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려본건 아무리 생각해도 고등학교때가 마지막이였지싶다.
그런데 5일간 받은 연수 프로그램중의 하나가 불화그리기였다.
연수 이수증을 받기 위해서 그리고 그 긴시간 안 그리고 있으면 할일이 없어서 나름대로 열심히 따라그린 불화를 어쨌든 완성했다.
밑그림 베끼기(절대 그리기가 아니다)부터 완성까지 무려 8시간 걸렸다.
그래서 기념 사진 하나....



왼쪽의 세상 다 산듯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관음보살은 내꺼
옆에 얼굴없는 달걀귀신이 된 부처님은 옆지기 작품이다. (옆지기는 마지막 눈코입을 그려넣는 즐거움을 예린이와 해아에게 주기 위해서라고 극구 고집했다)
사진을 크게 안찍은 이유는 자세히 보면 안되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ㅎㅎ

불화를 그리는 방법과 과정을 몸으로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랍시고 이 과정을 연수에 넣었다는데 정말 몸으로 확실히 알았다.
완전 노가다가 따로 없다는걸....
앞으로 그림그리는 사람을 존경하기로 했다. ㅠ.ㅠ

불화그리는 순서 -
1. 밑그림을 화선지에 가는 붓으로 그린다.
2. 나무판에 그림을 고정시키고 그위에 화선지 한장을 더 붙이고 그다음에 약간 젖은 상태의 천을 붙여 고정시킨다.(이 과정을 배접이라고 한다.) - 완전히 마를때까지 둬야한다.
3. 색깔을 만들어야 한다.(우리는 기본 색은 선생님이 만들어주셨고 그걸 약간씩 섞어서 색을 만들어야 했는데 원하는 색깔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는 나로서는 나올수 있는 색의 종류가 너무 뻔하더만.... 원래 저 연꽃도 분홍색으로 하고 싶었으나 흰색없이 분홍색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도저히 알수가 없었다. ㅠ.ㅠ)
4. 그리고 색칠
5. 그림에 먹지를 놓고 초안을 올려놓아 주름등을 채색된 그림위에 표시해준다.
6. 그리고 검은색 먹으로 주름과 각종 윤곽선들을 표시해주면 완성 (나의 경우 초안을 아이들 색칠용으로 줘버렸고 또 귀찮기도 해서 주름은 내맘대로 그냥 그려넣음) ㅠ.ㅠ

이 과정은 모두 방바닥에 그림을 펴놓고 엎드려서 해야 하는 관계로 불화 작업은 관절염에 아주 좋다는 결론을 얻었다. ㅠ.ㅠ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8-01-26 0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부터 예술가로 불러드리겠습니다.. 아티스트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08-01-26 03:43   좋아요 0 | URL
캄사합니다!!! ^^ 역시 메피님이 최고야요!!! ^^;;

bookJourney 2008-01-26 0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 불화를 그리시다니, 대단해요 !!

바람돌이 2008-01-27 00:16   좋아요 0 | URL
시키는 대로 따라하면 돼요. 다만 못그리는 그림 따라그려야 하는 심적부담이 워낙에 크긴 하지만요. ㅎㅎ

순오기 2008-01-26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화를 그렇게 그리는거군요. 고생해서 완성된 님의 불화작품이라 추천 한방! ^^

바람돌이 2008-01-27 00:16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나머지 두분은 누구실려나? ㅎㅎ

라주미힌 2008-01-26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왼쪽이 원판 인줄 알았음.. 오오...

바람돌이 2008-01-27 00:16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님은 역시 어떻게 하면 기분을 좋게 해주는지를 아셔요. 즉 고수라는 말씀! ㅎㅎ

BRINY 2008-01-2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보충수업시간에 문화사 하고 있는데, 불상에 대한 애들 질문 내지 교과서에 실린 불상 사진에 대한 애들 코멘트가 너무 웃겨요. 애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받은 건 관촉사 미륵입상이랍니다. 애들 왈, 얼큰이 부처님이라네요.

바람돌이 2008-01-27 00:18   좋아요 0 | URL
관촉사 석불의 폭발적인 반응은 전국 공통일 것 같군요. ㅎㅎ
7차에서는 중학교에서 문화사가 몽땅 빠지는 바람에 저런거 보면서 키득거리는 재미가 많이 없어졌어요. ㅠ.ㅠ 재미없어진거죠. ㅎㅎ

이매지 2008-01-26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떤 작품과 불화가 있었다는 줄;;;
눈코입을 그리면 불화 속에서 걸어나와 움직일 지도 몰라요 ㅎㅎ


바람돌이 2008-01-27 00:19   좋아요 0 | URL
제가 작품과 불화가 있을 일이 뭐있겠어요. ㅎㅎ
걸어나와서 움직이면 바로 사진찍어서 올립죠... ^^

세실 2008-01-26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요염해 보이는건 왜일까요? 호호홍. 관음보살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죠? =3=3=3

바람돌이 2008-01-27 00:19   좋아요 0 | URL
저게 자세가 좀 요염하죠? 원래 관음보살님이 요염해요. ㅎㅎ

글샘 2008-01-26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음보살님이 해아 닮았는데요. ^^

바람돌이 2008-01-27 00:20   좋아요 0 | URL
해아는 저렇게 심드렁한 표정 지을줄 몰라요. 항상 의욕충만인걸요. 아니면 울거나.... ^^

무스탕 2008-01-26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보살님은 세상을 달관하신것 같아요..
나중에 해아랑 예린이가 그림을 완성시키면 그것도 보여주세요 ^^

바람돌이 2008-01-27 00:24   좋아요 0 | URL
달관이라기보다는 심드렁이예요. 아 귀찮아 하는.... 딱 저때의 제 기분입니다. ㅎㅎ 예린이와 해아는 별로 관심없어해요. ㅎㅎ

조선인 2008-01-26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바람돌이 2008-01-27 00:24   좋아요 0 | URL
에에에~~~ 그 다음말은요? ㅎㅎ

마노아 2008-01-2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불심이 마구 솟을 것 같아요. 대단대단! 멋져요,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08-01-27 00:25   좋아요 0 | URL
불심하고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저거 그릴때 불심 하나도 안들어갔으니까요. 어찌나 힘든지 중간에 달아날 수만 있었다면 확 달아났을거라구요.ㅎㅎ

BRINY 2008-01-27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도 평소에는 문화사까지 진도 못나가요. 주당 2시간으로 중학생때보다 훨씬 두꺼운 책을 어떻게 하란건지...그러면서 수능에는 문제 출제한다지요!! 이번엔 지리 선생님이 아프신 바람에 제가 대타로 보충하다보니 문화사 하게 되었네요.

바람돌이 2008-01-27 22:21   좋아요 0 | URL
시간을 늘리는게 아니라 내용을 좀 줄여줘야 하는데 그건 정말 안돼죠? 다음에 개편되는 교과서는 중고등학교의 내용분담이 좀 되는 것 같은데 결과는 어쩔지 모르겠어요.

아영엄마 2008-01-28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이랑 옆지기님은 정말 잘 그리신 것 같은데요. - 저도 그림 잘 그리는 사람 존경해요. 그림을 너무 못 그리는지라..-.- 그림 배우고 싶어요!!

바람돌이 2008-01-28 01:50   좋아요 0 | URL
역시 그림을 작게 흐리게 찍은 보람이... 저거 제대로 보면 진짜 엉망이거든요. ㅎㅎ 그리고 형상은 원래 본이 있는걸 그대로 베끼는거기 때문에 그림실력하고는 전혀 상관없습니다요. ㅎㅎ

혜덕화 2008-01-28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님의 서재를 찬찬히 둘러 봤습니다. 늘 잠시 들어왔다 나가니 다른 이의 서재를 들여다 볼 시간이 없더군요.
책도 많이 읽으시고, 연수도 받으시고, 게다가 불화 작품까지 만드셨다니.
님의 부지런함에 놀라는 중입니다.
저도 그 연수 받고 싶었는데, 뭉기적거리다 놓쳤답니다.
다음엔 저도 꼭 신청해서 받아보고 싶군요.
남은 방학 잘 보내세요.^^

바람돌이 2008-01-28 23:46   좋아요 0 | URL
집에서 계속 뒹굴거리고 있다가 유일하게 딱 5일 나간걸요. 불화도 그 시간에 그려야 하니 그린거고.... 부지런하고는 전혀 거리가 멉니다. 저는 오히려 수련에 열심이신 혜덕화님이 더 부지런해보이는걸요. ㅎㅎ
이곳 연수는 불화는 다시 할지 모르겠어요. 내년에는 불교건축 - 탑으로 강좌가 예정되어 있더라구요. 혜덕화님도 남은 방학 잘 보내세요.

아사히 2008-02-05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웃긴다.
그래도 제법 그럴듯. 오랫도록 가보로 간직함이.

바람돌이 2008-02-05 23:44   좋아요 0 | URL
가보는 무슨.... 기념사진 찍었으니 버려야지.. 짐인데 ㅎㅎ
근데 중국여행은 많이 힘들었나보다. 지금은 좀 괜찮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