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설가의 블로그에서 어떤 글을 읽다가..

타락하고 싶어 환장했으나 태생이 범생이라 괴로워 몸부림치는 예술가들을 불러 모아

한바탕 퇴폐적인 파티를 열어주고 싶다고 문득, 생각했다.

그들로서는 쇼킹한, 평생에 있어 처음인 그런 기억들을 심어줄 수 있는 파티.

타락을 동경하는 자들은, 그 동경을 버리지 못하면 평생 동경이나 하다 살게 될거다.

동경을 버리는 순간 그들은 타락하게 될것이고 가끔은 자랑스러우나 대체로 스스로를 경멸하며 그것을 견디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가끔 중요한 것을 잊기도 한다.

정말 타락한 자들은, 퇴폐적인 자들은 결코 겉모습에서 그런 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어느 평범한 한 순간을 포착한 스틸컷을 공들여서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그 속에 깃든 퇴폐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퇴폐는 말끔하고도 바른 모습으로 우리 곁에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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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일 더미에서 헤어나 8시 반 경 집에 돌아와서는.. 맥주를 마시며 위기의 주부들을 보다..

그러다 조금 취해서는 몇 통의 전화를 주고 받다가..

지금 나를 흔드는건 변함없이 또 당신.

나는 당신을 듣지 못해도 당신은 그렇게 나를 듣다니 이건 불공평하잖아.

하지만 무방비 상태로 나는 그렇게 울고 말아도 상관없어.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당신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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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4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6-03-14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아아, 그런 느낌이셨군요.
맞아요, 저는 쎈척 아니면 시체입니다. ^^;;
 

그러니까, 수많은 뻔한 거짓말 중에서 단연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최고의 거짓말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이다.

짐짓, 그런체할 뿐 아무렇지도 않을 수는 없기에 우리는 자꾸만 아무렇지도 않다고 중얼거린다.

어느 수상스키 선수는 사고로 모터 보트에 의해 팔을 잘려나가게 되었는데 팔이 잘리고도 한동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한다. 주변이 붉게 물드는 것을 보고서야 팔이 거의 다 잘렸다는 것을 알았다고.

크나큰 아픔은 그 당시에는 잘 못느끼고 그정 멍할 뿐이다. 아픔을 느끼는 시기는 이미 모든게 끝난 후다. 돌이킬 수 없을때 아픔이 시작되는것.

그래서, 다시 말하자면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정말, 그렇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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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2-27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구두님, 무슨일이신가요? 아프면 안되요. 좋아지기 바래요..

이리스 2006-02-28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나아지려고 아픈것 같아요..

비로그인 2006-03-0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가락을 베었을 때, 마침 동맥을 새로 산 컷터로 그어버리는 바람에 피가 뚝, 뚝, 떨어질 때에도 저도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뒤이어 심장이 손끝에 달린 것처럼 화르륵 달아오르는 느낌, 남이 이랬으면 고소라도 할텐데 내가 이랬으니 어디 가서 말도 못할 자괴감(사고를 치면 늘상 자괴감이 따르더군요), 가장 덜 아플 때에는 꿰매느라 마취를 할 때와 처음 손을 베었을 때였어요. 아무렇지도 않아, 아무렇지도 않아, 그러나 이미 아무런 일들. 차라리 정말 아무렇지도 않을 때에는 그냥 웃게 됩니다.
정말.

이리스 2006-03-0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드님 / 아, 어쩌다 그런 일이 님에게.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너무 아프네요. 아무렇지 않은게 아니니까 자꾸만 아무렇지 않다고 중얼대는 것이겠죠. 근데 이제는 그 중얼거림도 그만 두어야 겠다고 생각해요.

비로그인 2006-03-02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가락은 말이지요, 지금은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요. 작년 여름, 7월 말경 베었거든요. 이제는 다 아물고, 다쳤던 손가락으로 가야금 줄을 힘껏, 눌러도 약간 우물한 느낌이 들 뿐, 아무렇지도 않아요. 모든 상처는 다 낫나봅니다.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만두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 님이 그렇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제 경우에는 그러했어요. 피할 수 없을 때 즐기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이리스 2008-07-03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상처가 다 낫는다는데 한표입니다. 다만 상처는 낫지만 기억에서는 좀처럼 말끔하게 지워지지 않는것 같습니다. 저 역시 무엇하나 제대로 그만두지 못하고 또 시작하지 못하는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어쩌면 대부분의 선택은, 무엇을 선택할지 몰라 갈팡질팡 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무엇을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하는 것인듯 하다. 지나고보면 이미 답을 알고 있었으나 수용하는데 용기가 필요했던 경우가 더 많은 것을 보면 말이다.

연이어 사흘정도 신기하게 숙면을 취했다. 너무 편하고 포근한 잠이어서 매일 이런 잠을 잘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누적된 피로가 단 사흘의 숙면으로 풀리지는 않아서 아침에 일어나면 피로의 무게 때문에 곤혹스럽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꽤나 안심이 되었다. 불면에서 벗어난 것.

어제, 아주 오랜만에 나는 다시 익숙한 시간을 마주하며 내가 잠시 도망을 쳤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느순간 나는 덜컥 겁이 났던 것이다. 겉으로는 괜찮다고 웃고 들떠하기까지 했으나 사실 나는 겁에 질려 덜덜 떨고 있었고 결국 후다닥 냅다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그걸 깨닫고 나자 너무 부끄러워서 견딜수가 없었다. 파렴치하기까지 한 내 행동을 돌이켜 본다는 건 괴로운 일이었다. 더 고개를 들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은 너무도 간단하게(물론 당사자는 결코 간단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연히) 나는 예전의 그 자리에 다시 들어가 앉을 수 있게된 것이다.

조금은 어색하게, 쑥스럽게.. 다시 익숙한 내 자리에 앉아서 살짝 눈물을 훔치고 있노라니 그만, 구름 위로 두둥실 떠오른 기분이 되었다.

나는 이미 오래전에 선택을 한 것이고, 잠시나마 비겁하게 도망을 쳤었다.

이제는 부끄럽지 않게, 겁내지 말고, 도망치지 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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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2-22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준비완료, 라고 말해도 좋을 듯 합니다. 그런 자신감있는 모습과 현명한 판단이 참 부럽다는 말을 늘상 하고싶었어요.
저는 생각하는 시간이 참 깁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주위에서 지겨워할 때까지 또 한번 더 생각한 다음, 마지막에 남들이 생각도 못했던 순간에 갑자기, 단칼에 베어버립니다. 지금껏 제가 내린 모든 시시콜콜한 중대한 일들의 결정이 그러했어요. 아주 많이 중언부언하게 되겠지만, 그 글들이 지겨우시겠지만, 낡은구두 님께서 하시는 생각의 흔적들이 저는 좋습니다. 쓴소리나 달콤한 소리, 모두 다.

이리스 2006-02-2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끄럽게도 저는, 별로 자신감이 있지도 않고 현명한 판단도 내리지 못하는 쪽입니다. 저역시 지지부진 시간속에서 뒹굴며 편안한 것에 기대려고 하다가 생각지 않게 갑자기 얼음물에 풍덩 빠지는 사건이 생겨, 정신을 차린 것이지요.

단칼에 베어버리는 그 날이 오기까지 모쪼록 평안하기를 바랍니다.
 

모든 면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욕망을 대하는 자세나 방법에 대해서는..

난 조금도 발전하고 성장하지 못하고 외려 퇴보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갖고 싶은 욕망을 어떻게 추스려야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불편하고, 괴롭고, 미치겠으면서도 놓지 못한다.

만신창이가 될 즈음에서야 위험한 수위를 깨닫고 잠시 멈추어설 뿐이다.

덩치만 커다란 어린아이 같달까.

이 탐욕스러운 자아는 참으로 주체가 되지 아니하니, 이 노릇을 어찌할고.

꼴도 보기 싫은데 이게 나라서, 안보고 살자니 또 불편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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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2-20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낡은구두님,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요^^ 웃으며 털어보세요^^

이리스 2006-02-21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리 물려고 뱅뱅도는 강아지 같죠 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