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조금 넘게 산게 결코 오래 살았다고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또 아주 어린것도 아니다.
이때 쯤 되면 슬슬 취향이나 그 밖에 몇몇 가지 일에 있어서는 뭔가 확고해지게 마련이다.
통굽 구두는 더이상 신지 않는다거나, 체크무니 주름 미니스커트도 옷장에서 방출한다거나 하는.
그런데 딱 30살부터 나는 생에 처음 해보는 일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비엔나 소시지마냥 이어졌다.
처음 한두번은 너무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아, 세상에. 내가.. 내가.. 이럴수도 있구나.
그러나 그런일이 뭐 이런저런 케이스로 이어지자 이제는 심하게 놀라기 보다는 신기해하며 그런 상황을 즐기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새삼 뭐 또 다른게 있을까? 싶었는데 오늘 나는 또 경험했다.
감사해야 할 일은 앞서 열거한 일들과 오늘의 일 모두다 나를 더 나이게 만들고, 또 즐겁게 한다는 것.
이럴 줄 몰랐던 일이라는게 최악이거나, 너무 끔찍한 일들이 아닌 그 반대의 지점에 있다는 것.
내 안에 울타리를 쳐놓고 그 안에 안주하면서 그게 세상의 전부인줄 알고 살았던 때가 부끄럽다.
이런식의 신기록 경신은 즐겁다.
다만, 몸무게 최고치 경신은 좀 괴롭지. ㅎㅎㅎ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