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술 1902-1950 - 조국엔 언제나 감옥이 있었다
안재성 지음 / 사회평론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표지속의 이관술이 엷게 웃고 있다.
1933년 그의 나이 32에 반제동맹 사건으로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었을때의 사진이란다.
오랜 고문속에 몸과 마음이 모두 황폐해졌을텐데도 그는 너무나 순박하게 웃고있다.
저 순박해보이는 모습 어디에서도 울산의 지주집 아들이자 당시 동경제대보다 어렵다던 동경사범대학을 나온  최고의 인텔리였으며 공산주의 사상가로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게 잠시 당황스럽다.
그러나 저 사진이 찍힌 상황을 생각한다면 그런 상황속에서도 여유와 삶에 대한 낙관을 버리지 않는듯한 저 표정은 그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려준다싶기도 하다.
모진 고문과 형무소 수감에도 굴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신념에 대한 낙관을 보여주는 저 눈빛과 엷은 미소가 이관술이란 인물을 가장 적절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이관술에 대해서는 같은 작가의 책 <경성트로이카>에서 일부 소개되기도 했다.
동경사범을 졸업하고 동덕여고의 교사로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이관술은 처음부터 공산주의자는 아니었다.
광주학생운동때 그가 재직하던 동덕여고의 여학생들도 시위운동에 참가하는데 그 과정에서 입으로만 민족이니 독립이니 떠들던 민족주의자들의 한계를 절감하고 사회주의 사상으로 기울게 된다.
이후 이재유를 중심으로 하던 경성트로이카에서 활동하기 시작하며 해방까지 계속된 투옥과 수배자의 생활속에서도 끝까지 변절하지 않고 독립과 노동자 농민의 세상을 위한 투쟁의 길을 걷는다.

그런데 이런 이관술의 일생에 대한 이 책의 내용은 사실 평전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경성트로이카>에서 얘기됐던 부분이고 이관술이란 인물 자체보다는 당대의 역사적 상황이나 주변의 이야기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점이 같은 작가의 <이현상평전>과 비교해도 부족한게 확실하게 표가 난다고 할까?
결국 작가가 도저히 넘어설수없는 자료의 부족이 있었지 않나 싶다.
그런 자료의 부족속에서도 보이는 이관술의 모습은 외유내강의 전형적인 인물이랄까?
겉으로는 한없이 부드럽고 다른 이에 대해서도 언제나 배려을 잊지 않는 모습이지만 자신의 내부에서는 신념에 대한 의지가 너무나도 강고한 그런 인물.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히는 부분은 역시 조선 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이다.
이관술이 바로 이 사건 때문에 해방된 조국에서 다시 감옥에 가야 했던 사건이기도 하다.(하지만 이때 감옥에 안갔다고 그의 삶이 별로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다. 그와 함께 했던 수많은 공산주의자 동지들의 이후 운명을 보면 말이다.)
조선정판사 위폐사건은 조선 공산당이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일제가 남기고간 화폐인쇄판으로 위조지폐를 대량으로 만들어 유포시켰다는 것으로 아직도 수많은 의문점을 남기고 있는 사건이다.
이관술은 당시 조선공산당의 재정부장으로 정판사 위폐사건을 주도했다는 혐의로 체포 수감되었다.

당시 가장 대중적인 기반이 탄탄하던 조선공산당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안긴 이 사건은 수많은 의문점들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이 사건에 대해서 당시의 신문기사와 정황, 재판기록들을 면밀히 살피며 의문들을 제기하고 있다.
정판사위폐 사건이 일어날 당시에는 조선공산당이 재정적으로 그리 어렵던 시기도 아니며 또한 경찰과 검찰이 제시한 증거들이란게 확실한게 하나도 없으며 관련 피고들의 고문주장과 정황증거들이 모두 무시되었던 점들이 상세히 제시된다.
이런 상황들만 본다면 이 사건은 분명히 미군정과 우익진영이 조선공산당을 탄압하기 위해 만들어낸 조작사건이다.
만약에 이것이 조작사건이라면 이관술을 비롯한 이 사건의 관련자들은 죽어서도 아직 억울함을 풀지 못한게 된다. 더더군다나 이관술은 가장 비타협적으로 일본과 맞서 싸웠던 독립운동가였는데 해방된 조국이 그 독립운동가에게 훈장은 못줄망정 위조지폐범이란 불명예를 뒤집어씌웠다는 것은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해방된 조국에서 위조지폐범이란 죄목으로 다시 감옥에 갇힌 이관술의 마지막 모습은 어땠을까?
그는 여전히 표지의 사진처럼 삶에 대한 낙관과 신념을 잃지 않았을까?
아니면 절망했을까?
같이 있던 이들이 모두 죽었고 어떤 자료도 남기지 않았으니 안타까움만 더한다.
역사적 진실이 무엇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히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그에게 죄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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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재성의 <이현상 평전>


올해 평전 읽기의 시작을 연 책. 근현대사에 대한 공부가 늘 부족함과 동시에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다는걸 자각. 올 한해 이런 저런 평전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 첫번째 책으로 든 이현상 평전. 남부군의 총대장으로 많이 알려진 그지만 일제시대부터의 독립운동투사였던 시절부터 해방이후의 활동까지 역사의 진보를 위해 잠시도 쉬지않고 싸웠던 그에게 이 나라가 준것은 뭐였던가 내내 마음이 아프다.


2. 김학철의 <최후의 분대장>


 

김학철씨의 자서전. 일제시대 독립운동기라고 하면 비장함이 한껏 묻어나야 할텐데 김학철씨는 그것도 유쾌한 유머로 즐겁게 읽게 한다. 하지만 독립운동을 같이 했던 수많은 동지들의 이후 불행한 삶에 대해서는 울분을 참지 못하는듯... 왜 안그렇겠는가? 해방된 조국에서 어이없게 죽어갔던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삶 앞에는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는 생각밖에....

 

3. 이원복의 <가로세로 세계사 2>


 제대로 알려진게 거의 없는 동남아시아의 역사를 다뤘다는데는 나름의 의의가 있겠지만 그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문제가 많은 책이다. 승리한 자본주의국가를 민주주의국가로 보고 그 시각에 맞춰 동남아시아의 역사를 재단하고 있다는 혐의를 버릴 수가 없다.

 


4. 강명관의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별 기대없이 들었는데 의외로 재밌게 읽었다. 조선의 인쇄문화와 그 파급에 대한 서술도 재미있었고, 조선의 주요 지식인에 대한 저자의 평가도 참신했다. 판에 박힌 위인전식 평가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아 이런 해석도 있을 수 있구나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책.

 


5. EBS 지식채널 ⓔ의 <지식 ⓔ>



 알라딘에서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책이 돼가는 느낌이다.
영상에서 좀 더 나아가서 보고 싶다면 두말없이 들어야 하는 책.
세상은 온갖 지식으로 넘쳐나지만 진정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이 세계에서 우리가 진짜 알아야 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무언지를 알려준다.

 

 

6. 이원규의 <약산 김원봉>


저자의 관념적인 미화가 눈에 좀 거슬리긴 하지만 그래도 김원봉이란 우리의 탁월한 독립운동가에 대해 그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중국지역에서의 독립운동의 역사가 그의 삶을 통해 재구성되어 질수 있을 정도로 그의 활동의 범위와 역량은 탁월했다.

 


7. 이진숙의 <러시아 미술사>


 러시아 미술은 우리에게 낯설지만 한 번 보면 오히려 전혀 낯설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그들의 그림속에서 풍기는 삶의 정서와 애환이 우리와 비슷해서일까? 공감을 느끼게 하는 그림들이 정말 많다.
서구이되 서구적이지 않은 그림들의 이야기가 좋은 도판과 맛깔스런 이야기로 펼쳐진다.

 


8. 안재성의 <이관술 1902-1950>


 경성트로이카의 일원으로 사회주의 독립운동가였고 해방후 조선공산당의 재정부장을 맡았던 이관술. 미군정과 우익의 탄압을 받아 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으로 해방된 조국에서 다시 감옥에 갇혔다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무참히 살해당했던 이다. 그의 일생과 정판사 위조지폐사건의 경과 재판과정 의혹점 등을 자세하게 제시하였다. 그의 일대기에 대해서는 같은 작가의 경성트로이카와 겹치는 부분이 많지만 정판사위폐사건에 대해서는 다양한 자료가 제시되어있다. 역시 우리 역사가 빚을 지고 있는 인물. - 독립운동가들의 최후가 이렇게 허망해도 되는걸까?

 

그외 수많은 만화책들......ㅎㅎ
작년에 생각보다 제대로 책을 못봤었는데 요즘 다시 책에 대한 애정이 솟구치고 있다.ㅎㅎ
올해도 몇권 읽겠다는 목표는 없고, 다만 역사쪽으로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 결심은.....공부라고 해도 이제 논문이니 이런건 더이상 눈에 잘 안들어오니 이런 식으로 각종 분야를 섭렵하거나 평전들을 계속 읽어볼 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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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2-02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56권 중에 동화책이 43권이고 만화책이 8권이었어요. 좀 반성했어요...;;;;

바람돌이 2008-02-03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도 아닌 마나아님이 읽는 동화책과 리뷰는 저를 항상 반성하게 하는데요. ^^ 정말 훌륭한 리뷰가 많다는거 아시죠? 제가 얼마나 도움을 많이 받는데요. ㅎㅎ
 
아델과 사이먼 베틀북 그림책 90
바바라 매클린톡 지음, 문주선 옮김 / 베틀북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델은 뭐든지 딱 부러질듯 야물딱진 여자아이랍니다.
사이먼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개구장이 남자아이고요.
아 둘은 형제예요. 아델이 누나죠

학교를 마치면 아델은 동생이 길을 잃지 않도록 기다렸다가 집으로 같이 간답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정말 근사해요.
퐁네프다리를 볼수도있구요. 재밌는 것들이 잔뜩있는 시장도 지나지요.
국립자연사박물관안에 있는 식물원에서 간식을 먹으며 산책을 할 수도 있어요.
물론 사이먼은 다람쥐랑 나무위를 오르락 내리락 하느라 산책에는 관심도 없지만요.
박물관 안에 있는 고생물학실에 들러 공룡뼈를 보며 놀수도 있어요.
멋진 지하철역, 뤽상부르 공원에선 인형극을 볼수도 있구요. 멋진 악단의 행진도 볼 수 있어요.
루브르 박물관도 한 번 들어가볼까요?
아주 오래된 카페에서 맛난 케이크를 사먹기도 하구요. 노트르담 대성당도 지나요.
300년이 훨씬 넘은 집들을 지나기도 한다구요.

이 멋진 길을 즐기며 무사히 집에 갈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사이먼이 그럴리가 없죠?
늘 여기저기를 두리번 거리고 놀기 좋아하는 사이먼은 늘 어딘가에 정신을 팔다가보면 결국 뭔가를 꼭 잃어버려요.
학교미술시간에 그린 그림은 바람에 날려가버리고, 목도리는 자연사박물관안의 공룡뼈에다 걸쳐두고는 와버린답니다. 공룡이 추울까봐 그랬을까요? ^^
심지어 사이먼이 흘린 외투를 지나가던 개가 입고있기까지 하답니다.
이것들을 모두 잃어버리면 내일 학교를 어떻게 갈까 걱정이 되네요.
여러분들이 한 번 찾아봐주실래요?

원래 아이들은 숨어있는걸 찾아내는데는 도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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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1-29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서점에서 보고는 사야지! 하고 맘 먹고는 그냥 지나가고 말았네요. 책이 예쁘면서 귀여워요. 사이먼이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는 장면을 보면서 사람들 진짜 착하다! 하며 감탄했어요^^

바람돌이 2008-01-30 00:27   좋아요 0 | URL
책 속의 그림들이 정말 예뻐요. 근데 그 예쁜 장면에 아이들은 관심없던데요. 오로지 사이먼이 잃어버린 물건들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ㅎㅎ 그리고 잃어버린거 찾아주는건 순전히 그림책 그린이의 희망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해적오리 2008-01-29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놓고 아직 못보고 있어요.
쌓아논 책 빨랑 봐야는데, 책 읽는 속도가 책 사는 속도를 못따라가니...올해는 책 구입을 자제해야지 않을까 싶기도...^^

바람돌이 2008-01-30 00:28   좋아요 0 | URL
이 책 보는데 5분이면 돼요. 님도 열심히 찾아보세요. ㅎㅎ
 
연이네 설맞이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1
우지영 글, 윤정주 그림 / 책읽는곰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시절 설은 항상 설레임이었다.
늘 그런건 아니었지만 예쁜 설빔이 생길때도 있고 맛난 음식들이 즐비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세뱃돈의 그 기쁨이란....
용돈이란걸 제대로 받을 수도 없던 시절이고 또 군것질거리도 그리 많지 않던 시절이라 설의 그 풍성함이 정말 좋았던 거겠지.

하지만 어른이 되고 특히나 결혼을 해서 맞는 설은 설레기는 커녕 며칠전부터 스트레스나 엄청 쌓이는 애물단지처럼 돼버렸다.
왜 그럴까?
뭐 그건 당연히 일이 너무나 많아서겠지만 이 책을 보면서 새롭게 깨닫게 되는건 단순히 일이 많아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연이의 설맞이라는 이 예쁜 그림책을 보면 설을 맞는 가족들의 다양한 모습이 보인다.
집안의 여자들은 설 한참 전부터 온 가족이 입을 설빔을 짓고
장을 보고, 음식을 한다.
요기까지는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그럼 남자들은 뭘할까?
아버지랑 오빠들은 뒷산에 덫을 놓아 꿩을 잡는다.(꿩으로 떡국의 국물을 낼게다.)
그리고 장이 서면 아버지는 어머니와 같이 대목장을 봐온다.
아버지와 오빠가 떡메를 치고,할아버지는 손자의 방패연을 만들어주고, 음식을 할때도 청소를 할때도 모두들 같이 하고 있다.
물론 누가 더 일을 많이 하느냐고 하면 여자들이 좀 더 많은건 사실인것같다.
하지만 설이 명절이 즐거울 수 있는건 이렇게 남녀 모든 가족이 같이 그 설을 준비하는데 있을게다.
같이 일을 하며 같이 새로운 날을 맞는 것. 이게 설의 진짜 모습이 아닐까?

산업화 이후 이런 공동체의 행사로서의 설의 의미는 어느덧 퇴색해버렸다.
도시에서의 설은 더 이상 가족공동의 행사가 아니고 남자들은 안방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거나 tv를 보고 아니면 고스톱으로 즐겁기도 하다.
여자들은 부엌에서 그들이 먹을 음식을 뼈골빠지게 해내야 하고.....
어쩌면 이렇게 한쪽으로만 몰려버린 노동이 설의 의미를 퇴색시켜 버린건 아닌지....
노동이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될때 그것은 그 일의 양과 상관없이 그야말로 고역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그림을 보면서 가족 모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같이 짚어보며 읽으주면 더 좋을 것 같은 그림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설에는 이렇게 모두 같이 열심히 설 준비를 해서 새해를 맞는거야라고 얘기해줬다.

이번 설에 시댁에 가면 우리 딸이 "큰아빠 작은아빠는 왜 아무것도 안해요? 설은 같이 준비하는건데?"라고 질문을 던져주면 얼마나 좋을까말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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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8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8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곰 2008-11-17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책읽는곰 출판사입니다. 바람돌이 님도 우리 출판사의 첫 작품 <연이네 설맞이>을 읽으셨다니 정말 기쁩니다. 우리문화 온고지신 시리즈는 책읽는곰 출판사의 야심작으로 앞으로 여러 가지 주제로 펴낼 계획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즐찾 추가합니다^^

바람돌이 2008-11-17 22:41   좋아요 0 | URL
아 이게 첫작품이었나요? 그건 몰랐네요. 죄송...
우리집 아이들이 좋아해요. 뒤에 나온 더도 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도 저희집 애들이 재밌게 봤는데 이렇게 좋은 책 많이 만들어주세요. ^^
 

그림 그려본건 아무리 생각해도 고등학교때가 마지막이였지싶다.
그런데 5일간 받은 연수 프로그램중의 하나가 불화그리기였다.
연수 이수증을 받기 위해서 그리고 그 긴시간 안 그리고 있으면 할일이 없어서 나름대로 열심히 따라그린 불화를 어쨌든 완성했다.
밑그림 베끼기(절대 그리기가 아니다)부터 완성까지 무려 8시간 걸렸다.
그래서 기념 사진 하나....



왼쪽의 세상 다 산듯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관음보살은 내꺼
옆에 얼굴없는 달걀귀신이 된 부처님은 옆지기 작품이다. (옆지기는 마지막 눈코입을 그려넣는 즐거움을 예린이와 해아에게 주기 위해서라고 극구 고집했다)
사진을 크게 안찍은 이유는 자세히 보면 안되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ㅎㅎ

불화를 그리는 방법과 과정을 몸으로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랍시고 이 과정을 연수에 넣었다는데 정말 몸으로 확실히 알았다.
완전 노가다가 따로 없다는걸....
앞으로 그림그리는 사람을 존경하기로 했다. ㅠ.ㅠ

불화그리는 순서 -
1. 밑그림을 화선지에 가는 붓으로 그린다.
2. 나무판에 그림을 고정시키고 그위에 화선지 한장을 더 붙이고 그다음에 약간 젖은 상태의 천을 붙여 고정시킨다.(이 과정을 배접이라고 한다.) - 완전히 마를때까지 둬야한다.
3. 색깔을 만들어야 한다.(우리는 기본 색은 선생님이 만들어주셨고 그걸 약간씩 섞어서 색을 만들어야 했는데 원하는 색깔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는 나로서는 나올수 있는 색의 종류가 너무 뻔하더만.... 원래 저 연꽃도 분홍색으로 하고 싶었으나 흰색없이 분홍색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도저히 알수가 없었다. ㅠ.ㅠ)
4. 그리고 색칠
5. 그림에 먹지를 놓고 초안을 올려놓아 주름등을 채색된 그림위에 표시해준다.
6. 그리고 검은색 먹으로 주름과 각종 윤곽선들을 표시해주면 완성 (나의 경우 초안을 아이들 색칠용으로 줘버렸고 또 귀찮기도 해서 주름은 내맘대로 그냥 그려넣음) ㅠ.ㅠ

이 과정은 모두 방바닥에 그림을 펴놓고 엎드려서 해야 하는 관계로 불화 작업은 관절염에 아주 좋다는 결론을 얻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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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1-26 0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부터 예술가로 불러드리겠습니다.. 아티스트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08-01-26 03:43   좋아요 0 | URL
캄사합니다!!! ^^ 역시 메피님이 최고야요!!! ^^;;

bookJourney 2008-01-26 0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 불화를 그리시다니, 대단해요 !!

바람돌이 2008-01-27 00:16   좋아요 0 | URL
시키는 대로 따라하면 돼요. 다만 못그리는 그림 따라그려야 하는 심적부담이 워낙에 크긴 하지만요. ㅎㅎ

순오기 2008-01-26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화를 그렇게 그리는거군요. 고생해서 완성된 님의 불화작품이라 추천 한방! ^^

바람돌이 2008-01-27 00:16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나머지 두분은 누구실려나? ㅎㅎ

라주미힌 2008-01-26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왼쪽이 원판 인줄 알았음.. 오오...

바람돌이 2008-01-27 00:16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님은 역시 어떻게 하면 기분을 좋게 해주는지를 아셔요. 즉 고수라는 말씀! ㅎㅎ

BRINY 2008-01-2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보충수업시간에 문화사 하고 있는데, 불상에 대한 애들 질문 내지 교과서에 실린 불상 사진에 대한 애들 코멘트가 너무 웃겨요. 애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받은 건 관촉사 미륵입상이랍니다. 애들 왈, 얼큰이 부처님이라네요.

바람돌이 2008-01-27 00:18   좋아요 0 | URL
관촉사 석불의 폭발적인 반응은 전국 공통일 것 같군요. ㅎㅎ
7차에서는 중학교에서 문화사가 몽땅 빠지는 바람에 저런거 보면서 키득거리는 재미가 많이 없어졌어요. ㅠ.ㅠ 재미없어진거죠. ㅎㅎ

이매지 2008-01-26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떤 작품과 불화가 있었다는 줄;;;
눈코입을 그리면 불화 속에서 걸어나와 움직일 지도 몰라요 ㅎㅎ


바람돌이 2008-01-27 00:19   좋아요 0 | URL
제가 작품과 불화가 있을 일이 뭐있겠어요. ㅎㅎ
걸어나와서 움직이면 바로 사진찍어서 올립죠... ^^

세실 2008-01-26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요염해 보이는건 왜일까요? 호호홍. 관음보살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죠? =3=3=3

바람돌이 2008-01-27 00:19   좋아요 0 | URL
저게 자세가 좀 요염하죠? 원래 관음보살님이 요염해요. ㅎㅎ

글샘 2008-01-26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음보살님이 해아 닮았는데요. ^^

바람돌이 2008-01-27 00:20   좋아요 0 | URL
해아는 저렇게 심드렁한 표정 지을줄 몰라요. 항상 의욕충만인걸요. 아니면 울거나.... ^^

무스탕 2008-01-26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보살님은 세상을 달관하신것 같아요..
나중에 해아랑 예린이가 그림을 완성시키면 그것도 보여주세요 ^^

바람돌이 2008-01-27 00:24   좋아요 0 | URL
달관이라기보다는 심드렁이예요. 아 귀찮아 하는.... 딱 저때의 제 기분입니다. ㅎㅎ 예린이와 해아는 별로 관심없어해요. ㅎㅎ

조선인 2008-01-26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바람돌이 2008-01-27 00:24   좋아요 0 | URL
에에에~~~ 그 다음말은요? ㅎㅎ

마노아 2008-01-2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불심이 마구 솟을 것 같아요. 대단대단! 멋져요,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08-01-27 00:25   좋아요 0 | URL
불심하고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저거 그릴때 불심 하나도 안들어갔으니까요. 어찌나 힘든지 중간에 달아날 수만 있었다면 확 달아났을거라구요.ㅎㅎ

BRINY 2008-01-27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도 평소에는 문화사까지 진도 못나가요. 주당 2시간으로 중학생때보다 훨씬 두꺼운 책을 어떻게 하란건지...그러면서 수능에는 문제 출제한다지요!! 이번엔 지리 선생님이 아프신 바람에 제가 대타로 보충하다보니 문화사 하게 되었네요.

바람돌이 2008-01-27 22:21   좋아요 0 | URL
시간을 늘리는게 아니라 내용을 좀 줄여줘야 하는데 그건 정말 안돼죠? 다음에 개편되는 교과서는 중고등학교의 내용분담이 좀 되는 것 같은데 결과는 어쩔지 모르겠어요.

아영엄마 2008-01-28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이랑 옆지기님은 정말 잘 그리신 것 같은데요. - 저도 그림 잘 그리는 사람 존경해요. 그림을 너무 못 그리는지라..-.- 그림 배우고 싶어요!!

바람돌이 2008-01-28 01:50   좋아요 0 | URL
역시 그림을 작게 흐리게 찍은 보람이... 저거 제대로 보면 진짜 엉망이거든요. ㅎㅎ 그리고 형상은 원래 본이 있는걸 그대로 베끼는거기 때문에 그림실력하고는 전혀 상관없습니다요. ㅎㅎ

혜덕화 2008-01-28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님의 서재를 찬찬히 둘러 봤습니다. 늘 잠시 들어왔다 나가니 다른 이의 서재를 들여다 볼 시간이 없더군요.
책도 많이 읽으시고, 연수도 받으시고, 게다가 불화 작품까지 만드셨다니.
님의 부지런함에 놀라는 중입니다.
저도 그 연수 받고 싶었는데, 뭉기적거리다 놓쳤답니다.
다음엔 저도 꼭 신청해서 받아보고 싶군요.
남은 방학 잘 보내세요.^^

바람돌이 2008-01-28 23:46   좋아요 0 | URL
집에서 계속 뒹굴거리고 있다가 유일하게 딱 5일 나간걸요. 불화도 그 시간에 그려야 하니 그린거고.... 부지런하고는 전혀 거리가 멉니다. 저는 오히려 수련에 열심이신 혜덕화님이 더 부지런해보이는걸요. ㅎㅎ
이곳 연수는 불화는 다시 할지 모르겠어요. 내년에는 불교건축 - 탑으로 강좌가 예정되어 있더라구요. 혜덕화님도 남은 방학 잘 보내세요.

아사히 2008-02-05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웃긴다.
그래도 제법 그럴듯. 오랫도록 가보로 간직함이.

바람돌이 2008-02-05 23:44   좋아요 0 | URL
가보는 무슨.... 기념사진 찍었으니 버려야지.. 짐인데 ㅎㅎ
근데 중국여행은 많이 힘들었나보다. 지금은 좀 괜찮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