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지금 몇 살인가?"
"스물다섯입니다."
-헤밍웨이 [파리는 날마다 축제]
프랑스 파리의 까페 돔에서 노화가 파생이 헤밍웨이에게 나이를 묻는 대목이다. 이 대목에서 갑자기 이렇게 나이를 노골적으로 물을 수 있는 건 당시 헤밍웨이의 나이가 이십 대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십 대인 나에게 나이를 정면으로 묻는 사람은 이제 없는 걸 보니까 그렇다. 저 질문에 답변을 "마흔입니다."라고 한다면 상대가 좀 당황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언가 조언을 하기도 아는 체를 하기에도 목전에 사십 대는 좀 겸연쩍다.
오늘 케잌의 초를 몇 개 준비해야 하냐고 묻는 점원에게 여동생이 나를 쳐다봤다.
그냥 큰 걸로 네 개. 이러는데 부끄러움은 왜 나의 몫인 거지? 나이듦은 부끄러움이 아닌데 요즘 들어 내 나이를 얘기할 때 목소리가 작아진다.
그래도 누군가
"자네 오늘 나이가 몇 살인가?" 한다면
"음. 오늘부로 마흔 둘이군요. "라고 자신감 있게 외쳐야지. 아, 한국 나이는 마흔셋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