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거미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90
이승범 지음 / 북극곰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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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만 보았을 때는 별 기대없이 열었던 그림책인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슬그머니 웃음이 났다. 비오는 날 저녁 아이는 창 밖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거미를 본다. 사실 거미는 다른 동물들 집에 가서 비를 피하려고 했지만 모두 거절해서 어쩔 수 없이 여기에 와 있던 참이다. 


창 밖을 내다보는 아이가 비에 젖은 거미를 위해 창문을 열어준다.


열어둔 창문으로 거미만 들어온 게 아니라 여름밤 불청객인 모기도 함께 들어온다. 사실 이 그림책을 보다가 뒷 내용이 제일 기대가 되었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모기가 방으로 들어오는 순간 말이다. 


주택에 살다가 아파트로 이사를 한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높은 곳에는 모기가 없다고, 주택이라 모기가 바글거리는 거라고 할 때는 정말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모기도 엘리베이터 탈 줄 알더라고. 이렇게 저렇게 모기가 지금도 여전히 많아서 모기장 텐트를 치고 잠을 자고 있다. 


아이가 열어둔 창으로 모기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나는 저 모기들은 어떻게 될까 궁금하였다. 물론 예상은 되었지만, 나의 예상이 깨지는 것도 괜찮고, 들어맞아도 괜찮겠다 싶었다. 


아이는 거미를 반려동물처럼 대리고 다니며 우정을 쌓는다. 사실 타란툴라 정도는 되어야 데리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지만... 어쨌든 거미와 함께 하는 시간들은 의외의 즐거움을 준다. 물론 엄마에게 거미줄을 발각되기 전까지 말이다. 


엄마에게 발각된 거미줄은 '당연히 없애야 할' 거미줄이다. 청소도구로 쓸어가버린 거미줄 때문에 거미는 다시 밖으로 가게 된다. 어쨌든 그날 밤.... 엄마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는 상상에 맡겨본다.


특별히 기대를 하고 본 그림책은 아닌데, 은근히 재미를 주는 그림책이었다. 특히 '모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집 상황과 비슷한 아이라면 즐겁게 볼 것 같다. 


밤새 모기와의 전쟁을 벌인 그대들에게 권하는 그림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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