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루어주는 코끼리
미즈노 케이야 지음, 김문정 옮김 / 나무한그루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그리스, 로마, 북유럽, 이집트, 인도...이 다섯가지 지역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그 지역 특유의 신화가 있다는 것입니다. 유명하기야 그리스, 로마 신화가 가장 유명하지만 북유럽 신화도 특색이 있고 이집트 신화의 경우 파라오가 라의 아들을 자청하는 만큼 어느 정도는 알려져 있는 편입니다.

다섯 가지 지역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인도 신화에는 다양한 신이 등장합니다. 화신을 했을 때는 신의 이름을 다르게 부르기도 하구요. 그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코끼리 형상의 신의 이름이 바로 '가네샤' 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신이기도 하구요. 이 책 제목에서 말하는 '꿈을 이루어주는 코끼리'는 바로 그 가네샤 신입니다. 하지만 가네샤 신은 기존에 생각하는 근엄한 신과는 거리가 멉니다. 굳이 가장 가까운 캐릭터를 고르라면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공중그네'의 주인공 '이라부'일 정도구요.

꿈을 잃어버린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주인공 앞에 나타난 신을 자칭하는 코끼리 가네샤. 가네샤는 주인공의 '변하고 싶다'는 마음에 부응해서 나타났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본 것을 믿을 수 없기도 하고 해서 당연히 꿈이라고 생각한 주인공이었지만 이 코끼리는 실제했고 심지어 하루 하나씩 과제를 내기도 합니다. 반항도 해보려던 주인공이었지만 끝내는 순순히 과제를 실행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수많은 유명인사들을 자신이 가르쳤고 자신의 가르침을 따라오면 너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하는 데 당해낼 재간이 없기도 했구요. 그런데 하겠다고 답한 주인공에게 가네샤는 계약서의 사인할 것을 요구합니다. 왠지 물건을 강매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그리고 가네샤는 주인공에게 이렇게 덧붙입니다.

계약의 대가는 '희망'이라는 겁니다. 물론 자신이 내 준 과제를 실행하지 않았을 때에 한해서요. 그렇게 되면 희망없이 지금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거라고 하는데 의미심장하기도 하고 섬뜩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희망없는 삶, 그것처럼 무의미한 시간도 없겠다 싶었거든요.

그렇다해서 가네샤가 제시하는 과제가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첫 번째 과제의 경우 구두를 닦으라는 것이었구요. 누구나 실행할 수 있지만 실행하지 않은 성공의 비밀이라고 하더군요. 사람의 몸에서 가장 혹사 받는 곳은 발이라고 합니다. 그 발을 돕는 장비는 구두구요. 자신을 가장 열심히 돕고 있는 도구도 소중히 여길 수 없으면서 무슨 성공을 바라냐는 질책이 마음에 와닿더군요.

가네샤는 이렇게 하루 하나의 과제를 제시합니다. 그래서 한 번에 읽기보다 주인공과 함께 하나의 과제를 해나가면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과제 자체도 실행할 수 없는 것들이 아니지만 그 중요성을 잊고 있던 것이 많아서 인상적이었어요.

가장 좋았던 점은 요새 이야기 형식으로 나온 자기계발서가 많기는 하지만 이 책 '꿈을 이루어주는 코끼리'처럼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은 없었거든요. 조언도 인상적이지만 그 이전에 이야기 전개나 가네샤의 행동이 재밌어서 계속 웃었어요. 디저트에 집착하고, 자신을 아냐고 주위 사람들에게 물었다가 의기소침해지고, 롤러코스터 타러 가자고 조르는 신이라니 특이하기도 했구요.

그렇게 조언을 듣고 이야기에 웃다보면 가네샤가 변화를 위한 마지막 과제 5가지를 제시하거든요. 이 부분은 감동적이기도 했구요. 책의 마지막 부분은 가네샤 명언집이라고 해서 가네샤의 조언과 그 조언에 대한 부연설명이 붙어 있어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게 좋았구요.

소설 이상으로 재밌게 읽은 자기계발서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또 가네샤가 내 준 과제를 하나씩 실행에 옮겨볼 생각이구요. 독특한 발상의 자기계발서 '꿈을 이루어주는 코끼리'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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