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 미용실(이용실) 이용하셨어요?
저는 2달 만에 미용실을 이용했습니다.
머리 자를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닌데 어째 시간이 잘 안 나더라구요.
더 정확히 말하면 미용실에 갈 시간이 나에게 필수적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꼭 써야 할 곳에만 돈을 쓰고 꼭 가야 할 곳에만 가게 된 것이 최근의 생활 패턴인 것 같습니다.
동네 단골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잘랐습니다.
미용실 갈 때마다 원장님께 커트를 맡기는데,
이번에는 유난히 살갑게 대해 주시는 겁니다.
요즘 생활이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서 닿는 대로 말을 겁니다.
저도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하는 편입니다.
미용실로서는 단골을 하나라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가장 친하게 대해 주는 업종일 것입니다.
이 미용실은 한 두 달 정도 전부터 커트 비용을 8,000원에서 1만원 으로 2,000원 올렸습니다.
업소가 가격을 올린다는 것은 비용의 증가도 있지만,
매출의 하락이 주된 이유입니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올려야 하는 절박성이 있는 것이지요.
![](http://cfs10.tistory.com/image/24/tistory/2009/02/26/23/42/49a6aa3fce32c)
원장님께 넌지시 매출에 대해서 물어봤습니다.
"이번에 불황이 큰데 매출에는 영향이 있나요? 매출이 얼마나 줄었나요?"
원장님은 평년에 비해서 30% 정도 줄었다고 합니다. 즉 10명 중에 3명이 미용실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원장님은 이것을 독특하게 분석했습니다.
즉, 불경기가 되면 사람들은 미용실을 이용하는 횟수를 줄인다고 합니다. 두 번 이용할 것을 한 번에 이용하기도 하고, 아예 정신이 없어서 머리를 자르지 않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줄여야 할 비용 중에서 커트비가 간당간당하게 붙어 있는 거죠.
![](http://cfs11.tistory.com/image/1/tistory/2009/02/26/23/53/49a6acd1ac219)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달 28일 수도권 520여가구를 대상으로 ‘소비행태의 변화와 시사점’을 조사해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출 중 의복구입비(20.5%)와 문화·레저비(17.2%), 외식비(16.5%) 등은 대부분 줄였다고 합니다. 미용은 분명 의복구입비나 문화,레저비에 들어가지만 머리는 일정 시점이 되면 항상 자라기 때문에 필수 소비에 들어갑니다.
그런데도 30%나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체감하는 경제 상황이 안 좋다는 말입니다. 이명박 정부뿐만 아니라 노무현, 김대중 시절부터 정부는 착시 현상으로 국민들을 속여 왔기 때문에 경제가 좋아졌는지 안 좋아졌는지는 아주 밑바닥에 있는 실물경기의 흐름으로 읽어야 합니다.
지금 상황은 10명 중 3명이 머리 자르는 것을 포기할 정도로 못된 경기 흐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