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도서관으로 오면서 가장 좋은 점은 친정이 가까워 1주일에 한번씩은 엄마, 아부지와 데이트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은 엄마가 추석때 잊고 온 송편이랑 아이들 먹일 배즙이랑 가지고 오신다고 점심먹자고 하신다. 장소는 친정과 도서관의 중간 지점. 예전 신규 발령때 버스 타고 다니던 길을 내 차를 타고 가니 감회가 새롭다.
며칠전 살짝 비를 뿌리고 나더니 하늘이 한층 산뜻해졌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지만 한낮의 햇살은 눈이 눈부시다. 여름의 뜨거운 태양빛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햇살이다. 출, 퇴근길에 느끼지 못했던 여유로움이 좋다.
도서관에서 불과 5분정도 걸린 식당. 큰 길가에 있는 기사식당으로 농촌 인심답게 푸짐한 부페 상차림이다. 아구찜, 잡채, 김밥, 죽등 다양한 음식들을 먹을 만큼 덜어서 먹는것. 소식하려고 힘쓰다 보니 부페를 즐기지 않는데 맛깔스런 음식들이 식욕을 부추긴다. 엄마의 '이것도 먹어봐, 저것도 먹어봐' 하시는 말씀에 무리해서 먹었더니 아직도 속이 더부룩하다.
친정아부지, 엄마의 즐거움중 하나는 인근에 있는 산을 정원삼아 가꾸시면서 그 길목에 있는 딸이랑 함께 점심을 드시는 것. 딸이 사드리는 음식을 드셔도 될텐데 늘 식비를 먼저 내신다. 안 그러셔도 된다구요. 친구네 집에 들렀다 선물 받은 과일도 한 보따리 실어 주신다......
늘 받기만 하고, 정작 드릴것이 있어도 남을 먼저 챙기는 이기적인 딸임에도 뭐를 그리 챙겨주시는지. 엄마, 아부지 사랑해요!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셔야 되요!
아 엄마, 아부지 모시고 여행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