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잔뜩 꼈다. 올해 옮긴 학교는 시 외곽에 있는 곳이라 길 안쪽으로 한참을 들어와 산 안에 폭 파묻혀 있다. 덕분인지, 집에서 나올 때만 해도 안개 약간이던 날씨가, 학교에서는 온통 하얗다. 운동장 건너편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사위가 뿌연데, 커피를 마시면서 책상 앞에 앉아 있으니, 애달픈 반도네온의 소리가 춤추듯 들린다. 그리고 뒤를 이은 그녀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