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ㅎ 제목이 좀 거창한데, 사실 뭐 별 건 아니고, {마르크스의 유령들}을 읽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마르크스의 유령들}은 [머리말] 이외에 5장으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그런데 이 5장 가운데 제일 까다롭고 논의가 복잡한 부분이 바로 1장, [마르크스의 명령들]입니다.

따라서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분들이나 데리다 저서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1장에서 바로

어려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이런 분들은 [머리말]을 읽은 다음, 1장을 건너뛰고 2장부터 읽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합니다. 2장은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책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아 자유주의의 승리에 대한 예찬 담론의

모순을 지적하는 부분이고 3장은 새로운 세계 질서의 10가지 재앙들을 제시하는 장입니다.

문체도 비교적 평이하고,  현실 정세에 대한 데리다의 생각이라든지 데리다 문제의식의 단초를 엿볼 수도

있어서 독서의 출발점으로 삼기에 좋은 장들이죠.

 

그 다음 4장과 5장은 각각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과 {독일 이데올로기}, {자본}을

분석하고 있죠. 4장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반면, 5장이 좀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계속 마르크스의 저작을

인용하면서 논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1장보다는 비교적 덜 어려운 편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렇게 2-3-4-5-1장의 순서로 읽으면, 약간 어려움도 덜 수 있고

데리다의 생각을 이해하는 데도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철학을 전공하는 분들이나 아니면 데리다의 저서에 익숙한 분들은 그냥 처음부터 죽 읽으셔도 됩니다.  

1장을 읽다가 너무 어렵다거나 난삽하다고 느낀 분들은, 건너 뛰어서 2장부터 시작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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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때리다 2007-10-05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3장만 일단 한번 읽어봐야 겠네요. (일단 중간고사가 끝나면....)

balmas 2007-10-05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셈, 중간고사 끝나고 천천히 읽어요.

내오랜꿈 2007-10-06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뤄뒀던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이번엔 제대로 한번 데리다를 읽어야겠습니다. <입장들>에서의 호감으로 몇몇 데리다 해설서(처음에 김형효씨의 책이었죠)를 읽었는데, 그게 결정적으로 데리다를 멀리 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번역하신다고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balmas 2007-10-06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오랜꿈님/ "미뤄뒀던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이번엔 제대로 한번 데리다를 읽어야겠습니다"는 말씀, 정말 감동적인 말씀입니다. 고백하자면, 이 책을 읽고 싶어도 (원서로) 못 읽고 계속 숙제처럼 미뤄온 님과 같은 분들이, 제가 번역을 마칠 수 있게 해준 숨은 동력입니다. 어디 숨어 있다 이제 오셨습니까? ㅎㅎㅎ
 

 

저는 책이 나온지도 몰랐다가 어떤 분이 메일로 안부 인사를 전하면서 출간 소식을 전해줘서 알았습니다.

월요일쯤 출간된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군요.

실물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작은 그림으로 보니까 표지 그림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무슨 연기 같기도 하고, 마르크스의 얼굴이 어렴풋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고보니까 허깨비, 유령의 모습인 것 같기도 하고 ... ;;;

책값은 비교적 잘 책정이 된 것 같네요.

하드커버가 아니라 페이퍼백으로 만든 것도 마음에 들고요.  

 

어쨌든 책을 만들어내느라 여러분들이 애를 많이 쓰셨는데, 관계된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전합니다.

 

저로서는 오래된 과제 하나를 끝낸 기분이어서 홀가분하긴 한데,

이런저런 오역들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

번역의 문제라든가, 아니면 책의 내용과 관련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은 게 있으시면

<토론> 게시판을 적극 활용해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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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7-10-0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자꾸때리다 2007-10-04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간 기념 이벤트는 없나요? ㅋㅋㅋ 10만 힛도 그냥 넘으셨는데.

책 디자인은 정말 "킹왕짱" 이네요 ㅍㅍㅍ

근데 양운덕씨 번역본보다 한 1.5배는 두툼해진 듯한...

라주미힌 2007-10-04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겠습니다 :-)

balmas 2007-10-04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님/ 헉, 넘 오랜만이시네요. 안녕하시죠? 축하의 말씀, 감사합니다. :-)
Mravinsky님/ ㅎㅎ 이벤트 한 번 했으면 좋겠는데, 요즘은 여건이 별로 안 좋아서 ... 나중에 한 번 하죠.
책이 두꺼워진 이유는, 아마 역주와 역자 해제, 용어 해설 때문일 거예요. :-)
라주미힌님/ ㅎㅎㅎ 감사합니다. 잘 읽히는 번역이어야 할 텐데 ...

딸기 2007-10-04 13:15   좋아요 0 | URL
사.랑.하.는. 발마스님,
댓글 한번 달아보고 싶어서 달았어요~~ 랄라~

청년도반 2007-10-0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나왔군요. ㅎㅎ 출간 축하드립니다.

안 그래도 오늘 주문한 『대중들의 공포』가 왔는데, 『마르크스의 유령들』도 바로 주문해야겠네요. 올해 9, 10월은 여러모로 풍성하네요. ^^

비로그인 2007-10-04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리다의 책은 발마스님 책으로 스타트~^^

waits 2007-10-04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표지도 마음에 들고 구입은 하겠지만... 지적 같은 건 언감생심.
대신 구입할 때 꼭 이 페이퍼에 땡스투를 하도록 할께요.
발마스님 축하드리구요, 타지에서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최원 2007-10-04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책이 나왔군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지금 막 가서 주문을 했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itournelle 2007-10-04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이 책과 함께 가을을 보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네요...이런 표현은 어떨런지? "발마스님과 함께 데리다를" 항상 건강하시길...

rtour 2007-10-04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책 나왔군요. ^^ 축하드립니다. 책 표지가 '유령'스러운 것이 멋지군요!

람혼 2007-10-05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축하드리고, 감사드립니다.

balmas 2007-10-05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람혼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읽어주시면 제가 오히려 고맙죠. :-)
rtour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스피노자 공부는 잘 되고 계십니까? ^^ 표지가 맘에 든다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ㅎㅎ
무화과나무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읽어주세요. :-) 잘 읽히는 번역이었으면 좋겠는데 ... ㅎㅎㅎ
최원님/ 고맙습니다. 벌써 주문하셨군요. 한국에 있었으면 한 권 보내드릴 텐데 ... ^^
나어릴때님/ 오, 오랜만이시군요. :-) 잘 지내시죠? 역시 표지가 마음에 드셨군요. ㅎㅎ 오, 페이퍼에도 계속
땡스투가 되나요? 감사합니다. 돈 좀 벌었네요. ㅋㅋ 저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나어릴때님도
건강히 지내세요.
바람구두님/ 고생은 출판사 분들이 많이 하셨죠. ㅎㅎ 아무래도 이제이북스 북디자이너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가 봅니다. 표지가 좋다고 칭찬하는 걸 여러 번 봤거든요. 나중에 기회되실 때 천천히 읽어보세요.:-)
테츠님/ 왠지 영광스러운 이 기분 ... ㅎㅎㅎ
웅기/ 그래, 고맙다. {대중들의 공포}나 {마르크스의 유령들} 모두 열심히 읽어라. 사학도가 철학도 열심히
공부하니 대견하다. ㅎㅎㅎ
딸기님/ 엄머, 넘 노골적이시다. 부끄럽습니다. ㅋㅋㅋ

릴케 현상 2007-10-0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문은 했습니다만^^ 읽는 건 장담 못하겠네요~

balmas 2007-10-05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산책님, 고맙습니다. 조금 어려운 책이긴 한데, 2-3-4장은 사실 그렇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답니다.:-)

바라 2007-10-05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출간 축하드립니다. 건강히 잘 지내시지요? 어제 서점가서 책 만져보기만 하고 왔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표지보다가격이 예상외로 저렴해서 안도했습니다;; 제겐 너무 벅찰 것 같긴 하지만서도...하여튼 감사히 읽겠습니다(_ _)

waits 2007-10-06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 우매한 독자로서 길잡이 글들까지 열심히 올려주시니 감사해요.
근데 페이퍼에도 땡스투는 되던데 안타깝게도 이 책은 발마스님의 페이퍼가 뜨지를 않네요.
훌륭한 역자님께 정말 작지만 뭔가 보태드리고 싶었는데...^^;; 진심이예요.ㅎㅎ

balmas 2007-10-06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라/오랜만이군. 잘 지내고 있나 궁금하구나. 나는 잘 지내고 있어. ㅎㅎㅎ 나도 가격이 비교적 잘 정해져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어. 책 살 돈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다면, 그거 참 괴로운 일이지. :-) 열심히 읽어봐.
나어릴때님/ 헉, 그렇군요. 아마 책 아래 있는 [토크토크]에서 페이퍼를 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그런가봐요. 어쨌든 마음만은 감사합니다. ^^

cplesas 2007-10-06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것이 왔군요. 어떻게 부대로 반입해야할지 고민중입니다.

balmas 2007-10-06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영님/ 군대에 계시군요. 건강히 잘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ㅎㅎㅎ 군대가 민주화됐다더니 아직도 이런 책 보기는 좀 어려운가 보죠? 책 표지 제목을 "데리다의 유령들"로 고쳐보시죠. ^^;;
제 친구가 90년 무렵에 군대 있었을 때 데리다의 Grammatology를 영역본으로 보고 있었는데, 부대 장교가 보더니
"우리 마누라도 요즘 데리다에 푹 빠져 있는데, 너도 그러냐?"라고 하더랍니다. ㅋㅋㅋ 국내에 한때 데리다가
그렇게 유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차라리 그때라면 괜찮았을지도 모르는데 ...
 

 

아래 댓글을 보니까 Yoonta님이 R. H. M. Elwes라는 사람의 영역본을 구했다고 하시네요. -_-;;

Elwes본은 {Ethics}와 {A Theologico-Political Treatise & A Political Treatise}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고,

Dover 출판사에서 나온 것입니다. 왠만한 대학도서관에는 다 비치되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 판본은 지난 19세기 말에 나온 번역본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지난 1925년에 나온 스피노자의 고증본 전집

(Carl Gebhardt ed., Spinoza Opera, vol. 1-4, Carl Winter) 이 아니라 다른 판본을 대본으로 해서 번역한 것입니다.

그래도 번역 상태가 좋다면 괜찮을 텐데, 요즘은 스피노자 연구자들 중 누구도 이 판본을 사용하지 않을 만큼

신뢰하기 어려운 번역본입니다.

최근 Amazon을 비롯한 인터넷 서점에서 새로 장정해서 Elwes본을 팔고 있던데,

값이 약간 더 비싸더라도 제가 아래에 소개한 판본들을 구해서 보시는 게 훨씬 좋을 겁니다.

게다가 Elwes 본은 인터넷 상으로도 얼마든지 참조할 수 있으니까 더 사서 볼 필요가 없겠죠.

 

Yoonta님, 좀 안타깝게 됐습니다만, 다른 판본을 구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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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ta 2007-10-01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그렇군요. 싼게 비지떡이라더니..ㅜ.ㅜ

balmas 2007-10-04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oonta님 ... ;;;;;;;;;;;;
 

 

 


국내 스피노자 연구는 인제 걸음마를 하는 단계라서 사실 좋은 연구서나 입문서를 찾아보기 어렵고, 기존에 나와 있는 번역본들도 썩 신뢰하기 어렵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외국어 텍스트나 연구서에 많이 의존하게 되는데, 영어권 책들 중에서는 다음 책들이 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스피노자 저서의 번역본으로는 다음 책들을 권하고 싶습니다.


I. 스피노자 저작 번역본

1. 전집류

1) Edwin Curley ed. & trans., The Collective Works of Spinoza vol. 1, U of Princeton P, 1985.

컬리가 편집한 이 책에는 스피노자의 초기 저작들 및 {윤리학} 번역본이 실려 있고, 편지로 일부 수록되어 있습니다. 번역도 좋은 편이고 주석도 많이 달려 있어서 공부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일부 주석에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신학정치론}과 {정치론} 번역이 수록된 2권도 10여년 전부터 곧 나온다는 말이 있었는데, 아직 소식이 없네요. ^^

2) Samuel Shirley trans., Spinoza: Complete Works, Hackett, 2002.

컬리의 번역본에 비하면 엄밀한 맛은 좀 떨어지지만, 잘 읽히는 유려한 번역본이고, 한 권에 스피노자의 모든 저서와 편지가 모두 수록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죠. 값도 비교적 싼 편입니다.


2. {윤리학} 번역본

{윤리학} 번역본 중에서는 서너 가지 정도를 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Samuel Shirley trans., The Ethics & Treatise on the Emendation of the Intellect  & Selected Letters, Hackett, 1991.

셜리의 이 번역본에는 {윤리학} 이외에 {지성개선론} 및 몇 편의 편지가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값도 싸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좋은 번역본입니다. 

2) Edwin Curley ed. & trans., A Spinoza Reader,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4.

이 책에도 역시 {윤리학} 이외에 컬리의 [서론] 및 다른 저서의 발췌본이 수록돼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절판돼서 좀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국내의 웬만한 대학 도서관에는 소장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3) Edwin Curley trans., with an Intoruction of Stuart Hampshire, Ethics, Penguin, 2005.

얼마 전에 펭귄 출판사에서 나온 컬리의 {윤리학} 번역과 스튜어트 햄프셔의 [서문]이 붙은 새 문고본입니다. 값도 싸고 이용하기에 편리한 좋은 판본입니다. 


3. {신학정치론}

지난 80년대 이래 영어권에서 새로 나온 번역본으로는 다음과 같은 3종이 있습니다.

1) Samuel Shirley trans., Theological-Political Treatise, Hackett, 1998.

셜리의 번역본입니다. 값도 비교적 저렴한 데다가 잘 읽히는 좋은 번역본입니다.

2) Martin Yaffe trans., Spinoza's Theologico-Political Treatise, Focus Publishing/R. Pullins Co, 2004. 

스피노자 및 유대 사상 전문가가 번역한 판본입니다. 상당히 엄밀한 번역이지만, 그 점 때문에 오히려 스피노자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좀 부적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3)  Jonathan I. Israel ed., Michael Silverthorne trans., Theological-Political Treatis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7. 

저명한 “케임브리지 정치사상 텍스트” 시리즈에서 올해 나온 번역본인데, 생각보다는 정확성이 좀 떨어지는 번역본인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대를 많이 한 판본인데, 좀 아쉽더군요.

요컨대, {신학정치론} 번역본으로는 셜리의 번역본이 제일 무난할 것 같군요.

4. {정치론}

영어권에서 구할 수 있는 {정치론} 번역본으로는 두 종의 판본이 있습니다.

1) A. G. Wernham ed. & trans., The Political Works of Spinoza, Oxford University Press, 1959.

이 편집본에는 {신학정치론} 발췌본과 {정치론} 완역본이 수록되어 있는데, 지금은 절판되었습니다. 국내 도서관에서도 쉽게 구하기는 어려운데, {정치론} 번역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2)  Samuel Shirley trans., Steven Barbone & Lee Rice‘s Introduction and Notes, The Political Treatise, Hackett, 2000.

결국 이 판본이 요즘 영어권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판본인데, 이 판본은 셜리의 유려한 번역과 바본/라이스의 좋은 서론 및 역주를 겸비하고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런데 이 장점은 또 그대로 단점이 되기도 하는데, 서론이나 역주에 바본/라이스의 관점이 너무 깊게 반영되어 있어서, 때로는 텍스트를 약간 곡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물론 내 생각으로는 그렇다는 거죠 ^^;). 그런 점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무난하게 활용할 수 있는 번역본입니다. 


II. 스피노자 연구서

영어권에는 스피노자 개론서나 연구서가 다른 주요 철학자들에 비하면 좀 부족한 편이긴 하지만,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스피노자에 관한 새로운 관심이 생겨나서 이런저런 연구서들이나 논문들이 많이 나오고 있죠. 여러 가지 문헌들 중에서 아래의 저서들을 권하고 싶습니다.

1. 개론서

1) Genevieve Lloyd, Routledge Philosophy GuideBook to Spinoza and The Ethics, Routledge, 1996.

오스트레일리아의 연구자인 로이드의 이 책은 {윤리학}을 직접 읽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윤리학} 1부에서 5부까지 주요 쟁점들을 소개하고 있고, 현대 연구자들 사이의 논쟁도 간략히 제시하고 있어서, {윤리학}의 전체 윤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죠. 책도 얇아서 금방 읽을 수 있죠. :-) 

2) Steven Nadler, Spinoza: A Lif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9. 

이 책은 스피노자 전기입니다. 스피노자 전기 중에서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책이죠. 

3)        . Spinoza's Ethics: An Introduc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6.

네이들러의 이 책은 {윤리학} 1부에서 5부에 이르기까지 해설하고 있는 책입니다. 일종의 작은 {윤리학} 주석서라고 볼 수도 있겠죠. 네이들러는 화려한 업적을 쌓은 대가는 아니지만 아주 견실하고 꼼꼼한 중견 연구자이고, 이 책은 그의 견실함이 잘 드러나는 입문서입니다. {윤리학}을 읽을 때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책이죠. 

4) Stuart Hampshire, Spinoza and Spinozism, Oxford University Press, 2005.

햄프셔의 이 책은 예전에 나온 {Spinoza}라는 입문서와 함께 그의 논문들을 몇 편 함께 묶어서 펴낸 책입니다. 대학도서관에서는 예전에 펭귄 출판사에서 나온 입문서도 쉽게 구해볼 수 있을 겁니다. 

5) Henry Allison, Benedict de Spinoza: An Introduction, Yale UP, 1987.

헨리 앨리슨의 이 책은 영어권에서 나온 가장 좋은 스피노자 입문서로 볼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절판이 돼서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국내 도서관에서도 한두 군데밖에 소장되어 있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새로 출간이 됐으면 좋겠는데, 좀 아쉽더군요.

2. 연구 문헌 몇 가지

그 이외에 좀 더 깊이 있는 논의나 전문적인 쟁점들을 공부하고 싶다면 아래의 책들을 보시면 됩니다.

Yirmiyahu Yovel ed., Spinoza by 2000.

vol. 1, God and Nature: Spinoza's Metaphysics, Brill, 1989.

vol. 2, Spinoza on Knowledge and the Human Mind, Brill, 1994.

vol. 3, Desire and Affect: Spinoza as Psychologist, Littleroom Press, 2000.

vol. 4, Spinoza on Reason and the "Free Man", Littleroom Press, 2004.

이스라엘 출신 연구자 요벨이 편집한 이 책들은 {윤리학} 1부에서 4부에 이르기까지 주요 쟁점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문을 묶은 책입니다. 영미권에서 나온 논문집 중에서 단연 가장 좋은 시리즈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탁월한 논문들을 많이 수록하고 있는 논문집들이죠. {윤리학} 5부 이외에 정치학에 관한 논문집도 준비하고 있다니까 더 기대가 됩니다. :-)

국내 도서관에서 비교적 쉽게 구해볼 수 있습니다.  

Don Garrett ed., The Cambridge Companion to Spinoza, Cambridge UP, 1995.

주로 영미권 학자들이 스피노자 철학의 주요 분야에 관해 쓴 글을 수록한 논문집입니다.

Genevieve Lloyd ed., Spinoza: Critical Assessments, vol. 1-4, Routledge, 2001.

스피노자 철학에 관한 영미권의 논문을 묶은 논문집입니다. 좋은 논문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죠. 특히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연구자들의 논문도 여러 편 수록되어 있습니다. 국내 도서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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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국내에 번역된 책들 중에서는 다음 책들이 읽을 만합니다.

질 들뢰즈, {스피노자의 철학} 박기순 옮김, 민음사, 1999. 

들뢰즈가 쓴 스피노자에 관한 논문 몇 편하고, 스피노자 철학의 주요 용어에 대한 해설을 수록하고 있는 책이죠. 

번역도 신뢰할 만하고, 용어 해설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질 들뢰즈,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 권순모, 이진경 옮김, 인간사랑, 2002. 

현대 스피노자 연구의 걸작 중 한 권이죠. 그만큼 깊이가 있고 복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그런데 좀 미묘하거나 어려운 논의가 나오는 대목에서는 꽤 오역들이 많아서 국역본만으로 읽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피에르 마슈레, {헤겔 또는 스피노자} 진태원 옮김, 이제이북스, 2004. 

역시 현대 스피노자 연구의 대표작 중 한 권으로, 스피노자의 존재론과 인식론에 대한 해설서로 활용할 수 있는

책입니다.  

에티엔 발리바르, {스피노자와 정치} 진태원 옮김, 이제이북스, 2005.

스피노자의 정치철학 및 인간학에 관한 좋은 연구서입니다.

안토니오 네그리, {전복적 스피노자} 이기웅 옮김, 그린비,

 

주로 정치철학에 관한 네그리의 논문을 묶은 논문집인데, 번역이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번역이 잘 돼 있다면,

 

스피노자에 관한 네그리의 최근 생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국내에는 네그리의 {야만적 별종} 번역본도 있긴 한데, 번역 상태가 좋지 않으니까 찾아 읽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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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ta 2007-09-30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urley의 펭권판 에티카는 국내 대형서점에 가보니 있더군요. 그런데 가격이 생각보다는 만만치 않더라구요. 그래서 대신 Elwes판으로 구입해서 봤는데..이 판에 대한 평은 어떤가요? 어떤 글에서 본바로는 그닥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해이] 2007-09-30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네요.

우주돌이 2007-09-30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감사합니다.
스피노자는 서양의 스님 같은 사람인가? 갸우뚱 했었어요.(그에 대한 저의 이해는 이정도?)

스피노자의 철학이라는 책을 읽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07-09-30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찜해노아야지~ ㅎㅎ 지도 감사요~ 발마스님^^

balmas 2007-10-01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llnaru님,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
yoonta님/ 헉 Elwes판만은 피하셔야 하는데 ;;;;;;;;;; Elwes판은 19세기 말에 나온 판이고, 지난 1980년대 이래 새로운 번역본들이 나오면서 거의 쓰이지 않는 판인데 ...
고니님/ 다행입니다. :-)
우주돌이님/ 스피노자는 보통 "서양 노자"라고 하죠. ㅎㅎㅎ 동양철학 하는 분들 중에서도 노장 철학을 공부하는 분들이 특히 스피노자를 좋아하죠. :-)
테츠님/ 별찜은 어떻게 하는 겁니까? ^^

2007-10-06 05: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7-10-06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오랜만에 오셨네요. 잘 지내고 계시죠?
맑스주의 대회는 잘 돼가고 있나 모르겠네요. 저도 시간이 있었으면 갔을 텐데,
못가서 못내 섭섭합니다. :-)
나중에 파리에 가게 되면 꼭 연락드릴게요.

김로디 2016-09-05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맙습니다. 도움 잘 받고 갑니다.
 

아마 진태원 선배 말씀을 제가 좀 거칠게 축약을 해버려서 오해를 했다고 보신 것 같습니다.

진선배의 아래의 구절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규정은 2부 정리 37과 38에서 증명된 것, 곧 “모든 것에 공통적인 것과 부분 및 전체 안에서 균등하게 존재하는 것은 어떤 독특한 사물의 본질도 구성하지 않는다”(정리 37)와 “모든 것에 공통적이고 부분 및 전체 안에서 균등하게 존재하는 것들은 적합하게 인식될 수밖에 없다”는 데서 따라 나오는 규정입니다.
따라서 notio communis에서 “공통적”이 의미하는 것은, 그것이 모든 물체들 또는 몇몇 물체들이 공통으로 지니는 것을 표현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요컨대 실재적인 기초(사물들 또는 물체들에 공통적인 것)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기초를 적합하게 인식하는, 표현하는 notio가 notio communis인 셈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에서 notio communis와 일반적인 notio, 곧 실재적인 기초를 갖지 않는 상상의 양태나 사고의 양태로서 notio는 구별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얼렁뚱땅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스피노자가 이곳에서 말하는 것은 '모든 사물들에 공통된 것은 그 자신 사물들의 일부인(즉 그 자신도 사물인) 인간에도 있으며 이 공통된 것에 대해서는 인간이 필연적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다면 지적해주셨으면 합니다만, 저는 스피노자의 {윤리학}의 해당부분을 다시 읽어봐도 여전히 그렇게 읽히는군요. 당연히 인식 대상과 인식하는 자 사이의 공통성이 common notion의 common이 지시하는 것이다라는 말 아니겠습니까? 좀 표현이 거칠었긴 하지만 크게 문제로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에서 발리바르가 한 말의 앞에 나오는 말을 조금 더 읽어보기로 하죠. 이미 읽어보셨겠지만 함께 읽어보면 또 다른 맛이 나니 말입니다. 

"실제로 어느 누구도 자신의 견해들을 표명함 없이, 친구들로 이루어진 회합에서라도 그것들을 교통하지 않고, 전적으로 혼자서 사고할 수는 없다. 사고의 장소는 사적 개인이 아니며, 그것의 철학적 실체(hypostase)인 의식[양심]의 은밀성이 아니다. 사고의 장소는, 그 한계 또는 범위가 무엇이든, 교통 그 자체이다(cf. 󰡔신학-정치론󰡕 20장, pp. 328-329). 우리는 왜 󰡔윤리학󰡕이 “나는 사고한다”[cogito―데카르트]가 아니라 “인간은 사고한다”라고 공리화하고 나서, 인간은 자신의 의념들이 공통의념들로 되는 만큼만 사고한다는 점을 보여주는지 이해한다."

저는 여기서 저 마지막 구절을, 인간은 자신의 "통념"이 말하자면 인식론적 단절을 통해 실재적인 관계에 대한 인식에 도달함으로써 "공통통념"이 될 수록 많이 사고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말로 읽을 도리는 없다고 봅니다. 도저히 맥락과 맞질 않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자꾸 다른 함의를 이 문장에 실으시려고 하시나 하고 궁금해하다가 진선배가 이번에 주신 질문을 보고, 아! 하고 무릎을 쳤습니다. 선배님은, "인간은 사고한다"고 스피노자가 말했는데, common notion없는 사람은 그렇다면 사고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말이냐라는 식의 질문을 주셨지요.

보다 정확히 옮기면, 

"제가 볼 때 최원 형 생각의 난점은 notion은 사적이거나 개별적이고 common notion만이 공통적이다라고 간주한다는 데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만약 그렇다면 “인간은 사고한다Homo cogitat”는 {윤리학} 2부의 공리는 common notion을 가진 사람에게만 적용되지, notion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전혀 적용이 안 되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은 제 관점에서는 질문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질문이고 따라서 어폐가 있는 질문인데, 그것이 묘하게 선배님의 생각과 저의 생각의 차이를 잘 드러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사고의 장소는 특정한 개인이 아닙니다. 위에서 발리바르가 말하듯이 그것은 교통 그 자체이지요. 그리고 "인간은 사고한다"는 말도 그런 뜻입니다. 그런데 어떤 특정 개인을 지목하여 이런 사람은 사고를 하냐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개인은 '의식'을 하겠지요. '사고한다'는 것은 '의식한다'는 것과 다른 것입니다. (그리고 notion은 기본적으로 '의식'에 속할 것입니다. universal notion은 원인의 보편성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효과/결과의 보편성에 대한 인식이라는 점에서 의식에 탁월하게 속하겠지요.)

제가 보기에 진태원 선배의 해석의 난점은 "인간은 사고한다"를 "모든 개개의 인간은 사고한다"(each man thinks or everyman thinks)로 은연중에 바꿔 놓는 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사적 개인을 사고의 장소로 보는 데카르트 입장이지 스피노자의 입장이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개개의 개인들로 말하자면, 이들은 모두 항상 이미 교통의 과정 속에 있고 거기에서 관개체적인 사고의 과정은 항상 이미 시작되어 있느니만큼 거기에 참여(?)하는 한에서 어떤 모종의 합리성(이론적인 합리성까지는 아니라도 실천적인 합리성이라면 말입니다)을 항상 이미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 동안 선배님도 토론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장진범님께 책을 맡겨 두는 것은 좀 뭐하군요. 장진범님도 할일도 많을텐데. 나중에 한국에 들어가시면 이메일 한 번 주십시요. 그때 댁으로 보내드리든지 사정이 허락되면 직접 찾아뵙고 드리든지 하겠습니다. 그럼 또 뵙겠습니다. 좋은 추석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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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 2007-09-23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올리고 나서 조금 더 추가했습니다.

balmas 2007-09-24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보니 최원 형 생각이 뭔지 훨씬 더 분명히 드러나는군요. :-) 그런데 스피노자에 관해서는 더 이야기하는 게 별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역시 이 정도로 끝내는 게 좋을 듯합니다. 한국에 가서 메일 한 번 드리죠. 수고했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