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1 - 40대 남성

회의에 다녀오니 직원들이 "실장님(공식적인 보직이 아닌 종합자료실 담당이다 보니....) 민원인이 찾는 책 없다고 욕하고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었어요. 그리고 ㅇㅇ씨 울었어요" 한다. 상황을 들어보니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살짝 이상한 이용자가 와서는 다짜고짜 "먼나라 이웃나라 지금 없다고 나오는데, 예전에 이곳에서 봤으니 무조건 내놓으라"고 한것이다. 

만화책은 자료실에서 몽땅 치우라는 관장님의 강압으로 안타깝게도 도서관의 모든 만화책은 서고에 꽁꽁 숨겨두고 대출불가가 된것이다. (먼나라 이웃나라, 내일은 실험왕, 삼국지, 식객, 살아있는 한국사, 세계사 교과서까지 모두.....)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학부모들은 좋아했으며, 아이들도 글책을 열심히 읽더라. 도서관에 오면 만화책만 보던 규환이도 요즘 해리포터에 푹 빠졌다.

그는 무조건 책 찾아 놓으라고 잠시후에 다시 온다는 이야기를 했다기에 설마 했는데 정말로 온 것이다!!

다행히 난 경력 20년의 사서였으며 웬만한 민원인은 끄덕도 하지 않는 강심장의 소유자이다.  
그의 첫 이미지는 말을 할때 입을 가리고, 눈동자는 나를 쳐다보지도 못하며, 표정이 어둡고 몸은 왜소한 그런 평범한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에게는 최대한 정중하게 그러나 위엄있게,

: "안녕하십니까? 제가 여기 책임자 입니다.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최대한 저음으로....)
그 : "과장님이신가요? (응? 아닌데....속으로만) 음 작년에 여기서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편이랑 역사 봤는데 없어요. 난 지금 그 책이 보고 싶으니 당장 가져와요"
: "선생님 죄송합니다만 우리 도서관에는 만화책이 없습니다.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만화 본다고 학부모들의 항의가 많아 모두 폐기 처분했습니다. 따라서 빌려드릴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볼 수도 없고요" (관장님이 임의로 그랬다고는 차마 말하지 못하고....)
그 : 내가 작년까지 봤는데...암튼 무조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져와요"
: 죄송하지만 방법은 없고, 인근 서점이나 가까운 도서관을 안내할테니 그리로 가시면 어떨까요? 아니면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하실수도 있구요. 어떻게 할까요?
그 :  우리집 인터넷도 끊겼고, 내가 그렇게 돌아다닐 만큼 몸이 자유롭지가 않아요. (응? 뭔 말이야... 속으로만)
:  음 그럼 돈을 주시면 제가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댁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알아보니 15천원)  인터넷 서점엔 30%나 세일해서 저렴하네요. 15천원 주시겠습니까. (15,500원 나오더만 500원은 깎아서 불렀다)
그 :  나 돈 없는데.... 난 그냥 내용 조금 보면 되는데.....하며 한참을 뜸 들이더니, 에이 알았어요 돈 줄테니 빨리만 보내줘요. (지갑을 슬쩍 보니 5만원권이 2장이나 보이더라. 돈 있으면서 거짓말 하기는)
: 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주문해서 댁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늦어도 토요일엔 받으실 거예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난 책도 집으로 구입해주는 친절한 사서가 된 것이다.
다행히 그는 전혀 소리 지르지도 않았고, "과장님 이신가요" 하는 비굴함도 보였으며, 나름 예의를 갖추려고 하는 노력도 보였다. (나의 미모와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눌린 걸까? 이러다 매일 오는거 아냐?)

그가 가고 난뒤 직원들이 "실장님 그러다 책 안 받았다고 하면 어떡해요" 하기에,
난 "에이 한번 째려보고 아무말 없이 15천원 돌려주는거야. 불쌍한 사람 도와줬다고 생각하지 뭐" 라고 했다.

어쨌든 그 긴박한 상황에서 알라딘이 떠올랐고,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으니 알라딘은 역시 나의 베푸인 것이다.
그나저나 책이 빨리 가야 할텐데...과연 그는 주소는 정확히 써 준것이며, 무사히 책을 받을까? 설마 오리발 내밀지는 않겠지? 
  
 

 

 

 


 

민원인 2 - 올해 고등학교 졸업했다는 여성

내일까지 수강신청 기한이라 홈페이지에서 열심히 찾아 헤매고 있는데 직원이 "실장님 바쁘세요" 한다. 또 뭐니?
이번엔 올해 고등학교 졸업한 학생인데 대출이력을 뽑아 달래서 뽑아주었더니 연체 데이터가 떴다며 연체한 사실이 없다고 지워 달라고 실랑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말에는 그 애 엄마가 와서는 직원말은 듣지도 않고 자기 딸 연체 사실 없다고 지워 달라고 소리치고 했단다. (아니 조용한 도서관에서 소리 질러도 된다니?)

그 아이를 보니 역시나 눈동자가 흔들리며 무언가 불안한 모습이다. (이 친구도 살짝 정신이 이상한 느낌)
왜 그런 사소한거에 연연해할까? 연체 데이터가 뜨면 좀 어때. 그래봐야 3일이던데....벌써 세번째 억지를 부리는 거란다.

다시 또 진지하게, 그러나 이번엔 인자하게,

: 학생 이번에 고등학교 졸업했어요? 그럼 어느 대학교 갔어요?  (내심 입학사정관 준비라도 하는 걸까 하는 탐색?)
학생 : 대학은 안갔어요. (초등학교에서 받은 다독상을 보여주며) 저는 책을 굉장히 많이 읽었고, 제 날짜에 반납했다고 생각했는데 연체했다고 몇개 떠서요 (일일히 확인을 한거다. 뭐야. 그럼 입학사정관 준비도 아니네....)
: 학생 책 많이 읽어 상장도 받고, 도서관 이용도 많이 했네요. 참 고마운 친구네....이렇게 연체되었다고 기록에 남아서 속상하겠네요. 그런데 어쩌나? 이건 직원들이 임의로 적어 놓은것도 아니고 컴퓨터가 계산을 해서 자동으로 입력이 되는건데...알죠? 컴퓨터는 거짓말 안하는거....어떡하지? 내가 지워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 안타깝다.
학생 : 제가 속상해서 그래요. 정말 책 많이 읽고 연체도 안했어요. 그리고 예전에 다른 분께 물어봤을때도 연체없다고 했는데 이상해서요. 그때 증명서 받아놓을껄 그랬어요.
: 그러게 그럴껄. 암튼 학생 자랑스러워요. 이렇게 책 많이 읽었으니 훌륭한 사람 될꺼예요. 아쉽지만 컴퓨터로 한거라 우리가 만질 수가 없네. 이런거 연연해 하지 말고 앞으로도 자주 와서 책 많이 읽어요. 가끔 연체해도 이해해 줄께.
그리고 늦게 반납한거 문제될꺼 없어요. 2주 연기했다고 해도 되고, 재미있어서 2번 봤다고 하면 되는거야.


그 친구도 순순히 떠났다. 내일 엄마 데리고 다시 오는거 아냐?
지금까지 한번도 없던 민원이 오늘은 2건이나 발생한거다. 아 피곤해. 민원수당 받아야 해! 
가끔 정신이 이상한 이용자가 오면 불쌍하기도 하고, 어쩌다 저렇게 되었을까 하는 호기심도 생긴다.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걸까? 꼴랑 먼나라 이웃나라 보는 40대 아저씨가 설마?

여우꼬리.

관장님은 내가 발령나서 온 첫 날.
"정선생은 자료실 신경쓸꺼 하나도 없어요. 거기 직원 많은데 뭐. 실장은 그냥 상징적으로 있으면 돼! 그리고 독서교육에 전념해요. 올 한해 독서교육 열심히 해보자구."
그 후 '독서'자만 붙으면 몽땅 나에게로 오는 것이다. 독서교실, 체험동화마을, 주부독서회, 어린이청소년도서관 어린이서비스협의회 위원, 독서프로그램 공모 등등"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
난 "못해요. 저 이제 일 안할거예요"라는 말을 연발하며 땡퇴근하는 무대뽀 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살아보니 "일 안하고 뺀질거리는 사람도 서열이 앞서니 먼저 승진하더라."라는 사서직계의 불문율을 몸소 느낀 것이다. 
저 그냥 학교 열심히 다니고, 민원 해결하며 조용히 살래요!
어쨌든 요즘 신간도서 가장 먼저 읽을 수 있어서 너무너무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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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2-10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도서관 갈 때마다 사서분들 보며 부러워하는 사람이예요^^
말씀하신대로 따끈따끈한 신간 먼저 볼 수 있고, 하루종일 책 냄새 맡으며 일하니 얼마나 좋을까~하구요.
하지만 페이퍼보니 여러 고충도 많으시네요^^
그래도 부러워요! 어짜피 일 할 거라면 책 많은 곳에서 일해 보고 싶단 생각도...^^

세실 2011-02-11 00:04   좋아요 0 | URL
장점은 역시 신간도서 제일 먼저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보고 싶은 책 신청해서 볼 수 있다는 것.
단점은 이렇게 민원인 상대하는 것, 프로그램을 너무 많이 운영한다는 것이죠.
전 평소엔 데스크 안 쪽에서 고개 숙이고 일하기 바쁘답니다. 저 많은 행사를 추진하려면 자료실은 신경도 못써요. 자료실 직원이 6명이라 어려운 민원만 해결해 준답니다.

글샘 2011-02-10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진하는 공무원의 3대 철칙(3신)이 있습니다.
일할 땐 등신, 먹을 땐 식신, 퇴근할 땐 이순신(나으 퇴근을 알리지 말라~~~)...
도서관같은 공간에 가면 시간을 때우기 위해 열심히 책을 보는 것 같은 사람들이 참 많더라구요. 안됐기도 하고... 그런 곳의 실장님... 미모로 밀어 붙이시죠. ㅎㅎ
수고하셨습니다... 토닥토닥...

세실 2011-02-11 00:07   좋아요 0 | URL
호호호 3신 와우 대충 맞는걸요. 일할 땐 등신, 퇴근할땐 이순신. 앗 근데 요즘 제가 이순신이니 어쩌면 좋아용. ㅋ
3월부터 학교 다닐려면 2월에 야근좀 해야 하는데 하기가 싫으니.
맞습니다. 제가 거의 5년만에 도서관에 다시 온건데 그때 이용자가 인사를 하네요. 화이트 핸드...한심하기도 하고, 안되었기도 하고....
너무 잘해주면 매일 올까봐 걱정이어요. =3=3=3=3~~~

마노아 2011-02-10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과 불을 적절히 섞을 줄 아는 온화한 카리스마의 주인공 세실님이에요. 평소에도 느꼈지만 에피소드를 들으니 더 모습이 가깝게 그려져요. 참 멋지십니다.^^

세실 2011-02-11 00:08   좋아요 0 | URL
요즘...과장님, 관장님께 "못한다"고 징징거려서 실망하신거 같아요. 내일부턴 쪼금은 일 하려구요. 그만 개겨야겠죠? ㅋㅋ
호호호 저도 애환 많은 여자랍니다^*^

쎈연필 2011-02-10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민원해결사네요.
그런데 정말 희한한 민원사례네요.
저는 여러 군데 도서관에 자주 가는 편인데 세실님 정도의 내공을 가진 사서를 아직 못 봤습니다 ㅎㅎ

세실 2011-02-11 00:10   좋아요 0 | URL
멋진가요? ㅋㅋ 그렇게 보내놓고는 책이 안가면 어쩌나 하는 고민은 됩니다.
평소엔 고개 푹 숙이고 일합니다. 만약 오셔도 제 얼굴 보기 힘드실 거예요.
40대 사서들은 나름 내공이 있을걸요.
님 다니시는 도서관은 젊은 사서들이 많은가 봐요~~~

귀를기울이면 2011-02-11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도서관 민원 이야기가 낯설기도 하고 재밌기도 해서 댓글 남겨봅니다. 거기도 그닥 조용하기만한건 아니로군요. 전 책 빌리고 반납할때 잠깐씩만 들르니 잘모르겠던데. 고르는 것도 인터넷으로 미리하고 가니.. 그건 그렇고 사서업무의 단점은 다른 회사에도 다 있는 것인데 장점은 없는 것이니 여전히 부럽군요.

세실 2011-02-11 09:48   좋아요 0 | URL
도서관엔 10년된 이용자도 있답니다. 50대....사회에 불만이 많고, 도서관의 모든것에 관심을 갖고 예의 주시하고 있어요. 요즘 대출, 반납 무인시스템을 도입해서 회원가입할때와 참고봉사할때만 이용자와 접하긴 하는데, 요런 분들은 직접 상대하려고 하죠. 어려워서 그런거 못한다는 막무가내. 은행 무인시스템보다 훨씬 단순한데도 말이예요.
ㅋ 저도 교육청 근무할때 늘 목말라 했던 부분이랍니다. 책과 함께 생활하니 좋긴 합니다. ㅎ

sslmo 2011-02-11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기선제압하고 들어가는 그'저음'이 넘 궁금해요~^^
그러니까,저도, 신간이 젤 부러운걸요~

세실 2011-02-11 09:49   좋아요 0 | URL
그니까 절 보러 오시라니까요.
언뜻 아나운서 목소리 같기도 하다는 그 저음. ㅋ
제가 외형은 관장 필이죠. ㅎㅎ

맥거핀 2011-02-11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분이시네요. 얘기도 꼼꼼하게 잘 들어주시구, 최대한 도와주려고 하시고...저도 예전에 민원처리 같은 것을 조금 한 경험이 있는데요.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는 분들일수록,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을 해주면 의외로 일이 쉽게 풀리는 경우가 꽤 있더라구요. 그리고 상당수의 경우는 그냥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해결이 되구요. 세실님 글을 보니 마음이 왠지 옛기억도 나고, 마음도 좋아져서 글 남깁니다.^^;

세실 2011-02-11 10:01   좋아요 0 | URL
이곳에 온지가 얼마 되지 않아 그럴수도 있어요. 아직 스트레스는 받지 않거든요. 늘 되풀이되면 힘들겠지만 1월에 왔는데 처음 겪어서 최대한 성의껏. ㅎㅎ.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들어주면 되더라구요. 맞아요. 들어주는게 중요. 아이들도 그렇잖아요.
감사합니다. 자료실에 근무하니 생생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근무해보는 곳이거든요. ㅋ

마녀고양이 2011-02-11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언니, 왕 카리스마. 너무 멋져요.
저는 진짜루 턱도 없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일단 불끈 하는데...
그거 모두 여유가 없어서 그랬다는 사실을 요즘 깨닫고 있어요. 아아,
지금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두 해보구여~

직장과 엄마, 모두 멋지게 해내시는 세실 언니께 아침 뽀뽀 쪽!

세실 2011-02-11 10:02   좋아요 0 | URL
푸하하. 실장이잖아요. 어린 직원들이 보는데 버벅거리면 챙피하기도 해서....
아직은 포스를 지키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또 그렇게 열받아 있는 사람들 식히는건 잘해요. 그래서 더 열받아 하기도 하죠. ㅎㅎ

엄마일은 아직도 버버벅. 나두 쪼옥^*^ 진짜로 해달란 말이얏!!!

책가방 2011-02-11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원인의 입장에서..(전 민원을 제기해본 적은 없습니다만..^^)원칙따위만 고수하는 담당자도 답답할 것 같아요.
세실님처럼 유두리있게 가장 근접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까칠한 민원인도 억지를 부리지는 않을 듯 하네요.
그리고 사람 상대하는 일에는 어느정도 카리스마는 있어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실 2011-02-11 10:0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제일 답답하죠. 사실 도서관에서 민원 올리는거 단순하거든요. 회원가입때 서류 미비, 연체자, 도서대출.....별거 아니잖아요. 오픈마인드면 될듯. 어쨌든 규정은 필요하지만 가끔은 예외도 있으니까요. 아직 악질 민원 올리시는분 상대는 못해봐서 긴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도서관에 2명 있다고 하네요. ㅎㅎ

BRINY 2011-02-11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그런 민원인들이 있는지 처음 알았네요. 저는 정말로 성실한 시립도서관 이용자!

세실 2011-02-11 10:05   좋아요 0 | URL
어찌보면 정신이 정말 이상한 분들 같아요. 의외로 도서관 이용자중에 있다는....사회 부적응자, 피해의식 갖고 있는자...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니 도서관을 빙빙 도는거 같기도 하고.
님은 전혀 민원 올리지 않는 착한 이용자 같아용.

이매지 2011-02-11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장님 포스가 남다르신데요 ㅎㅎㅎ
저도 가끔 도서관 이용하러 가면 택도 없이 시비 거는 이용자들 볼 때가 있어요.
보는 사람도 답답한데 사서님들은 어떠실까 싶어지더라구요.
저희 동네 도서관 대출실은 10시까지 해서 저야 좋지만 사서분들은 힘드실 것 같더라구요^^

세실 2011-02-11 11:36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죠? 지금도 도서관에서 관리하는 중요인물(?) 왔기에 친절히 안내해 줬습니다. 나보고 책 찾는 방법을 알려 달라네요. 10년을 이용했으면서 모른척 하기는 아마 저를 테스트 한다는?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ㅋ

우리도 밤10시까지 대출해줘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인건비 3명분을 지원해줘서 계약직 직원이 고생하지요.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근무하는데 다행히 스트레스는 받지 않네요.

무스탕 2011-02-1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고 블랙 리스트는 있게 마련이군요. 저도 언젠가 울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어느 민원께서 '저쪽에서 떠드는 사람 있어요. 조용히좀 시켜주세요' 라고 사서께 말씀하시는걸 본적이 있어요.
전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일단 분위기랄까 조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일까.. 하여간 그런거 때문에라도 말소리도 작아지는데 말이에요.
저도 12년 직장생활이나 10년이 넘는 알바생활이나 민원을 대하는게 일이라서 째끔 압니다만, 별별, 상상을 초월한 민원들 정말 다양해요.

점심은 맛있게 많이 드셨는지요? ㅎㅎㅎ

세실 2011-02-11 13:40   좋아요 0 | URL
맞아요. 블랙 리스트가 있더라구요. 예전엔 직원이 떠드는 것도 뭐라 하는 이용자 있어요.
조용히 책 보는데 떠들면 아무래도 신경은 쓰이겠지만 공부하는거 아니라면 조금 소란스러운 것도 역동적이고 좋잖아요. ㅋㅋ
교육청에선 민원은 대부분 선생님들이라 부담스러웠는데 여기는 뭐 부담은 없습니다. 단순한거라서요.
점심 먹고 났더니 넘 졸려서 잠깐 수다 떨다 왔습니다. ㅎㅎ
금요일 오후는 참 좋아요~~~

꿈꾸는섬 2011-02-11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의 카리스마가 느껴져요. 와, 아름다운 미모에 상대방을 제압하는 화술까지...대체 못하시는게 뭐에요? ㅎㅎ

세실 2011-02-12 09:55   좋아요 0 | URL
ㅎㅎ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자기 암시를 하고 있습니다. 함께 소리 지르는것보다 요게 낫더라구요.
에구...요리 못해요!!!

꿈꾸는섬 2011-02-12 22:14   좋아요 0 | URL
ㅎㅎㅎ요리는 못해도 맛집은 잘 아시잖아요.ㅎㅎ

세실 2011-02-12 22:17   좋아요 0 | URL
호호호 그런가요. 맛집에 가면 그저 '맛있다' 만 연발하지 집에서 해먹어야 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오늘도 커피숍에 가서 행복하단 얘기만 했지 직접 원두커피 배우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순오기 2011-02-12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미모와 카리스마를 겸비한 세실님은 멋쟁이 실장님!!
맞아~ 상대방이 소리 친다고 같이 큰소리 내는 건 아직 덜 익은 거지요.ㅋㅋ
상징적인 실장님은 일도 잘하는데~ 왜 꼭 일 못하는 사람이 진급이 빠를까...세상이 요지경이죠.ㅜㅜ

세실 2011-02-12 21:52   좋아요 0 | URL
호호호 칭찬 감사합니다.
아이들에게도 가끔 써먹는 방법인데 규환군은 더 못참아 하던걸요. ㅎㅎ
글샘님 말씀이 딱 맞네요. 승진하는 공무원의 3대 철칙에 전 한개도 안들어가용. 아 요즘 이순신은 해요. ㅋ 근데 그 이순신은 퇴근하면 술집으로 가서 접대를 한다죠!!!!

햇빛눈물 2011-02-13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님 블로그에서 글을 보다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좋은 페이퍼가 많네요. 특히 "민원인 2 - 올해 고등학교 졸업했다는 여성"는 정말 공감합니다. ㅋㅋ 저도, 학교에서 근무하는데 연말에는 학생기록부에 들어가는 기록사항 때문에 말들이 많죠. 개중에는 '민원인2'처럼 막무가내로 우기거나 학부모까지와서 따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 세실님처럼 현명하게 대처를 못해 좀 힘들더군요. 어렸을때 고향(천안)에 있는 중앙시립도서관에 참 많이 갔었는데...제가 도서관을 좋아하거든요. 어찌보면 지금 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것때문 아닐까해요. 세실님같은 분이 많이 계시면 아이들이 도서관에 자꾸 가고싶어할 것 같습니다. 자주 들어오겠습니다!!

세실 2011-02-13 15:1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학교는 더군다나 따지기 힘든 곳이잖아요. ㅎㅎ
사실 그런 것들이 그렇게 크게 작용하지 않는거 같은데, 참 사소한것에 목숨거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 합니다. 햇빛눈물님 연배가 어떻게 되실까요? 아마 나이가 들수록, 혹은 업무에 노하우가 생길수록 자연스럽게 터득해 가는듯 합니다.
저도 처음 어린이실에 근무할때는 좀 까칠했다는...ㅎㅎ
네 자주 뵈어요^*^

L.SHIN 2011-02-1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군요. 저도 가끔은 도서관에 가는데, 이용자가 아닌 '관리자'로써의 시각으로 접하는 이런 이야기는
색다르면서 재밌군요. 그런데 그 도서관이 어디에요?
저도 가서 쌩떼 부리면 받아줄 건가요? (웃음)

세실 2011-02-13 18:08   좋아요 0 | URL
저도 굉장히 오랜만에 현장에서 일하니 색다르고 재미있습니다. 늘 상대하는 것은 아니고, 어린 직원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민원만 해결해 줍니다. 그러니 책임감을 느낄수 밖에요. ㅎㅎ
더 황당한건 민원인 1이 중국도 구입해 달라고 했다네요. 초강경 자세로 나가야 겠어요.
호호호 쌩떼 부리면? 커피 한잔 드릴께요. ㅋㅋ

자하(紫霞) 2011-02-13 19:56   좋아요 0 | URL
헐~민원인1에게 가까운 서점을 안내하셔야 할까봐요~
이런 분들은 도서관을 순식간에 싸늘하게 만드시던데...
저는 마우스 클릭도 못하겠더라구요~(소리나면 저 쳐다볼까봐서~^^;)

세실 2011-02-14 09:20   좋아요 0 | URL
다시 오면 강력하게 대응하려구요.
나를 넘 뜨문뜨문하게 봤어요. ㅎㅎ
중국 사달라고 또 떼쓰면 눈을 부릅뜨고 기선 제얍 하려구요. 오기만 해봐라...ㅎㅎ

L.SHIN 2011-02-15 19:09   좋아요 0 | URL
중국을 사달라니..아니,그런...그게 가능하다면 난 영국을 통째로 사줘요,응? ㅋ
커피 한 잔 얻어 먹으러 가기 위해서도 꼭 거기가 어딘지 알아야겠어요. 어디에요,응? ㅋㅋ

세실 2011-02-16 01:05   좋아요 0 | URL
이런...영국을 통째로? 아잉. 농담이죠?
설마 도서관에서 와서 생떼 쓰실려구???? ㅎ
도서관에 놀러 오면 제가 코람데오(맛있는 더치커피를 네 잔이나 주는 집)로 모실께요~~ 님이 도착한 시간부터 땡땡이 치는거죠.
여긴 충북중앙도서관이라고 청주에 있답니다^*^

L.SHIN 2011-02-16 20:57   좋아요 0 | URL
후후훗, 청주...
맛있는 더치커피를 네 잔이나. 케익도 주나요? +_+
대신 땡땡이 치다 걸려도 제 탓 아닙니다.( -_-)힛

세실 2011-02-17 06:53   좋아요 0 | URL
그래서 그 커피숍에 중독되었답니다. 북카페로 만들려고 제 책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응? (그러고보니 사장님께 여쭤보지도 않고 책을 갖다 주었네요. 이심전심?) ㅋ
케잌은 스틱으로 팔아용. 당연히 사드리죠~~~~~
오늘도 하루 휴가내고 쉽니다. 요즘 땡땡이의 대가?


L.SHIN 2011-02-17 19:11   좋아요 0 | URL
스틱으로 판다는 것은.. 케익을 포테이토처럼 얇게 잘라 주나요? 오홋 +_+

세실 2011-02-18 09:34   좋아요 0 | URL
호호호 상상도 참~~~
스틱 케익도 나오더라구요. 크기는 4센치(가로)*10센트(세로) 정도
어허 와서 드셔 보면 안다니깐요~~
커피랑 케익의 환상 조합^*^

자하(紫霞) 2011-02-18 11:24   좋아요 0 | URL
아~ 댓글이...

세실 2011-02-18 14:50   좋아요 0 | URL
ㅋㅋ 재밌죠?

희망찬샘 2011-02-28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의 언어로 민원인의 마음까지 헤아려 주시고... 세실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군요. 이렇게 놀랍도록 무서운(?ㅋㅋ~ 멋지다의 다른 표현입니다.) 분을 알고 있다니 참말로 영광이에요. 세실님, 좋은 하루 되세요.

세실 2011-02-28 20:54   좋아요 0 | URL
에이 가끔만 그래요. 평소엔 신경 안쓰다가 요렇게 좀 어려운 민원인만 해결해 줍니다.
평소엔 이용자 못 보고 고개 숙이고 일만 해요. ㅋㅋ
칭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