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년 12월생을 낳은 죄과를 치르고 있다.  

일단 07년은 황금돼지의 해라고 해서 엄청난 베이비붐이 일었던 해였다.
게다가 12월생이라니.
아이를 가지고 낳는 일은 키우는 일만큼이나 계획과 무관하게 벌어진다.
나의 노력은 너무나 늦은 결실을 맺었기에 황금돼지띠의 아이를 낳고야 말았다.--;; 

그리고 이제 그 전장에 발을 들여놓는다.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다 줄을 서야 한다.
보내고 싶었던 몬테소리 교육 유치원(공부를 거의 안시킴)은
로또 번호 추첨처럼 엄마들이 공을 가지고 추첨을 한단다.
12월 1일, 침상에서 미역국 먹고
아이를 낳았음에도 꺼지지 않은 배(낳으면 바로 홀쭉해지는 줄 알았다)를 보고
놀라워했던 바로 그 날
나는 집근처 언덕 위에 그곳으로 공을 잡으러 간다. 제발. 

올 한 해 원했던 일들은 거개가 좌절되었드랬다. 
그러니 행운의 공이라도 연말에 움켜쥘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 본다.
손씻는 물을 마시는 물인줄 알고 들이켰던 거지 소년 얘기와
들이붓는 믹스를 제발 끊을 수 있기를 소망하며
주문한 커피원두를 기다리며
남자들이 다 영의정 신발이라고 왜 신는지 모르겠다고 투덜대는 어그 부츠를 검색질하며  

그 유치원의 재가를 기다린다. 들어옵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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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11-22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유치원 추첨일이 얼마남지 않았군요. 올해는 부디 성공하시길~~~~~~~~~
어그부츠 정말 따뜻하더라구요. 전 어그부추에 어울리는 스키니진을 사려고 합니다. 쿄쿄쿄

blanca 2010-11-23 22:56   좋아요 0 | URL
세실님, 제 어그가 오는 중입니다. ㅋㅋㅋ 괜시리 설레네요. 어그에는 스키니진이 최고지요. 오늘 탐방을 갔는데 경쟁률이 엽기적이던걸요. 아이는 유치원 맘에 든다고 벌써 갈 준비하고...제 대입때보다 더 떨릴 것 같아요.

하이드 2010-11-22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77년 엄청 베이비붐이었던 시절을 살았고, 살고 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에 의하면, 77년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이미 손해.. 라는 거겠죠.

그나저나 유치원 줄세우기..같은건 드라마에나 나오는 줄 아는 주변에 어린이라고는 없는 환경에 사는 저인데,그게 요즘 어린이(..라는 말을 쓰면서 복잡한 마음이 드네요;;) 들의 현실(..여기서도 또 한 번 복잡한 마음..) 인거죠?

blanca 2010-11-23 22:58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 77년에 태어나 07년생을 낳은 저를 두 번 좌절시키는 얘기이군요--;; 맞아요, 생각났어요.우리 초등학교 1학년 때 이부제였잖아요. 오전반, 오후반. 지금 생각하니 희극이네요. 아웃라이어 안 읽어 봤는데 생각난 김에 주문하고 읽어보며 자학좀 해봐야 겠습니다.^^;; 저도 제가 이런 어린이의 보호자가 될 줄은 생각 못했습니다.--;; 인생은 반전 투성이인 것 같아요. 그리고 생각난 김에 이쁜 꽃집 언니 될 수 있어요!!! 그럼요, 하이드님 정도면...

프레이야 2010-11-23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하시는 유치원 당첨 잘 되길 빌어요.
꺼지지 않는 배,에서 그만 ㅋㅋㅋㅋㅋ
저도 첫애 낳고 한동안 그렇더라구요. ㅎㅎㅎ

blanca 2010-11-23 23:00   좋아요 0 | URL
프야님, 저 애 낳은 당일날 아직 애 하나 더 배에 있냐는 말 들었잖아요. 산모한테 너무 가혹한 얘기 아닌가요?==;; 유치원은 오늘 구경 가보니 더 초조합니다. 남들이 가고 싶어하니 저도 부화뇌동하여 그 자유롭고 이쁜 분위기가 참 맘에 들더라구요. 천주교 재단의 자유롭게 뛰어노는 그런 곳이거든요..

후애(厚愛) 2010-11-23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열심히 빌어 드릴께요.^^

blanca 2010-11-23 23:00   좋아요 0 | URL
후애님 너무 감사해요. 왠지 좋은 예감이 드는걸요^^

양철나무꾼 2010-11-23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가를 기다린다,전 사직서 쓸 때 나오는 단어인 줄 알았어요,ㅋ~.

전 커피 당분간 끊었어요.믹스고 원두고...
대신 보리차 끓어 보온병에 담아갔고 나왔는데...아무 맛 없어요~ㅠ.ㅠ


blanca 2010-11-23 23:02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커피를 끊으셨다구요? 제가 세상 제일 대단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바로 커피를 끊었다는 이들이랍니다. 저는 아이를 가진 한 아홉 달 동안만 참았다가 모유수유할때도 열폭하여 두 잔씩 마셨더랬어요. 보리차도 뜨겁게 마시면 구수하긴 한데 커피만 하지는 않은데..(염장모드입니다.ㅋㅋㅋ) 그래도 저도 또 시도해 보려고 해요...재가를 기다린다,,사직서에 쓰는 용어군요 ㅋㅋ

stella.K 2010-11-23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다 원하는대로 된 건 없네요.
우리네 인생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도 그 안 되는 것 중에 하나 어쩌다 돼면 기분 좋아 어깨를 으쓱이곤 하죠.
12월부터 시작해서 블랑카님 좋은 일 많이 생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blanca 2010-11-23 23:03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저는 사실 인생 전체로 봐서 원하는 고대로 된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지나서 돌아보면 다 납득할 만한 결과였지만...스텔라님이랑 저랑 내년에는 소망한 바 다 이루자구요!

비로그인 2010-11-23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 인생은 완벽하게 제 뒷통수를 후려칩니다. 이정도면 한때 유행했던 빡치기 수준이에요. 그런 다음 살랑살랑, `그래도 이거 하나 보고 살아, 응?' 하는 꼴이라니!
모쪼록 꼭 운명의 수레바퀴를 만나시기를 바랍니다. 행운이라니요, 그런 건 없습니다. 단지 운명이 있을 뿐이죠. 그리고 저는, 그 운명이 blanca님이 원하는 그것이기를 간절히 함께 바랍니다. 행운보다 운명이 강할 테니까요!

blanca 2010-11-23 23:05   좋아요 0 | URL
쥬드님, 운명....그런 걸까요? 저는 아직도 행운을 포기 못하나 봐요. 저한테 행운이 너무 인색해서요. 운명의 수레바퀴. 쥬드님의 언어들은 어떻게 하나 하나가 이렇게도 의미심장할까요...인생에 있어서는 저보다 선배이신 것 같아요.

저의 운명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반딧불이 2010-11-24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시대 책을 읽다보니 저는 '재가'를 재혼하는 의미로 읽어버렸네요.~
'행운의 공'을 위해 '올 한해 원했던 일들이 좌절'되었던거라 믿습니다. 좋은 결과가 블라카님에게 환한 미소를 전해주기를....

blanca 2010-11-23 23:07   좋아요 0 | URL
반딧불이님, 재혼^^;;저의 재가라는 표현이 적절하게 쓰인 것 같진 않아요. 임금님의 허락을 유치원 입소에 비유하는 건 아귀가 꼭 맞는 비유는 아닌 것 같습니다. 덕분에 사전도 찾아보고 감사합니다. 행운의 공을 위한 좌절들, 이 표현 너무 좋고 가슴에 코옥 박히네요. 그럴래요. 그렇게 생각할래요.^^

루체오페르 2010-11-24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에게 좋은 결과 원하는 결과 있길 바랍니다!

저는 어그가 따뜻할거 같아 호기심은 가는데 남자는 어그 안신는거야...라는 분위기가 있어서 도전 못하고 있습니다ㅋㅋ;

blanca 2010-11-24 22:28   좋아요 0 | URL
루체오페르님, 감사합니다. 요새 남자도 어그 신는 경우가 있다곤 하더라구요 ㅋㅋㅋ 용기가 필요하긴 할 것 같아요^^;; 사실 인식이 그런 거지 남자분들이 더 잘 어울릴 것도 같아요.

비로그인 2010-11-24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꺼지지 않는 배를 계속 유지하며 셋째까정 낳고나니까...이것이 없어지진 않고 중력을 못이겨 밑으로 쳐집디다~~ㅠ
엄마는 슬퍼요~~
유치원의 재가를 기다리는 그 마음...
블랑카님에게 꼭 좋은 소식이 올거라고 믿씨미다~~!!!!

blanca 2010-11-24 22:29   좋아요 0 | URL
마기님, 저도 꺼지고 다시 부르고 꺼지고 다시 부르고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완전히 꺼지기 전에 다 불려서(이게 무슨 소리인지) 끝내고 난 다음 화끈하게 꺼지게 하는 플랜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벌써 쳐지고 있답니다.--;; 쓰다 보니 또 슬퍼지네요.

2010-11-24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4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4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4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0-11-24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대한민국 어린이의 수가 적어서 유치원이 문 닫을 정도로 인구 문제가 심각했다고 들었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군요. 좋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들어가려고 수많은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줄을 서고 있었군요. 몬테소리,, 이름만 들어도 참 좋은 곳이죠. 어렸을 때 몬테소리 장난감 가지고
논게 생각이 나네요. 정말 블랑카님과 애기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랍니다.^^

blanca 2010-11-24 22:33   좋아요 0 | URL
cyrus님, 2007년에 반짝 출산붐이 일어서 아이들이 대박으로 많아졌답니다. 유치원도 놀랠 정도로 아이들이 갑자기 늘어나서...몬테소리 장난감 가지고 노셨어요? 저는 미술학원 잠깐 다니다 초등학교 입학해서 참 서운했던 기억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10-11-28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따님 유치원에 가면 사진도 찍고, 바욜린도 배우시고, 등등..
뭔가 blanca님만의 시간이 "그래도" 쪼끔 더 생기지 않으실까요? ㅎ

얼마전 퇴근길, 2호선에서 제 나이 또래의 어떤 분이 4-5세 되는 딸과 함께 나들이를 나왔더라고요. 유모차를 끌고 나왔는데 호기심 많은 소녀께서 이리저리 정신없게 하느라 유모차가 뒹굴. 앞에 있던 제가 잡아 드렸죠 ㅋ

그때 blanca님 생각나면서 왜그리 웃음이 나던지욥 ^^

blanca 2010-11-29 22:08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같은 배려와 도움이 아기 엄마들한테는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몰라요...재작년인가 낑낑대며 유모차를 둔덕 위로 못 넘겨기고 있는데 저 멀리서 달려와 도와주신 분 생각이 나네요. 바람결님은 좋은 아빠가 될 것 같아요^^

날씨는 춥고 하늘은 너무 파랗고 나이는 또 한 살 더 먹고 이래저래 싱숭생숭한 하루입니다...바람결님은 어떻게 한 주를 출발하셨는지 궁금하네요...

2010-11-30 01: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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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23: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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