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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너머 (특별 한정판 골드에디션) -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12가지 법칙
조던 B. 피터슨 지음, 김한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전작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이어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12가지 법칙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전작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전작과는 비교를 할 수 없지만, 이 책만 읽고 알게 된 것과 느낀 점을 쓰고자 한다. 책을 덮은 지금 저자의 생각에 100% 동의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내 삶을 돌아보게 하였다. 그리고 영화나 이야기들, 특히 이야기를 예를 들어 설명함으로써 이해를 돕기도 하였다.
조던 피터슨은 부인의 말기 암 진단과 자신의 약물 부작용을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사이에서 분명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을 것이다. 『질서 너머』에서는 혼돈을 잠재울 뿐만 아니라 그 안의 가능성을 껴안고, 냉소와 두려움의 껍질을 깨는 법칙을 제시한다.
법칙 1. 기존 제도나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법칙 2. 내가 누구일 수 있는지 상상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아라
법칙 3. 원치 않는 것을 안개 속에 묻어두지 마라
법칙 4.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을 인식하라
법칙 5.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마라
법칙 6.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법칙 7. 최소한 한 가지 일에 최대한 파고들고, 그 결과를 지켜보라
법칙 8. 방 하나를 할 수 있는 한 아름답게 꾸며보라
법칙 9.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기억이 있다면 아주 자세하게 글로 써보라
법칙 10. 관계의 낭만을 유지하기 위해 성실히 계획하고 관리하라
법칙 11. 분개하거나 거짓되거나 교만하지 마라
법칙 12.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사람은 타인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마음의 질서를 유지한다. (p.29)
우리는 모두 생각을 통해 만물의 질서를 유지하지만 생각하기는 주로 말하기를 통해 이뤄진다고 한다. 우리는 과거에 대하여, 현재 상태와 미래 계획에 대하여 얘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받아 그 효율성과 적응력을 검증해야 한다. 말을 하는 동안에는 자신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타인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내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 또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평가하고 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인관계에서 안정된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심리적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생각하고 말하는 방식에 대해 주변 사람들의 평가에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여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남의 눈치'를 보라는 말과는 분명 다른 것이다. 사회적 행동을 통해 그 속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것이다.
충분히 안다 생각하고 꽉 막힌 사람이 되기보다는 모른다 생각하고 가르침을 청하는 편이 낫다. 내가 아는 것들과 친해지기 보다는 모르는 것들과 친해지는 게 백배 낫다. 아는 것은 유한하지만 모르는 것은 끝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p.43)
우리는 초보자가 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기꺼이 배우려는 사람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무지하고 서툴고 미숙한 상태로 계속 남있는 사람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직장이나 사회에서 이런 사람들과 자주 마주 한다. 자신이 '책임'지지 않으면서 '권리'를 요구하는 사람들 말이다. 할 줄 모르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자신이 잘 못하는 것을 오히려 당당하게 내세우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비난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책임감 있는 사람은 공동체의 문제를 자신의 것으로 여기기로 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 열정적으로 부지런히 해결에 나선다. 그리고 다른 문제들을 고려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쓴다. (p.51)
첫째, 어떤 일이 매일 일어난다면 그건 '중요한' 일이다. 만일 점심 시간에 사소하지만 성가신 일이 상습적으로 일어난다면, 주의를 기울릴 필요가 있다. 둘째, 이른바 사소한 짜증(계속되면 결코 사소하지 않다)은 표출하거나 해결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지속되도록 놔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p.115)
결혼 생활에 대해 저자가 한 말이다. 즉...이런 일들이 백 가지 천 가지 쌓이면 삶은 비참해지고 결혼생활은 파탄이 난다는 것이다.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하지 않다고 표시를 내라.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지 상의하고 싸움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나는 저자의 시각으로 보자면 우리의 결혼 생활을 제대로 운영하고싶어하지 않는 사람이다. 행복하지 않지만 그것을 바로잡을 생각도 없다. 분명 처음에는 그랬을 것 같다. 바꿔보려고 했을 것이고, 새롭게 시작해보려고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비록 결혼생활을 깨버릴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지금 나의 어떤 노력을더하는 것은 에너지 소비처럼 여겨져 그냥 이대로 지낼것이다. 모두가 사소하게 여기는 일상적인 사건일수룩 바로잡는 일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지금의 나는 저자의 말을 그냥 흘려 들으려고 한다.
저자의 내담자들 중에는 직장 동료나 부하직원이나 상사가 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담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현명하고 세심한 사람이라면, 그런 동료들 때문에 가치 있는 일들이 무수히 방치되고 있음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은 대개 필요하지만 위험하고 어렵다. 이는 그 일이 가치 있고 중요하다는 걸 의미한다. 우선 작은 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신경 쓰이는 어떤 일이 있는데 내가 바로잡을 수 있다면, 그 일을 해결해보는 것이 좋다. 삶을 가장 든든하게 지탱해주는 의미는 책임을 받아들이는 데서 나온다.
당신들은 서로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잘 지내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당신 둘만 유독 힘든 것이 아니다. 사실 모든 사람이 다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결혼했어도 마찬가지다.(p.320)
어떤 사람과 가정을 꾸렸다면, 당신은 '좋아함'과 '사랑함'을 함께 유지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협상을 벌여야 한다. 당신이 누군가와 함께 살 때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정하는 틀이 없다면 매번 싸워서 이기거나 협상을 해야 한다. 당신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앞으로도 계속 좋은 감정을 유지하면서 평화로운 가정을 이루고 싶다면 누가 무엇을 할지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그것이 성 역할을 대신한다. (p.334)
한번도 부부 간의 역할에 대해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협상이 아니라 당연히 함께 하는 가사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이런 기대는 상상이고 망상이 되어버렸지만. 그렇다면 저자의 말처럼 애초에 협상을 통해 무엇을 누가 할 것인지를 정해놓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누구의 경력을 우선시할 것인가? 언제 그리고 왜인가? 아이들 교육과 훈육은 어떻게 시키고,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청소는 누가 할까? 식탁은 누가 차릴까? 쓰레기 내놓는 일은? 욕실 청소는? 은행 계좌는 어떻게 개설하고 관리할까? 장보기는 누가 할까? 옷 구입은? 가구 구입은? 누가 무슨 비용을 책임질까? 세금은 누가 처리해야 할까?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가정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200가지 일을 처리해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일이 매일 되풀이된다. (p.335)
이 협상에서 평등하고 공정하게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직까지도 누군가의 경력을 우선시하는데 있어서 남편보다 아내를 선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던데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나 개인의 문제로 국한하자면 나는 협상 자리에 앉아보지도 못한 채 패했다. 앞으로 살아야 할 날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나는 나의 에너지를 거기에 쏟고 싶지 않다. 이제라도 나의 남은 살날을 위해 조금은 개인주의적으로 움직이고 싶다. 저자는 결혼 제도, 출산 등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않는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고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책이었지만, 딱 저 부분만은 동의하지 않는다. 앞으로 나의 생각이 어찌 변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