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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여행책 - 출발에서 도착까지 꼼꼼하게 알려주는
최정규 지음 / 열번째행성(위즈덤하우스)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주5일째 어쩌구 하면서 여행서적들이 엄청나게 나온다. 하지만 서점에 가서 뒤져보면 여행지를 선정하는데 물론 도움은 돼지만 그것만으로는 여행계획을 짜기는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머지 필요한 정보를 위해서는 또 책을 뒤지거나 인터넷을 뒤지거나 해야 하는데 이 인터넷을 통해 여행정보를 찾는것도 딱 내가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만만치 않게 드는 일이다.

이 책을 분류하자면 여행실용서정도 될거다. 결국 책의 가치는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두고 여행계획을 얼마나 친절하게 잘 짤 수 있게 도와주느냐 하는데 있다. 그런 면에서 점수를 주자면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답사나 등산이나 특별한 한 형태의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은 크게 도움이 안된다. 하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가족여행에서 여러가지의 재미와 변화를 느끼면서 여행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한권만 가지고도 1년 열두달을 아주 쏠쏠하게 써먹을 수 있는 책이다.

제목조차 <출발에서 도착까지 꼼꼼하게 알려주는 친절한 여행책>이다. 보통 이런 제목은 과장일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책의 경우는 절대 과장이 아니라는 것만 얘기해두자.

이 책의 구성은 일단 월별로 구성되어 있다. 1월부터 12월까지 각 월마다 가족여행에 알맞은 곳을 선정했다. 물론 여기에 얽매일 필요는 없이 참고만 하면 된다. (다만 이 책의 여행일정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것이라 나처럼 지방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조금 불편한 점이겠다.)

각 월별로 해당 여행지역을 소개하는 곳을 펼치면

1. 제일 먼저 이렇게 여행일정을 시간대별로 아주 자세하게 제시한다. 여행지의 구성에서는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경지좋은곳, 문화답사지, 아이들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곳까지 아주 다양하게 구성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



2. 그 다음 페이지에서는 가는 곳 근방의 필요한 지도를 제시하고 일정에 제시한대로 여행하는 곳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뒤따른다.



3. 여행갔을 때 빼놓을 수 없는것. 바로 먹는 문제다. 어디에서 뭘 먹을까는 여행의 즐거움을 늘리기도 아니면 김을 팍 새게도 하는 문제다. 각 지역에서 가장 대표적인 먹거리나 식당을 아예 대놓고 소개한다. 그리고중요한 가격정보까지 빼먹지 않는다.



4. 마지막으로 가족여행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 - 바로 숙소문제다. 어른끼리 갈 때는 뭐 대충 아무데서나 잘 수 있지만 아이들과 갈 때는 숙소를 예약하는게 여행의 골치아픈 문제 중의 하나. 이 책에서는 신뢰할만한 정보와 함께 숙소에 대한 설명도 아주 상세하다. 아래 담양의 예에서는 첫날 담양리조트를 소개하고 있는데 사실 여기 무지하게 비싸다. 그런데 인터넷으로도 담양지역의 경우 좋은 숙소를 찾기가 정말 힘들다. 일단 여기를 소개했지만 뒷편에 보면 그 외 싸고 깔금한 숙소들을 따로 제시해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미리 이 책이 나왔더라면 담양에서 숙소문제로 그렇게 고생을 안해도 됐을거라는 생각이 무럭 무럭....)



5. 마지막으로 곳곳에 좀더 설명이 필요한 곳에서는 장을 따로마련해 간단한 기본 지식을 전해주는 배려까지...담양에서는 소쇄원을 선택해 읽고 가면 좋은 정보를 제시하고있다.



정말로 이 책 한권이면 여행의 걱정 대부분을 덜 수 있게 하는 정말 훌륭한 가족 여행 안내서로 손색이 없는 책이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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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사랑 2006-01-23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행 가고파요~~~
오죽하면 며칠전에 부산 출장간다는 남편, 내가 저녁에 서연이 데리고 내려가서 합세한다고까지 했을까요 ㅠㅠ(물론 그렇게는 못했지만)
저 부산뜨면 저랑 놀아주실거죠?(막 우기기....)^^

비로그인 2006-01-23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멋쟁이..;;;

바람돌이 2006-01-23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연사랑님/부산에 동동뜨면 제가 잽싸게 가서 내려드리고 놀아드립죠. ^^
비숍님/ 이책 님의 리뷰 보고 지른거 아시죠. 저 보통 여행서적 잘 안사거든요. 사기전에 도서관이나 서점가서 꼭 확인하고 살까 말까 결정하는데 님의 아래 리뷰때문에 확 믿고 산거라구요. 만약에 이 책 맘에 안들었으면 비숍님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뻔.... ^^
제 리뷰는 비숍님의 멋진 리뷰에 빠진 사진자료만 첨부하는 거였어요. ^^
 
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지음, 홍은택 옮김 / 동아일보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2박3일정도의 등산이라도 챙겨야 할 건 많다. 먹을 것도 챙겨야 하고 여분의 옷 하나정도, 취사도구, 침구 등등... 남자들에게 텐트를 맡긴다 하더라도 짐의 무게는 장난아니다. 그래도 배낭을 꾸리고 등산로를 확인하고 갈곳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는 시간들은 즐겁다. 등산 초입-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기 전은 항상 왁자지껄하고 들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고 한 발 한발이 천근만근이고 심장은 쉴 새없이 뛰면서 얼굴이 새빨개 질 즈음 등에 맨 배낭은 천근만근으로 어깨를 짓누른다. 등산은 몇명이서 가든 결국은 혼자가는거다. 아무도 말이 없다. 그저 묵묵히 땅만 보고 기계적으로 발걸음을 옮길뿐..... 같이 가던 친구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는 속으로 끊임없이 생각한다.

 "제기랄!!! 제기랄!!! 내가 미쳤다고 산에를 왔어.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 힘든 산을 또 오자고 한거야? 아! 아이스크림 먹고싶다... 이 배낭만 버리면 정말 가뿐하겠다. 앞에 가는 저 놈은 무슨 기운이 남아돈다고 저렇게 빨리 가는거냐? 등등등...."

그리고 나중에는 정말로 머리속이 하얘진다. 얼굴도 빨갛다 못해 하얘지고....

그러다 전망 좋은 곳이 나오면 모두들 한 자리에 누워서 그냥 가만히 있는다. 그래도 기운 남아도는 놈이 농담한마디 던져주면 잠시 웃고.... 길은 아득하다.

내려가고 싶은 마음은 꿀떡같으나 누구도 선듯 말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혼자 내려가기는 정말 겁나고 쪽팔리고.... 야영할 곳을 찾기도 전에 해가 지면 안되니까 무조건 걸어야 한다. 머릿속을 하얗게 비운채로...

그래도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란걸 산행에서만큼 절실히 느낄 수 있을까? 텐트 치고 불편하게 밥해서 맛없는 반찬도 꿀맛으로 먹으면 하룻동안의 고생이 모두 잊혀진다. 산위의 오싹한 추위도 피곤에 쩔어 잠이 들면 잊혀지고.... 다음날의 산행도 오늘도 해냈는데 뭐....

드디어 정상. 누가 정상을 정복하는거라 할까? 그냥 산은 거기 있고 사람들이 잠시 다른 길을 스쳐 지나왔던 것처럼 정상도 그냥 잠시 지나가는 길일 뿐이다. 그래도 산 정상에서 딱 1병 들고온 소주병을 꺼내 딱 한잔씩 나눠먹는 소주맛은 꿀맛이다. 남은 물에 커피믹스를 풀어 흔들어서 먹는 미지근한 냉커피도 꿀맛이고... 이 맛 한 번 보자고 산에 온것같다. 그리고 나도 참 아무것도 못하는 인간은 아니구나 싶기도 하고....

내려오는 길은 여유롭다. 다리는 휘청거리지만 재잘대기도 하고, 주변에도 눈을 돌리고...

산행이란 결국 인간이 날것으로의 자신을 그대로 대면하는 시간이 아닐까? 지리하고 힘든 오르막의 시간은 오로지 나 혼자만의 것이다.  대화도 힘들고 오로지 날것으로서의 내 자신과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그래서 정상에 잠시 있는 시간도 누구도 말은 안하지만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는 시간이리라... 조금은 대견해 보이는.... 그렇다고 그걸 내놓고 말하기는 사실 쪽팔리니까 그냥 하늘을 보며 누워 말없이 그렇게 소주 한잔씩을 돌리는걸게다.

이 책의 저자가 숲에서 만나는 것도 그런 자신일게다. 거기가 거기같은 끊임없는 숲을 지나고 가끔은 위험에도 처하고 잠시 길을 잃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류의 책에서 기대하는 뭐 그렇게 드라마틱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나는 전문 등산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 산에서 만나게 되는 자기 내면의 온갖 감정들이 그대로 다가왔다. 이 책에 쓰여진 숲의 환경정책이나 미국의 역사적 장면들은 모두 들러리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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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19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제 자신의 목소리에 질문하고 대답하고. 누군가가 말 시키면 그것도 힘들어요.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이 묵묵히 산을 오르나봐요.

바람돌이 2005-10-19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묵묵히 안 오르면 낙오해요. 어야둥둥 힘을 아껴야지.... 근데 이렇게 산에 가본지도 언젠지,,,, 뒷산 말고 배낭매고 진짜 등산을 하고 싶은데....

국경을넘어 2005-10-19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다. 등산 간 지 참 오래되었네요. 등산복하고 등산화가 썩어버리겠습니다. 이번엔
꼭 단풍보러 갈 겁니다. ^^

바람돌이 2005-10-1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근데 폐인촌님 계신데는 지금쯤 단풍이 들기 시작할 거 같은데.... 여기는 아직 감감합니다. ^^ 애들 데리고 한 번 가까운데 단풍놀이 가고, 애들 떼고 좀 먼곳으로 단풍놀이 한 번 가고 그랬음 딱 좋겠지만 아마 후자는 힘들겠지요. ^^

야클 2005-10-19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루만에 다 본 책. 이번주 일욜쯤 저도 산에 가요 ^^

바람돌이 2005-10-19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야클님 좋으시겠어요. 저도 갈까 싶은데 어디로 갈지....^^ 이놈의 아그들을 데려가야 하니 갈수있느데가 항상 정해져 있네요.

클리오 2005-10-19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책을 제외한다면, 늘 제가 보고싶어 찍어놓는 책을 보시는군요.. 역시나 취향도 비슷.. ^^ 그나저나 바람돌이 님의 다독도 직장인으로서 아무나 쉽게 따라갈 수 없는 수준입니다. 님은 분명 좋은 선생님이실 거여요...

바람돌이 2005-10-19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우리반 봉숭아 학당 녀석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걸요. ^^ 요즘 봉숭아 학당 심란스러워서 그 녀석들 얘기도 안써지네요. ^^ 글구 제 약간의 다독은 다 책장 잘넘어가는 책만 골라읽어 그런거지요. 이제 전공 밑천도 딸려가는데 공부는 안되고 심란스럽습니다. ^^
 
바람의 노래 혁명의 노래 - 라틴아메리카 문화기행
우석균 지음 / 해나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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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게바라의 젊은 시절 라틴 아메리카 여행기를 다룬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를 보면서 내 가슴을 사로잡은건 체게바라만은 아니었다.  그가 가는곳마다 다른 표정으로 다른 가슴으로 펼쳐지던 라틴아메리카의 풍경들... 그저 풍경이라기엔 너무나 아픈 사람들의 삶과 역사가 있는 곳이건만 그래도 그 풍광은 아름답다는 말을 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로 아름답웠다.

그 땅과 그 곳을 사는 사람들과 그 대지의 마음을 느끼고 싶다는 설레임.... 아마도 영화를 본 사람들은 다 비슷하게 느끼지 않았을까?

이 책은 그 라틴아메리카를 음악과 함께 여행한다. 그저 유명한 음악이나 음악가를 찾아가는 여행이라 하지 말자. 노래 하나마다 라틴아메리카의사람들- 그가 백인이든 메스티조든 인디오든 -의 땀내음과 눈물이 배어있는 것들이다.

아르헨티나에선 드넓은 평원 팜파를 만나고 아르헨티나 이민의 역사를 본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인간에 대한 휴머니티를 잃지 않았던 메르세데스 소사를 만난다. 아르헨티나의 정치상황때문에 망명생활을 해야만 했던 메르세데스 소사는 신변의 안전이 보장되지도 못하던 시기에 귀국을 강행해 그녀를 기다리던 아르헨티나 민중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같이 온 음반에서 그녀의 음악을 들을 수 없었던 것이 안타까울 따름...

아르헨티나에스 메르세데스 소사, 유팡키, 탱고를 만난 저자의 발걸음은 페루로 향한다. 안데스 산지에 설움많은 인디오들의 삶이 아직 남아있는곳, 그래서 인디오의 음악이 아직 남아있는곳. 그들의 음악과 악기, 전설이 슬픔을 간직한 풍광과 펼쳐진다. 안데스그룹 인띠 라이미(이 말의 뜻은 제국의 안녕과 결속을 도모하고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잉까의 가장 중요한 축제인 '태양의 축제'를 뜻한다.)의 케나(안데스의 악기, 일종의 피리)연주곡인 슬픈 구름을 듣는다. 그 슬픈 케나의 음은 인디오들의 삶의 고단한 행로를 한때는 위로했을 것이며 같이 슬퍼도 해주었겠지... 머나먼 이 땅에서조차도 그들의 고단한 삶의 아픔을 느낄 수 있으니...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가슴아프게 하고 눈시울을 적시면서 보게 한건 3장 칠레 이야기다. 칠레 순교자들의 광장에서 시작된 여행은 체 게바라, 아옌데, 네루다, 빅토르 하라를 만나는 여정이다. 군부 쿠데타에 의해 무너져간 칠레 민중연합정부의 최후의 순간들이 곳곳에서 음악과 함께 떠오르면서 그대로 우리의 80년과 오버랩된다. 아마도 내가 책을 보면서 흘리는 서푼짜리 눈물은 칠레에게가 아니라 광주에 바치는게 아니었을까? 오랫동안 잊고 살아 가슴의 열정은 사라지고 차가운 머리만 남은 내게 사는게 뭔지 다시 일깨우라 한다.

아마도 한동안은 이 음반과 책의 여운에 푹 파묻혀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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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5-10-01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서 저두 같은 모습을 발견했으니....책도 님만큼 여운이 길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하지만...어쩌랴. 다음 주문까지는 참고 또 참아야하는 걸.음.

바람돌이 2005-10-01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곳에 계시니 책 주문도 만만한 일이 아니겠습니다.

파란여우 2005-10-01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 있건만...바람들은 죄다..뽐뿌질만 하고..

바람돌이 2005-10-01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 여우님 뽐뿌질에 넘어가주세요. 네?(애절한 눈빛....) ^^
 
어린이 세계풍물지리백과
마르쿠스 뷔름리. 우테 프리젠 지음, 임정희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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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중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과목이 뭘까?

영어 수학? 아니다. 영어 수학이야 워낙에 빵빵한 사교육의 지원에 힘입어 오히려 사정은 나은 편이다. 답은 '사회'다. 물론 아이들에 따라 편차야 당연한 거지만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거다.

우리 나라 교과서 편제를 보면 중1 사회에서는 한국지리, 세계 지리, 동양사를 배우게 되어있고, 2학년에 가면 서양사와 세계 근현대사, 그리고 마지막에 일반사회 - 학문영역으로 보면 사회학에 해당하는 부분을 배우게 되어있다. 아이들이 사회라는 과목에 한숨을 돌리게 되는 때가 이 사회학 영역에 들어가서야이다.

근데 중1사회가 워낙에 어렵다보니까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때쯤이면 사회과목에 대한 흥미를 거의 잃어버릴 가능성이 많다.

왜 어려울까? 이유야 간단하다. 교과서가 어렵기 때문이지... 우리나라 교과서 만드는 분들 무슨생각으로 만드시는지 모르겠지만 도대체 공간감각은 물론이고 시간감각도 제대로 형성안된 아이들에게 엄청난 사고의 확장을 요구하신다.

중1수업시간에 들어가보면 한국지리 들어가기전에 제일 먼저 도 이름부터 외워야 한다. 도대체 경상도 전라도 위치조차 모르는 아이들이 반쯤 된다. 그게 북한으로 넘어가면 아는 아이들이 오히려 신기한 존재고....세계 지리로 넘어가면 상황은 당연히 더 심각해진다. 이러니 아이들에겐 사회는 끊임없이 외워야 할 과목이 되어버리고 어렵고 힘든 과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지리나 역사나 기본적인 지도 지식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게 학교에서 진도를 따라잡기 위해 처음 대하게 될 때는 이미 외워야 될 단순지식으로 전락해버린다. 흥미나 호기심과는 동떨어진....

그런 의미에서 초등학교나 중학교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지도본이나 세계 지도 하나정도는 집에 구비해두고 아이들과 종종 다른 나라들에 대한 얘기를 같이 나누어 줬으면 하는게 나의 소망이다. 하지만 어디 그게 쉬우랴.... 일단 다른 나라에 대해 어디부터 얘기를 풀어야 할지 부모님 부터 감감할텐데....

이 책은 일단 그런 부모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만하다. 일단 세계의 모든 나라를 다 포괄하고 있고, 대륙별로 깔끔하게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이 책의 미덕

첫번째, 각 나라마다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그 나라의 지도를 그림지도로 표시하고 있다. 일반 지도와 달리 그림지도는 일단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되어있기 때문에 지도를 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그림지도만 봐서는 안되는 것이 그림지도만 보고는 이 나라가 어디쯤에 위치하는지 알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꼭 앞의 세계 지도나 지구본 같은걸 같이 보면서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두번째, 각 나라의 특징에서 꼭 그 나라 어린이들의 생활을 중심주제로 잡고 있다. 역시 아이들의 관심은 아이들이다. 유럽의 나라들에서는 여름방학이 3개월이나 된다는걸 발견한 아이들은 너무 부러워 미칠것이다. 관심은 그냥 이런 사소한데서 시작된다. 어른에게는 별것 아니지만 아이들에겐 엄청 인상적으로 남게된다. 또 몇몇 나라의 어린이들을 제외하고는 사실 세계에는 어렵고 못사는 나라가 더 많다. 그런 나라의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부모가 같이 평화와 공존의 문제를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아이들ㅇ게 가장 공감한다.

세번째,  책의 반 이상은 사진들로 사진의 상태도 굉장히 깔끔하다. 가끔 좀더 실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지만 뭐 모든걸 한꺼번에 다 충족시킬 수는 없는거니까.... 그리고 사진의 내용도 비교적 최근의 사진들로 현재 그 나라의 모습을 보는데 충실하며, 자연환경에 관련된 사진과 그 나라 어린이들의 생활을 다룬 사진의 배합도 적절하다.

아쉬운, 그러나 치명적일 수도 있는 문제들

먼저 리뷰를 쓰신 종윤이모님이 지적하신대로 우리나라에 관한 내용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우리 나라 어린이 누가 자기 소개를 하면서 '서울에서 온 김입니다'라고 하는가? 이건 사소한 실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이 적어도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번역되어서 들어온거라면 이건 출판사에서 교정을 봐야하는거라고 생각한다. 원작자와 상의해서 고쳐야 하는것 아닌가? 우리 모두가 알고있는 우리나라에 관한 사항이 틀렸다면 그건 이 책의 신뢰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부분이 다른 곳에서도 눈에 띈다는게 문제다. 루마니아 부분에서는 드라큘라에 대한 얘기가 빠질 수 없는데 이게 번역의 문제인지 원래 책의 문제인지 알 수 없지만 드라큘라가 실제 흡혈귀였던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 드라큘라가 실존인물이라는데서 그치는게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면 진짜로 실존인물 드랴큘라라가 밤마다 흡혈을 하면서 다녔던 것처럼 묘사되어있는거다. 이건 심각한 오류다.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조그맣고 힘없는 나라일수록 정보의 양이 빈약하고 무성의한 부분도 곳곳에 나타난다. 예를 든다면 리투아니아 어린이들에 대한 서술 중 '리투아니아 어린이들은 밖에서 놀기를 좋아한다'라는 표현이 있다. 세상에나~~ 밖에서 놀기 좋아하지 않은 어린이들이 어디있단 말인가? 그 추운 북극지역에 사는 어린이들도 다 밖에서 놀기 좋아할 거다. 이건 너무 무성의하다는 표현이 심한 건 아닐거라 생각한다.

이런 부분은 이 책의 내용에서 특히 작고 힘없는 나라들에 대한 내용의 신뢰성에 의심이 가게 한다. 내가 모르고 넘어간 부분에서 또 이런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이것보단 사소한 문제지만 책의 49페이지에서 50페이지 넘어가는 부분에서는 아예 문장이 연결되지 않는다. 책 전체에 오타는 그리 없었던 것 같지만 이건 다음번 인쇄때는 고쳐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기 전에

책의 신뢰도가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이 책의 미덕들은 여전하다. 그래도 이 책은 왠만한 초등학생들이 읽어내기에 그리 만만한 책은 아니다. 책의 분량도 만만찮고 처음에는 흥미있게 읽어나가더라도 곧 반복되는 여러나라의 모습에 끝까지 책을 놓지 않고 있기는 쉽지 않을 거다. 물론 독서력이 뛰어난 아이들이야 괜찮겠지만, 세상에는 그렇게 독서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많지 않은게 현실이 아닐까?

내 생각에는 이 책을 부모들이 아이들과 같이 읽어줬으면 좋겠다. 부모들도 공부하는 심정으로.... 지구본을 앞에 놓고 하루에 한 나라라도 아이들과 짚어가면서 책속의 내용을 같이 얘기해보는 시간을 활용하는 책으로 말이다. 부모님이 갔다와본 나라라면 말할 것도 없고 그게 아니라도 중고등학교 때 배운 지식을 떠올려 본다면 말할 거리는 그리 적지만은 아닐 것이다. 또 굳이 가르쳐야 한다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저 책의 내용을 보면서 아이와 같이 그곳의 생활을 상상해 보는 것 만으로도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부모와 아이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같이 즐기는 시간으로 만드는데 이 책의 진짜 활용법이 있는게 아닐까? 거기서 부수적으로 이루어지는게 지도에 대한 지식이고 나중에 아이가 중학교에 가서 사회를 어려워하지 않게 되는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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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9-2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소개 감사!
땡스투 눌렀어요.^^

바람돌이 2005-09-22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감사! 로드무비님!!
근데 주하가 보기에는 좀 이르지 않을까 싶은데... ^^

히피드림~ 2005-10-25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서평이벤트 당선 축하드려요!!^^
덕분에 좋은 책 하나 알게 되었네요. 우선은 제가 읽고^^ 뒀다가 우리 아이 읽히면 되겠습니다. 여튼 추카드려요~~

날개 2005-10-25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저도 축하드려요!^^

바람돌이 2005-10-25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unk님, 날개님 감사합니다. 근데 이게 제가 받는게 맞는건지 참.... 그래도 기분은 좋네요. ^^

울보 2005-10-26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바람돌이님 축하드려요,,,,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 제목보고 생각했다. 여행에 무슨 기술이 필요하겠냐고... 그러다 원제를 보니 여행의 예술(The Art of Travel)이다. 음 뭔가 있겠다도 싶다. 표지의 그림도 인상적이고....

책은 여행의 출발에서부터 귀환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보고자 하는지 왜 여행을 하는지 여행을 여행답게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사소한 자질구레한 준비가 아니라 여행을 여행답게 할 수 있는 마음자세와 인문학적 소양과 같은 것들) 에 대해서 사색하고 있다.

어찌 보면 뻔할 수 있는 주제들이지만 알랭 드 보통의 만만치 않은 인문적 소양과 글솜씨로 인해 그의 글은 빛나고 있다. (그의 기준대로라면 이런 표현은 얼마나 진부한 표현인가) 글 전반을 흐르는 은근한 그의 유머감각 역시 책을 읽는 내내 미소띄면서 마음 편하게 책을 읽게 했다. 온몸의 긴장을 풀고 흐느적거리며 그가 들려주는 얘기를 들으며 그의 여행 동반자들과 같이 나도 여행하는 기분. 나른하고 즐겁다.

기대에 대하여 - 여행을 계획할 때의 설레임을 가장 사랑하는 나는 그 기대감만을 사랑하는 데제생트의 이야기를 보면서 내내 나의 여행계획 단계를 떠올렸다. 그 기대감과 설레임. 동시에 떠 오르는 무수히 많은 현실적인 문제들 그래도 데제생트와 내가 다른건 그는 그 기대감만을 사랑하고 나는 그 현실적인 여러 불편함도 사랑한다는 거다.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하여 - 출발! 짐을 싣고 차의 시동을 걸고 고속도로를 달릴 때의 그 짜릿함! 지나치는 나무의 초록색도 논밭의 색깔들도 바람에 스쳐 지나가는 꽃들의 색깔조차도 어제 보던 것과 다르다. 어디든지 떠나고 싶은 여행자의 마음은 보들레르의 한마디로 집약된다.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 더불어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 나타나는 많은 이방인들 또는 여행자들 - 그 우울하되 우울해보이지 않는 묘한 느낌의 그림들이 이 글과 얼마나 어울리는지....

이국적인 것에 대하여 - 해외여행의 경험이 달랑 한 번 뿐인 내게 이국적인 것은 그리 실감나게 와닿지는 않는다.플로베르의 그 이국적인 것에 대한 집착은 거의 강박증으로까지 보일정도다. 그럼에도 이국적인 것을 통해 상상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재창조할 자유를 얻는다라는 구절은 맘에 든다.

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하여 - 누구나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싶어한다. 나의 경우 내가 느낀 아름다움을 내 소유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디카를 들이댄다. (물론 결과는 신통찮지만) 알랭 드 보통은 여기서 러스킨을 들이댄다. 보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데생을 끊임없이 강조했다는... (데생에 소질이 있는가 없는가는 전혀 문제가 아니다. 그는 화가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그 위치에서 좀 더 행복하게 살도록 하는게 목적이니까) 주변에 미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늘 느끼는 점. 사물에 대한 또는 사람에 대한 관찰력이 정말로 예리하다는 것..그래도 나도 데생을 배우고 싶다는 꿈이 갑자기 무럭 무럭 커지고 있다.

그 외에도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 여행지에서 만나게 되는 숭고함의 감정, 여행에서 미술이 하는 역할 등 여행에서 우리가 맞닺게 되는 여러가지 것들이 바로 옆에서 나의 귀에다 대고 얘기하는 것처럼 소곤거린다. 여기서 알랭 드 보통의 관점에 동의하는가 하지 않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저 그를 따라가면서 맞아 또는 아니야 라고 얘기하기만 하면 된다.그 역시 그저 고개를 끄덕여 줄것만 같다.

그저 편안하고 즐겁고 그리고 사색깃든 여행을 다녀온 느낌 - 그것으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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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0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5-05-20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의 소설은 썩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런 책이 오히려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바람돌이 2005-05-20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은 전 이름도 모르다가 알라디너들 땜시 알게 된 사람이구요. 처음 잡은 책이 이거여서 소설이나 작가를 통째로 평가하기는 힘들구요.
어쨌든 여행을 좋아하는 또는 동경하는 사람은 즐거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로드무비 2005-05-20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알랭 드 보통을 무지 좋아해요.
유쾌한 냉소.
이 책은 읽어보지 않았는데 바람돌이님의 리뷸 보니 한번 읽어봐얄 것 같네요.
그의 책들 중 제일 빠지는 책이라고 들었는데......

바람돌이 2005-05-20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책이 가장 빠지는 책이라굽쇼. 이런 보통의 다른 책을 빨리읽어봐야 할 것 같군요. 이런 기대되라.. 룰루랄라.....

클리오 2005-05-20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리뷰를 잘쓰신다니까요... ^^

바람돌이 2005-05-20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클리오님 칭찬의 대가시라니까요...^^

히피드림~ 2005-05-23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 갈 처지도 안돼는데 괜히 이 책 읽었다가 여행에 대한 동경만 심해지는거 아닌가요? ^^ 그래도 언젠가 나만의 여행을 떠날때를 대비해서 읽어보면 좋겠네요. 추천누르고 갑니다.

바람돌이 2005-05-23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unk님 여행을 직접 떠나지 못할 때는 전 여행서를 읽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마치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 나잖아요. 사실 가장 싸게 그러면서 알차게 즐길 수 있는 여행이 아닐까 싶은데...^^ 우리 같이 떠나자구요. 책속으로나마....^^

hkhahn 2005-05-2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rt 가 반드시 예술로만 번역되진 않던데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도 원제가 "The Art of Loving"였으니까요. 기술과 예술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Art가 두 의미를 모두 포함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이 책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바람돌이 2005-05-28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khahn님 만나서 반가워요.
그렇긴 하지요. 결국 여러가지로 번역할 수 있다는 건데 가장 적당한 말을 찾아낼 수 없는게 번역의 어려움이겠지요.
.

겨울아이 2005-05-30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번역은 어때요? 보통의 철학산책은 번역 약간 불만족 스러웠거든요..

바람돌이 2005-05-3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etmeluv님 글쎄요. 저는 번역에 대해서는 문외한인데... 다만 읽는데 그리 껄끄럽지는 않았습니다. 읽으면서 번역에 문제있다는 생각이 안들었다면 그런대로 괜찮았던게 아닐까 싶은데....
저의 경우 철학서적들은 항상 번역이 불만이었습니다. 이건 철학서적이 아니니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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