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ㅎ 제목이 좀 거창한데, 사실 뭐 별 건 아니고, {마르크스의 유령들}을 읽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마르크스의 유령들}은 [머리말] 이외에 5장으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그런데 이 5장 가운데 제일 까다롭고 논의가 복잡한 부분이 바로 1장, [마르크스의 명령들]입니다.

따라서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분들이나 데리다 저서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1장에서 바로

어려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이런 분들은 [머리말]을 읽은 다음, 1장을 건너뛰고 2장부터 읽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합니다. 2장은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책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아 자유주의의 승리에 대한 예찬 담론의

모순을 지적하는 부분이고 3장은 새로운 세계 질서의 10가지 재앙들을 제시하는 장입니다.

문체도 비교적 평이하고,  현실 정세에 대한 데리다의 생각이라든지 데리다 문제의식의 단초를 엿볼 수도

있어서 독서의 출발점으로 삼기에 좋은 장들이죠.

 

그 다음 4장과 5장은 각각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과 {독일 이데올로기}, {자본}을

분석하고 있죠. 4장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반면, 5장이 좀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계속 마르크스의 저작을

인용하면서 논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1장보다는 비교적 덜 어려운 편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렇게 2-3-4-5-1장의 순서로 읽으면, 약간 어려움도 덜 수 있고

데리다의 생각을 이해하는 데도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철학을 전공하는 분들이나 아니면 데리다의 저서에 익숙한 분들은 그냥 처음부터 죽 읽으셔도 됩니다.  

1장을 읽다가 너무 어렵다거나 난삽하다고 느낀 분들은, 건너 뛰어서 2장부터 시작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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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때리다 2007-10-05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3장만 일단 한번 읽어봐야 겠네요. (일단 중간고사가 끝나면....)

balmas 2007-10-05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셈, 중간고사 끝나고 천천히 읽어요.

내오랜꿈 2007-10-06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뤄뒀던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이번엔 제대로 한번 데리다를 읽어야겠습니다. <입장들>에서의 호감으로 몇몇 데리다 해설서(처음에 김형효씨의 책이었죠)를 읽었는데, 그게 결정적으로 데리다를 멀리 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번역하신다고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balmas 2007-10-06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오랜꿈님/ "미뤄뒀던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이번엔 제대로 한번 데리다를 읽어야겠습니다"는 말씀, 정말 감동적인 말씀입니다. 고백하자면, 이 책을 읽고 싶어도 (원서로) 못 읽고 계속 숙제처럼 미뤄온 님과 같은 분들이, 제가 번역을 마칠 수 있게 해준 숨은 동력입니다. 어디 숨어 있다 이제 오셨습니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