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새앵님, 안녕하세요오? - 제1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안유선 지음, 신민재 그림 / 비룡소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새앵님, 안녕하세요오?』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한 책이었다. 선새앵님? 어떤 주인공들이 나오길래 이런 대화체가 나올까 하며 읽어본다. 


“우리 반에선 절대 아무 문제도 생겨선 안 돼!”


기분이 나쁠 때마다 쇠붙이를 씹어 먹는 금지철 선생님과 행동이 느린 창수, 도둑 누명을 쓴 은호, 거짓말하는 채윤이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이들의 보호자로 나타난 사람들과 이런 저런 상담을 하는데, 선생님이 생각하는 문제점과는 상관없이 보호자들은 아이들을 위해 해명을 한다. 사실 해명이랄 것도 없이 이상한 논리에 당연히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 생각하지만, 선생님의 말문을 막히게 할 뿐이다. 


표지의 말투는 창수의 어머니 말투인데... 어머니도 엄청 느리다. 창수의 이름은 '토끼와 함께 손잡고 걸어가고 싶은 거북이를 닮은 달팽이 창수'인데 학교에서 창수라 부르면 누구를 부르는지 몰라서 답이 느리다는 것이다. 말이 안되는 말인데도 선생님은 속수무책이다. 


은호는 할머니가 와서 상담을 하는데, 억울한 누명을 썼다며, 교실 바닥이 꺼지면서 물건들이 사라졌다고 변호를 한다. 교실에서 한숨을 푹푹 쉬는 아이들을 상상하니 웬지 이해가 되기도... 어쨌든 할머니의 해명을 듣다보니 이 상담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러면서도 웃음이 살살 나온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즐거운 상상을 할 것 같다.


이상한 보호자들과 상담을 하던 금지철 선생님 앞에 20년 전 만났던 첫 제자들이 찾아온다. 선생님의 칭찬을 받고 빵집 주인이 된 김빵점과 닭 한 마리...그런데 그 닭이 진희라고 한다. 늘 닭대가리라고 놀림을 받더니 정말 닭대가리가 되어 나타난 것이다. 아이들에게 이런 저런 비교를 하며 마음의 상처가 될 말들을 쏟아 내던 어른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 모습을 본 후 금지철 선생님은 삼켰던 쇳조각을 뱉어낸다. 


빵점과 닭대가리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급격하게 교훈을 들이댄 느낌이 있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유쾌하게 풀어낸 이야기들은 마음에 울림을 준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변화하기를 기대하며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대상 독자가 어른이 아닌 어린이라는 점에서 어른들의 시선 변화를 일으키려는 의도보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꽃을 피워 봐야 알겠네요. 봉오리만 봐서는 어떤 꽃일지... 근데 저 노란 꽃이 제일 성질 급한 놈은 맞는 것 같아요. 곧 활짝 필 기세네요."

"그렇군요오. 때가 되면 피어나겠군요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