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디우스의 사랑의 기술 - 2000년을 이어온 작업의 정석
오비디우스 지음, 김원익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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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자기계발서도 서점에 보면 상당히 많이 나와있다. 사랑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할지 머뭇거리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우연치않은 기회에 이런 종류의 책들을 많이 읽어보았는데, 책을 읽고 있으면 당장에라도 이성친구가 생길 것 같고, 이대로만 한다면 인기인이 되는 것은 거의 시간문제라는 생각도 들 정도로 굉장히 잘 쓰여져있다. 현대의 연애 방법이나 기술은 주변에서도 많이 보고 들을 수있으니 사실은 그리 색다른 주제도 아니다. 하지만 2000여년 전에 로마인들이 즐겨 읽었던 연애서적이라면 어떨까? 넒은 제국의 풍요로움만큼이나 사람들의 문화도 풍성했던 로마시대에는 연애도 상당히 발달을 했었다. 다들 아는 밀리언 셀러인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비롯하여 로마에 관련된 서적 또한 이미 시중에 상당수 나와있다. 하지만 그 시대의 본격적인 연애서적은 이 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오비디우스라는 사람은 로마시대의 최고 시인으로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그의 시를 익숙하게 접할 수 있다. 그러한 그가 시 뿐만이 아니라 연애서까지 썼다는 사실은 수긍이 가면서도 나름대로 신선하다. 연애 기술을 통해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과 문화를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일단 이 책은 고대에 나왔던 총 4권의 서적이 한데 모아져 있다.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기술''사랑의 치유'라는 큰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의 첫 머리에는 간단하게 작가와 저서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서 로마시대에 대한 사전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도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책 표지를 보면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의 사진이 이리저리 배치되어 있는데, 책 내용 구석구석에도 이러한 작품들의 컬러사진이 풍부하게 실려 있어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읽는 즐거움까지 함께 누릴 수 있다. 사실 글만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면 조금 지루했을 수도 있는 내용인데, 사실감이 넘치는 명화들과 함께 읽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한층 풍부한 그 시대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단지 그림만 실려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그림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 그림에 얽힌 신화까지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그림을 이해하는데도 부족함이 전혀 없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림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자세하다보니 계속 글을 읽어나가는데 흐름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오비디우스의 글을 읽다가 옆에 있는 그림을 보면 또 그 아래에 그 그림에 대한 설명이 있으니 안 읽고 지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 설명을 읽다보면 방금까지 읽었던 오비디우스의 글을 다시 되새겨보아야 하는 일이 이 책을 읽는 내내 일어났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해당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니 그리 불평할만한 성질의 것은 아니라 본다.

 

실제 오비디우스가 쓴 사랑의 기술에 대한 내용을 보면 오늘날에도 상당수 적용될 수 있을 만큼 인간의 본성에 대해 정확하고 세심하게 묘사를 해놓았다. 아무래도 로마 시대에는 유부녀와 정을 통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적 현상이다보니 그런 내용들이 많이 있기는 한데, 그렇다고 해도 기본적인 연애의 법칙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문구들이 꽤나 많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남자들에게 여성들이 원하는 것은 처음에는 어떤 것이든 다 들어주라고 되어 있는 점이었다. 과거만 해도 여성들을 상당히 보호하려는 관습이 있었는데, 남녀평등 사회가 되면서 이런 분위기는 많이 없어진 것 같아서 아주 약간은 아쉽기도 하다. 사랑에 대한 낭만이나 로맨스가 시들해졌다는 느낌이다. 남자들 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조심해야할 남성상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이 있는데, 겉모습만을 신경쓰는 남자는 알맹이가 없으니 멀리하라는 점이나 그 외 신체적인 특징에 대해 묘사한 것도 인상적이다. 바람을 피우는 이성에게는 모른척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도 있고, 실연을 한 사람들은 다른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등등 현대에 적용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내용들이 가득하다. 이런 내용들을 읽어보면 오비디우스는 남녀의 감정에 대해 상당히 핵심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었음이 분명하다는 확신이 든다.

 

책의 내용이 신화에 비유를 많이 해서 연애 기술 외에도 신화에 대한 상식도 풍부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원론적인 이야기는 현대와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약간 다른 점이 있다는 것도 비교하면서 읽으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로마시대의 연애 방법에 대해 알고 싶으면 적극적으로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이외에도 로마시대의 문화, 예술에 대해서도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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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국 부자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미국의 한국 부자들 - The Good Rich
송승우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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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한다. 최근에 미국 경기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극도로 악화되기는 했지만, 분명히 세계를 주름잡는 경제의 큰 축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한국 전쟁을 겪은 이후 정말 한국이 못살았던 시절에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에 굉장히 적합한 곳이었다. 그래서 기회만 된다면 사람들은 미국으로 가려고 했고, 유학이라도 하고 돌아오면 한국에서 상당한 지식인 취급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세계가 지구촌 시대라고 일컬어질 만큼 정보의 교환이 빨라져서 그러한 메리트는 많이 없어졌다고 해도 드넓은 땅에 여유롭게 생활하는 미국인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부럽기도 하다. 일찍부터 자본주의가 발달해서 성과주의를 가장 먼저 내세운 곳도 바로 미국인데, 먹고 먹히는 살벌한 기업 환경을 갖춘 곳이라고도 한다. 그런 곳에서 살아남은 한국인들이 있다. 정말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대부호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미국에서는 성공했다고 여겨지며 사회의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왠지 모를 악착같음과 여유로움이 함께 느껴진다. 그들이 처음부터 부자는 아니었듯이 어떻게 하면 성공을 할 수 있었는지 성공 스토리를 듣다보면 나도 왠지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막연한 기대감이 들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CEO이다.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 그들이 살아남는 경영 철학으로 그들은 하나같이 한국적인 가족적 기업문화라 일컫는다. 최근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유지해온 호봉제도를 없애고 성과에 따른 연봉제를 도입하며 경쟁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워낙 이직이 많은 미국이라 좋은 연봉 조건도 중요하지만 이 회사와 함께 내가 성장해나갈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고보면 요즘 한국 기업에서는 인원 감축이나 조직 개편 등을 통해서 그 회사에 오랫동안 일해왔던 사람들을 한꺼번에 퇴출시키기도 하는 대수술을 감행하는 기업들도 상당수 있다. 전반적인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이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을 없애버렸으며, 직원들도 그 회사에 충성을 다하기 보다는 언제 짤릴지 모르니 자신의 잇속을 우선시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한 번 회사에 들어오면 같은 배를 타고 갈 동반자가 아니라 필요할 때 쓰고 나중에 그 기능을 다했다고 여기면 주저없이 버리는 것이 실제 경쟁사회의 모습이다. 이렇게 경직된 기업문화 속에서는 해당 기업이 오래 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에서 성공한 부자들은 어떤 것보다도 조직원들의 복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회사가 어려울 때 구성원들의 복지와 관련된 예산을 가장 먼저 삭감하는 한국의 기업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 그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내심 부러웠다.
 
이 사람들이 처음부터 부자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그 자리에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지 무척이나 궁금한데, 이 책에 실린 그들의 성공기를 살펴보면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불굴의 의지와 남들 놀 때 일하는 피나는 노력이 성공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 '노력하면 다 돼!' 라는 말에 조금은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먹을 것도 못먹고 잠잘것도 제대로 못 자면서 정말 죽을 것처럼 노력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 생활에 만족하며 아주 조금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쉽게 좌절해버린다. 하지만 정말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해결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단순하지만 명확한 목표가 그들의 성공 비결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사회적으로 어느정도 안정된 위치에 오르고 난 후에는 이들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예전에 많이 비난을 받았던 것은 자신의 부를 쌓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사회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탓도 있다. 어떤 사람이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의 땀방울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일 텐데, 오직 자신의 능력만으로 성공했다고 믿는 큰 오류를 저지른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어려울 때라도 사회적인 기부활동을 잊지 않고 실천한 덕분에 부와 함께 주변 사람들의 존경을 얻을 수 있었다.
 
진정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아라. 그렇다면 분명히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이것은 미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통하는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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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필수 지식>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부동산 필수 지식 - 알면 벌고, 모르면 잃는 미래 부동산 재테크를 위한 필수 지식 완벽 가이드
장박원 지음 / 행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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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에 종사를 하고 있더라도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그에 대한 정보는 거의 모른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부동산이라는 것이 경제를 총체적으로 볼 수 있는 식견이 있어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한데,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하기 때문에 매일매일이 업무로 찌들어서 그런 정보를 모을 기력조차 없는 직장인에게 부동산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분야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어디서 카더라 통신만 듣고 투자를 했다가 망하는 사례도 가끔 볼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을 주름잡는 한 축이 아줌마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부동산 시장에서 아줌마 파워는 웬만한 전문가 못지 않게 큰 힘을 발휘한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이 책에서는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중심으로 아줌마들이 나누는 수다 형식을 빌어 그동안 복잡하다고만 생각해왔던 부동산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일단 내용 부분에 들어가 있는 삽화를 비롯하여 올컬러로 제작되어 있고 굉장히 친근한 대화체를 써서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라도 어렵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내용을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조금은 어려운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책을 중간에 읽다가 그만두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는데,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 굉장히 알기 쉬운 대화체로 풀어져 있어서 책을 읽는 것이 쉬운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조금만 부동산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돈을 절약하고 또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단지 어렵다는 이유로 그런 지식들에 접근하는 것을 피한다면 결국은 적절한 투자를 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나도 사실 여유 자금은 별로 없지만, 이런 내용을 미리 알아두면 괜찮을 듯 싶어서 꼼꼼하게 읽어보았다.

 

주로 요즘 나오는 이슈들을 중심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재개발 지역의 분양을 받는 방법이라든지, 아파트 리모델링을 할 때 따져보아야 할 점 등등 서울지역의 투자처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피부로 와 닿을 만한 이야기들이 꽤 많았다. 사실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는 이미 주택이 과공급되어 가격이 더 올라갈만한 여지가 별로 없다. 하지만 수도권에서는 아직까지도 수요가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 무수히 많은 아파트들이 있기는 하지만 꼼꼼하게 잘 살펴보면 투자를 할 만한 곳이 남아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실 서민들은 여유자금이 별로 없기 때문에 아파트를 투자 대상이라기 보다는 삶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마음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왕 같은 값이면 저렴하게 좋은 집을 구입하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인 희망일 것이다. 내집마련이 아직까지도 한국 사회에서는 삶의 큰 목표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좋은 위치에 집을 찾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가장 최신의 부동산 트렌드를 반영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알 수있고, 마냥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전문용어도 주인공인 김여사의 말을 통해서 들으면 그리 어렵지도 않다. 그저 차분하고 오픈된 마음으로 지식을 받아들일 준비만 되어 있다면 부동산 거래를 할 때 꼭 알아야할 필수 지식들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내용을 쉽게 설명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조금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서 책의 뒤쪽에 별책부록을 만들어놓았다. '부동산 필수 용어 50선'이라는 소책자 인데, 이야기 형식을 아니지만 나름대로 쉽게 해설을 해 놓았기 때문에 차분하게 읽는다면 누구나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그동안 부동산을 어렵게만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부동산이 조금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신문지상을 통해서 접할 수 있는 여러 뉴스들에서 어렴풋한 지식들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니 머리가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이제 슬슬 내집마련 재테크를 해야할 시기라 그런지 투자지역에 대한 정보도 나름대로 윤곽이 잡힌 듯하다. 부동산에 대해서 정말 하나도 모르는데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싶은 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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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아이 엠 - 모르고 살아온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셀프 인터뷰
미카엘 크로게루스.로만 채펠러 지음, 김세나 옮김 / 시공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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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정말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솔직히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것은 자신의 한 면만 보기 때문에 상당히 쉬운 편이지만, 나의 변화무쌍한 감정을 잘 알고 있는 자신은 정작 스스로를 평가하고 파악하는데 상당히 망설여진다. TV에서 유명인사나 조금 특별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들의 삶을 알게되고 생각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인터뷰 한다면 어떨까? 약간은 객관적이면서도 개인적인 질문들을 통해 직관적인 대답을 하면서 나 자신을 알아간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자신을 알기 위해서 만들어진 책이며,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들이 가득 담겨있는 엉뚱한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질문들에 성실하게 대답을 해나가다 보면 그동안 나도 깨닫지 못했던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상큼한 파스텔 블루 색상의 표지는 오랫동안 봐도 질리지 않고 요즘 나오는 예쁜 다이어리를 떠오르게 만든다. 한 때 다이어리를 꽤나 열심히 썼던 나로서는 상당히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다. 책을 처음에 받아들면 파스텔 핑크 색상의 연필과 함께 진공 비닐 포장이 되어 있다.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선물을 받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비닐포장을 뜯으면서 책 안에 무슨 내용이 들어있을지 무척 궁금했다. 실제 책 내부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감각적인 그림과 편집으로 이루어진 여러가지 질문들이 가득 실려있다. 커다란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해서 다양한 질문들이 가득한데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직접적인 질문들이 많아서 약간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질문들이 나라는 사람을 알게 해주는 재미있는 경험이라 별로 어렵지 않았다. 가끔씩은 한참을 고민해야 하는 질문들도 사실은 꽤 있었지만 말이다.

 

혼자서 사각사각 답변을 써 내려가는 것도 재미있지만,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와 함께 몇 가지 질문을 공유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은밀한 질문도 있어서 약간 난감한 것은 패스를 하면 되지 않겠는가! 아무튼 나름대로 성실하게 답변을 해나가는 작업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의 모습을 나중에 한 번 들춰보면서 내가 어떤 점에서는 성장을 했고, 또 이 때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지 되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솔직히 매일 일기를 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일기를 통해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돌발 질문을 통해서 내 모습을 알아가는 것이 가장 큰 재미일 것이다.

 

질문의 책은 사실 시중에 이미 나와있는 것이 몇 권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예쁜 일러스트와 디자인으로 나온 책은 이 책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선물용으로도 꽤 괜찮은 아이템이라 생각된다. 아마 이 책을 선물받은 사람도 자신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무척 좋아할 것이다. 그냥 슥슥 읽어나가는 것도 괜찮겠지만, 나는 이 책과 함께 들어있는 연필로 답변을 꼭 써보길 추천한다. 그냥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넘어가는 것과 짧은 문장이라도 끄적이는 것은 사고의 깊이와 진실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알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던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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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에서 나만 제정신이야? - 회사에서 벌어지는 모든 비상식적인 일에 대처하는 86가지 대처법
앨버트 번스타인 지음, 전미옥 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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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다니다보면 참 많은 종류의 사람들을 만난다. 정말 믿고 따라야 겠다 싶을만큼 존경스러운 사람도 있고, 아니면 이런 사람은 왜 회사에 다니고 있는지 모르겠다 싶은 사람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사에 다니면서 생계를 이어가다보니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 속에서 가끔씩은 정말 부당하고 못참겠다 싶은 일도 있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나의 경력이 문제 생길까봐 조금 걱정도 되는 탓에 함부로 박차고 나오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속에 꾹 참고만 있는 것도 좋은 해결책은 아닌 것 같다. 개인적인 스트레스의 증가로 아마 조기 사망하는 원인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바로 이 책이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일단 이 책이 말하는 주요 독자층은 회사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측에 속하는 사원,대리,과장급이다. 사실 과장급만 해도 관리자 축에 들어가기 때문에 별로 고민이 없을 듯 싶지만, 아래 사람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위 사람들로부터도 압박을 받는 애매한 위치라 솔직히 과장이라는 직급이 가장 어렵지 않을까 싶다. 아직까지 과장타이틀은 달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정확한 심정은 이해를 잘 못하겠지만 말이다. 회사생활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사람들 사이의 구설수나 상사와의 갈등 등등 다양한 상황에 접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다양한 경우의 수를 예상하고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해서 현명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미국인 저자가 쓴 책이기 때문에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영어식이기는 하나, 요즘에는 한국의 기업 문화도 미국과 비슷한 성과주의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대처하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본다. 실제로 한국에 있는 기업에 있는 내가 읽어봐도 외국인 저자가 쓴 책이라고 해서 큰 위화감은 느끼지 못했다.

 

책의 구성은 어떤 상황을 하나 설정해 놓고, 그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몇 개의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을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전체적으로 통독을  한 후에 트러블이 생겼다고 생각될 때 자신에게 해당되는 상황을 목차에서 찾아서 다시 한 번 읽어보면 정말 현명한 직장생활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조금 자극적인 제목이기 때문에 책상위에 내놓고 읽기는 어렵겠지만 말이다. 지극히 제정신인 자신이 비정상적인 사람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참으로 많은 인내심과 이해심이 필요하다. 그런 와중에서도 살아남아야 하는 정글의 세계에서는 협력과 경쟁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를 적절히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굉장히 직접적인 해결책들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처한 상황만 잘 떠올려보면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금방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지는 몰라도 나는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급진적으로 이상한 사람들을 아직 많이 만나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조금씩 상대방에 대한 견제가 생기는 것 같아서 이상야릇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회사의 이익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가면서 상대방과 경쟁을 하는 구도가 꽤 흥미로운 것 같다. 아무튼 회사에서 도대체 어떻게 처신을 해야 좋을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이 땅의 모든 직장인들에게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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