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철면피 같은 인간들,

오늘 바로 이런 기사 내보내는 걸 봐라.

섀튼의 이중성에 기대어, PD 수첩을 엮어넣으면서

자기들은 고고하게 도덕군자인 것처럼 뒤로 빠지고 있다.

수구 꼴통들의 본성이란 게 이렇다.

조중동은 과연 어떤 기사를 내보낼지 자못 기대된다.

 

[세계의 눈]섀튼교수·PD수첩에 보내는 쓴소리

[세계일보   2005-12-15 23:01:23] 

위기상황이 증폭되면 인간성이 전면으로 툭 튀어나오게 마련이다. 왜 이럴까. 양식 체면 등의 답답한 가면을 쓰고 있을 여유가 없어져서다. 이에 따라 본색이 드러나고 때론 품격도 나타난다. 푼돈이 걸린 고스톱판에서도 강력사건이 빚어지기 일쑤이니, 명운이 걸린 중대 국면에서 인간성이 활개를 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올해 5월 사이언스에 게재한 ‘환자 맞춤형 배아 줄기세포’ 논문을 둘러싼 파문이 점입가경이다.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도 그렇거니와 길바닥에 내던져지는 가면들도 볼거리로는 부족할 게 없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 아마도 최근 그 행태를 반길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세계 과학계도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그는 일방적인 결별 선언에 이어 사이언스에 보낸 서한을 통해 공동저자에서 이름을 빼 달라고 요청했다. 이해가 안 되는 행태라고는 할 수 없다. 심적 갈등이 얼마나 컸으면 그토록 이례적이고 극단적인 길로 달리겠는가.

문제는 가면을 벗고 나선 그 진면목이다. 손도 대지 않고 코를 풀듯이 난치병 치료의 새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되는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새긴 것이 불과 7개월 전이다. 그 당사자가 이런 식으로 발을 빼려 시도한다면 어떤 설명을 붙이더라도 꼴불견의 모양새를 벗어나기 어렵다. 그 진면목은 그래서 일그러져 보인다.

섀튼 케이스에서 학자 양심은 방패로 앞세워질 수 없다. 그런 양심은 논문이 게재되기 이전에 발동돼야 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만들기는커녕 제대로 내용도 파악하지 못한 논문에 이름을 내걸었다는 것이 학자로서 말이 되는가. 사이언스는 논문저자가 원래 주장을 입증할 수 없음을 시인하는 것은 ‘비행에 대한 조사’를 받아 마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면피 행태에 대한 불쾌한 시선이 담겨 있는 반응이 아닐 수 없다. 면피에 급급한 인간성은 어느 눈에도 추악해 보인다.

MBC PD수첩팀도 칭찬을 듣기는 어렵다. 강압취재 파문에 더해진 녹취록 보도경위 의혹 때문이다. 최근 녹취록을 게재한 인터넷매체는 입수 경로에 대해 ‘익명의 제보자’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소가 웃을 노릇이다. PD수첩팀이, 강압과 협박으로든 대화와 협조로든, 어렵게 얻어낸 ‘중대 증언’의 녹취록이 PD수첩팀과 무관한 경로를 통해 전해졌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세간에선 지난 4일 공식 사과와 함께 PD수첩 2탄 방영유보 입장을 밝혔던 MBC 측이 사뭇 효과적으로 2탄을 전파시켜 상황 반전에 이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취재 방식 등을 둘러싸고 물의가 빚어진 만큼 2탄 방영이 실현됐더라도 PD수첩팀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서 인터넷 매체를 통한 녹취록 전파가 결과적으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입방아가 무성하다. 보도경위는 나중에 밝혀질 일이다. 그러나 언론 정도를 저버렸다는 논란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PD수첩팀과 섀튼 교수. 배아줄기세포 논문의 실체적 진실에 관계없이 구설을 피하기 힘들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쓴 입맛을 더욱 쓰게 하는 ‘가면 던지기’ 세태다..

이승현 전국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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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6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5-12-16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어계신님/ 저런 것들이 버젓이 언론계 중진이다, 간부다 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줄 잘서면 정치인 해먹고 한다는 게 끔찍하죠.

라주미힌 2005-12-16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꼴통들의 힘은.. 바로 본질을 비껴가는 능력에 있죠.. ㅡ..ㅡ;
항상 느끼는 거지만, 황당하네..

비로그인 2005-12-16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짜증나네....

balmas 2005-12-16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정말 이런 꼴통들 그냥 보고 있어야 되는 겁니까?
열받아서 정말 ...

MANN 2005-12-16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다 돌을 던지는 건지... 정말 기가 막히네요 - -+

balmas 2005-12-16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욕나오지 ...

포월 2005-12-16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실격!

balmas 2005-12-16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실격!!
 
 전출처 : 마태우스님의 "발을 빼면서"

마태우스님/ 저는 님에게 별로 서운한 감정을 가진 건 없습니다.

생각이 다른 거야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고, 생각이 다르다 보면 당연히 논쟁과 토론이

따르게 마련이라고 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글을 올린 것 뿐인데, 부담이

됐다면 죄송하네요.

사과의 댓글까지 달아주셨는데, 일일이 답을 못한 건 제 불찰입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다른 분들께도 죄송하구요. (변명하자면, 제가 쓴 글은 댓글들에

대한 일종의 답글이었습니다. 저는 또 답글을 받기를 기대했는데, 별로 답글이

없어서 좀 의아하긴 합니다. )

한 발 빼신다는 데 이런 말을 해서 죄송하지만, 쓰신 내용 중 하나가 좀 맘에

걸리네요.  " 싸이언스도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황박사의 논문이 조작된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라고 하셨는데, 저까지 포함된다면, 저는 좀 빼주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믿어 의심치 않는 게 아니라, 그냥 의심스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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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8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5-12-08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네... 표현이 틀렸네요. '조작일 가능성을 거두지 않고 있다.'고 할 걸 그랬습니다. 이럴 땐 고치는 게 좋을까요 안고치는 게 좋을까요. 지금 고치면 다른 분들의 댓글이 이상해지잖습니까..

balmas 2005-12-10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어계신 님/ 글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쪽으로 생각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마태우스님/ ㅎㅎㅎ 페이퍼를 새로 하나 쓰시는 게 ...
 

 

나는 PD 수첩 PD들이 존경스럽다


어제 논문 최종심사본을 제출하느라 며칠 고생을 했더니 좀 피곤해서 간단하게 적으련다.

 

한 마디로 말하면, 나는 PD 수첩 PD들이 정말 존경스럽다.


황우석 교수가 (1) 인격을 겸비한 탁월한 과학자인지 (2) 교묘한 언론플레이에 능하지만 실력은 뛰어난 학자인지 (3) 때로는 기만과 조작을 서슴지 않는 사기꾼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해두고 싶다. (2)와 (3) 둘 중 하나겠지만, (3)인지 아닌지 여부에 대해서는, PD 수첩 2탄이 불방됐고 황우석 교수의 논문에 대한 의혹들이 충분히 해명되지 않은 만큼 섣불리 결론을 내리고 싶지는 않다.


반면 나는 PD 수첩 PD들은 직업적인 능력도 뛰어날뿐더러 윤리적 책임의식도 갖춘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본다. 오버한다고?


황우석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두 가지 쟁점을 가지고 있다. (사실 훨씬 더 중요한, 내가 볼 때에는 훨씬 더 근본적인 쟁점들이 있지만, 그건 사람들의 관심사가 아닌 만큼 여기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나는 난자 채취를 둘러싼 논란이고, 다른 하나는 논문의 조작 내지 기만 의혹에 대한 논란이다. 적어도 이것이 바로 PD 수첩이 제기하려고 했던 쟁점들이라고 볼 수 있다.


황교수 스스로 과실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한 만큼 첫 번째 쟁점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것이다. (첫 번째 쟁점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굳이 따지고 싶지 않다.) 두 번째 쟁점의 경우 계속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해명이 된 게 없다. YTN의 보도가 나가고 MBC의 사과 성명 발표가 나온 다음 날에도 몇몇 전공자들이 부록으로 수록된 사진이 잘못 되었다는 점을 밝혀냈고(오늘자 뉴스를 보니 섀튼 교수도 이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뉴욕 타임스도 의문을 제기했다고 한다. 의혹이 외국 주요 언론으로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다른 사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PD 수첩 2탄은 방영되지 못하고 있고 재검증 요구에 대해 황교수 측은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그러니 의혹은 있지만 아직 분명하게 해명된 건 별로 없다고 볼 수 있다.


내가 PD들을 높이 평가하는 첫 번째 이유는 이 두 가지 쟁점들을 용감하게 다루었고, 오랜 시간 동안 이 쟁점들을 취재했으며, 적어도 첫 번째 쟁점은 분명히 해명해냈기 때문이다. 나는 두 번째 쟁점에 대해서도, 비록 2탄이 방영되지 못하고 있지만, [PD 수첩]이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PD 수첩]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빨리 황우석 교수 팀의 논문의 결함과 허점이 발견될 수 있었을까? 다들 황교수 우상화, 신격화에 여념이 없을 때, 이 문제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한 언론이 과연 얼마나 있었는가?


광란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나 찌라시 언론들의 역겨운 비난들은 제쳐두고, 검토해볼 만한 비판을 몇 개 생각해보자. 생각이 잘 안돌아가긴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과학자들의 학문적 정직성을 신뢰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방송국 PD들은 닳을 대로 닳았으니 믿기 어렵다고 말한다. PD들에 대한 편견을 뺀다면, 아름답고 좋은 이야기다. 그런데 나는 사람은 행동이나 결과로 판단해야지,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간에 선입견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과학자든 정치인이든 언론인이든 종교인이든, 그가 무었을 했고 무슨 일을 하는가를 보고 판단하는 게 옳지, 그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니까, 과학자는 원래 정직하니까, 종교인은 원래 수도자들이니까 믿어줘야 한다고 말하는 건, 이미 나는 그 사람 편이야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소리다. 


그렇다면 자신의 권위와 대중적인 명성에 의존하여 1년 넘도록 난자 채취 의혹을 부인하다가 방송이 나간 뒤에야 비로소 실토를 하는 황교수를 어떻게 무작정 신뢰할 수 있는가? 더욱이 황교수가 논문을 조작했다, 사기를 쳤다고 단정적으로 주장하기보다는 이런저런 의혹들이 있으니 해명해보자고 말하는데, 그게 왜 그렇게 문제가 되는가? 처음에는 황교수 측에서도 재검증에 대한 계약까지 체결하지 않았는가?  


또 누구는 [Science]의 지적 엄격성, 권위를 무시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런데 [Science]의 검증 체계가 실제로는 상당히 허술하다는 것에 대해 여러 사람이 지적하고 있고, 실제로도 문제의 사진들의 경우는 그것이 잘못 되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자료들에 대해 실수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어떤 이들은 왜 학자들이 아니라 언론이, PD들이 논문 검증을 하느냐고 따진다. 심지어 인문학도들이 자연과학을 훼손하려고 한다고까지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PD들이 직접 논문을 검증하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주장들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황교수 팀은 애초에 논문의 검증을 국과수에 의뢰했고(비공식적으로. 왜 그랬을까? 이것도 의혹 중 하나다), PD 수첩도 똑같이 국과수에 의뢰했다. 왜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인지? 더욱이 검증 결과 여러 의혹이 제기되었다. 황교수 측이나 그를 옹호하는 일부 학자들은 MBC 측의 검증 방법이 비과학적이고 잘못 되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런 비판들은 다소 일방적인 데다가, 그럼 제 3기관에서 재검증해보자는 의견은 왜 거부하느냐는 반문에 부딪친다. 황교수는 왜 그렇게 재검증을 거부하는가? 그게 자존심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의혹은 계속 제기되는데,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게 더 자존심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 아닌가? 그는 난자 채취 의혹 때도 거부하고 부인하기에 바빴다. 그러니 의심스러울 수밖에.


어떤 사람들은 PD 수첩이 ‘황우석을 죽일 목적으로’ 처음부터 부정적으로 문제에 접근한 게 잘못이라고 말한다. 우선 묻고 싶다. PD 수첩이 자기 스스로 ‘황우석을 죽이기’ 위해 취재를 했다고 시인한 적이 있는가? [PD 수첩]은 못 믿는데, 어떻게 YTN의 보도, 지극히 선정적이고 일방적인(왜냐하면 PD 수첩 팀의 의견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황우석 교수 팀의 말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그대로 보도했기 때문에) 보도는 그렇게 신뢰하는가?


어떤 사람들은 취재 윤리를 문제 삼기도 한다. 목적이 좋다고 해서 과정이 나빠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말에는 재미있는 측면이 있다. 우선 “나쁜 방법으로 좋은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 황우석 교수 팀에는 응원과 격려, 자발적인 난자 기증, 연구 지원 강화, 후원회 결성 등, 정말 눈물겨운 애국의 충정이 쏟아진다. 반면 똑같이 “나쁜 방법으로 좋은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 PD 수첩에는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비난, 인격 모독, 중징계, 형사 처벌 위협 등이 휘몰아치고 있다. 왜 이런 천양지차의 대접이 존재할까?


그 다음, PD 수첩이 취재 윤리를 위반했다고 한다. 실제로 PD들도 황교수의 구속 가능성을 언급했고 몰래 녹취했다고 시인하고 사과한 바 있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탐사 보도 프로그램은 비리나 문제점을 고발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최초의 제보가 황교수 쪽에서 나왔고 취재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들이 계속 발견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PD 수첩 쪽에서 의혹을 갖고 취재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


또한 그런 프로그램에서 취재를 할 경우 취재 대상이 불쾌감과 당혹감, 때로는 위협감을 느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PD 수첩의 강압적 취재 방식(만약 그런 게 있다면. 그런데 나는 정확히 어떤 강압이 실제로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이 문제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심리적 느낌과 실제 강압이나 위협, 협박을 혼동하지 말자는 뜻이다. 이것들은 언론플레이에 능한 사람들은 얼마든지 과장하고 조작하고 덮어씌울 수 있는 소재들이다.


따라서 PD들이 실제로 위반한 취재 윤리가 무엇인지 좀더 정확히 해명되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MBC 자신을 비롯한 모든 언론이 YTN과 황교수 팀의 증언에만 의존해서 PD들을 몰아붙이고 있지만, 정작 담당 PD들의 견해를 들을 기회는 없었다. 간접적으로 들려오는 말에 따르면 담당 PD들은 황교수의 구속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기타 YTN이나 황교수 팀, 저질 언론들이 문제 삼는 다른 점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고 한다. 따라서 비난하고 몰아붙이기 전에 먼저 그들 자신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고, 필요하다면 양편의 의견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너무 길어졌는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나는 황교수가 (2)인지 (3)인지는 잘 모르겠다. 국익을 위해 가리지 말고 그냥 덮어주자는 사람들도 있다. 아니 소수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같은 생각인 것 같다. 정 그러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자. 하지만 PD들을 그렇게 몰아붙여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그 사람들이 무슨 잘못을 그렇게 했다고 그렇게 그들을 몰아붙이는가? 왜 그렇게 그들의 인격을 모독하고 매국노 취급하고 과학의 파괴자로 낙인찍고 형사처벌을 해야 한다고까지 외치는가? 이건 그들이 위반했다고 하는 취재 윤리의 위반이나 그들이 범했다고 말하는 인권 침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인권 모독이 아닌가?


나는 PD들이 그렇게 솔직하게 자신들의 취재 윤리 위반 사실을 시인하는 것을 보고 좀 놀랐다. 전후 사정이 좀더 자세히 밝혀져야겠지만 나는 PD들이 그렇게 심각하게 강압 취재를 했거나 취재 대상 인물들의 인격을 침해했다고 믿지는 않는다. 어쨌든 그게 내 심증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그들이 정말 심각하게 그런 것을 위반하는 사람들이라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그렇게 솔직하게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웬만한 솔직함과 자신감이 없이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런 큰 사건에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내가 PD들을 존경스럽게 생각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MBC의 행태는 참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대중들의 비난도 비난이거니와 이사진의 강한 압박(여기에 청와대나 국정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는 모르겠다)이 있었겠지만, YTN의 보도가 있자마자 허겁지겁 죽을 죄를 지었노라고 사죄하는 건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그들이 PD들의 의견을 정말 청취해보기나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MBC는 당해도 싸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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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6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5-12-06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말입니다. 눈에 뻔히 보이는 짓거리죠.

2005-12-07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12-07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시안에 퍼갔는데 광란의 네티즌들이 진태원님 욕하느라 난리더군요. 허락없이 퍼가서 죄송합니다.

chika 2005-12-07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왜 이런 글을 읽고 욕하지요? 이해가 안가는 사람들, 정말 많아요. ㅡ,.ㅡ
- 논문 최종심사본 제출하셨다고요? 고생많으셨겠습니다. 그래도 성탄전에 내셨으니 ^^;;;;

로드무비 2005-12-07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2005-12-07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현 2005-12-07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보면 '과학'교와 '국익'교가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PD수첩 제작이 잠정 중단되었고, 아마 프로그램폐지로 이어질 거라고 아까 뉴스에서 그러던데. PD수첩 지키기 운동이라도 해야 하나 싶네요. 논문 제출하신거 축하드립니다...^^

balmas 2005-12-08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어계신 님/ 그러세요. 별 말씀을. :-)
자꾸 때리다님/ 뭐, 굳이 퍼나르실 것 까지야 ... 욕먹을 각오하고 쓴 건데
욕 좀 먹는 건 상관 없지만, 여기저기 보일 만큼 다듬어진 생각이 아니라서
좀 쑥스럽군요.
치카님/ ㅎㅎㅎ 성탄전에 냈으니 그래도 다행이죠? 어쨌든 상당히 홀가분합니다.
로드무비님/ ㅋㅋ 역시 님에게 딱 걸렸네요. 고칠게요. 감사 ^^
한현님/ 마녀사냥이라는 말이 딱 맞죠. PD 수첩을 옹호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이라도 하나 만들고 싶어요, 정말.
부끄러운 수준의 논문인데, 축하 받으니 더 부끄럽네요.
워낙 허술한 데가 많다보니 인쇄하기 전까지 고치고 다듬어야 할 생각을 하면 아득합니다. @..@

balmas 2005-12-10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역시 님은 곁눈질의 대가! ^^;
ㅎㅎㅎ 공짜는 없다죠??

하늘바람 2005-12-16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노성일 박사의 말을 듣고 예감하고 있던 일이라지만 경악했답니다

balmas 2005-12-16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ㅎㅎ 큰 걸루다가 한번 생각해봐야지 ...
하늘바람님/ 뻔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던 사실인데도 막상 밝혀지니까 정말
경악스럽고 참담하죠.
 

아직 진상이 어떤 것인지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겠지만,

MBC가 한 발 빼는 것 같다.

MBC로서는 그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겠지.

MBC 스스로 [PD 수첩]을 처벌하기를 결심한 것 같네.

MBC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렇게 끝난다면,

그 다음은 어찌 할까 ...

 

MBC는 또 X파일 꼴날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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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5-12-04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almas님은 황우석 논문이 조작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balmas 2005-12-04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작 여부야 더 가려봐야 알 일이고,
저는 황우석 교수 팀의 언행을 도저히 믿기 어렵다는 쪽입니다.
어떻게 보면 사태가 이렇게 오도록 키운 것도 사실은 그런 언행들 때문이죠.
그런 게 좀 명백히 해명되어야 하지 않느냐,
그런 의미에서 PD 수첩의 요구나 취재는 정당하다고 봅니다.
취재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그건 PD 수첩 방송을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라주미힌 2005-12-04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꼴이 많이 아니네요. 윤리성을 지적하다가 윤리성을 지적당하니 치명상은 두 배이상이되잖아요. mbc의 완패에요. 그렇다고 의혹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이젠 그것을 제기할 명분마저도 사라졌으니 게임 끝이죠 뭐..
황박사는 이제 언터쳐블입니다. 성역은 이렇게 만들어지는 거죠... 햐.. 어설프게 들이대다가 철벽을 만든 꼴이라니... 허허.. 난자 기증하겠다는 여성이 1000명이 넘었다니 ㅎㅎㅎ. 기증문화가 정착하는건가요? ㅡ..ㅡ; ㅋㅋㅋ. 코미디에요..

biosculp 2005-12-04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 이번에 문제제기한 쪽에서 균형을 잃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무언가 암묵적인 전제가 깔린 편향.

오늘 나오는 기사와 mbc의 사과방송을 보면서 이런 구성이 되지 않나 추측해봅니다. 연구원의 인터뷰중 특정세포라인에 대한 사진을 많이 요구해 사진을 많이 찍었다는 언급을 들으면서

피디수첩측이 황교수논문은 거짓으로 검증이 되었다고 전제하고 압박을 했을경우 논리적으로 연구원이 내놓을 답은 많이 찍은 사진이 그 조작에 사용되었을수도 있다. 이런식의 논리전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물학전공한분들 써놓은 글을 보면 황박사팀이 피디수첩에 준 시료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있더군요. 단 그 시료를 처리하기위해서는 피디수첩측이 더 많은 사항을 물어보고 해야하는데 그 세세한 면을 황박사팀이 물어보지도 않는데 더 이상 애기를 안했을거라고 하더군요.

포름알데히드건도 일반적인 검사회사에서 쓰지 않기에 경험이 없었다면 간단한 처리하나만으로 결과가 나올텐데 그 과정 하나만 생략해도 유전자에 단백질이 붙어있어 결과가 안 나올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기에 황박사팀이 피디수첩측을 검사을 할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것이고요.

결론이 황박사가 거짓말일지 어떨지 나와봐야 알겠지만 문제제기측도 석연치가 않습니다.


mannerist 2005-12-04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bs, mbc뉴스 연속으로 봤슴다. 집구석 TV도 없어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_-;

감상은... 참담합니다.
야마 제대로 뽑았더군요. 어디까지나 황우석 교수 팀의 입장에서.
연구원들의 녹취를 보면, pd수첩측에서 협박을 받았다는 이야기로 대부분을 채우고 있습니다. 3, 4, 5번 셀에 대한 조작 여부를 물었다는 이야기까지만 하고 거기에 자신들이 뭐라고 답변했는지는 "공부만 한 연구원이라 당황해서..."로 얼버무립니다. 그리고 후에 전화로 부정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정작 중요한, 그당시 "발언 내용"은 없습니다. pd수첩의 최초 취재과정에서 무슨 말이 오고갔는지, 어떤 말을 전했는지 내용이 싹 빠져버렸단 얘깁니다. 그저, pd수첩이 다녀가고 연구원들이 병원신세지고 자살까지 생각할정도로 힘들어했다. 이게 전부입니다. ytn에서는 이 과학자들이 아픔없이 연구해야한다고 아주 감성적인 야마를 뽑았군요. 연구 과정이 논란은 이제 감성의 문제로 멋지게 치환됐습니다.

방송 유보랍니다... 말씀대로 X파일짝 날 거 같습니다. 휴우...
'감성'과 '사실'이 언제야 분리될까요?

瑚璉 2005-12-04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PD수첩에서 2차 방송분을 방송하면 사태가 명확해지겠지요. 당사자 간에 가지고 있는 자료를 모두 내어놓고 판단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어찌되었건 양쪽 중 하나는 치명상을 입을 거라고 봅니다만 일이 여기까지 온 이상 이제는 그 쪽이 더 나을 거라고 봅니다(아아, 너무 피에 굶주려 있는 걸까?).

balmas 2005-12-04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동의합니다. MBC는 명분이고 실리고 모두 잃은 상태고, PD 수첩은
악질 조작 방송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biosculp님/ 저는 이 문제를 과학적인 진위 여부의 문제라고 보는 분들은 문제를 잘못 판단하는 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바빠서 긴 댓글을 남기지 못하지만, 며칠 뒤에
한번 제 생각을 페이퍼로 써보겠습니다.
매너님/ 참담하죠, 정말. PD 수첩 담당 피디들의 심정이 어떨지 가히 짐작이 갑니다.
그래도 일단 견뎌내야죠. 아직 사태가 모두 종료된 건 아니라고 봅니다.

balmas 2005-12-04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정무진님/ 저도 2차 방송분은 방영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MBC 경영진에서는 한사코 반대할 것 같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도둑질해서라도
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Klaus 2005-12-04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BC는 이미 백기를 들었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 같은데요. 상부에서 접기로 한 분위기 같지 않나요? 방송 나갈 가능성 별로 없어 보입니다.

YTN과의 협공, 정말 멋졌습니다. 그 분은 괴벨스를 능가하는 천재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인터넷 좀 들여다보니까, 우리의 네티즌들 아주 신이 났더군요. 이 기회에 MBC, 민노당,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다 없애 버리자고... -_-

biosculp 2005-12-0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차분이 방영된다면 녹취한것 전부가 방영되어야 할것 같습니다.편집없이.
그리고 ytn이 취재한 녹취록 전부입니다.
http://news.naver.com/hotissue/read.php?hotissue_id=554&hotissue_item_id=18892&office_id=028&article_id=0000136458§ion_id=8

biosculp 2005-12-04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디수첩이 2차분 방영시 추가적으로 최초의 제보자가 제보한 내용을 정확히 보도해주었으면 합니다. 지금 돌아다니는 애기로는 추저분한 애기들이 너무 많아서요.

balmas 2005-12-05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iosculp님/ 2차분이 방영되었으면 좋겠는데, 지금 분위기로는 그게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PD 수첩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매도되어야 하는 건지 ...
안타깝네요.

비로그인 2005-12-05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조선일보가 싫어요. 오늘 조선일보 아주 발악을 합니다.

자꾸 그러면 때려 줄꺼야!!!!!!!


마립간 2005-12-05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로렌조 오일(Lorenzo's Oil)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수잔 서랜더나 닉 놀테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리고 제목이 PD 수첩 희생양인것을 보니 balmas님은 심증은 MBC PD 수첩에 동의하시는 것 같습니다. 맞나요?

로쟈 2005-12-05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도대로라면, PD 수첩은 황우석 박사팀의 연구에 대해서 일방적인 첩보 혹은 선입견을 '검찰' 운운하며 밀어붙인 것인데, "PD수첩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매도되어야 하는 건지"란 말씀은 '올바른 문제제기'(?)라면 과정이나 절차는 문제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신가요, 아니면, 이 또한편의 MBC 사태가 모두 권력의 조작(설마 노무현이?), 혹은 삼성의 조작(그 경황에?), 아니면 조선일보(경로당 신문이 아직도?) 뭐, 그런 쪽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설마 부시가 황우석 살리기에 나섰을 리는 없을 테니, 사단은 국내 문제인 듯하고...

부리 2005-12-05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차분 정말 보고 싶어요. 명백한 증거가 담겨 있다면 방영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안좋은 여론도 진실 앞에서는 급반전하니까 말입니다.

2005-12-05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06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NA 2005-12-06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D 수첩이 취재윤리를 어겼다고 비난이 쏟아지고, 결국 엠비씨가 황교수 연구 관련된 2차 취재분 방송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겼다고 말하는 취재윤리라는 것이 내가 보기에는 별로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다. 결국 약간의 협박성 발언을 하고 몰래 녹취를 했다는 것 정도인데, 이 정도 가지고 소위 "국민"들이 지금과 같은 난리 법석을 떠는 것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 "윤리"를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이 "국민"은 얼마전 황박사 팀이 돈주고 난자를 대량 매매하고 연구원들 취직시켜주면서 난자를 받아 사용한 행위에 대해 놀랄만큼 관대한 태도 실용주의적 태도를 보여준 바로 그 "국민"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취재관행을 앞으로 고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면, 그 부분이야 동의할 수 있는 것이지만, 정확히 그 정도에서 정리될 이야기에 불과하다. 나는 태어나서 어느 나라에서도 시사 문제에 대한 심층 보도 프로그램이 (정부 검열도 아닌) 대중들의 집단적 압력과 전사회가 동원되어 행한 검열 행위로 인해 중단되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현재의 민족주의와 인민주의가 정말 위험수위에 도달해 있다는 생각이다.

biosculp 2005-12-06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trl님. 님이 애기하는 정보는 많은 부분이 다름니다. 잘못알고 계십니다.
 

현재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대중적 광기는, 이번 주말을 고비로 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MBC 앞의 촛불집회에 고작 50명 남짓 모였다는 것을 보면, 인터넷을 중심으로 선동하는

소수의 세력들이 이번 인터넷 광란의 근원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다수의 대중들은 '오랜만에 나온 위인'인 황우석 교수, 우리나라에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고,

노벨상을 타서 국위를 선양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난치병 환자들에게 치료의 희망을 안겨다주는,

그야말로 경제적 이익과 상징적 위신, 인도주의적 감동의 화신인 황우석 교수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시기'와 '모함'에 빠지고, '시청률만을 노린 상업주의적 방송의 도발'의 희생물이 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이런 저런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같다.  

 

[프레시안]이나 [오마이뉴스], [한겨레]를 중심으로 "일그러진 애국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대중들의 광기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제목소리를 내고 있고, 황우석 교수를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현재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극단적인 반응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댓글들을 달고 있는 것을 보면,

특별한 선동들이 지속되지 않는 한, 다음 주부터는 극단적인 광란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인터넷 포퓰리즘은 한번 타오를 때는 걷잡을 수 없지만 그만큼 지속력이 부족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게 더 위험한 것일 수도 있다. 현재의 추세는, 일종의 "누이좋고 매부좋고"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한편으로 황우석 교수를 비롯한 생명공학 연구자들의 작업에서

 준수되어야 할 윤리적 지침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황우석 교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이번 사태를 겪은 뒤 오히려 더 공고해진 지원이 이루어질 것 같다. 이런 추세가 위험스럽다는 것은

앞으로 황우석 교수를 비판하거나 견제하는 일이 더 어려워지고, 그렇게 해서 문제의 진짜 핵심이

은폐될까 해서다.  

 

황우석 스캔들의 문제의 핵심은, 한편으로 첨단 생명공학과 자본의 결합(이번에 제기된 윤리적 문제는

이러한 결합이 필연적으로 수반할 수밖에 없는 비인간적 현상의 극히 일부가 아닐까)이고, 다른 한편으로

포퓰리즘에 편승한 극우 민족주의의 등장, 또는 이 두 가지 경향의 행복한 결탁에 있는 것 같다.

어제 친구가 이번 사태에 관해 한 가지 언질을 준 게 있는데, 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첨단 생명공학과

자본의 결탁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적어도 그 한 단면을 시사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일부만 그대로 소개해보자.

 

<우리형 연구분야가 관련 있어서 사실 10년전부터 황우석 얘기를 여러번 들었는데 지난주에 들은

게 바로 노와 황의 커넥션이다.

누가 먼저 접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둘 사이를 연결 한게 바로 박기영이란다 (형이 이 사람도 잘

아나 보던데 386들 따라다녀서 시골 국립대 교수 하다가 청와대 들어간 여자라고 혹평하더군).

그런데 문제는 노의 대중 선동 목적과 황의 연구비 욕심이 만난 것보다 더 큰 의도가 노무현에게

있다는 점이란다. 민노당 성명에서도 지적하듯이 박기영, 황우석, 노성일이 모두 속해 있는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는 우리나라 의료를 완전히 시장에 내주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 그 위원회의 플랜은 삼성에서 제공된거다.

삼성은 의료산업과 의료보험시장의 결합이 유망한 사업분야라고 판단해서 아주 조직적으로

준비해오고 있는데, 너도 알겠지만 삼성생명은 국내보험시장의 거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고

삼성의료원은 현재 의료시장의15%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형 얘기로는 공식적인 삼성의료원 외에 삼성이 실제로 지배하고 있는 병원은 훨씬더 많고

지방의 국립대병원들과도 부분적 제휴를 거의 맺고 있단다. 거기다가 범삼성계열인 Cj그룹은

제약업과 생명공학 분야에서 의료산업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형이 진행하고있는 연구도 CJ와 연결이 있단다. 그래서 지금 판단으로는 노무현과 주변 놈들이

황우석 연구의 시장가치를 잘 몰라서라기 보다는 의료의 산업화와 공보험의 무력화를 통한

사보험의 지배력 강화를 관철시키기 위한 대중 선동으로 황우석 연구를 띄워주고 있는 측면도

있을 것 같다. >

 

생명공학과 독점자본의 결합이 어떤 왜곡된 결과를 낳을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것이 현재

많은 난치병 환자들이 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안타까운 노릇이지만 ...

더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결합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욱 확고한 이데올로기적 지주를 확보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노무현은 사라져도 남한에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는 개혁과 참여라는 이름 아래 헤게모니를

확보했듯이, 설사 앞으로 황우석 교수가 이런저런 문제로 낙마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배후에 있는 첨단 생명공학과 독점 자본의 결합, 그리고 그것을 감싸고 있는 극단적 이데올로기는

죽은 아버지처럼 불멸의 권위를 휘두르게 되는 게 아닐지, 나는 그게 더 걱정스럽다.

 

 활동가들과 진보 지식인들이 좀더 고민하고 분석해봐야 할 문제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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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sculp 2005-11-27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가지는 좀 이해가 안됩니다.
황우석의 성과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중의 하나가 실용화가 되려면 얼마나 걸린지 모른다는 시간의 문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과의 결탁을 행복한 결합이 과연 가능할지 그것도 한번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복제를 하더라도 분화과정을 조절하는 과정이 있어야 되는데 이것의 연구는 아직도 길이 먼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리고 대중들이 바람이 생명공학이 미래에 돈이 되는것이라면 외국에서 발달되어 돈을 주고 사오는것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선취하는것이 낳지 않을까 하는 그런점 아닐까요.
지금도 반도체의 많은 부분이 로열티나 기계구입비로 다 나간다고 알고 있는 상황에서 원천기술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생명공학분야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하는것이 보유하지 않는것보다는 낳을테니까요.
이번 피디수첩의 보도에 대한 반응으로 대중의 광기나 국수주의라는 단어가 많이 보이던데 솔직히 저는 이런 평가에 대해 그것이 적실한지 좀 의아스럽습니다.
황박사의 발표대로 연구원의 난자제공이 자발적이었고 후에 알았다면 제가 지도교수라도 외부에 노출되는것에 대해 고민할것 같습니다. 제 제자가 노출이 되었을경우 그 제자들에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난자팔아 교수되었다는 낙인이 찍일수도 있기때문이죠. 경우에 따라서는 윤리적인 밝힘을 해야하지만 그 연구원들의 보호라는 측명에서는 고려가 없는듯하고, 피디수첩을 보면서 알게 모르게 모멸감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밝히는 방법의 문제지요. 그런식의 까발김의 형식을 취할수 밖에 없었는지. 말이 아다르고 어다르다고 충분히 지적할 부분과 그동안 간과된점 우리나라에서 취약한점에 대해 뉴스나 다른 형식으로 충분히 전달될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런식으로 밖에 할수 없었는지.


balmas 2005-11-27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iosculp님/
1시간 동안 쓴 댓글이 날아가버려, 허탈해서 다시 못쓰겠습니다.
그냥 제 생각은 님하고 좀 다르네요. 그렇게 이해하세요 ... ㅠ.ㅜ

릴케 현상 2005-11-27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시골'국립대래^^

키노 2005-11-27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보다 국익이 우선한다는 보도를 접하고는 경악을 금치못했습니다. 7, 80년대를 살아온 우리로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발상입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하는데 말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의학윤리에 대한 국내의 기준을 정립하고 투명한 연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MBC의 방송태도에 완전히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완전히 죽일 방송처럼 보도하는 다른 방송사들의 방송은 또 다른 방송 폭력이라고 봅니다.

비로그인 2005-11-27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에는 국경이 없지요. 황우석이 아닐지라도 누가 되었건 자본으로서는 자신의 지지기반을 공고히할 수만 있다면... 삼성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세계도 지배하려나? 쿡-_-;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수다보니 삼성 다니는 몇몇 제 친구들이 종종 부러운 건 사실이라지요.-_-; 경제적으로 쪼들리는지라... 정신 차리자...;; 우우우우..-_-)

2005-11-27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11-27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라디오 토론을 듣다보니 모 철학과 교수가 황우석 교수의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국익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정말 나중에 히틀러라도 되려는 건지...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지만 과학에는 국경이 없다"

둥가 2005-11-27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구... 한 가지 더... 이전에는 배아가 생명인가 하는 윤리적 토론(그나마도 생색내기 같았습니다만)이라도 이루어졌었는데, 이제부턴 거기에 대한 논의는 보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네요. 종교계의 신념 문제를 떠나서 이 문제도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일텐데.. 이제 그건 구닥다리 논쟁 정도로 은폐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balmas 2005-11-27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ㅎㅎㅎ 그 보좌관이 PD 수첩에 대해 한 마디 했다더군요. 황우석 교수 흠잡기에 여념이 없는 편파적인 방송이라고 ...
키노님/ 분위기가 여전히 살벌하지만, 그래도 조금 지나면 가라앉겠죠.
여대생님/ 글쎄, 황우석-노무현-삼성의 커넥션은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경제적으로 쪼들리면 그러지 않을 수 없죠. ㅎㅎㅎ
숨어계신 님/ ㅋㅋㅋ 놀리시는 겁니까? 1시간 동안 쓰느라고 고생했는데, 저장을 눌렀는데 갑자기 로그인 화면이 떠오르는 순간 ... 헉! oh my god ...
자꾸 때리다님/ 철학과 교수들 중에 그런 사람들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그랬을까 ...
둥가님/ 정말 그게 안타깝죠. 이 광풍을 겪은 다음에 누가 감히 그런 문제들을
제대로 제기할 생각이나 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