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자극
이 작은 땅덩이에 외로운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2천만 시민이 수도권에 따닥따닥 모여서 살다보니, 한적한 곳에 가면 인간이 살 수 없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거의 모든 회사는 출퇴근 시간이 같다....
인간다운 세상이 그리워서.. 너무나 외로워서 서로의 체취를 매일 아침 맡으라는 사측의 배려?
하여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아침인사로 구취, 액취, 방귀 온갖 향으로 서로의 후각을 자극하는 것을 일상이라 부르게 되었다.
아침부터 각자의 영역 표시를 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가득한 그 좁은 곳.
지하철 화장, 지하철 수면, 지하철 독서, 지하철 식사, 지하철 수다....
할건 다 한다.
대중교통이 시민의 발이라고 하는데, 나에게 지하철은 개끈이다.
인천 지하철에 질질 끌려서 부평에 내려지면, 1호선 파랑끈에 다시 질질 끌려 신도림에 던져지고, 2호선 녹색끈에 이끌려 회사에 도착하게 되는데,
점점 불어나는 몸무게를 2시간동안 지탱하다보니 코끼리 뒷다리로 서서히 진화되고 있음을 두 눈으로 확인하곤 한다.
뺵뺵한... 서 있기도 힘든 2호선 강남라인, 부평~신도림 라인의 최대 난코스는...
사실...
뒷사람이다 ㅡ..ㅡ;
뭐라도 먹고 있거나, 무가지 신문을 뒷 목덜미에 대고서 읽던가 하면
온 몸의 감각세포가 뒷통수로 쏠린다.
내 머리가 책상이요 밥상이 되는 순간이니까.
그러나 제일 심한 것은 재채기 ㅡ..ㅡ;
그래 휴지도 된다.
오늘은 목에 가래 한 바가지를 걸고 있는 듯한 재치기를 서울대입구에서~강남역까지
25초마다 5번씩 하는 아저씨가 바짝 붙어 있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재채기를 하면 대형사고가 날 듯한... 그 재채기..
1 3 1 패턴.
가끔 헛구역질도 한다. 속 깊숙히 걸린 그것을 한꺼번에 쏟아낼 듯한...
'가래 울음소리'...
운다.. 울어... 목에 걸렸으니.
동물의 왕국을 보면 어미 팽귄이.. 새끼를 위해 먹은 것을 개워내는 그 장면이 스친다.
아~ 뒷통수를 에일리언의 알 속에 넣었다 뺀 듯한 이 기분...
입을 가리는 척은 하는데, 잘 좀 가리지..
뒷통수에...
인공 바람이 분다~
지하철 에어컨 바람이 불어주는데..
맞바람이길... 기원하지만,
제길...
역풍이다.
아... 쥐박이의 입에다가 그 아저씨의 재채기를 강풍으로 ~
이런 상상...
더럽고 유쾌하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