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지식재산권으로 평생 돈 벌기 - n잡러시대 방구석에서 창업하기
남궁용훈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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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돈벌기....와 같은 제목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돈'과는 상관없이 살아도 될만큼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것 생각 안하고 살아도 될만큼 고고하지도 않다. 취향의 차이라고 할까? 어차피 자기계발서 혹은 경제경영서들이 '돈 벌기'를 도와주거나 목적으로 하는 책일텐데... 하여튼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단 하나 '특허와 지식재산권'에 대해 알고 싶다는 것이었다. 회사에서 나의 업무는 아니지만, 상표권 분쟁이 있었고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터라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저자는 두 아들과 함께 여러 도전을 하고 있고, 특허와 지식재산권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발명대회 등에도 참가하며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의 시대는 변혁의 시대로 정해진 길로 가지 않아도 자신의 성공을 이루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기술혁신이 나라의 미래를 담보하기에 도전하는 청년과 지원자들을 정부지원사업으로 돕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도 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프로롤그 p.11


저자는 특히 젊은 세대의 친구들에게 이것을 알려주고 싶어한다. 사실 월급생활자로서 사는 삶이 힘든 것은 모두 알고 있다. 그나마 정규직으로 사는 사람들은 조금 낫겠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세대들이 아니던가. 나 역시 잘 나가는(^^) 책 한권 써서 저작권으로 먹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일하지 않아도 꼬박꼬박 들어오는 수입 말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알고보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스스로 조사하고 스스로 하다보면 느리게 갈 수밖에 없다. 


저자가 알려주는 특허와 지식재산권에 대한 정보, 출원부터 실제 사업에 적용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내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행동하여 먼저 움직이고, 또 법적으로도 권리를 따져놓아야 '수익' 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허'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말이 가장 남는다. 


제1장에서 소개하는 특허와 지식재산권으로 인생역전을 이룬 사람들은 특허와 지식재산권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사업이 될 수 있는지 동기를 부여해주는 소재이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연구하고 노력해서 발전시키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애쓴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제2장에서는 아이디어를 발명으로 이어지게 하고, 그 아이템을 비즈니스로 안착시키는 과정을 설명한다. 발명에도 '선행기술조사'가 아주 중요한 것 같다. 우리가 논문을 쓸 때도 '선행 연구 조사'를 가장 먼저 하는 것과 같다. 


제3장에서는 지식산업설계도를 그리기 위해 꼭 알아야 할 특허제도를 설명한다. 특허는 산업재산권 중 하나이다. 내가 일하는 회사에서도 특허를 몇 개 가지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사실 이 '특허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 꽤 유용하다. 지식재산권에는 산업재산권, 저작권, 신지식재산권이 포함된다. 그동안 나는 저작권에 대해서만 일부 알고 있는 정도였는데, 이 책을 통해 '산업재산권'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다. 회사 기술부에서는 늘 이 부분을 신경쓰고 있다. 산업재산권에는 특허와 실용신안, 그리고 상표 디자인 등이 포함된다. 특허는 특허청에서 소관한다. 특허청에서는 산업재산권과 부정걍쟁방지 및 영업 비밀 보호, 반도체집적회로 배치 설계 보호 등을 관리한다고 한다. 특허의 목적은 '내 기술을 지키기 위한'것인줄 알았더니 '기술 공개를 통한 산업발전'이라고 한다. 이런~~ 나의 좁은 소견이 민망해졌다. 이 장에서는 특허 등록 요건인 산업상 이용 가능성, 신규선, 진보성 등을 설명한다.


제4장에서는 특허를 지키고 지식산업설계도를 완성하기 위한 다른 제도들을 소개한다. 실용신안의 보호 기간은 10년, 특허의 보호 기간은 20년이기 때문에 같은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면 권리의 보장 기간이 길고 넓은 특허가 더 낫다. 하지만 특허의 등록여건을 만족하기가 어려울 것 같으면 실용신안으로 등록 받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특허와 거의 동일한데 실용신안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제도는 미국에는 없다고 한다. 이 법은 빠른 경제성장을 목표로 했던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허가 되지는 않지만 산업화를 할 수 잇는 아까운 지식들을 보호하고 활용하기 위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중국에 진출하고 싶다면 특허보다 실용신안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신지식재산권은 특허로 등록되지 않아도 나의 권리를 보호해주는 권리이다. 부정경쟁을 방지하고 영업 비밀 보호를 위한 법률이다. 


마지막으로 제5장에서는 특허와 지식재산권을 상품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직무와 관련하여 종업원이 발명한 것을 직무발명이라고 한다. 그 외의 것은 자유발명이다. 직무발명은 종원원의 사기 증진과 특허 출원 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세제혜택과 직무발명 보상 우수기업 인증 시 혜택도 많다. 직무 발명에 대한 보상금에 대한 내용은 처음 접하는 것이라 도움이 되었다. 회사의 업무에 꼭 필요한 내용인 것 같다. 직무발명제도는 발명가보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중국은 지식재산권보호를 더 강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정부지원을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창업이라는 높은 산을 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다. 자신의 아이디어로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는 무엇이든 어렵기 마련이다. 이런 길라잡이 같은 책들이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회사의 '지식재산권' 관리를 위한 기초 지식을 쌓는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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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2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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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2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다가 이번에 동아리 모임 도서로 선정되어서 읽게 되었다. 도서관에도 '불편한 편의점2' 있냐고 문의가 많이 들어와서 구입해놓았다. 앞선 '불편한 편의점'에서 독고씨의 마지막 행선지가 조금 아쉬웠는데, 이번 책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였다. 


불편한 편의점 2는 코로나 시국이 때로는 배경처럼, 때로는 등장인물들의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으로 그렇게 등장한다. 문학 뿐만 아니라 많은 미디어와 예술계가 코로나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이 있을까? 앞으로 당분간은 펜데믹 상황을 배경이나 사건으로 상정하는 작품이 나올 것이다.



정 군의 용건이 퇴사는 아니었지만 선숙은 또 한 번 스트레스를 받아야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어제저녁 한 사내가 찾아와 야간 알바로 일하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점장님이 계신 낮에 다시 오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왜 내 번호로 연락을 하라고 하지않았냐고 선숙이 묻자, 정 군이 황당한 답을 내놓았다. 


"그건 제 일이 아니잖아요."


흥분한 나머지 선숙은 지금 야간알바 다급한 걸 모르냐? 내 전화번호 알려주는 게 모슨 힘든 일이라고 그거 하나 못하냐? 마구 쏘아붙였다. 이에 정군이 당황해하며 자기는 점장님 쉬는 시간에 전화받기 싫어하실 것 같아 안 알렸다고 답했다. 거짓말이다. 그냥 귀찮았을 뿐이다. 무신경하고 관심이 없을 뿐이다. 일하는 가게에 문제가 생겨도 동료가 곤란해져도 자기 시급만 받으면 되는 것이다. (p.33~34) 


이 페이지를 읽는데, 가슴 저 깊은 곳에서 뭔가가 훅 올라오는 것 같았다. 오선숙 점장의 마음이 읽혔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저런 성향이 강한 것 같다. 물론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100년 전에도 요즘 젊은 것들이란 그랬다고 한다. 라떼는~~을 시전하지 않더라도 세대차이를 저런 태도와 성향에서 직면하게 된다. "그건 제 일이 아니잖아요?" 직장에서 업무를 하다 불쑥 불쑥 예고없이 들어오는 문장이다. 업무분장표에 적혀있지 않으면 '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일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세트로 진행해야 하는 것이 있고, 또 어떤 일은 '내 일은 아니지'만 내가 하면 빨리 끝낼 수 있는 일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에게 있는 세 가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더라. 먼저 내가 잘하는 일을 알아야 하고, 그다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알아야 하고, 마지막으로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알아야 한다더라고."


"음...."


"여기서 잘하는 일은 특기야. 하고 싶은 일은 꿈이고. 그리고 해야 하는 일은직업이라고 하자. 이것에 모두 해당하는 교집합이 있을 거란 말이야, 그 교집합을 찾으면 돼. 그러니까 특기가 꿈이고 그게 직업이 돼서 돈도 벌면 최곤거지."(143~144)


편의점에 전편의 독고와 비슷한 '홍금보'가 야간 알바를 하고 있다. 묘하게 독고와 닮아 있는 '홍금보'의 실체는 뒤에 가면 나온다. 편의점에 오는 동네 주민들은 홍금보와 옥수수수염차를 먹으며, 혹은 폐기 음식을 먹으며 다시 삶을 찾아간다. 홍금보는 어떤 사람일까? 민규가 편의점에서 투플러스원 상품을 사서 시간을 떼우는 동안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책을 추천해주거나 독서토론을 하거나 하는데서 그의 전직을 짐작해보기도 한다. 밍기뉴란 별명을 갖게 된 민규는 이제 편의점이 아닌 도서관에 가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확실히 이런 구성과 내용은 지나치게 '교훈적'이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다. 


"아들, 비교는 암이고 걱정은 독이야. 안 그래도 힘든 세상살이, 지금의 나만 생각하고 살렴."(p.186)


"각자를 자각해야 각각이 되는거야. 가족이자 각각이어야 오래 갈 수 있는 거고."(p.255)


"변화. 누가 시켜서 되는 게 아닌 스스로의 변화 말이다. 사람은 변화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변화를 요구받는 게 싫은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바뀔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기다려주며 넌지시 도와야 했다.(p.281)


특히 이번 책에서는 염여사의 아들, 강사장이 변화한다. 사업을 벌이다 뒤통수를 맞은 후 다시 사업을 준비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그마저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책의 말미에서 확실히 전과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전부 '긍정'과 '희망'를 찾아 자신의 길을 간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그런 '희망'이겠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희망고문'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아, 취준생이던 시현이 편의점을 주제로 한 유튜브로 성공하고 스카웃까지 되었지만, 펜데믹 상황의 장기화로 또다시 취준생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시현 마저 사족처럼 붙은 '여러 계절이 흐른 뒤' 억지로 '희망'을 준 것은 정말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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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너머 (특별 한정판 골드에디션) -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12가지 법칙
조던 B. 피터슨 지음, 김한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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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작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이어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12가지 법칙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전작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전작과는 비교를 할 수 없지만, 이 책만 읽고 알게 된 것과 느낀 점을 쓰고자 한다. 책을 덮은 지금 저자의 생각에 100% 동의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내 삶을 돌아보게 하였다. 그리고 영화나 이야기들, 특히 이야기를 예를 들어 설명함으로써 이해를 돕기도 하였다. 


조던 피터슨은 부인의 말기 암 진단과 자신의 약물 부작용을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사이에서 분명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을 것이다. 『질서 너머』에서는 혼돈을 잠재울 뿐만 아니라 그 안의 가능성을 껴안고, 냉소와 두려움의 껍질을 깨는 법칙을 제시한다. 


법칙 1. 기존 제도나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법칙 2. 내가 누구일 수 있는지 상상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아라

법칙 3. 원치 않는 것을 안개 속에 묻어두지 마라

법칙 4.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을 인식하라

법칙 5.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마라

법칙 6.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법칙 7. 최소한 한 가지 일에 최대한 파고들고, 그 결과를 지켜보라

법칙 8. 방 하나를 할 수 있는 한 아름답게 꾸며보라

법칙 9.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기억이 있다면 아주 자세하게 글로 써보라

법칙 10. 관계의 낭만을 유지하기 위해 성실히 계획하고 관리하라

법칙 11. 분개하거나 거짓되거나 교만하지 마라

법칙 12.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사람은 타인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마음의 질서를 유지한다. (p.29)


우리는 모두 생각을 통해 만물의 질서를 유지하지만 생각하기는 주로 말하기를 통해 이뤄진다고 한다. 우리는 과거에 대하여, 현재 상태와 미래 계획에 대하여 얘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받아 그 효율성과 적응력을 검증해야 한다. 말을 하는 동안에는 자신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타인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내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 또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평가하고 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인관계에서 안정된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심리적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생각하고 말하는 방식에 대해 주변 사람들의 평가에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여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남의 눈치'를 보라는 말과는 분명 다른 것이다. 사회적 행동을 통해 그 속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것이다. 


충분히 안다 생각하고 꽉 막힌 사람이 되기보다는 모른다 생각하고 가르침을 청하는 편이 낫다. 내가 아는 것들과 친해지기 보다는 모르는 것들과 친해지는 게 백배 낫다. 아는 것은 유한하지만 모르는 것은 끝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p.43)


우리는 초보자가 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기꺼이 배우려는 사람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무지하고 서툴고 미숙한 상태로 계속 남있는 사람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직장이나 사회에서 이런 사람들과 자주 마주 한다. 자신이 '책임'지지 않으면서 '권리'를 요구하는 사람들 말이다. 할 줄 모르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자신이 잘 못하는 것을 오히려 당당하게 내세우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비난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책임감 있는 사람은 공동체의 문제를 자신의 것으로 여기기로 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 열정적으로 부지런히 해결에 나선다. 그리고 다른 문제들을 고려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쓴다. (p.51)


첫째, 어떤 일이 매일 일어난다면 그건 '중요한' 일이다. 만일 점심 시간에 사소하지만 성가신 일이 상습적으로 일어난다면, 주의를 기울릴 필요가 있다. 둘째, 이른바 사소한 짜증(계속되면 결코 사소하지 않다)은 표출하거나 해결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지속되도록 놔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p.115)


결혼 생활에 대해 저자가 한 말이다. 즉...이런 일들이 백 가지 천 가지 쌓이면 삶은 비참해지고 결혼생활은 파탄이 난다는 것이다.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하지 않다고 표시를 내라.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지 상의하고 싸움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나는 저자의 시각으로 보자면 우리의 결혼 생활을 제대로 운영하고싶어하지 않는 사람이다. 행복하지 않지만 그것을 바로잡을 생각도 없다. 분명 처음에는 그랬을 것 같다. 바꿔보려고 했을 것이고, 새롭게 시작해보려고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비록 결혼생활을 깨버릴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지금 나의 어떤 노력을더하는 것은 에너지 소비처럼 여겨져 그냥 이대로 지낼것이다. 모두가 사소하게 여기는 일상적인 사건일수룩 바로잡는 일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지금의 나는 저자의 말을 그냥 흘려 들으려고 한다. 


저자의 내담자들 중에는 직장 동료나 부하직원이나 상사가 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담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현명하고 세심한 사람이라면, 그런 동료들 때문에 가치 있는 일들이 무수히 방치되고 있음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은 대개 필요하지만 위험하고 어렵다. 이는 그 일이 가치 있고 중요하다는 걸 의미한다. 우선 작은 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신경 쓰이는 어떤 일이 있는데 내가 바로잡을 수 있다면, 그 일을 해결해보는 것이 좋다. 삶을 가장 든든하게 지탱해주는 의미는 책임을 받아들이는 데서 나온다. 


당신들은 서로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잘 지내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당신 둘만 유독 힘든 것이 아니다. 사실 모든 사람이 다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결혼했어도 마찬가지다.(p.320)


어떤 사람과 가정을 꾸렸다면, 당신은 '좋아함'과 '사랑함'을 함께 유지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협상을 벌여야 한다. 당신이 누군가와 함께 살 때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정하는 틀이 없다면 매번 싸워서 이기거나 협상을 해야 한다. 당신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앞으로도 계속 좋은 감정을 유지하면서 평화로운 가정을 이루고 싶다면 누가 무엇을 할지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그것이 성 역할을 대신한다. (p.334)


한번도 부부 간의 역할에 대해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협상이 아니라 당연히 함께 하는 가사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이런 기대는 상상이고 망상이 되어버렸지만. 그렇다면 저자의 말처럼 애초에 협상을 통해 무엇을 누가 할 것인지를 정해놓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누구의 경력을 우선시할 것인가? 언제 그리고 왜인가? 아이들 교육과 훈육은 어떻게 시키고,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청소는 누가 할까? 식탁은 누가 차릴까? 쓰레기 내놓는 일은? 욕실 청소는? 은행 계좌는 어떻게 개설하고 관리할까? 장보기는 누가 할까? 옷 구입은? 가구 구입은? 누가 무슨 비용을 책임질까? 세금은 누가 처리해야 할까?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가정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200가지 일을 처리해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일이 매일 되풀이된다. (p.335)


이 협상에서 평등하고 공정하게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직까지도 누군가의 경력을 우선시하는데 있어서 남편보다 아내를 선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던데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나 개인의 문제로 국한하자면 나는 협상 자리에 앉아보지도 못한 채 패했다. 앞으로 살아야 할 날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나는 나의 에너지를 거기에 쏟고 싶지 않다. 이제라도 나의 남은 살날을 위해 조금은 개인주의적으로 움직이고 싶다. 저자는 결혼 제도, 출산 등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않는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고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책이었지만, 딱 저 부분만은 동의하지 않는다. 앞으로 나의 생각이 어찌 변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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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새앵님, 안녕하세요오? - 제1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안유선 지음, 신민재 그림 / 비룡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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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새앵님, 안녕하세요오?』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한 책이었다. 선새앵님? 어떤 주인공들이 나오길래 이런 대화체가 나올까 하며 읽어본다. 


“우리 반에선 절대 아무 문제도 생겨선 안 돼!”


기분이 나쁠 때마다 쇠붙이를 씹어 먹는 금지철 선생님과 행동이 느린 창수, 도둑 누명을 쓴 은호, 거짓말하는 채윤이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이들의 보호자로 나타난 사람들과 이런 저런 상담을 하는데, 선생님이 생각하는 문제점과는 상관없이 보호자들은 아이들을 위해 해명을 한다. 사실 해명이랄 것도 없이 이상한 논리에 당연히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 생각하지만, 선생님의 말문을 막히게 할 뿐이다. 


표지의 말투는 창수의 어머니 말투인데... 어머니도 엄청 느리다. 창수의 이름은 '토끼와 함께 손잡고 걸어가고 싶은 거북이를 닮은 달팽이 창수'인데 학교에서 창수라 부르면 누구를 부르는지 몰라서 답이 느리다는 것이다. 말이 안되는 말인데도 선생님은 속수무책이다. 


은호는 할머니가 와서 상담을 하는데, 억울한 누명을 썼다며, 교실 바닥이 꺼지면서 물건들이 사라졌다고 변호를 한다. 교실에서 한숨을 푹푹 쉬는 아이들을 상상하니 웬지 이해가 되기도... 어쨌든 할머니의 해명을 듣다보니 이 상담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러면서도 웃음이 살살 나온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즐거운 상상을 할 것 같다.


이상한 보호자들과 상담을 하던 금지철 선생님 앞에 20년 전 만났던 첫 제자들이 찾아온다. 선생님의 칭찬을 받고 빵집 주인이 된 김빵점과 닭 한 마리...그런데 그 닭이 진희라고 한다. 늘 닭대가리라고 놀림을 받더니 정말 닭대가리가 되어 나타난 것이다. 아이들에게 이런 저런 비교를 하며 마음의 상처가 될 말들을 쏟아 내던 어른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 모습을 본 후 금지철 선생님은 삼켰던 쇳조각을 뱉어낸다. 


빵점과 닭대가리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급격하게 교훈을 들이댄 느낌이 있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유쾌하게 풀어낸 이야기들은 마음에 울림을 준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변화하기를 기대하며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대상 독자가 어른이 아닌 어린이라는 점에서 어른들의 시선 변화를 일으키려는 의도보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꽃을 피워 봐야 알겠네요. 봉오리만 봐서는 어떤 꽃일지... 근데 저 노란 꽃이 제일 성질 급한 놈은 맞는 것 같아요. 곧 활짝 필 기세네요."

"그렇군요오. 때가 되면 피어나겠군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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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거미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90
이승범 지음 / 북극곰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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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만 보았을 때는 별 기대없이 열었던 그림책인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슬그머니 웃음이 났다. 비오는 날 저녁 아이는 창 밖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거미를 본다. 사실 거미는 다른 동물들 집에 가서 비를 피하려고 했지만 모두 거절해서 어쩔 수 없이 여기에 와 있던 참이다. 


창 밖을 내다보는 아이가 비에 젖은 거미를 위해 창문을 열어준다.


열어둔 창문으로 거미만 들어온 게 아니라 여름밤 불청객인 모기도 함께 들어온다. 사실 이 그림책을 보다가 뒷 내용이 제일 기대가 되었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모기가 방으로 들어오는 순간 말이다. 


주택에 살다가 아파트로 이사를 한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높은 곳에는 모기가 없다고, 주택이라 모기가 바글거리는 거라고 할 때는 정말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모기도 엘리베이터 탈 줄 알더라고. 이렇게 저렇게 모기가 지금도 여전히 많아서 모기장 텐트를 치고 잠을 자고 있다. 


아이가 열어둔 창으로 모기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나는 저 모기들은 어떻게 될까 궁금하였다. 물론 예상은 되었지만, 나의 예상이 깨지는 것도 괜찮고, 들어맞아도 괜찮겠다 싶었다. 


아이는 거미를 반려동물처럼 대리고 다니며 우정을 쌓는다. 사실 타란툴라 정도는 되어야 데리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지만... 어쨌든 거미와 함께 하는 시간들은 의외의 즐거움을 준다. 물론 엄마에게 거미줄을 발각되기 전까지 말이다. 


엄마에게 발각된 거미줄은 '당연히 없애야 할' 거미줄이다. 청소도구로 쓸어가버린 거미줄 때문에 거미는 다시 밖으로 가게 된다. 어쨌든 그날 밤.... 엄마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는 상상에 맡겨본다.


특별히 기대를 하고 본 그림책은 아닌데, 은근히 재미를 주는 그림책이었다. 특히 '모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집 상황과 비슷한 아이라면 즐겁게 볼 것 같다. 


밤새 모기와의 전쟁을 벌인 그대들에게 권하는 그림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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