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초원에서 보내는 편지 - 평생 잊지 못할 몽골의 초원과 하늘,그리고 사람 이야기
강제욱 외 지음 / 이른아침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초원과 사막이라는 말을 한 번 떠올려보라.
무엇이 떠오르는가?
단언컨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 내가 머리에 떠올리고 있는 것과 거의 비슷한 이미지를 떠올릴듯하다.
무한대로 펼쳐진 초원이나 사막의 모습과 함께 문명이라는 껍데기를 벗어던진 자유로움,
떠도는 유목의 낭만
또는 자연과 일체된 삶을 사는 자의 내면의 여유.....
아! 그래... 당신이 나처럼 이런 것들을 떠올렸다면 이 책속에 그 모든 것이 들어있다.

6명의 사진가는 몽골의 초원과 사막을 지극히 사랑하며 카메라를 들이대고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
그들의 카메라에 잡히는 풍경은 현대 도시인이 원하고 예상하는 풍경 그대로를 잡아준다.
끝도 없이 푸른 초원과 하늘, 그리고 양을 몰고 가는 유목민
바람에 물결치는 끝없는 사막
그리고 욕심없어보이는 순박한 사람들..... 뭐 이런 것들 말이다.


어쩌면 카메라는 현실보다 더 로망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구질구질한 일상이나 기대에 어긋나는 풍광이 모두 생략되고 딱 원하는 그것만을 잡아주잖아....
카메라가 잡아내는 초원과 사막의 표정을 보라구
정말 이보다 더 멋질수도 없을걸...
그래! 그래서 이런 책을 보면 우리 모두는 당연히 사막으로 초원으로 가는 꿈을 꾸는거야.
사진 그대로의 세상이 거기 펼쳐져 있다고 우리는 늘 착각하거든...
근데 뭐 딱히 착각도 아닌 것이 잠시 스쳐가는 우리들에겐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잖아.
그러니까 어쩌면 우리가 보고 있는게 진짜 몽골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거지....
그곳에서 사는 사람이 아닌 이상 제대로 알 수는 없지만.
뭐 나만 그런것도 아니고 인간이란게 원래 그러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건 없고....

눈에 보이는게 그런 거라면 그의 손에서 나오는 편지도 별반 다르지는 않아.
어쨌든 글과 사진은 어울려야 하잖아.
물로 내가 쓰는 것보다는 훨씬 잘썼다는 면은 있지만 내용은 딱히 새로울건 없어. 거의 대부분 딱 기대한만큼의 얘기들을 해주지....
그래도 몇가지  이야기는 좀 새로웠어.

먼저 석재현씨의 <초원에서 만난 닌자 광부들>
아니 왠 닌자냐고?
이들은 불법채금업자들이야.
자원이 널린 몽골에서 개발이다 뭐다 하면서 외국기업들을 끌어들인다네. 이거야 뭐 그리 새로울 것도 없는 얘긴데...
 그 외국기업들이 들어와 금 채굴을 하고 떠난 광산에 남은 부스러기 금이라도 캐서 먹고 살려고 나선 사람들이 바로 닌자 광부들이야.
이들의 주 도구가 바로 우리가 세수할때 쓰는 바로 그 대야인데 그 대야를 등에 지고 채굴작업을 하는 덕분에 닌자 광부란 별명을 얻었다지...
이들은 금 알갱이 몇개를 얻기 위해 하루종일 흙구덩이를 파고 들어가서 채금작업을 한대.
아무런 보호시설이 없으니 언제 흙구덩이가 무너져서 파묻힐지도 모르고...
실제로 그런 사건이 일어나도 주변 사람들이 그 무너진 흙을 파낼 장비가 하나도 없으니 결국 묻히면 죽는거지.
그걸 뻔히 알면서도 이런 닌자 광부들이 늘어나는 건 이거라도 아니면 먹고 살길이 막막해서일거야.
그들은 초원이 고향이고 삶터인데 그 초원이 변해가고 있어.
지구의 이상기온은 이들에겐 바로 생존의 문제가 돼버리지. 한해만 이상 기온으로 가축들이 쓰러지고 나면 그들에게 초원은 더이상 삶터도 쉼터도 못되게 되고 밀려나버린거지...
결국 닌자 광부들은 초원에서 밀려난 사람들이야.
그 밀려난 이유를 그들은 알까? 자신의 잘못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 알까?

그리고 네이멍구자치구를 여행하고 쓴 강제욱씨의 편지
몽골의 땅이었지만 중국이 차지했고 결국 지금은 인구의 80%가 한족이 되버린 옛 몽골인의 땅.
중국이 이 땅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사실도 그래 부당하지.
게다가 그 이유로 징키즈칸을 중국인으로, 몽골제국조차 중국역사의 일부로 만들어버리는 오늘의 중국의 팽창주의에 분개하는건 백번 이해가 가. 그리고 동의도 하고...
하지만 너무 흥분해서 도를 넘은 비판은 뜬금없는 비난과 과도한 추론으로 이어져버리네.
중국의 제국주의적 팽창정책에 분노하다가 그럼 중국인들은 조선족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니 곧 대한민국사람들도 중국인이라고 하지 않겠냐며 흥분하는데 이건 좀 지나친것 같아.
왜냐하면 조선족은 현실적으로는 중국인이 맞고 그래서 중국인들이 조선족도 중국인이라고 하는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따라서 저런 비약이 나와야 할 이유는 없다는거지.
동시에 중국의 위험성과 그들의 폭력적 팽창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남미의 민중들이 해방된 민중이 돼버리는데, 글쎄... 그는 남미에서 꽤 오래 살았다고 하니 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내가 듣기로는 남미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은 중국이나 우리하고 맞먹어도 결고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 그런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을 제외한 해방이란 어떤건지 잘 모르겠다.
단순히 지나가는 말실수였다면 그냥 넘어갔겠지만 글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흐름이 중국의 팽창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유난히 적과 나를 구분하고 강조하며 국수적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것 같아 읽는동안 내내 마음이 불편한 글이야.
제국주의의 반대는 민족주의나 국수주의가 아니거든...
그것들은 오히려 쌍둥이라고 하는게 맞을거야. 민족주의나 국수주의가 조금만 힘이 생기면 바로 제국주의가 된다는걸 역사가 증명하잖아....
강제욱씨는 영화 <미션>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는데 그가 어느 장면에서 어떤 면 때문에 눈물을 흘렸는지가 문득 궁금해졌어.

이상엽씨의 <몽골 불교 순례기>는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해준 글.
솔직히 말하면 지금 몽골에 불교가 있다는 것 자체를 한번도 생각도 안해봤어.
옛날 몽골제국의 국교가 티벳불교인 라마교였다는건 알았지만 그것이 계속이어졌었는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한번도 궁금증조차 가져본 적이 없었어.

몽골의 불교는 그 이전에도 있었지만 그리 활발하게 믿어지지는 않다가 원이 멸망하고 초원으로 돌아간 이후 몽골부족의 재통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용되어졌다네.
16세기 몽골인들은 티벳의 겔룩파 스님 소남 갸초를 모셔와 불교진흥을 도모하고 소남 가쵸 스님에게 처음으로 달라이 라마(바다같은 지혜를 가진 스승)라는 이름을 준 것도 몽골인들이었구나.
이후 몽골의 불교는 20세기 초반에는  몽골 초원에 약 1,000여개의 사원들이 있었고, 거의 몽골 남성의 절반이 승려였다니 대단한 불교국가 아냐?
근데 이렇게 대단했던 몽골족의 불교가 1930년대 스탈린의 법난에 의해서 여지없이 파괴되고 승려는 강제환속당하고 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정말 몰랐었어.

1924년 몽골인민공화국이 성립되면서 몽골불교의 비극은 시작되었다는군.

몽골의 독립을 도운 소련은 독립 영웅 수흐바타르를 포함해 독립운동가 수십 명을 코민테른으로 초청, 사회주의 혁명의 당위성과 의식화를 시도했지만 강한 불심으로 뭉친 독립영웅들을 교화시킬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소련군의 지원을 받고 있는 몽골 군부가 중심이 돼 불교에 대한 잔혹한 탄압을 시작했습니다. 1929년 1차로 승려와 사원의 재산을 몰수했고 이에 반발한 승려들이 1932년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를 빌미로 1937년 세계 역사에 유례없는 대규모 불교 숙청이 시작됩니다. 그 해 여름 청년 돌격대원들은 전국 각지의 사찰을 습격, 주요 린포체들과 깝쥬(박사학위를 받은 승려)및 지도급 승려들을 잡아다가 학살하기 시작했습니다....(295쪽)

사회주의가 아닌 세력을 그 때의 사회주의자들 - 스탈린이든 중국이든 인정하기 힘들었겠지.
인간은 언제쯤이면 자신과 다른 생각도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할까? 지구 멸망전에는 가능할까?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드넓은 초원이나 사막은 인간의 이런 차이나 고민, 그리고 세상살이의 잔인함을 모두 안아주고 치유해 줄 것 같지만 그것도 어차피 인간의 착각일뿐이다.
그곳에 뿌리박고 살지 않는 한 그곳은 도시인들이 잠시 쉬러가는 별장일뿐...
자신의 삶의 형태를 완전히 바꾸지 않는 여행이란 동경일뿐일터.....
또 그 사진을 보고 몽골에 대한 환상을 쌓아가는 나도 마찬가지일터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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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1-1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에서 끝났어요. (>_<)

바람돌이 2008-11-11 12:56   좋아요 0 | URL
앗 고쳤어요. ^^;; 가르쳐 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11-11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칭찬만 가득한 서평보다 신선해서 좋았습니다.요즘은 국수주의가 점점 거슬려요.이제 우리도 약소국에겐 행패를 부릴 정도의 힘이 있는 나라라는 생각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바람돌이 2008-11-12 00:51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의 국수주의 만만찮죠? 중국 뭐라할 일이 아닌듯...

글샘 2008-11-12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늑대 토템. 안 읽었음 함 읽어 보셈.

바람돌이 2008-11-12 01:29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 가서 보니 분량이 정말 장난 아니더만요. ㅎㅎ
근데 1권은 없고 2권만 있더이다. 다음번에 가면 다 있을까요? ^^
 

가끔은 읽고싶다 내지는 읽어야겠다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갖고싶다는 욕망을 마구 부추기는 책들이 생긴다.
자료용으로 사는 책이야 가격이 얼마가 되든 일단 기본적으로 투자가 되는거니 하지만,
그렇게 막연히 갖고 싶은 책이 가격이 엄청날때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어쩌랴?
인간의 소유욕이 얼마나 무서운가는 인류역사가 증명하지 않냐고??

최근에 그런 나의 소유욕에 마구 불을 지른 책 두개

 반 고흐가 생애 마지막 10년동안 그린 유화와 소묘를 모은 대형 화집.
파란여우님의 리뷰 이후 내내 내맘을 설레게 했던 책.
34,200원이란 어마어마한 가격에 내내 손을 떨다가
내 생일을 핑계 삼아 "이건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야"하는 궁상까지 떨어가며 결국 장만.

마루 책장에 제일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시시 때때로 즐긴다.

 

 


<올리브 나무가 있는 풍경>
이런 그림을 조그만 도판이 아니라 대형 도판으로 만날 수 있는 책이다.
화집이니만큼 인쇄 품질 또한 좋을시고~~~
이 책에 대한 리뷰는 언제 쓸지 모른다.
그냥 때때로 꺼내들고 황홀해하며 보고 즐기는 중...

이 책을 지르고 겨우 한달이건만 이번엔 또 빨간머리앤이다.
이건 왜 이렇게 작게 뜰까?

앤이야 우리때 여자아이들의 로망이었지만
이 나이에 새삼스럽게 빨간머리앤을 다시 보고 싶은 것도 아닌데...
그런데도 100주년 기념판으로 나온 요 세트는 무조건 갖고 싶어 갖고싶어를 연발케 하니... 역시 물욕이다.


요렇게 럭셔리한 그림으로 장식된 철제 상자 안에


꿈꾸듯 앉은 앤과 더 어릴때의 앤이 들어있다.
그리고 이 책들을 살짝 들어내면


빨간머리 앤 이미지 북

루시 M 몽고메리는 요즘으로 치면 자료광이었나보다.
그것도 상당히 미적인 감각도 상당한...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서 그녀가 만든 스크랩북을 편집한 책이 이 책이다.
오른쪽이 몽고메리의 스크랩북이고 왼쪽은 그에 대한 설명이다.
스크랩북 자체가 예술작품같다.
이걸 잠시 보다보면 앤은 작가 자신이라는 느낌이 그대로 든다.
아마도 앤도 이렇게 스크랩북을 만들지 않을까 싶은....
참 예쁜 책.
두고 두고 뿌듯하게 봐야지...

덕분에 당분간은 제발 물욕에 눈이 어두워지지 않도록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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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8-11-08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미지북만 주문하려구요, 헤헤~

바람돌이 2008-11-10 11:11   좋아요 0 | URL
뭐 사실 빨간머리앤이야 예전에 다 읽은거고, 그렇다고 어릴적 앤이 그리 궁금하지도 않고 하니 이미지북만 주문하는게 맞았을 것 같아요. 그래도 저 세트가 갖고 싶으니 물욕이죠. ㅎㅎ

무스탕 2008-11-08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 스스로에게 선물 주고 싶어지네요 ^^

바람돌이 2008-11-10 11:11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도 비싼걸로 하나 지르세요. 지르기 전에 돈걱정이지 일단 지르고 나면 그건 잊어먹고 뿌듯함만 남습니다. ㅎㅎ

순오기 2008-11-08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빨강머리앤 무조건 갖고 싶어요~~
생일도 지났으니 나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댕겨 받을까?ㅋㅋㅋ

바람돌이 2008-11-10 11:12   좋아요 0 | URL
이유야 일년 365일 다 만들기 나름이죠. 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11-08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 머리 앤 완역본 10권을 3년 전에 헌책방에서 한권에 1000원 씩 샀어요.예전엔 가끔 나왔는데 요즘은 헌책방에 안 나오는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08-11-10 11:12   좋아요 0 | URL
완역본은 또 부담스러워서리.... 근데 한권에 천원이면 정말 횡재네요. 좋으시겠어요. ㅎㅎ

미설 2008-11-08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물욕의 증거 이런 페이퍼 쓰고 싶어요ㅠㅠ 빨간머리 앤은 언제고 제대로 장만해야지 싶은데 넘 벼르기만 하고 잘 안되네요^^;;

바람돌이 2008-11-10 11:13   좋아요 0 | URL
원래 이런게 일정기간 지나고 나면 절판되는거잖아요. 그래서 더 지르고 싶었을거예요. 그게 아니라면 다음에 사지 뭐 하고 미적거렸을텐데 말입니다. ^^

Arch 2008-11-08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욕인데도 너무 귀엽고 예쁜데요. 이렇게 말하면 실례같지만.(그런데도 하는건 뭐야!) 저도 누구 때문에 괜히 뭔가 화르르 지르고 싶어서 손가락 끝이 덜덜거려요^^

바람돌이 2008-11-10 11:13   좋아요 0 | URL
누구? 저요???? ^^
지르고 싶은거 참으면 병되는거 아시죠? ^^

메르헨 2008-11-08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머리앤...여러세트가 있는데 정말 이건 가지고 싶더라구요.
아직 장바구니에 담겨있어요.
물욕...책만 보면 들여오고 싶은 이 맘을 어쩌면 좋습니까...^^

바람돌이 2008-11-10 11:14   좋아요 0 | URL
집에 안 읽은 책을 쌓아두고 또 책을 사대는거... 정말 불치병이에요. ^^

하늘바람 2008-11-09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위 책 둘다 갖고 파요 고흐도 빨간 머리앤도.

바람돌이 2008-11-10 11:15   좋아요 0 | URL
하나씩 핑계를 만드세요. 이거 사고 이번달은 외식 한 번 줄인다. 뭐 이런식으로 해도 괜찮고요. ^^ 태은이 옷 하나 덜 사 입힌다는 어떨까요? ^^

프레이야 2008-11-14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지름신 강림하려고 해요. 물욕 ㅋㅋ

바람돌이 2008-11-14 21:45   좋아요 0 | URL
오는 지름신 맞아야죠. 사놓고 계속 뿌듯해하고 있는 중입니다. ^^
 
내가 사랑한 야곱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
캐서린 패터슨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내가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했다"
굳이 성경이 아니라도 형제간의 부모의 애정을 둘러싼 다툼이야 무수히 리바이벌되고 변주되어왔다. 그 유명한 에덴의 동쪽도 그렇잖은가말이다.
결국 쌍둥이로 태어나 언제나 관심과 애정을 한 몸에 받는 동생과 늘상 동생에 가리는 언니의 이야기란게 별로 새로울게 없는 소재란거다.
하지만 소재는 결국 소재에 불과하다는걸 이 책은 알려준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어떻게 양념을 치고 버무려내느냐에 따라 정말 다른 맛이 나올 수 있음을 말이다.

딱 5분먼저 아주 건강하게 태어난 언니 사라 루이스, 그리고 언니보다 5분 늦게 나오는 바람에 위태위태하게 나와 부모의 애간장을 녹이면서 동시에 모든 사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동생 캐롤라인
그들의 탄생만큼이나 성장과정도 대조적이어서 언제나 겉으로는 아들못지않게 씩씩하여 가난한 집안의 생계를 돕기까지 하는 언니인 반면 동생은 타고난 미모와 재능으로 관심과 애정만을 받으며 자란다. 적어도 언니인 휘즈(주인공 사라루이스의 별명)의 생각은 그렇다.
이런 극적이라면 극적이랄 수 있는 설정이지만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아주 조용하다. 심지어 휘즈가 분노를 터뜨리는 장면조차도 아주 조용하다.
늘 동생의 그늘에 가렸다고 생각하고 자라는 아이의 모습은 어쩌면 정말로 이렇지 않을까?
여태까지의 영화나 이야기들이 그려왔던 것처럼 그렇게 반항일변도로 흐르기보다는 말이다.
이렇게 차별받는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자신이 반항을 심하게 하면 정말 부모에게서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을 듯하다.
그러다보면 제대로 반항도 못하고 순종적이고 휘즈처럼 먼저 나서서 집안 걱정과 부모 걱정을 하는 그런 애어른이 되가는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어쩌면 결국 휘즈에게 네가 그렇게 사는 건 네가 하고싶은게 뭔지를 진짜로는 몰라서 그렇다고 얘기하는 옆집 할아버지의 한마디는 너무나도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휘즈에게서 그런 꿈까지 빼앗아간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인데 말이다.
물론 아무도 직접적으로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모든 상황들이 휘즈에게 다른 삶을 생각할 수없게 강요한건 아닌지...
소설이 휘즈에게만 몰아붙일게 아니라 이런 면을 좀 더 부각시킬 수 있었다면 소설의 리얼리티가 좀 더 살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마지막 휘즈의 결단은 리얼리티가 확 떨어지면서 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태까지 자신을 억눌러왔던 아이가 말 한마디에 각성이 이루어지는건 참 쉽지 않단 말이다.
게다가 이전에 휘즈의 꿈이 의식의 바깥으로 표면화되었던 적이 거의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더 그러하다.

그 외 보너스
소설은 라스섬의 풍광과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낸다. 성장소설이라 하여 아이의 내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성장소설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 <내가 사랑한 야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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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간만에 가네시로 가즈키 소설이 나왔다.
만화같은 가벼움으로 완전히 무장한 것 같으면서도,
그렇게 치부해버리기에는 만만치않은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이다.

영화처럼이라....
이번에는 영화가 소잰가?
영화 이야기를 어떻게 버무려놨을까? 기대감에 한편 한편 아껴가며 읽게 된다.
각 단편들의 제목은 향수를 느끼게 하는 영화제목들이다.
알랭들롱의 그 시니컬한 표정이 바로 떠오르는 <태양은 가득히>
하층민 출신으로 신분을 바꾸고 싶었던 청춘의 알랭들롱.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감으로써 예정된 진로를 벗어나고 싶었던 나와 그 길을 벗어날 수 없었던 아니면 벗어날 생각이 별로 없었던 용일의 대비
나와 용일이 꿈꾸었던 것은 알랭들롱이 결코 잡혀서는 안된다는 거였지.
그건 자신의 예정된 삶의 행로를 거부하고 싶었던 그들 자신의 모습이기도 했을거야....
아무튼 지금은 그들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나와 용일처럼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주어진 이데올로기의 틀을 던져버리는 모습은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속에서 늘 등장하는 모습이었던듯하다.
그건 어쩌면 바로 작가 자신의 꿈이자 희망이었을까? 그렇다면 작품속 나는 결국 작가 그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싶었다

<정무문>속 이소룡의 힘을 빌려 아니 정말은 이소룡같은 에너지로 다가온 새로운 사랑의 힘으로 남편의 갑작스런 자살을 극복해나가는 주부의 이야기도 공감이 갔었다.
다만 <프랭키와 자니>편에 나오는 아버지의 돈을 털어 현재에서의 탈출을 시도하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나 <페일라이더>에서 자신의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야쿠자에게 복수를 하는 라이더아줌마의 이야기는 살짝 가즈키다움에서 비켜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 더 나갔다고나 할까?

뭐니 뭐니해도 여기 연작들의 백미는 마지막 <사랑의 샘>이다.
가즈키다운 유머가 넘쳐흐르지만  동시에 전혀 가즈키답지 않은 따뜻함이 넘쳐흐르는 행복한 가정이 그 주인공들이다.(가즈키의 소설은 기본적으로 참 따뜻하지만 그걸 표현하는 방식은 우회적일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사랑의 샘>에서의 방식은 아주 직설적이다.)
가즈키답던 아니던 오랫만에 입가에 내내 미소를 머금으며 책을 읽었다.
마치 오래된 추억의 옛 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소설속의 내용도 결국 그런 추억의 영화를 찾아 할머니에게 기억과 힘을을 돌려주는 것이었으니 결국 작가의 의도에 걸려든 것일까?
할머니처럼 나도 추억의 힘에 치유받고 위로받는 느낌에 행복해지는 시간을 선물받았다.

아 그러고보니 정말 갑자기 나도 로마의 휴일이 다시 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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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11-0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네시로의 팬이 여기에도 계셨군요.

바람돌이 2008-11-07 23:36   좋아요 0 | URL
맞아요. 가네시로의 팬.... ^^
뭐니뭐니해도 저에게 최고는 였어요. 그 이후 가네시로의 팬이 되었는데 최고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늘 기대만큼은 해주는 작가라고 할까요? 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11-08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면 그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건 보셨나요.일본서 만든 GO는 괜찮은데 우리나라에서 만든 플라이 대디는 그다지 좋은 평은 못 받나봐요.

바람돌이 2008-11-10 11:19   좋아요 0 | URL
영화는 하나도 안봤어요. 가즈키 소설은 영화로 만들면 뭐랄까? 너무 책하고 똑같을 것 같아 별로 재미없을 것 같다는 느낌?? 하여튼 영화는 별로 안 땡기더라구요. 영화보러 갈 시간 내는 것도 장난 아니구요.
 

1.
지난 토일요일은 정말 푹잤다.
많이 피곤했던지 낮에는 아이들과 놀아주고 밤에 애들 재우면서 그냥 같이 잠들어버렸다.
주말동안 집에 있으면서 한번도 컴퓨터를 켜지 않은 날은 처음이었던듯...

2. 보람있는 일과 삽질
토요일 오후엔 학교에 남아서 아이들 학예전 준비를 했다.
1년동안 아이들이 열심히 만든걸 전시한 것.
아이들의 작품을 다시 보는 것도 즐겁고 그걸 또 나름 뽀대나게 전시하는것도 즐겁다.
순전히 노가다지만 이런 일은 즐겁다.
그리고 오늘도 역시 퇴근 못하고 2시간동안 일을 했다.
하지만 일의 내용은 그야말로 삽질이다.
아무도 보지 않을 연수자료를 4개나 만들어야 했다.
이럴땐 비감하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삽질이나 하고 있어야 하냐고? ㅠ.ㅠ

3. 한밤중 해아의 행방불명
잠들기 전에 지 아빠랑 잠시 투닥거리던 해아.
"아빠 미워!"라는 소리와 함께 떼굴떼굴 굴러 발밑으로 가더만...
하도 피곤해서 그냥 그러려니 하며 해아야 그럼 그냥 거기서 자!하고 깜박 잠이 들었다.
잠시후 할일들을 생각하고 퍼뜩 잠이 깨서 일어났는데 방을 나오려고 보니 뭔가 이상하다.
자고 있는 사람 숫자가 모자라다.
불을 켜고 확인하니 아니 해아가 없잖아???
혼자 삐쳐서 밖에 가서 자나 하고 마루를 봐도 없고 방에는 아무리 이불속을 뒤져도 없고
아이들 방에 혼자 자나 싶어 봐도 없고...온 집안을 뒤지는데 아이가 없다.
순간적으로 식은땀이 삐질삐질하며 사색이 되어 뒤굴뒤굴 자고 있는 옆지기를 깨워 다시 온 집안을 뒤졌다. 그래도 아이가 없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자는 새에 아이가 없어지다니....
밖으로라도 나가찾아보려는데 순간 고개를 돌리니 세상에나!!!!
우리집 안방엔 문이 없는 간이 옷장이 있다.
보통 그때 그때 입는 옷들을 걸어두는 용돈데, 그 장농 옷걸이 밑으로 푹 기어들어가서는 앉아서 자고 있는 것이다.
옷들에 푹 싸이고 더구나 애가 작다보니 완전히 구석에 콕 처박혀서 안보였던 것...
한편으론 안심이 되고 한편으론 그러고 자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십년감수했다....ㅠ.ㅠ

4. 그리고 다가올 연휴
이번 주는 학교 개교기념일 주간.
수요일엔 오전에 체육대회하고 일찍 마칠테고 그러고 나면 목금토일 나흘간 연휴다.
학교에서 교직원 연수를 빙자한 단풍놀이를 1박2일로 간다는데 거긴 빠졌다.
친정엄마가 하필이면 그날 절에서 방생을 간단다.
평소에 애들 맡기고 사는 내가 그날 나 놀자고 친정엄마한테 가지 말란 소리는 못하겠다.
나 학교 쉬니까 걱정없다고 다녀오시랬다.
토일요일은 지인들과 담양, 장성에 가기로 했으니 스케줄이 꽉 찬거고 이틀은 뭘하지?
오전동안이지만 이틀은 완전히 나 혼자서 지낼 수 있겠구나... 신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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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08-11-04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는데 아이가 없어져서 놀라셨겠네요.
저희집은 침대 밑에 아이 이불을 깔았는데...
아이가 왜 꼭 침대 밑으로 들어가서 자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자다보면 머리가 침대 밑에 들어가서 일어나려다 몇번 꿍~~~~~

날씨가 갑자기 싸늘해졌다가 좀 따뜻했다가 그러다보니 몸이 적응을 못해서
많이 피곤하다네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즐거운 한주 되시와요.^^

바람돌이 2008-11-05 01:03   좋아요 0 | URL
예전에 침대있을때는 예린이가 종종 침대에서 떨어졌어요. ㅎㅎ
뭐 요즘도 자다가 가끔 문갑위로 올라가긴 하더만요. 아이들의 몸부림이란... 메르헨님도 즐거운 한주 되세요. ^^

무스탕 2008-11-04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두 달 가까웠던 알바 끝내고 토요일도 실컷 자고 월요일 오전도 잠으로 때웠어요 ^^;
지금도 우체국 가야하는데 귀차니즘이 발목을 잡고 이렇게.. 이렇게.. 으윽..
저도 애들 어디로 굴러들어가지 못하게 틀어막기 바빴던 시절이 있었어요. ㅎㅎ

바람돌이 2008-11-05 01:03   좋아요 0 | URL
해아는 굴러간게 아니라 삐쳐서 들어간게 그냥 잠이 든거죠. ㅎㅎ
나중에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이런것도 그리워질까요? ^^

Arch 2008-11-04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대 밑으로 들어가는 아이라^^ 그래도 위에서 자는 옥찌들은 좀 다행인가요. 옥찌는 자다가 일어나서 꼭 다른데서 자는데. 해아도 구석이 좋나봐요. 바람돌이님 많이 놀라셨겠다. 삽질하니까 갑자기 개콘의 삽질개그가 생각나서. 피곤하지 마시라고 조물조물 꾹꾹 안마. 토닥토닥

바람돌이 2008-11-05 01:04   좋아요 0 | URL
오늘부로 일단 삽질은 끝냈습니다. 내일만 가면 쭈욱 쉬어요. 행복~~ ^^

BRINY 2008-11-04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해아 보면, 꼭 제 바로 밑에 여동생 어릴 적 보는 거 같아요. 동생도 어릴 때 이불장 속에 들어가 자고 있는 걸 몰라서 다들 찾아 헤매곤 했는데.

바람돌이 2008-11-05 01:05   좋아요 0 | URL
어떤 애는 서랍장속에 들어간다고도 하더군요. 아이들은 왜 다들 구석을 좋아할까요? 우리도 그랬을텐데... ^^

울보 2008-11-04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놀라셨을까?
등에 식은땀이 쭈루륵 그 느낌 저도 알아요
정말 놀라셧겟어요,
즐거운 주말보내시고 혼자만의 시간도 즐겁게 보내세요,

바람돌이 2008-11-05 01:05   좋아요 0 | URL
정말로 순간적으로 식은땀이 주루룩.... 잠시지만 우리 자는 새에 누가 문따고 들어와서 애를 들쳐업고 간게 아닌가 하는 망상까지 들더라구요. ㅠ.ㅠ

홍수맘 2008-11-04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느낌 알지요.
울 지수는 화장실 가고 싶을때 아무 기척도 없이 사라지는 타입인지라 가게에서 또는 마트에서 문득 지수가 옆에 없을땐 우선 공중화장실로 달려가는데요~ 근데 막상 화장실에도 없을땐 순간 당황스러워진다지요.

바람돌이 2008-11-05 01:06   좋아요 0 | URL
둘째들이 그런가요? 해아도 자주 없어지거든요. 방금 옆에 있었는데 금방 없어져버리는.... 이럴때는 정말 빨리 좀 커줬으면 좋겠어요. ^^

하늘바람 2008-11-05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아의 행방불명은 동화같은 이야기네요

바람돌이 2008-11-07 23:36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이라면 이런거 같고 예쁜 동화를 만들어내실수 있을까요? ^^

순오기 2008-11-0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네마리 노르덴의 '동생 잃어버린 날'에 보면 소파 밑에서 잠든 아이를 모르고 찾아 다니는 법석을 벌이지요.^^

바람돌이 2008-11-10 11:19   좋아요 0 | URL
동생 잃어버린 날이 그런 내용인가요? 찾아봐야겠어요. 늘 좋은 책을 알려주시는 순오기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