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돈의 교양 - 당신이 꼭 알아야 할 돈의 비밀과 진실
이즈미 마사토 지음, 김정환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돈은 다른 물건을 바꿀 수 있는 가치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수단은 어느 순간 사람의 욕망의 대상이 되었다.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느냐,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느냐가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척도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데 돈과 관련해서 가장 의아한 주제 중에 하나는 왜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거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파산하게 되느냐였다. 이 주제에 대한 생각은 자신이라면 결코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지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막대한 돈을 얻었을 때 비슷한 상황에 빠지고 만다. 그 답은 간단한 곳에 있었다. 돈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돈을 관리하는 능력은 세 살 어린 아이 같은데 막대한 돈이 들어왔으니 지탱을 하지 못해 무너져 내린 것이라는 것이었다.
살면서 꼭 필요한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정작 그 돈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하는 사람도 역시 많지 않다. 그래서 많이 벌어도 언제나 주머니는 텅텅 빈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적은 연봉을 가지고 있을 때는 연봉만 늘어난다면 저금도 하고 목돈을 모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연봉이 늘고 나면 그것으로 할 수 있는 것들에 눈을 돌리게 된다. 2천만 원의 연봉으로 검소한 인생을 잘 꾸려나가던 사람이 4천만 원의 연봉을 벌게 되었는데도 적자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바로 그런 상황이다.
저자 역시 그랬다고 한다. 2천만 원 정도의 연봉일 때는 작은 집을 유지하면서 연봉이 늘면 저축을 하겠다고 막연히 생각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연봉이 늘어나자 보다 좋은 입지의 집으로 옮기고 싶었고 좀 더 맛있는 음식점에 가고 싶었다고 한다. 물론 그 음식점의 식대는 전에 먹던 곳보다 다소 높았다. 그리고 할부로 멋진 차도 샀다. 그 상태가 되자 연봉은 2배로 늘었는데 언제부턴가 적자에 시달리게 되었다. 빚에 시달리다 못해 부모님에게 손을 벌렸고 꽤 많은 월급을 받으면서도 부모님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빠졌다. 부모님이 한심해 하셨다는 것은 당연했다. 이 모든 일들이 그가 돈을 관리하는 능력을 미리 쌓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났다.
돈을 모으는 방법도 유지하는 방법도 쓰는 법도 몰랐다는 것이다. 단순히 돈을 가치로만 판단하고 갖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마다 그에 따랐으니 돈이 남아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돈은 다른 것과 교환하는 가치가 맞다. 그래서 물건이 아니라 돈을 사용해서 경험을 쌓는 것에만 집중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돈은 반드시 필요하고 쌓아놓은 돈이 없을 때 건강에 문제가 오거나 하면 큰 불안감이 엄습하게 된다. 돈이 단순한 교환 가치를 넘어 그 가치만큼의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경우에도 만약 부모님이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면 빚에 시달렸을 것이다.
그렇기에 기본적인 돈의 교양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기본적으로 벌게 되는 돈이 술술 새어가는 일이 없도록, 언젠가 행운이 굴러 들어온 뒤 몇 년 후 파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또 모르는 일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은 돈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탄탄히 쌓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물건을 살 때도 일명 지름신에 부응해서 즉시 살 것이 아니라 일주일 동안 기다리라고 한다. 만약 사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줄었다면 사지 말라는 것이다. 갖고 싶다고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닌데 갖고 싶다는 마음에 휘둘리게 되면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라도 파산할 수밖에 없다.
버는 돈도 일단 단순히 생각해서 6은 생활비를 비롯해서 써야 할 돈을 쓰고 2는 무조건 저축, 2는 자신의 능력을 신장시키는 자기계발비로 사용하라고 한다. 여태껏 10을 쓰던 부분을 6으로 쓰려니 당장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5년만 있으면 자신의 한 해 연봉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의 안심과 가능성 역시 가질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그 외에도 흔히 가입하게 되는 생명보험이 왜 집보다 비싼 물건인지, 집을 살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두 가지 등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 제목대로 어디까지나 '교양'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이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돈에 무지해서야 평생 텅 빈 지갑을 안고 가야할 테니 한 번쯤 반드시 읽어 둘만 한 책이었다.