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ery Novel]
David Hettinger

미국 화가 David Hettinger (1930~)의 작품.
이 화가는 이런 푹신해 보이는 쇼파에 누워 있는 여자들을 즐겨 그렸는데,
역시 쇼파에 누워서 할만한 것이라곤,
누워서 책보기, 누워서 낮잠자기, 누워서 책보다 낮잠자기,
정도가 전부일 터여서,
책보는 여자들의 그림이 참 많다.
누워서 책본다는 건, 어차피 이러다 잠이 들어도 어쩔 수 없지 하는 맘으로 보는 거 아니겠는가.

그래도 좋더라.
큰 창문으로 따땃한 햇살이 비치고,
푹신한 쇼파에 말랑한 쿠션을 베게삼아 누워서, 책을 보는 것.
더구나 이 책이 미스터리 소설이라니.
그러면 잠이 안 올수도 있겠구나. ㅋㅋ

그림보다 제목이 더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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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2-22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제목이 맘에 들어요. 퍼가요^^

애쉬 2006-02-26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 감사합니다. 저는 저런 쇼파 꼭 살거예요. 미스터리 소설 읽게요. ^^
 

 

 

 


이 책 완전 사기다~ ㅋㅋ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한다니...
제목만 보고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가 있는 이야기일 줄 알았다.
게다가 파스텔 톤의 표지에 촉촉한 입술을 가진, 금방이라도 또로록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여인네의 얼굴이 그려져 있으니,
눈물 흘릴 각오까지 미리 하고 있었다.
나름 머리를 쓴다고, 미스터리니까 뭔가 반전이 있을 거다 하면서,
이 여자 죽는 거 아냐? 이 여자가 멀리 떠나나? 혹시 서로 죽이게 되는 거 아냐?
하고 별별 생각을 다했다.
에이, 근데, 다 읽고 나니, 이거 다 사기다.
어째 한장한장 읽어갈수록 좀 이상하다 했어.
약간 난잡스럽다고 해야하나, 들쭉날쭉하다고 해야 하나,
뭐 말하자면 많다.
다 읽고 나서 이렇게 할말이 꾸역꾸역 밀고 올라오는 소설은 또 처음이네.
내용은 차마 말할 수 없지만, 하여간, 할말 많게 만드는 책이다.

아, 절대로 재미없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엄청 재밌다.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것도 잊고, 난 새벽 5시까지 한큐에 읽고 버렸다.
도중에 손을 뗄 수가 없었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거의 마지막에 와서는 완전 잠이 확 달아나버려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여기저기 찾아다니느라 도저히 잠이 들 수가 없었다.

다만, 다 읽고 나면 할말이 많아진다는 것 뿐이다.
온 머리 속에 궁시렁궁시렁 투성이다.
책 마지막 부분에 역자가 던진 첫 탄식이 내 맘을 정확하게 표현해 주었다.
'추리 작가가 독자를 속이는 수법도 가지가지다.'
진짜 가지가지네. 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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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정신적인 공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쉬이 손에 잡기도 어렵고 끝까지 다 읽어내기도 어려운 편이다.
그래서 사두고도 읽지 않고 방치해둔 SF들이 꽤 있다.
그런데 요즘 추리 소설과 일본 소설을 계속 해서 읽었더니, 뭔가 다른 걸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어렵게 마음먹고 펼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난 양장본으로 된 책들 왠지 무게 잡는 듯 보여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양장본인데도, 손에 드니 굉장히 가볍다.
속이 텅 빈 듯한 느낌이다.
이렇게 긴 제목의 책 드물기도 하고. 여하튼 이래저래 딱 기회가 좋았다.

언뜻 보면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3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데,
이 3편의 이야기가 하나의 줄기로 수렴되면서 아.. 그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제목의 느낌과도 같이 다분히 낭만적인 글이 계속해서 마음을 끈다.
어찌 생각하면 가장 초현대적이고 기계적이며 차가운 느낌이 들듯한 SF에 이런 고풍적이고 낭만적인 문체가 의외로 잘 어울리는구나 싶다.
아직 결말까지는 보지 않았는데, 사실 결말이야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 이라는 생각이다.
결국 사람산다는 건 다 그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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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셀러 클럽의 책들은 종이가 가볍고 글씨가 큼직큼직해서 (지나치게 큰 느낌마저 들 정도로) 가끔은 그림책을 보는 듯 슬렁 책장이 넘어가는 감이 있다.
정말로 자간이 크고 줄간격도 넓고 글자도 큰 것일까 하고 눈을 비비고 유심히 들여다 본 적이 있을 정도다.
책 앞머리에 이 종이가 국내 기술로 개발된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최신 종이라는 설명이 있던데, 이게 최신 종이라는 것의 힘인가 하고 문득문득 놀랄 때도 있다.
요컨대, 가독성은 무진장 좋다는 얘기다.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참 희안한 일이지. 나한테만 그런걸까.
왜 이 책들은 이다지도 술술 읽힌단 말인가.
초등학교 교과서를 읽는 것처럼.

책 내용이랑은 아무 상관은 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여하튼 그런 이 시리즈의 특성에다가, 왠지 내게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일본소설의 독특한 문체까지 합쳐져서,
이 책 책장 넘기기가 무서울 정도로 넘어가고 있다.
안돼, 이건 너무 빨라, 이러면 내용 정리가 안될꺼야 하고 스스로 제동을 걸어,
어젯밤에도 반 정도 읽고 덮어버렸다.
이렇게 정신없이 끌려가면 안되지, 암, 안되고말고. 하면서.

이제 반 정도 읽었지만, 책의 시작은 참 좋았다.
침착하니, 너무 힘들이지 않으면서도 정중한 목소리였다.
다카노 가즈아키 라는 작가는 생소한 이름인데, 기대 이상이다.
모쪼록 이 작가만의 뚜렷한 색깔이, 책을 다 읽었을 때 즈음엔 더욱 확실해 졌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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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시간이 가장 평안하고 만족스러운 순간이라고 느끼며 사는 나는,
책으로 인해 인생이 바뀌거나, 바뀌지 않았어도 불꽃같은 순간의 경험을 하는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어떤 책으로 인해 그렇게 되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그의 눈에 번쩍하고 섬광이 비쳤던 것, 그게 중요할 뿐이다.
조용조용 한줄한줄 넘어가는 시간이지만,
돌이켜 보면 그 시간들이 내게도
모두 번뜩이는 찬란한 순간이었음을 알기 때문이다.

발자크를 처음 만난 그 둘 역시 그러했을 것이다.
게다가 첩첩산중 까마득한 시골에서 재교육을 받고 있는 문화혁명기의 중국 젊은이들이라면,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발자크의 이름 만으로도 황홀함에 어질어질했을 그 시절,
고소공포증이 있는 친구는 사랑을 위해 절벽 가 외진 산길을 수없이 드나들고,
또 다른 독서의 기회를 위해 이가 득실거리는 더러운 노인과 조약돌을 안주 삼아 술잔을 나눈다.
그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의 청춘을 걸고, 그들의 독서를 위해. 그리고 그 사랑을 위해.
우와, 멋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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