 해결될것을. 안타까워요.
더군다나 친정이 통도사 근처라니 호~~ 혹시 인근 아파트는 아니온지. 나중에 퇴직하고 이곳에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을만큼 환상이더군요.
정말루 꼭 오셔야 되요...꼬옥~~~~ 전 죽을때까정 아마도 청주에 살껄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