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문체가 쉽지만은 않군요. 원고료 2,000원 받은 기념으로 기사 한번 송고해보았습니다. 혹시 이런 경험 하신 분 있을른지요^^

 

 

 

파일구리 결제, 당신은 알고 결제하는 것인가?

- '번거로움 없는' 4,400원의 비밀
   오승주(dajak97)   
ㅇ씨 순간 바보되다

파일구리를 사용하는 ㅇ씨는 결제금액 중 가장 저렴한 정기권을 구매하였다. 3개월 이상 구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3개월을 사용해보기로 하였다. 가끔 필요한 자료를 다운받기도 하고 잠시 잊고 있는 사이에 약속된 날짜가 지났다. 그런데 자신의 휴대폰으로 월 사용액 4,400원이 결제되었다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궁금해서 사이트 검을 한 결과 3개월 이후부터는 본인의 동의 없이 자동으로 결제된다는 것을 알았다. 한 번 결제된 후에는 결제를 취소할 수 없고, 다음달 결제일의 취소만 가능하다. 1개월권(5,500원)보다 저렴하게 구매했던 것이 실수였다. o씨는 순간 바보가 되었다.


공포의 이용약관 17조 3항

"본 유료서비스의 이용 요금에 변경이 필요할 경우 변경의 효력발생일 이전 20일부터 사이트에 고시함으로 이용 요금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유료이용자가 변경된 이용요금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경우, 당사 또는 유료이용자는 이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당사가 유료이용자에게 변경되는 내용을 적시하여 "이용자가 본 공지일로부터 20일이내에 변경된 이용요금에 대한 부동의 의사를 표명하지 아니한 때에는 변경된 이용요금의 적용을 받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라는 취지의 공시를 하였음에도 이용자가 아무런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변경된 요금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요즘 약관에 대한 민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복잡한 민원에서부터 곳곳에 숨어있는 독소조항을 확인하는 것은 순전히 고객의 책임으로 '처리'되기 일쑤다. 눈치 빠른 고객은 약관의 조항을 확인하고 불이익을 피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고객은 영락없이 상술에 당해야만 한다. 회사의 안내글을 보면 더욱 자명해진다.


"한번 구입하면 매달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아이템입니다.
따라서 매번 결제하는 번거로움 없이 파일구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결제금액은 부가세10%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제하는 번거로움이 없는 것은 '회사'의 관점인지 '사용자'의 관점인지 그 취지가 사뭇 궁금하다. 고객의 입장으로서는 당연히 자신의 지갑에서 돈이 나가는데, 결제 전에 한번이라도 확인을 해주는 게 더 고맙지 않을까.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당연히 서비스가 중지될 테고, 서비스를 계속 받기 위해서는 확인 절차를 통해서 고객은 얼마든지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회사의 입장에서 볼 때 다소의 매출 감소는 예상할 수 있겠다. 만약 결제를 하거나 하지 않거나 선택의 기회가 온다면 결제를 하지 않는 고객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고객들에게 이런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자동으로 월 4,400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근시안적인 서비스 정신

LG의 구본무 회장은 지난해 이천에서 가진 계열사 CEO들이 참여하는 정기 행사인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첫째도, 둘째도 고객중심 경영”이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아직도 단기 실적에 연연해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을 소홀히 하는 관행이 남아있다”며 “고객 만족 추구가 기업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방안임에도 아직도 기업중심적 사고로 경영에 임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2006.8.27일자> '이용자 중심주의'는 글로벌 시장의 대세이다. 인터넷 서비스는 이용자 중심주의에 한발 다가선 듯하다. 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나라도 '말로만 떠드는 고객중심'에서 '행동하는 고객중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그렇게 바뀌어야만 살아남는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서비스의 궁극적 목표가 '한번 왔던 손님을 단골로 만드는 것'이라면 고객이 받는 불만은 기업 존립에 치명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파일구리가 사는 법은 간단하다. 고객들에게 사전에 약관의 내용과 자동결제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표시해야 하며, 서비스 종료일에는 고객에게 선택권을 돌려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미 결제된 내용을 취소할 수 있도록 체제를 갖춰야 한다.
이 말이 해당 기업에게는 손실이 된다고? 그것은 몰라서 하는 소리다. 당장 푼돈은 손해보겠지만, 기업을 근본적으로 쇄신시키는 경영 전략이다.
한달에 4,400원씩 '게눈 감추듯' 빼먹는 사이에 고객들은 이미 더 나은 서비스 기업을 탐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파일구리가 충성 고객의 고언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다같이 지켜볼 일이다.


서비스 후진국에서 소비자가 사는 법

불량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피해가 자꾸 늘어나고 있다. 악덕기업은 합법과 불법을 오가는 치밀한 묘수로 고객들의 주머니를 강탈하고 있다.
파일구리 자동결제 사건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서비스 약관에는 우리가 모르는, 하지만 몰라서는 안 되는 사항들이 숨겨져 있다. 예전처럼 아무 생각없이 '동의함' 버튼을 클릭하는 것은, 아무 생각없이 FTA 비준안에 서명하는 것과 같이 대책없는 피해를 야기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같은 서비스 후진국에서 소비자가 피해를 보지 않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약관은 반드시 읽어볼 것. 그 중에서도 '요금'이나 '서비스/콘텐츠'와 관련된 조항은 면밀히 뜯어볼 것.
2. 결제를 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은 없는지 꼼꼼이 살펴볼 것. 예컨대 파일구리의 경우 본인 동의 없이 자동 결제를 한다는 내용이 없나 살펴볼 것.
3.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기에 앞서 인터넷 등을 통해 이용자들의 여론을 수렴할 것. 비교적 단위가 큰 잡지나 학습 콘텐츠의 경우 피해 사례가 있을 수 있으므로 검색은 필수!
4. 피해를 입었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보고, 우체국을 이용한 '내용증명'의 요령에 대해서도 숙지할 것


기업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기에 우리는 신자유주의에 너무나 오래 노출되었다. 고객이 스스로 살 길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보이지 않는 기업의 횡포에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확인' 또 '확인'이 습관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 제2의 피해자가 언제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불합리를 고치기 위해 연대하고 요구해야 한다. 함정에 빠졌다면 당신이 처음은 아닐 것이다. 다음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거기서 끊어야 한다. 우리는 소비자 연대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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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2007-04-10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파일구리는 아니고 다른 곳인데..번호변경 했더니 결제안되서 자동으로 취소되었더라구요..암튼 결제할 땐 항상 신중해야 할 것 같아요..

승주나무 2007-04-10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eⓔ 님//처음 뵙습니다. 아뒤가 특이하군요. 인터넷 서비스에 '지뢰'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인터넷도 이제 감시의 눈을 더 강화해야죠

마늘빵 2007-04-10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승주나무님 이런 것도 하세요? ^^ 학부시절에 한겨레랑 동아, 중앙에서 몇개월 활동했었어요. 지금은 여력도 없고 열정도 없슴다. 승주나무님 홧팅.

승주나무 2007-04-10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아프 님//할아버지 같이 왜 기래요? '~시절에', '지금은~' 듣기 민망하군요. 그럼 저 같은 사람은 어찌 살라고?ㅠㅠ 제가 아프 님의 열정을 고이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어드리죠^^

하이드 2007-04-10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처음에 결제할때 '자동결제'라고 분명히 커다랗게 명시 되어 있는데, 못 보고 결제하고 억울해하는 사람이 이상한 것 같은데요 -_-a '파일구리' 에 대해서는(제가 생각하는 그 싸이트가 맞다면) 딱히 자동결제 하고 있지 않지만, 월스트릿 저널이라던가, 이뮤직이라던가 오더블닷컴audible.com 에서는 자동결제를 하고 있는데. no offence 저 같은 소비자도 있다구요. ^^ 미국에선(이라고 얘기하는건 재수없으려나) 일반화된 결제 방법이지요. 더 저렴하게 번거로움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승주나무 2007-04-10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하이드 님 말씀을 들으니 제가 좀 확대해석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부터는 '들이대고보는' 습관을 좀 고쳐야겠어요.. 암튼 의견 감사합니다.

antitheme 2007-04-10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디 신문기사 퍼오셨나 했어요.

승주나무 2007-04-1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ntitheme 님//오랜만입니다. 이 기사 채택되지 않았어요. 좀더 정진하라는 말 같네요. 요즘은 왜 이리 좌절모드인지 ㅠㅠ

오사마 2008-10-22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저도 피해자네요.. 모르고 있었음...
전 결제할때 파일구리 포인트Plus 아이템 이라고만 쓰여있고 자동결제라는 말 없었는데.. 벌써 2만2천원 피해봄.. 감사합니다. 오늘 취소해야지 원...
승주나무님 건필하세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