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골프…與野 “남탓” 공방 |
입력: 2006년 03월 09일 22:1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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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이 최선의 방어인가.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와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카드로 갈라서 ‘돌격 앞으로’만 외치는 여야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책임있는 답변과 자성, 진실 공개는 소극적이고 서로의 상처만 물고 늘어지는 ‘반쪽 공세’에 대한 질타이다. 제 눈의 들보는 눈감고, 남의 티끌만 보는 행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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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와 민언련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9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여기자 성추행의 당사자인 최연희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우철훈기자 | 방일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9일 언론사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일국의 총리가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가. 국민의 지탄을 받을 사안”이라며 “한두번도 아니고 이런 일이 반복돼서 국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총리가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의 표명도 한 만큼 대통령의 순방후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사실상 이총리의 사퇴를 압박했다. 박대표는 그러나 최의원의 성추행 파문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과 당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공격만 선택한 간담회였다.
당에서도 이총리 해임건의안과 국정 보이콧(거부)이라는 초강경 애드벌룬을 띄우고 여론탐색에 나섰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이총리가 사의 표명을 하지 않고 대통령도 유임시킬 경우 해임건의안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이도 안된다면 총리의 국정 운영을 전면 보이콧(거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임하면 중대국면이 올 것”(허태열 사무총장)이라는 설명이다. 정작 잠행 중인 최의원 소식은 밖에서 나왔다. 최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무소속으로 7월 재보선에 출마한다’는 일부 보도가 나왔으나 최의원측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실정법 위반을 세탁하려는 편법”이라는 여타 정당의 공세가 쏟아졌으나, 한나라당은 사실 규명이나 입장 표명없이 침묵 중이다.
이총리 거취 문제에 대해 ‘함구령’이 내려진 열린우리당도 최의원을 겨냥한 반쪽 공세가 도마에 올랐다. 최의원의 성추행이 이뤄진 ㅁ음식점에 대한 현장답사에 대해 당안팎에서 ‘과잉 대응’이라는 혹평이 따라붙은 것이다. 당 성폭력·성추행 대책위 소속 김현미·김형주 의원과 당직자들은 9일 현장답사후 기자회견을 갖고 “ㅁ음식점이 내부를 새로 도배하고 매출전표나 영수증도 보여주지 않았다. 사진도 찍지 못하게 했고, 종업원도 입막음했다”며 “한나라당과 이 음식점이 사전 조율해 축소·은폐하려는 의혹을 갖게 됐다”고 공격했다. 이들은 “성추행이 이뤄진 노래방은 이 음식점과 길로 연결돼 있다가 지금은 차단해 놓은 옆 음식점”이라며 ‘불법시설’ 의혹을 제기한 뒤 “한나라당이 성추행 현장에 대한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현장 답사에 대해서는 성추행을 이슈화하려는 ‘이벤트성 언론플레이’라는 비판도 당내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당 성폭력 대책위 소속 한 의원은 “성추행 사실이 다 공인된 상황에서 현장을 찾아가 음식점에 부담줄 일이 있느냐. 지나친 대응”이라고 꼬집었다.
〈경향신문, 이기수·박영환기자〉 |
한국정치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사라지지 않는 구태. 이것이 계속 유지되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