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는 정신적인 공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쉬이 손에 잡기도 어렵고 끝까지 다 읽어내기도 어려운 편이다.
그래서 사두고도 읽지 않고 방치해둔 SF들이 꽤 있다.
그런데 요즘 추리 소설과 일본 소설을 계속 해서 읽었더니, 뭔가 다른 걸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어렵게 마음먹고 펼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난 양장본으로 된 책들 왠지 무게 잡는 듯 보여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양장본인데도, 손에 드니 굉장히 가볍다.
속이 텅 빈 듯한 느낌이다.
이렇게 긴 제목의 책 드물기도 하고. 여하튼 이래저래 딱 기회가 좋았다.

언뜻 보면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3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데,
이 3편의 이야기가 하나의 줄기로 수렴되면서 아.. 그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제목의 느낌과도 같이 다분히 낭만적인 글이 계속해서 마음을 끈다.
어찌 생각하면 가장 초현대적이고 기계적이며 차가운 느낌이 들듯한 SF에 이런 고풍적이고 낭만적인 문체가 의외로 잘 어울리는구나 싶다.
아직 결말까지는 보지 않았는데, 사실 결말이야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 이라는 생각이다.
결국 사람산다는 건 다 그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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