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korchild
그 진정성이 고맙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추모 포스터는 고 최고은 씨의 문제를 잘못 잡았다는 점에서 유감이다. 그리고 이 포스터를 볼 때마다 아프다.
최고은 씨의 죽음이 슬픈 이유는 굶었고 아팠기 때문이 아니다.
최고은 씨는 어느날 갑자기 밥을 못 먹어서 죽은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수만 명의 최고은이 있다.
최고은 사건이 뉴스가 되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그래서 추모를 하려는 사람은 최고은 씨의 죽음이 아니라 최고은 씨의 삶을 추모해야 하며, 우리 자신을 추모해야 한다.
최고은 씨가 살아 있을 당시로 돌아가보면,
자기 시나리오가 영화가 되는 것을 꿈꿨다.
췌장염 등 질환을 가진 것은 5개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밤과 낮이 바뀌거나, 밤이 없는 생활을 지속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없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밥을 선택하는 것은 삶을 송두리째 뽑아 흔드는 일이다. 그저 최고은은 자신이 열심히 만든 시나리오가 영화가 돼 밥을 먹을 수 있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대자연의 이번 추모 포스터에는 이러한 점이 배려되지 않았다.
내가 이번 이미지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멀티텍스트가 주는 무서움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이 이미지에 남기는 백마디 말보다 대자연이 남긴 이미지 하나가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남을 것이다.
그러니까 대중은 이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최고은 씨가 죽음을 맞이한 상황의 단면만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 안에 담겨 있는 중요한 문제는 묻혀 버린다. 최고은 씨가 살아낸 고단한 삶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