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기분이 완전 꽝이다.
10시부터 숭실대가 발표라고 해서 교무실이 모두 두근반 세근반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10시가 되니 조회가 되더라.
우리반에도 한 녀석이 썼고 게다가 계속 떨어지기만 했던 녀석이라 마음을 졸였었는데,
합격이라고 해서 펄쩍펄쩍 뛰고 난리도 아니었다.
다른 반도 꽤 많이들 합격했는지, 교무실이 들썩들썩 거렸다.
마침 순회중이던 교감샘까지 들어와서 얼싸안고 난리였는데,
글쎄. .. 전산오류란다.
세상에 고3담임 5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등록금 고지서까지 출력하고 아이들은 울기도 하고 그랬는데. 정말 열불이 나서 미치겠다.
숭실대는 전화를 내려놨는지 아무리 전화를 해도 되지도 않고,
잔뜩 절망한 아이들에게 뭐라 위로할 말이 없다.
이게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정말 모르는 걸까.
이 그지같은 학교는,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 한 마디도 없다.
내가 가서 들이받듣지 불을 싸지르던지 해야지. 아~~~~~~악.
아, 이렇게 소리라도 지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