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렸다가 그쳤다가 반복하며 강풍이 몰아치던 하루.

나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비틀대며

구멍난 곳에 급하게 뭐라도 틀어막아 보려고 애쓰는,

그 어느날과 특별히 다를 것 없는 하루.

그런 하루지만, 내게도 감사할 일이 생겼으니 비틀거림을 멈추고 잠시 기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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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뚱이 하나를 친구 삼아 채워질 리 없는 욕망의 잔재에 휘둘리다 종말을 맞이하는 여생. 운명이 던진 그늘 때문에 가련한 존재가 되고 말았다는 자각. 예사롭지 않은 성격이 성격을 학대하고 그 성격이 다시 성격을 왜곡하여 이전보다 곱절로 끔찍한 난행을 저지르는 악순환.

<납장미>, 마루야마 겐지.

 

맙소사, 저 문장들을 읽어내는 동안 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적확하게 나를 꿰뚫는 문장이 있을까.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것만이 내가 해야할 유일한 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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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4-15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납장미도 읽고 싶은 책이었다는 생각이 났어요 ㅠ.ㅠ

이리스 2006-04-15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 아니, 그렇다고 우시면 어째요.. -_-;;;
 

a를 원하는 심정으로 했던 행동이 b를 원하게 만들어주는 그런일, 살다 보면 가끔 생긴다.

나에게도 최근, 그런 일이 생겼다.

그건 나만 아는 비밀, 그래서 다시 누리는 달콤함과 포근함도 오직 나만의 것.

살짝 미안한 일이지만 혼자서 누려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까불고 장난치면서 웃고 다닌다고 누구나 속마음 저 깊은 곳까지 티끌 하나 없을리가 없다.

사람들 앞에서 농담 하기를 자청하고 나서는, 내 이야기에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 내가 참 외롭구나.. 라고 생각했다.

외로운건 살아있는 한 떼어낼 수 없는 것이니 외로운 것을 어떻게 풀어내는가, 그게 관건이다.

이왕이면 남들을 즐겁게 해주는게 좋겠지? 광대노릇이면 뭐 어떠랴.

실컷 남들을 웃기다보면 나도 덩달아 웃길지도 모를 일이다.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빚어진 근간의 일을 생각하며, 인생은 참 재밌다고..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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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웠어요, 바람을 가르는 동안 내 눈물 말려주어서..

바람처럼 나는 아직도 어리석은 눈물을 흘리죠.

이 눈물의 어리석음, 부디 용서해주시기를... 당신의 앞길에 축복만 있기를..

이른 봄날, 나와 함께 해주어 고마워요.. 오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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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3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월요일이 휴가라는 것, 직장 다니는 이들이라면 그게 어떤건지 알것이다.

나는, 그러니 느긋하게 시계가 한시를 향하거나 말거나 욕먹지 않을만큼 볼륨업을 하고 이 공간에 음악을 가득 채워넣고 치즈를 오물거리면서 생각에 잠긴다.

내가 가장 싫은 것, 그리고 두려운 것은 상실, 그리고 부재.

나는 저 두가지를 피하고 또는 필사적으로 막기 위해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밤의 몇몇 노래들은 나를 울컥하게 한다. 어떤 것은 단지 리듬만으로 또 어떤 것은 가사로 갑옷 속 깊숙한 곳에 감추어져 있던 심장의 말랑한 부분을 건드려 준다. 나는 이런 뜨거움이 좋다. 움찔거릴만큼 아픈 것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반응 없는 심장보다는 덜 고통스럽다.

내 인생에는 아마 끊임없이 상실과 부재가 몰아닥칠 것이다. 그러면 나는 또 부서지고 깨져 가면서 맞서 싸우겠지. 그래도 굴복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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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y 2006-04-04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잠깐 음악이 내게 독인지 약인지 생각했던 짧은 기간이 있었어요.
너무도 면역력이 떨어지던 그 기간엔 ..
음악이 심장에 닿아오는것조차 힘에 부친다는 생각이 들었던..
지금은 괜찮아요^^ 여전히 음악은 베스트프렌드의 자리로 돌아왔답니다.
굴복이란 없다.. 이 자세..좋습니다요^^

이리스 2006-04-04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니님 / 네.. 베스트 프랜드!! 이 자세대로 쭈욱~ 나가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