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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욕망공화국 - 어느 청년백수의 날카로운 사회비평서
신승철 지음 / 해피스토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문구를 본 기억이 나네요. 소설 '음양사'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수행을 했고 명성도 드높았던 스님이 돌아가시기 직전이었다고 합니다. 그 분이 돌아가실 때에는 당연히 모든 욕망을 떨쳐낸 상태일 거라고 주위 사람들은 생각했구요.
허나 그 스님이 돌아가신 후에 다른 스님의 꿈에 나타나셨다고 합니다. 스님은 더 위의 존재가 된 것이 아니라 간장병 안의 뱀이 되어 있었다고 하구요. 돌아가신 스님은 죽기 전에 선반 위에 올려 둔 간장병이 떠올랐다는 것입니다. 결국 사람이 부처가 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말로 이야기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사람인 이상 살아있는 동안 혹은 죽어서도 욕망을 모두 떨치는 것은 불가능한 셈입니다. 살아가는 동안 계속 따라붙을 욕망, 바로 이 욕망으로 대한민국을 읽어내린 책이 바로 '대한민국 욕망 공화국' 입니다.
36가지 다채로운 주제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을 읽을 수 있구요. 허나 사회비평서라고 해도 책이란 매체 특성상 저자의 주관적 시각을 통한 비평이라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같은 문제에 대한 다른 시각이 신선하기도 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반갑다는 생각을 갖게 하구요.
36가지 주제에 취업문제, 스타를 소비하는 사회, 대마초, 카우치의 노출, 국제결혼, 연상연하 커플이 유행이 된 이유 등 화제가 된 것들이 많아서 대부분 흥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책도 그리 두껍지 않고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한 주제를 다룬 글의 길이는 길지 않지만 짧아도 날카로운 시각을 보여주기 때문에 인상적이었구요.
처음 다룬 주제, 백수의 경우에는 워낙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터라 더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구요. 조카의 예를 들면서 스타를 소비하는 사회를 말할 때는 학창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 현재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아버지는 정치에 열광하고, 어머니는 배용준에, 딸은 비에 열광하지만 정작 부모님 쪽에서는 딸이 스타에 열광하는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부분이 특이했구요.
하지만 대마초를 허용해야 한다는 부분은 납득하기가 그랬네요. 담배보다 중독성이 덜하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요. 또 카우치의 노출에 대해서 보는 시각이나 화상채팅 경험담 같은 것은 불편했구요. 같은 주제에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알지만 논란이 많은 것이라 그런지 읽을 때 거북한 기분이 많았어요.
동성애자에 대한 주제를 말하면서 저자의 어린 시절 경험담을 말했는데요. 그 경험담은 동성애자에 대한 경험담이라기보다 아동성추행에 해당하는 기억이라서 흠칫했구요.
잘못된 예가 있기도 하고 비평서라고는 하지만 편중된 시각을 보여주기도 하는 책이라 읽는 동안 불편하게 읽게 되더군요. 하지만 논란이 되는 부분을 하나씩 찔러주는 책이라 제법 흥미있게 읽어내릴 수 있었구요. 생각 못 했던 부분을 지적하기도 하고 누군가 지적해주었으면 하는 부분을 속 시원하게 말해주는 점은 좋았어요.
욕망이란 코드로 읽어낸 대한민국의 대한 책 '대한민국 욕망 공화국' 불편하지만 인상깊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