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토일요일은 정말 푹잤다.
많이 피곤했던지 낮에는 아이들과 놀아주고 밤에 애들 재우면서 그냥 같이 잠들어버렸다.
주말동안 집에 있으면서 한번도 컴퓨터를 켜지 않은 날은 처음이었던듯...

2. 보람있는 일과 삽질
토요일 오후엔 학교에 남아서 아이들 학예전 준비를 했다.
1년동안 아이들이 열심히 만든걸 전시한 것.
아이들의 작품을 다시 보는 것도 즐겁고 그걸 또 나름 뽀대나게 전시하는것도 즐겁다.
순전히 노가다지만 이런 일은 즐겁다.
그리고 오늘도 역시 퇴근 못하고 2시간동안 일을 했다.
하지만 일의 내용은 그야말로 삽질이다.
아무도 보지 않을 연수자료를 4개나 만들어야 했다.
이럴땐 비감하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삽질이나 하고 있어야 하냐고? ㅠ.ㅠ

3. 한밤중 해아의 행방불명
잠들기 전에 지 아빠랑 잠시 투닥거리던 해아.
"아빠 미워!"라는 소리와 함께 떼굴떼굴 굴러 발밑으로 가더만...
하도 피곤해서 그냥 그러려니 하며 해아야 그럼 그냥 거기서 자!하고 깜박 잠이 들었다.
잠시후 할일들을 생각하고 퍼뜩 잠이 깨서 일어났는데 방을 나오려고 보니 뭔가 이상하다.
자고 있는 사람 숫자가 모자라다.
불을 켜고 확인하니 아니 해아가 없잖아???
혼자 삐쳐서 밖에 가서 자나 하고 마루를 봐도 없고 방에는 아무리 이불속을 뒤져도 없고
아이들 방에 혼자 자나 싶어 봐도 없고...온 집안을 뒤지는데 아이가 없다.
순간적으로 식은땀이 삐질삐질하며 사색이 되어 뒤굴뒤굴 자고 있는 옆지기를 깨워 다시 온 집안을 뒤졌다. 그래도 아이가 없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자는 새에 아이가 없어지다니....
밖으로라도 나가찾아보려는데 순간 고개를 돌리니 세상에나!!!!
우리집 안방엔 문이 없는 간이 옷장이 있다.
보통 그때 그때 입는 옷들을 걸어두는 용돈데, 그 장농 옷걸이 밑으로 푹 기어들어가서는 앉아서 자고 있는 것이다.
옷들에 푹 싸이고 더구나 애가 작다보니 완전히 구석에 콕 처박혀서 안보였던 것...
한편으론 안심이 되고 한편으론 그러고 자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십년감수했다....ㅠ.ㅠ

4. 그리고 다가올 연휴
이번 주는 학교 개교기념일 주간.
수요일엔 오전에 체육대회하고 일찍 마칠테고 그러고 나면 목금토일 나흘간 연휴다.
학교에서 교직원 연수를 빙자한 단풍놀이를 1박2일로 간다는데 거긴 빠졌다.
친정엄마가 하필이면 그날 절에서 방생을 간단다.
평소에 애들 맡기고 사는 내가 그날 나 놀자고 친정엄마한테 가지 말란 소리는 못하겠다.
나 학교 쉬니까 걱정없다고 다녀오시랬다.
토일요일은 지인들과 담양, 장성에 가기로 했으니 스케줄이 꽉 찬거고 이틀은 뭘하지?
오전동안이지만 이틀은 완전히 나 혼자서 지낼 수 있겠구나... 신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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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08-11-04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는데 아이가 없어져서 놀라셨겠네요.
저희집은 침대 밑에 아이 이불을 깔았는데...
아이가 왜 꼭 침대 밑으로 들어가서 자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자다보면 머리가 침대 밑에 들어가서 일어나려다 몇번 꿍~~~~~

날씨가 갑자기 싸늘해졌다가 좀 따뜻했다가 그러다보니 몸이 적응을 못해서
많이 피곤하다네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즐거운 한주 되시와요.^^

바람돌이 2008-11-05 01:03   좋아요 0 | URL
예전에 침대있을때는 예린이가 종종 침대에서 떨어졌어요. ㅎㅎ
뭐 요즘도 자다가 가끔 문갑위로 올라가긴 하더만요. 아이들의 몸부림이란... 메르헨님도 즐거운 한주 되세요. ^^

무스탕 2008-11-04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두 달 가까웠던 알바 끝내고 토요일도 실컷 자고 월요일 오전도 잠으로 때웠어요 ^^;
지금도 우체국 가야하는데 귀차니즘이 발목을 잡고 이렇게.. 이렇게.. 으윽..
저도 애들 어디로 굴러들어가지 못하게 틀어막기 바빴던 시절이 있었어요. ㅎㅎ

바람돌이 2008-11-05 01:03   좋아요 0 | URL
해아는 굴러간게 아니라 삐쳐서 들어간게 그냥 잠이 든거죠. ㅎㅎ
나중에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이런것도 그리워질까요? ^^

Arch 2008-11-04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대 밑으로 들어가는 아이라^^ 그래도 위에서 자는 옥찌들은 좀 다행인가요. 옥찌는 자다가 일어나서 꼭 다른데서 자는데. 해아도 구석이 좋나봐요. 바람돌이님 많이 놀라셨겠다. 삽질하니까 갑자기 개콘의 삽질개그가 생각나서. 피곤하지 마시라고 조물조물 꾹꾹 안마. 토닥토닥

바람돌이 2008-11-05 01:04   좋아요 0 | URL
오늘부로 일단 삽질은 끝냈습니다. 내일만 가면 쭈욱 쉬어요. 행복~~ ^^

BRINY 2008-11-04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해아 보면, 꼭 제 바로 밑에 여동생 어릴 적 보는 거 같아요. 동생도 어릴 때 이불장 속에 들어가 자고 있는 걸 몰라서 다들 찾아 헤매곤 했는데.

바람돌이 2008-11-05 01:05   좋아요 0 | URL
어떤 애는 서랍장속에 들어간다고도 하더군요. 아이들은 왜 다들 구석을 좋아할까요? 우리도 그랬을텐데... ^^

울보 2008-11-04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놀라셨을까?
등에 식은땀이 쭈루륵 그 느낌 저도 알아요
정말 놀라셧겟어요,
즐거운 주말보내시고 혼자만의 시간도 즐겁게 보내세요,

바람돌이 2008-11-05 01:05   좋아요 0 | URL
정말로 순간적으로 식은땀이 주루룩.... 잠시지만 우리 자는 새에 누가 문따고 들어와서 애를 들쳐업고 간게 아닌가 하는 망상까지 들더라구요. ㅠ.ㅠ

홍수맘 2008-11-04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느낌 알지요.
울 지수는 화장실 가고 싶을때 아무 기척도 없이 사라지는 타입인지라 가게에서 또는 마트에서 문득 지수가 옆에 없을땐 우선 공중화장실로 달려가는데요~ 근데 막상 화장실에도 없을땐 순간 당황스러워진다지요.

바람돌이 2008-11-05 01:06   좋아요 0 | URL
둘째들이 그런가요? 해아도 자주 없어지거든요. 방금 옆에 있었는데 금방 없어져버리는.... 이럴때는 정말 빨리 좀 커줬으면 좋겠어요. ^^

하늘바람 2008-11-05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아의 행방불명은 동화같은 이야기네요

바람돌이 2008-11-07 23:36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이라면 이런거 같고 예쁜 동화를 만들어내실수 있을까요? ^^

순오기 2008-11-0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네마리 노르덴의 '동생 잃어버린 날'에 보면 소파 밑에서 잠든 아이를 모르고 찾아 다니는 법석을 벌이지요.^^

바람돌이 2008-11-10 11:19   좋아요 0 | URL
동생 잃어버린 날이 그런 내용인가요? 찾아봐야겠어요. 늘 좋은 책을 알려주시는 순오기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