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콜드 블러드>가 탄생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영화인데,
카포티 역을 맡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연기는 두말 할 것도 없이 훌륭하고,
상도 받고, 평가도 좋다.

허나, 단점인지 장점인지...
되게 지~~~~루하다.
왜냐... 주인공의 '고난'이 그대로 묻어있으니까.
살인범과의 지루한 심리전이 6년(?)간 펼쳐지니 보는 이도 지친다. 지쳐.

"제 책 제목을 정했는데 맘에 들어하실 것 같아요. 아주 남성적이죠.
In cold blood 에요.
좋지 않아요?"
"범죄를 지칭하는 말인가요? 아니면
범죄자들과 얘기하는 자신인가요?"
카포티는 대단한 관찰력과 기억력, 그리고 상대방을 파고는 심리전의 도사다.
편견(목소리가 이상하다)에 시달렸던 '전력'을 경험삼아 상대방의 경계심을 무너뜨리는데에
선수가 되었다.
상처입은 사람에게 위로를, 배고픈 자에게 빵을, 아픈 자에게 아스피린을,
그리고 대화가 필요한 살인범에게는 친구로 다가선다.
다가서는 이유는?
당연히 소설을 완성시키기 위해서이다.
94% 정확성을 지닌 대단한 기억력으로 '세계 최초의 팩션'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6%의 부정확성은 무엇인가?
작가로서의 감각, 목적을 위한 간교, 흔들리는 감성...
카포티는 소설의 완성을 위해 살인범과 교감을 나누었고, 교수형 시켰다.
"그들은 죽었고 당신은 살았어요, 트루먼"
"그들을 구하기 위해 난 아무것도 못 해줬어요"
"사실 어쩌면 당신이 원치 않은 거예요"

영화는 미세한 내면을 훑으려고 노력한다.
모호하고, 지루하게...

(실제 카포티의 모습)
카포티의 작품 중에 하나인 '에피그라프'에 이렇게 썼다고 한다.
"응답을 못 받은 기도보다 받은 기도에 더 많은 눈물을 흘린다"
살인범과의 교감을 통해서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을 대면하는 것은
눈물나는 고통인가 보다.
"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속에서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그 괴물의 심연을 들여다봤다면, 그 심연또한 우리를 들여다볼 테니까..."
- 로버트 레슬러의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