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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결심으로 하는 게 아니야. 마음으로 해야 하는 거야.

마음이 바뀌면 약속도 무효.

세상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두 가지 있어. 흘러가버린 시간과 입 밖으로 내뱉은 말.

-- 불새에 나온 대사들 기억나는대로 남겨둔다..

그래, 사랑은... 결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지. 결심이 변해 마음이 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야. 마음이 결심이 되는 것 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야. 그렇지만 그 결심을 지키는 것도 무가치하거나 쉬운 일은 더더욱 아니란다. 하지만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사랑은 결심으로 하는 것이 아닌데..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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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자를 바라보는 일이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비로 내가 이 쪽 너머에 서 있다고는 해도 예전의 그 서슬퍼런 기세는 온데 간데 없고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조용히 입술을 움직이며 말하는 그 모습은 그리 유쾌한 심경으로 보기가 힘들다.

패배자만 쓸쓸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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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모든 일은 한꺼번에 닥쳐온다.

그것은 마치 징크스처럼 되어버렸다. 몸에 열이 오르고 소화 불량에 다리는 후들거린다.

이러한 와중에도 나는 내일 대전에 촬영 때문에 내려갔다 와야 한다.

산더미 같은 일도 나를 기다리고 있으며 쓰지 못한 기사도 있다.

중간 고사 준비는 하나도 하지 못했다.

소리를 지르고 싶다는 마음조차 들지 않고, 그저 멍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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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 사람을 자라게 한다.

다친 곳이 아물면서 새 살이 돋아나듯이 다친 마음에도 새로운 마음이 돋아난다.

완전히, 흔적도 없이 지워지는 상처가 아니라 흉터가 남는 경우라면 다 낫고 나서도 그 흉터를 보면서 생각한다. 그리고 또 자라난다.

그런데 가끔은 그렇게 자라고, 자라고, 자라다가.. 어느 순간 확 곤두박질쳐 떨어져내릴때가 있다.

정말, 조심해야 한다.

아찔한 그 느낌이 너무나도 싫다. 현기증,, 그 불쾌한 현기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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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이라는 숫자를 한 참 쳐다본다. 그렇다 이제 30 인 것이다. 29도 아니고 31도 아닌 딱 30. 어머니는 종종 내가 12월 21일 생인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신다. 조금 더 있다가 태어났으면 한 살 더 어렸을 텐데 아깝다고 말씀하신다. 조금 늦게 출생신고를 하는 융통성(?)을 발휘하시지도 못한 점에 대해서도 언급하신다. 그런 말을 자주 들었지만 아무려나 법적으로 나는 30 인 것이다.

내가 불안함을 느끼는 순간은 내가 확신을 갖지 못할 때, 무엇에든 분명한 이유, 명분이 없을 때이며 휘청거리는 내 자신을 느낄 때가 가장 극명하게 불안정하다. 심각하게도 나는 그런 상태를 꽤 오래 지속해 왔다. 이 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저 임시방편으로 무너져가는 집 담벼락에 각목 하나씩 그 때 그 때 받쳐두는 식으로 버텨왔다. 혼자 조용히 집중해서 무언가에 빠져보지 못한 것이 도대체 얼마만인지도 모를 지경이다. 아니 이제는 그 시간이 주어진다 해도 유용하게 쓸 수 없어졌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그리고 생각이란 살다보면 바뀌게 마련이다. 전에는 전혀 생각지 않았던 일도 어느 순간 간절히 열망하게 되기도 하고, 전에는 하찮게 여겼던 일들이 인생에서 꽤 중요한 가치를 갖게 되는 일도 허다하다. 하지만 그런 모든 변화에 있어서 그 중심점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그 때 마다 휘청거리지 않고 자신의 무게 중심을 두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한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렇기에는 그 간극이 너무나도 컸다. 여기와 저기를 함께 딛고 있으면 가랑이가 찢어질 지경이었고 한 발은 여기에 두었다가 다른 한 발은 저기에 두었다가 껑충거리며 허덕이는데 온 힘을 쏟아 부었다. 그러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그 충격과 상처는 오래 갔다. 일어서기 위한 노력도 꽤 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여기, 까지 왔다는 점이다. 그 모든 과정은 다 그렇다 치더라도 지금 여기에 서 있다는 데에서 나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내가 여기에서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또 무엇을 해야 하는 가를 살펴야 하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일상을 위한 허덕임으로 타는 갈증을 간신히 맹물로 입술만 적시며 살 수는 없지 않을까. 나는 나의 소설도 쓰고 싶고 영화도 만들고 싶으며 사진도 잘 찍고 싶지 않은가. 여행도 많이 다니며 그 풍경과 감상을 담아 펴내고 싶지 않던가. 공부도 폭넓게 두루두루 하여 학문에 대한 갈증도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내 발에 꽁꽁 묶인 저 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렇게 매단채로 나는 극기 훈련을 하듯이 해변가를 뛸 수밖에 없지 않은가. 저 돌들이 언제 나에게서 떨어져나갈지는 오직 신만이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따금 나는 그 돌들이 너무나 익숙해서 돌들이 떨어져 나가면 견디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한다. 물론 모든 돌들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내 20은 찬란하게 빛났으나 긴 그림자를 드리웠었고 23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일들을 너무나도 많이 겪었던 시기였으며 24에서 26은 몸서리쳐지게 아팠고 27에서 29는 살기 위해 힘겹게 싸우고 또 싸우던 피투성이 전쟁터였다. 그리고 30이 되어, 이제 막 상처를 붕대로 동여매고 다시 일어섰다. 돌아보니 참 많은 것을 잃었으며 또 그 반 정도를 얻었던 것 같다. 잃은 것들, 다시는 못 가질 것들, 또 다시 못 올 것 들이 망령처럼 내 주위를 떠돌다가 어느 한 순간 큰 바람을 일으켜 나를 넘어뜨리지만 그래도 비틀거리며 다시 일어난다.

 

밝은 색의 옷을 고르기 시작한지 이제 겨우 2년째다. 그 전의 나는 온통 검은색, 회색, 기껏해야 갈색의 옷들만을 골랐다. 밝은 색들은 너무나 어색했고 낯설었으며 손이 가지 않았다. 이제는 조금만 어색할 따름이다. 낯간지러웠던 핑크와 꽃무늬를 제법 익숙하게 집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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